성폭력(性暴力)이란
by 송화은율성폭력(性暴力)이란
피해자(특히 여자, 어린이)가 가해자에 의해 성적(性的)으로 이용당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강간, 성추행, 성희롱, 성기 노출, 음란 전화 등 신체적, 언어적, 정신적 폭력을 말한다. top
성폭력의 실태
성폭력 피해자는 여성이 97%로 압도적으로 많다. 우리 나라의 성범죄 발생률은 세계 3위이나 신고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를 생각하면 실제 피해자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여성들이 받는 스트레스 중 성폭력에 대한 두려움이 1위를 차지한다고 한다.
성폭력의 발생 원인
우리 사회의 이중적 성윤리(性倫理)가 성폭력을 발생시킨다.
우리 사회에는 성(性)에 대한 두 개의 서로 다른 윤리가 존재하고 있다. 남성과 여성에게 적용되는 성윤리가 각각 다르고, 공식적인 성윤리와 비공식적인 성윤리가 각각 다르다.
① 남성 중심의 가부장제(家父長制)
조선 시대 전까지는 여성과 남성의 지위는 거의 동등하여 재산 상속 등에서 평등한 대접을 받았으나 조선 시대 이후부터는 강한 성리학적 사회 풍조의 영향으로 여성은 사람으로서 대등한 지위를 가졌다고 할 수 없을 정도의 대접을 받기 시작했다. 가문을 계승한다는 이유로 남성들이 첩을 두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고, 씨받이라는 기이한 풍습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이러한 관습은 남성들의 외도와 성적 자유를 허용하는 문화를 만들어 냈다. 반면에 여성에게는 정절을 생명처럼 지키도록 강요하여 여성의 가치를 여성의 몸에다 두는 순결관(純潔觀)을 만들어 냈다.
이러한 전통 사회의 성(性)에 대한 인식은 오늘날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공식적인 성규범은 결혼을 통한 합법적인 성관계(性關係)만을 인정하지만 비공식적으로 남성은 이 규범에서 제외되고 있다. 즉, 여성에게는 결혼 전 순결과 결혼 후 정절을 강요하면서 남성에게는 혼외 성생활에 대해 관대한 이중적 기준이 적용되고 있다.
② 성차별(性差別)적인 고정 관념
많이 인식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사회 전반에 걸쳐 있는 뿌리 깊은 남아 선호 사상은 성장 과정에서부터 성차별적인 사고를 갖게 한다. '남자가 그럴 수도 있지', '여자는 이러면 안 된다' 와 같은 불합리한 편견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여성을 남성과 동등한 인격체로 판단하기보다는 상품화하고 성적 노예화하는 사회 전반의 현상들은 이러한 배경에서 발생했다고 보겠다.
왜곡된 여성상과 남자와 여자에 대한 성적 차별은 여러 가지 편견으로 나타난다. 남성은 선천적으로 성욕을 억제하기 어렵고 억제하면 건강에 해롭다는 것들이다. 이러한 편견들은 남성의 성적 방종, 일부다처적 행동, 성폭력 등을 생리학적 결정론으로 설명하여 정당화하고 있으며 윤리적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하지만 남성의 성에 대한 인식은 본능적이고 자연적이기보다는 성장하면서 사회 생활을 경험해 가는 과정에서 체득한 후천적인 것으로 보여지며 많은 남성들이 성충동을 자제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top
왜곡된 성지식과 성교육의 문제
여성과 남성의 신체 구조와 기능에 관한 교육을 주로 하는 성교육은 올바른 성교육이라고 할 수 없다. 여성에게는 순결 교육을, 남성에게는 성병 교육을 중점적으로 시키며, 지극히 원론적이고 교훈적인 덕목 나열식의 윤리 규범 교육에 머물고 있는 성교육이 올바른 성지식을 전달할 수 없다고 생각된다. 많은 청소년들이 성에 관한 잘못된 정보를 음란 비디오나 잡지, 영화, 만화, TV등의 대중 매체를 통해 얻고 있다. 얼마 전 간호사 출신의 여자 연사가 성에 대한 솔직한 강연으로 주목을 받은 것은 우리 사회 전반에서 뒷받침해주지 못한 성지식에 대한 욕구의 표현이라고 하겠다. top
향락, 폭력 문화의 범람
물질 만능주의와 성차별주의를 바탕으로 성(性) 산업이 발달하면서 쾌락만을 추구하는 성의 대중화를 통해 여성의 성과 육체를 여가와 오락을 위한 소비 상품으로 전락시키고 있다. 또, 보다 큰 자극을 찾아서 폭력을 지향하는 사회 분위기로 변하고 있다. 게다가 대중 매체는 시장성을 찾아 프로그램을 생산하고 있다. TV드라마, 광고 등에서는 선정적인 문구와 함께 성의 노출, 암시적 성 묘사, 폭력 장면 등을 서슴지 않고 방영하고 있어 성의 도구화와 여성의 성 상품화 현상, 폭력화를 심화시키고 있다.
