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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조(成造) 푸리 (성주신 神歌)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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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조(成造) 푸리 (성주신 神歌)

성조부친(成造父親) 천궁대왕(天宮大王) 나히 설흔 일곱이오,

성조모친(成造母親) 옥진부인(玉眞夫人) 나히 설흔 아홉이라.

양주(兩主) 나히 연당사십(年當四十) 근(近)하도록

슬하(膝下)에 일점혈육(一點血肉)이 업서,

매일 부부(夫婦) 한탄(恨歎)할 제,

한 날은 복사(卜師)를 청(請)하야

문복(問卜)하니, 기복사점지(其卜師占之) 왈(曰).

삼십전(三十前) 자식(子息)은 팔자(八字)로 두거니와,

사십전(四十前) 자식(子息)은 선심(善心)으로 수공(修功)하고,

불전(佛前)에 치성(致誠)하면, 생남부귀(生男富貴)한다 하니,

부인이 그 말 듣고, 왼갓 공(功)을 다 드릴 제

고산(高山)에 송죽(松竹)하고 비혀

천문(天門)에 기도(祈禱)하고 지장에 금토놋코

금은채단 갓추와셔 수래에 놉히 시고

운문사로 차자 들어 지성(至誠)으로 공(功)드릴졔,

명산대천(名山大川) 영신당과 고미축수 석가산

제불보살 미륵님전 지성으로 발원하며

칠성불공 나한불공 백일산제 제석불공

대해(大海)마다 용왕제며 천제당 천제하기

신중마다 가사시주 다기시주 연등시주

노구마중 집짓기며 가리송장 초상치기

빈(貧)한 사람 해산(解産)시에 매윽 양식 시주하며,

조왕세존 후토신령 당산 처용 지신제를

지극정신(至極精神) 비럿더니,

공든 탑이 문허지며, 심은 낭기 꺾어질까.

대왕과 부인이 길일(吉日)을 간택하야,

동방화촉(洞房花燭) 정(正) 잠잘 때,

초경에 득몽하니 감정새 두머리 청충을 물고

벼개 좌우편에 안자 보이고 국화꽃 세숭이

벼개우에 피엿거늘 이경에 득몽하니

삼태육경 자미성, 부인압에 나리시고

금쟁반에 붉은 구실 셋이 궁굴녀 보이거늘

삼경(三更)에 득몽하니 궁중방내(宮中房內)에

오운(五雲)이 모와 들고,

엇더한 선관(仙官)이 황학(黃鶴)을 타고,

채운(彩雲)에 사이여서 국문(國門)을 크게 열고,

부인 겻헤 안지며 왈(曰), 부인은 놀나지 마옵소셔,

나는 도솔천궁지왕(도率天宮之王)이라,

부인의 공덕(功德)과 정성(精誠)이 지극(至極)한 고(故)로

천황이 감동하고,제불(諸佛)이 지시하사,

자식 주려 왓나니다.

일월성신정기(日月星辰精氣) 바다, 동자(童子)를 마련하야,

부인을 쥬시며 왈(曰), 이 아기 일홈은 안심국(安心國)이라 지어시며,

별호는 성조씨라 하며.

무수히 길겨할 때, 무정한 풍성(風聲) 소래,

부인의 깁히 든 잠 홀연 꿈을 깨고 보니,

선관(仙官)은 간 곳 업고, 촉화(燭火)만 도도엿다.

부인이 몽사(夢事)를 국왕 전(前)에 설화(說話)하니,

국왕도 길거드라.

이튼날 평명(平明)에, 해몽자(解夢者)를 급히 불너,

몽사를 설화하니, 초경에 감정새 두 마리,

청충 물고 보이는 거슨 좌편(左便)은 대왕의 직성(直星)이요,

우편은 부인의 혼령(魂靈)이라.

청충 두 머리는 원앙(鴛鴦)비취(翡翠)지락(之樂)일뿐더러

국화꽃 세 숭이는

국가에 삼태육경(三台六卿) 날 꿈이요,

이경에 어든 꿈은 삼태(三台)육경(六卿) 자미성(紫微星)은

삼신(三神)제불(諸佛)이 대왕(大王)을 모신 바요,

금쟁반 붉은 구실 셋은

국가에 득남(得男)할 꿈이옵고

삼경(三更)에 어든 꿈은

선관(仙官)이 부인(婦人)의 침실(寢室)에 좌정(坐定)한 것은

이는 곳 지양이라

성신(星辰)의 정기(精氣) 바다, 동자(童子)를 마련하야

부인(婦人)을 쥬신 거신, 국가(國家)에 득남(得男)하면,

소년(少年)공명(功名)할 것이니, 번몽을 생각마옵소셔.

과약기언(果若其言)으로 그 달부터 잉태(孕胎)잇셔

한두 달에 이실 맷고, 삼사삭에 인형(人形) 생겨,

다섯 달 반짐 싯고, 육삭에 육부(六腑) 생겨

칠삭에 골육(骨肉) 맷고, 팔구삭에 남녀 분별(分別),

삼만팔천사혈공과 사지수족골격이며 지혜(智慧)총명(聰明) 마련하고,

십삭을 배살하야, 지양이 나려 왓셔 부인의 품은 아히,

세상에 인도할 제, 명덕왕은 명(命)을 주고,

복덕왕은 복(福)을 주고, 분접왕은 가래 들고

금탄왕은 열ㅅ대 들고, 부인(婦人)을 침(侵)노하니,

부인이 혼미(昏迷)중에 금광(金光)문 고이 열어,

아기를 탄생(誕生)하니, 딸이라도 방가운데,

옥 가튼 귀동자라. 부인이 정신 차려,

침금에 의지(依支)하고 아기 모양 살펴보니

얼굴은 관옥(冠玉) 갓고, 풍채(風采)는 두목지라.

부인이 대희(大喜)하야 관상(觀相)객을 급(急)히 불너

아히 관상(觀相) 매련할졔

설화상 백간지에 황모필(黃毛筆) 덤벅꺼셔

연에 먹을 갈아 계하(階下)에 복지(伏地)하고

(하략)

(자료 출처 : 고려대학교민족문화연구소간 한국고전문학전집 서사무가. 서대석, 박경신역)


 

 

요점 정리

갈래 : 서사 무가

내용 : 신의 내력을 풀어서 이야기한다는 내용

운율 : 3(4)·4조, 4음보격

구성 :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의 5단 구성

제재 : 성조신(成造神)의 일생

주제 : 성조신 탄생의 신이성과 비범성

사상 : 무속 신앙

기타 : 다채로운 사설로 신의 내력을 화려하게 풀어 갔고, 노래로 부르기에 적절한 가사로 이루어져 있으며, 한문투의 상투어를 많이 사용하였다.

출전 : 손진태의 조선신가유편

 

내용 연구

성조부친 : 성조의 아버지

천궁대왕(天宮大王) : 하늘의 한 궁전을 다스리는 왕이라는 뜻을 지닌 이름.

양주(兩主) : 부부. 남편과 아내

나히 : 나이

연당사십(年當四十) : 40에 해당하는 나이.

근하도록 : 가깝도록

복사(卜師) : 점을 치는 사람.

문복(問卜) : 점쟁이에게 길흉을 물음.

기복사점지(其卜師占之) : 그 점쟁이가 점을 침.

수공(修功) : 공덕을 닦음.

치성 : 있는 정성을 다함

비혀 : 베어에 해당하는 방언

금토 : 제를 지낼 때에 잡인이나 사귀의 접근을 막기 위하여 제장 주위에 뿌리는 흙. 대개는 황토를 사용함.

수래 : 수레

운문사 : 경상북도 청도군에 있는 절. 신라말기에 고려 태조 왕건이 보양의 말을 듣고 산적을 막아내었으므로 그 감사의 대가로 매년 쌀 50석을 기부하여 이 절을 크게 만들게 하였다고 함.