4. 남성 중심 사회의 병리-폭력과 성문제
우리 사회 전반에 폭력성이 만연하여 인간 관계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폭력적인 행동과 언어는 이미 우려의 수준을 넘어섰다. 자가 운전자가 늘어나면서 길거리에서 험한 운전 습관이나 예절 때문에 험한 말들은 물론이고 욕지거리도 쉽게 들을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런 현상들은 잘 생각해 보면 남성 중심적인 사고, 관행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우리 사회에서는 남자들이 거칠고 공격적인 태도를 보일 때 꾸짖기보다는 오히려 남자답다고 칭찬하면서 기른다. 공격성은 적극성이라는 측면에서 바람직한 면도 있지만 폭력성으로 변하기 쉽다는 단점도 있다.
남자들의 성문제에 있어서도 공공연히 자랑하고 부추기는 것이 보편화된 일반 상식처럼 생각되는 반면에 여성의 성문제에 대하여는 순결을 강요하는 사회 분위기였다. 남성의 혼전 성관계나 혼외 성경험은 묵인하면서 여성에게는 정조를 지키는 것을 보편적인 상식으로 가르쳐왔다.
이러한 남성 중심적인 사회에서 성에 대한 남성 위주의 고정 관념은 성을 돈으로 사고, 빼앗아도 된다는 의식을 보편화시켰고, 향락 산업의 번창까지 가져왔다.
사회의 성숙도를 가늠하는 지표 중의 하나가 바로 성(性)과 관련된 남성들의 의식과 관행이다.성은 인간의 본능이며 남녀 관계의 가장 기본적인 바탕이다. 이러한 성에 대한 의식과 관행들은 얼마나 아름답게 만들어 가는가 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이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어날수록 여성과 남성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간다는 것은 사회를 받쳐주는 기본적인 바탕일 것이다. 출근을 하면서 지하철이나 거리에 지나가는 여성들을, 직장에서 만나는 동료로서의 여성들을 한 인간으로 보지 못하고 여자로 본다면 남성들 개인의 발전, 직장생활, 더 나아가 사회 전반적인 성숙도를 해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5. 성폭력의 피해-심각한 후유증 유발
이제까지 성폭력의 실상이 은폐되어 온 것처럼 피해 여성들의 경험은 은폐되는 것이 일반적인 경향이었다. 김부남 사건, 김보은 사건 등에서 성폭력 피해의 처절함이 조금이나마 노출되었는데 둘 다 아주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달았다는 데 그 공통점이 있다. 실제로 성폭력 피해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그 정도가 심하고 광범위하다고 한다.
신체적 피해
한 연구 기관의 조사에 의하면 10%가 상해, 12%가 임신, 13%가 성병 감염 등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를 입은 여성들은 임신이나 질 파열 등의 외상을 입기도 하며 어린 아이 성폭행의 경우 성기 구조의 변형까지 일으키고 있다.
경제․사회적 피해
직장 성폭행의 경우 피해 여성들이 도리어 사표를 쓰고 직장을 그만 두는 예가 허다하다. 강간을 당하고도 도리어 강간 피해 사실을 알리겠다는 가해자의 협박에 의해 지속적으로 돈 요구와 성폭행에 시달리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또한 임신이나 신체적 손상 치료에 대가도 여성들이 치르고 있다. 가정 파괴범이란 용어가 보여주고 있는 것처럼 남편에게 이혼을 당하고 자녀들에 대한 죄책감과 미안함으로 자녀와의 관계가 크게 손상당하기도 한다. 그리고 대체로 대인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이는 성폭력을 당한 피해 여성들은 대부분 순결 상실로 인한 손상감과 자격지심을 갖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의 잘못된 순결관은 피해 여성들에게 이중 삼중의 고통을 겪게 한다.