차자 : 찾아

영신당 : 영험한 신을 모신 신당

고미축수 : 고묘총사의 와음. 고묘는 오래된 사당. 총사는 잡신을 제사하는 사당집

석가산 : '석왕사'의 와음

신중 : 중, 특히 여승을 지칭하는 경우가 많음.

노구마중 : 노구마다. 길 입구마다

가리 송장 : 거리 송장, 거리에 내버려진 송장.

매윽 : 미역에 해당하는 방언

후토신령 : 토지의 신. 지신

처용 : 역신을 향해서 처용가를 불러 승복시킴으로 문신이 됨.

비럿더니 : 빌었더니

문허지며 : 무너지며

낭기 : 나무.

동방화촉(洞房花燭) : 신혼 부부가 첫날밤을 지냄.

초경 : 저녁 7시~9시

세숭이 : 세 송이

삼태육경 : 삼태육성의 와음. 큰곰자리 중에서 자미성을 지키는 별.

감정새 : 검정새

삼태육경자미성 : 별자리 이름, 점성술에서 천자의 주성을 이름

궁글녀 : 굴러, 여기서는 구르는 모양이 정도의 뜻

엇더한 : 어떠한

궁중방내(宮中房內) : 대궐 방 안.

선관(仙官) : 신선 세계의 관원.

채운(彩雲) : 여러 가지 빛깔로 아롱진 고운 구름.

사이여서 : 싸여서.

불전(佛前)에 ~ 생남부귀(生男富貴) 한다 하니, : 부처 앞에 정성을 다하면 아들을 낳고 부귀를 누린다는 뜻이다. 무속 신앙이 불교적 요소를 수용하고 있음을 보인 구절이다.

나는 도솔천궁지왕(도率天宮之王)이라. : 무속 신앙이나 불교에서는 하늘 나라에 여러 층을 두는데,그 중 하나인 도솔천을 다스리는 왕이라는 뜻이다.

부인의 공덕(功德)과 ~ 지극(至極)한 고(故)로 : 부인의 공덕과 정성이 높아. 무가는 주술적(呪術的) 권위를 내세우기 위해 한문식의 표현을 많이 썼다.

천황이 감동하고, ~ 제불(諸佛)이 지시하사, : 무속 신앙이 불교,도교 등의 요소를 많이 받아들이고 있음을 알 수 있는 구절이다.

무수히 길겨할 때,무정한 풍성(風聲) 소래, : 꿈의 내용이 너무 좋아서 부인이 끝없이 즐거워하고 있는데, 무정한 바람 소리 때문에 잠을 깨는 장면이다.

촉화 : 촛불

도도엿다 : 타고 있었다. 돋았다

설화하니 : 말하니

길거드라 : 즐거워하더라.

평명에 : 해가 뜰 무렵

직성 : 사람의 나이에 따라 운명을 맡아 보는 별

원앙비취지락 : 부부간의 화목한 즐거움

숭이 : '송이'의 큰 말

삼태육경 : 삼정승과 육조 판서

삼신 제불 : 민간 신앙에서 아기를 점지한다는 신령

구실 : 구슬

좌정 : 앉음을 높이어 이르는 말

지양 : 산신

쥬신 : 주신

번몽 : 꿈 때문에 마음을 씀

과약기언 : 과연 그 말과 같음

이실 : 이슬, 열매

삼사삭 : 3~4개월

육부 : 한방에서 대장, 소장, 위, 담, 방광, 삼초를 통틀어 일컬는 말

지양 : 생명의 탄생의 주재하는 신

인도 : 남에게 넘겨 줌

명덕왕 : 수명을 관장하는 왕

복덕왕 : 복을 관장하는 왕

분접왕 : 분만을 관장하는 왕

가래 : 가랑이, 다리

침노 : 쳐들어감

금광문 : 아이를 낳는 문을 미화하여 표현한 말

방가운데 : 반가운데, 반가울 것인데

침금 : 이부자리와 베개

관옥 : 모자의 앞면을 꾸미는 옥

두목지 : 당나라의 시인 두목, 풍채가 좋기로 유명함. '목지'는 그의 자

매현할졔 : 마련할 때

설화상 백간지에 : 문맥상으로는 '설화 상백간지'로 끊어 읽어야 할 자리임. 눈꽃같은 최고급의 흰색 종이

황모필 : 족제비의 꼬리털로 만든 붓, 붓 가운데 가장 고급으로 치는 것임.

덤벅 꺼서 : 듬뿍 풀어서

홍연 : 붉은 벼루

계하 : 계단 아래. 섬돌 아래

복지 : 땅에 엎드림.

이해와 감상

 

성조푸리는 집과 가정을 지키는 신(神)인 성조신(成造 )의 내력을 풀어서 노래한 무가(巫歌)로서, 제의성(祭儀性)과 문학성이 잘 조화된 우리 나라 서사 무가 가운데 대표적인 유형의 하나이다. 이 작품의 구조는 '출생→시련→공훈의 성취→신(神)으로 좌정(坐定)'하는 순서로 이어지는데, 신화와 영웅 소설의 구조를 매개하는 위치에 놓이는 것으로서 큰 의의가 있다.

내용적으로도 이 무가는 그 규모가 웅대하고, 무속 신앙의 폭넓고 다채로운 우주관이 반영되어 있으며, 또한 그 소재와 표현의 다양함이 놀랍다. 이 부분은 신의 일생담 가운데 기자 치성,(祈子致誠 : 아들을 낳기 위해 온갖 공을 다 드림)을 통해 비범하게 탄생한다는 출생담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기자 치성(祈子致誠)의 요소는 우리나라 고전 소설에 매우 폭넓게 나타나며, 비범한 탄생은 신이나 영웅의 일생을 표현할 때 흔히 나타나는 요소이다.

성주푸리는 무당이 굿을 하는 과정에서 가정을 지켜주는 신인 성조신의 내력을 풀어 구연하는 조선시대의 서사 무가이다. 또는 성조풀이라고도 하며, 작자·연대는 미상이며 집터를 지키고 보호한다는 성주신(혹은 成造神)과 성주부인(혹은 成造夫人)에게 성줏제를 지낼 때 무당이나 판수가 굿을 하면서 부르는 노래로 무속 서사시 또는 무속 신화로 일컬어지는 이 작품을 무속의 신 성조의 일생담을 줄거리로 한다.

성주푸리는 둘이 있고, 여기에 실린 작품은 손진태에 의해서 경남 동래에서 수집된 것이다.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면 기자 정성 끝에 왕자로 태어난 성조가 자라서 처를 구박하고 동기간에 불화한다는 죄목으로 무인도인 황토섬에 귀양을 갔는데, 그 뒤 부왕이 마음을 돌려 성조를 다시 데려 오니, 성조는 오랜 고생 끝에 부부 다시 화합하고 5남 5녀를 낳았다. 성조가 늙어 과거사를 생각하고 젊었을 때 심은 솔씨가 자라서 재목이 된 것을 베어다가 집짓는 법을 마련하고 성조신이 되며, 아들 다섯은 5토지신(土地神)이 되고 다섯은 5방부인이 되었다.

즉, 성조가 천상 세계의 천궁 대왕과 옥진 부인의 기자 정성으로 태어나서 시련을 겪고, 집 짓는 법을 마련, 성조신이 되었다는 줄거리이다. 성조신은 집안의 평안을 관장하는 주재신(主宰神)이며, 가장(家長)의 수호신으로 알려져 있다.'성조 푸리'는 재수굿이나 안택굿을 할 때 무당이 이를 구연한다.

심화 자료

성조푸리 줄거리

서천국(西天國) 천궁 대황(天宮大王)과 옥진 부인(玉眞夫人)은 나이 40이 가깝도록 혈육이 없어 불전(佛前)에 기자 치성을 드리고 태몽(胎夢)을 얻은 후에 잉태한다. 옥진 부인은 10삭(朔)이 찬 후에 옥동자를 낳아 이름을 성조(成造)라고 짓는다. 성조는 15세가 되어 옥황(玉皇)께 상소하여 솔씨 서 말 닷 되 7홉 5작을 받아 지하궁(地下宮) 공산(空山)에 심는다.