심리적 피해
거의 대부분의 피해 여성들은 피해 정도와 지속 정도, 가해자와의 관계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보이지만 보편적으로 두려움과 불안 증세를 보인다. 그리고 심한 우울과 좌절감에 시달리며 순결 상실에 대한 자기 비하 감정이 크다. 한편으로는 가해자에 대한 적개심, 복수심, 증오 등의 감정 때문에 삶 자체가 어둡고 피폐화되어 간다. 심한 경우 정신 질환에 시달리고 결혼해서도 원만한 생활을 꾸려가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증상을 강간 쇼크 증후군으로 부르는데 사람에 따라서는 평생 고통에 시달리는 경우도 있다.
사회 전반에 끼친 심각한 피해
성폭력은 피해 여성의 가정을 비탄에 빠지게 하고 가족간의 관계도 손상시킨다. 때로는 살인까지 일어나 양 가족을 불행에 빠뜨린다. 또 성폭행은 매춘 문제를 야기시키기도 한다. 한 연구에 의하면 매춘을 하게 된 동기의 30% 정도가 성폭행 피해로 인한 순결 상실감이라고 한다. 그리고 또 다른 측면에서 성폭력 문제의 심각성은 여성의 생활을 제약한다는 데에 있다. 성폭력의 불안감은 가고 싶은 곳, 보고 싶은 곳을 제약하고 행동과 사고의 위축을 가지고 온다. 이는 여성의 인간으로서의 본래적 권리인 자유를 침해한 것이다. 또한 남녀 관계를 적으로 만들어 놓고 서로를 불신하게 만든다. 이렇듯 성폭력은 우리 사회 기반 자체를 뒤흔드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시킨다. 그러므로 성폭력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대(對) 여성 범죄이자 사회적 범죄이다.
6. 성폭력 특별법의 성폭력
1994년 제정 시행된 성폭력 특별법에 의하면 "성폭력이란, 강제 추행, 강간, 강간 미수, 위력․위계에 의한 간음, 그리고 어린이에 대한 성추행, 친족에 의한 강간, 장애인에 대한 준 강간,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공중 밀집 장소에서의 추행, 통신 매체를 이용한 음란죄 등"을 의미한다. top
7. 매매춘
성관계를 성립시키는 반문화적 행위의 하나는 매매춘이다. 역사상 또는 특정의 일부 지역에서 매매춘이 법적으로 인정된 경우를 제외하면 매매춘은 사회․문화적으로 용납되지 않는다. 매매춘에 있어서도 몇 가지 형태를 구분해 볼 수 있다. 매매춘의 핵심적 요소는 생리적 성관계이다. 육체적 성관계를 사고 파는 것이기 때문이다. 육체적 성관계를 사고 파는 것은 사회․문화적으로 용납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매매춘 행위는 일단 성적 비행에 해당된다. 그러나 그러한 매매춘 행위에도 다소 변이를 상정할 수 있다. 매매춘은 생리적 성관계만 있고 심리적 성관계는 없는 것이 원칙이다. 청소년들의 매매춘은 어떤 경우에도 양해될 수 없으며 모두 성적 비행에 해당한다. 최근 인신 매매범들에 의해 10대 소녀들이 매춘 행위를 강요당하고 있는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철저한 범법이고 성적인 비행이다. top
8. 성의 상품화(商品化)
이전부터 미스코리아, 슈퍼 모델 등 미인대회를 통한 성의 상품화 경향이 있었다. 성을 최고의 상품 가치로 여기는, 보는 성에 익숙해져 광고에 여성의 모습을 상품화하는 것은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질 만큼 성의 상품화 경향은 두드러지며 대중 매체와 전파 매체의 이윤 추구에 맞물려져 더욱 두드러져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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