성조가 18세가 되었을 때 결혼하나, 아내인 계화시(桂花氏)를 박대하고 주색에 빠져 나랏일을 돌보지 않는다. 대왕이 성조를 황토섬에 귀양보내니, 고생이 막심하여 성조가 그 곤경을 혈서로 써 보내자 대왕이 귀양을 푼다. 성조는 귀양에서 돌아와 부인과 정회를 풀고 5남 5녀를 낳아 키운다. 성조가 나이 70에 열 자식을 데리고 자신이 심은 나무들을 돌아본 뒤, 온갖 연장을 마련해 재목을 베어 국궁(國宮), 관사(官舍) 및 백성의 집을 짓는다. 집짓기를 마친 성조는 입주 성조신이 되고, 부인은 몸주 성조신이 되며, 아들 다섯은 오토 지신(五土地神)이, 딸 다섯은 오방 부인(五方夫人)이 되었다.

'성조 푸리'와 '성주 풀이'의 비교

'성주 풀이'는 경기 지역의 서사 무가이며,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천사광 씨와 지탈 부인 사이에 태어난 황우양 씨는 천하궁의 성주를 이루려고 집을 비우는데, 그 사이에 소진랑이 나타나 부인을 잡아간다. 그는 돌아와 소진랑으로부터 부인을 되찾는다. 마침내 황우양 씨는 성조신이 되고 부인은 집안의 지신(地神)이 된다. 이 작품은 훌륭한 집을 짓고 가정의 난관을 극복하여 성주신이 된다는 점에서는 '성조 푸리'와 유사하지만, 일대기적 구조로 되어 있지 않다는 점에서 다르다.

 

성주풀이(겅남무가)

경상남도 지역에서 전승되는 성주신의 내력을 노래한 서사무가. 1925년 당시 경상남도 동래군 구포면 구포리에 살던 맹인조합장 최순도(崔順道)가 제공한 무가책의 자료를 손진태(孫晋泰)가 그의 저서 ≪조선신가유편 朝鮮神歌遺篇≫(1930)에 수록한 것이 유일본이다.

‘성조(城造)풀이’로 되어 있으며, ‘성조신가’ 또는 ‘가신유래가’라고도 하는데 한자와 한글의 혼용으로 쓰여졌고 4·4조 가사체의 정확한 율조로 다듬어져 있으며 수사가 세련되어 있다.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서천국 국반왕과 옥진부인은 혼인하여 살다가 사십이 가깝도록 혈육이 없어 부처님께 치성을 드린 뒤 잉태하여 옥동자를 낳아 이름을 성조라고 짓는다. 성조는 15세가 되었을 때 옥황께 상소하여 솔 씨 서 말 닷 되 칠 홉 오 작을 받아 지하궁 무주공산에 심는다.

성조가 18세 때 황휘궁의 공주 계화씨와 혼인하나 주색에 빠져 아내를 박대하고 국사를 돌보지 않으므로 신하들이 대왕께 주달하여 성조를 황토섬이라는 무인도에 귀양을 보낸다. 성조는 무인도에서 기한(飢寒)이 자심하고 고생이 극심하던 중 혈서로 편지를 써서 청조(靑鳥)에게 매어 계화부인에게 보낸다.

계화부인은 성조의 편지를 받고 시모인 옥진부인에게 말하여 천궁대왕으로 하여금 성조의 귀양을 풀도록 한다. 성조는 무인도에서 돌아와 계화부인과 화목하게 살며 5남5녀를 낳아 키운다.

 

성조의 나이 70에 이르렀을 때 10명의 아들과 딸을 데리고 시냇가에서 쇠 열닷 말을 일어 내어 온갖 연장을 만들고 무주공산에 심어 두었던 재목을 베어 내어 궁궐 및 백성들의 집을 짓는다. 집 짓기를 마친 성조는 입주 성조신이 되고 계화부인은 몸주 성조신이 되고 아들 다섯은 오토지신(五土之神)을 마련하고 딸 다섯은 오방부인(五方夫人)을 마련한다.

이 무가는 왕자라는 고귀한 혈통을 타고난 성조가 혼인 후 부인을 박대한 죄로 시련을 겪고 부부가 재결합하여 아들과 딸을 낳고 집을 지은 뒤 가정을 수호하는 신으로 좌정한다는 무속신화이다.

부부의 분리와 재결합을 통하여 가정의 핵심 요소로서 부부의 애정을 강조하였다는 점에서는 경기 지역의 〈성주풀이〉(성주본가)와 일치하나, 가족의 구성원으로서 부부와 함께 아들과 딸이 등장한다는 점이 다르다. 또한, 솔 씨를 미리 심어 재목을 키우고 쇠를 일어 내어 연장을 만든 뒤 재목을 베어 내어 주거를 이룩한다는 점에서 목재 가옥의 축조 과정이 질서 있게 전개되고 있음을 본다.

그뿐만 아니라 가옥의 주신으로서 남신인 성조신과 가옥의 터주신으로서 여신인 성조신, 그리고 오방오토 의 남녀신을 의도적으로 균형있게 설정하고 있음을 보아 남신과 여신의 조화를 강조하였음이 드러난다. 이 무가는 우리 나라 무속신화이면서 무속 서사시이다.

성조의 일대기는 전형적인 ‘영웅의 일생’ 유형을 따르고 있으며, 〈새타령〉·〈배타령〉·〈소상팔경〉·〈나무타령〉 등의 가요가 삽입 되어 서사적 국면을 장식하고 있으므로 서사시의 공식적 서술방식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참고문헌≫ 朝鮮神歌遺篇(孫晋泰, 東京 鄕土文化社, 1930), 巫歌(徐大錫, 韓國民俗大觀 6, 高麗大學校民族文化硏究所, 1982).(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성주풀이 (경기 무가)

중부 지방에서 전승되는 성주신의 내력을 노래한 서사무가. ‘성주본가’라고도 하는데, 경상남도 지역에서 전승되는 성주신 신화와는 내용이 다르다. 성주본가는 재수굿이나 안택 등의 무의(巫儀) 중 성주거리에서 구연된다.

지금까지 채록된 자료는 당시 경기도 고양군 용인면에서 아카마쓰(赤松智城)와 아키바(秋葉隆) 등이 채록하여 ≪조선무속의 연구 상≫(1937)에 수록한 이성녀(李姓女) 구연본이 있다.

 

또, 경기도 화성군 남정면에서 김태곤(金泰坤)이 채록하여 ≪한국무가집 Ⅲ≫(1978)에 수록한 심복순(沈福順) 구연본, 경기도 화성군 향남면에서 김태곤이 채록하여 ≪한국무가집 Ⅲ≫에 수록한 김수희(金壽姬) 구연본도 있다.

그리고 경기도 안성군 안성읍에서 조희웅(曺喜雄)이 채록하여 ≪한국구비문학대계≫(1∼6, 1982)에 수록한 송기철 구연본 등이 있다. 이들 자료를 보면, 성주본가는 주로 경기도 남부 지역에서 전승됨을 알 수 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천하국의 천사랑씨(대목신)와 지하국 지탈부인이 혼인하여 황우양씨를 낳는다. 황우양씨가 성장하여 혼인하고 황우뜰에서 살고 있는데, 천하궁의 누각이 쇠동풍에 무너져서 이를 다시 세우려고 황우양씨를 부른다.

황우양씨는 천하궁 차사에게 잡히어 부인이 만들어준 집 짓는 연장을 가지고, 부인과 작별하고 천하궁을 향해 출발한다. 이 때 부인은 길 가는 도중 누가 말을 걸더라도 말대꾸를 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황우양씨가 소진뜰을 지나다가 소진랑과 대화를 나누게 되고, 그의 말에 속아 옷을 바꾸어 입는다. 소진랑은 황우뜰로 가서 황우양씨의 부인을 납치하여 소진뜰로 데려온다. 그러나 부인은 여러 가지 핑계를 대고 시일을 연기하며 정절을 지킨다.

한편, 황우양씨는 꿈자리가 산란하여 문복을 해 보고 집안에 변고가 있음을 알게 된다. 그는 서둘러 천하궁의 일을 마치고 황우뜰에 이르러 부인의 혈서를 발견하고 즉시 소진뜰에 다다른다.

 

황우양씨는 우물에서 부인을 만나 그간의 사연을 듣고 청새·홍새로 변신하여 부인의 치마폭에 숨어서 소진랑에게 접근한다. 그리고 소진랑을 잡아 장승을 만들어 세워 놓고, 소진랑의 부인은 서낭을 만들고 그의 자식들은 노루·사슴·까마귀·까치 등을 만든다.

황우양씨 부부는 다시 황우뜰로 내려와서 집이 무너진 빈 터에서 유숙하며 황우양씨는 집 짓는 법을, 부인은 누에 치고 옷 짓는 법을 이야기한다. 뒤에 황우양씨는 성주신이 되고 부인은 지신이 된다.

〈성주풀이〉는 가옥의 신인 성주와 집터의 신인 터주의 유래를 이야기한 무속신화이다. 황우양씨는 대목신의 아들이었으며, 그 자신도 천하궁의 궁궐을 지었던 유명한 목수였다. 따라서 그가 우리의 주거를 관장하는 신이 된 것은 목수에 의해 가옥이 축조되었던 사고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성주풀이〉는 무속신화일 뿐 아니라 한 편의 무속 서사시로서 부부의 사랑 이야기이다. 특히, 황우양씨 부인의 총명과 지혜가 돋보인다.

황우양씨 부인은 하늘에 소지를 올려 쇳가루를 받아 대장간을 개설하고, 톱·자귀·끌 등의 연장을 만들었고, 소진랑의 핍박을 지혜로 모면하였으며, 남편의 옷을 보고도 속지 않고 옷에 밴 땀 냄새로 사람을 식별하는 총명함을 보여 주고 있다.

이처럼 〈성주풀이〉는 가정 수호신 신화로서 부부간의 이별과 역경, 그리고 역경의 극복 과정을 통해 부부의 사랑이 가정의 행복의 핵심적 요소임을 말해 주고 있다.

≪참고문헌≫ 巫歌(徐大錫, 韓國民俗大觀 6, 高麗大學校民族文化硏究所, 1982).(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성주풀이

남부지방에서 많이 불려지는 민요의 하나. 성주굿의 내용을 담고 있어 성주풀이라 이른다. 장단은 굿거리로 되어 있고 선율의 토리는 경토리(경기토리)에 가깝다. 장절형식(章節形式)이며 앞소리와 뒷소리(후렴)로 되어 있는데 뒷소리는 “에라만수 에라대신 대활연으로 서리서리 내리소서”라는 말로 되어 있다.

굿에는 성주거리가 고장마다 두루 있으나, 흔히 성주무가(城主巫歌)들이 통절형식(通節形式)으로 길게 되어 있어 민요〈성주풀이〉와 다르다. 민요 〈성주풀이〉는 그 토리로 보아서 경기도 남부, 충청도·전라도 등지에서 창우(倡優)들이 성주고사(城主告詞) 의식에서 부르던 고사소리가 민요화되어 경상도에서 널리 불려진 것 같다.

성주야 성주로다/성주 근본이 어데메나/경상도 안동땅에 제비원이 본이로다. /제비원에 솔씨를 받아 소평(小坪) 대평(大坪)에 던졌더니/그 솔씨 점점 자라 소부동(小俯棟)이 되었구나/소부동이 점점 자라 대부동(大附棟)이 되었구나/대부동이 점점 자라 청장목이 되고 황장목이 되고/도리기둥이 되었구나/에라 만수 에라 대신이야/대활연으로 서리서 리 내소서.

본래는 위와 같이 성주무가의 내용을 담은 것이었으나 이것이 통속민요로 되면서 민중의 정서에 따른 사설로 바뀌어 많은 민요사설이 생기게 되었다. 매우 화창한 느낌을 준다.(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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