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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별곡(西京別曲)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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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별곡(西京別曲)

 

서경(평양)이 서경이 서울이지마는
중수(重修)한 곳인(새로 닦은 곳) 중수한 곳인 소성경(小城京)을 사랑합니다마는
임을 이별할 것이라면 (임을 이별하기보다는) 임을 이별할 것이라면 차라리 길쌈하던 베를 버리고서라도
사랑만 해 주신다면 울면서 따라가겠습니다.

 

구슬이 바위 위에 떨어진들
끈이야 끊어지겠습니까?
(임과 헤어져) 천 년을 홀로 살아간들
사랑하는 임을 믿는 마음이야 끊기고 변할 리가 있겠습니까?

 

대동강이 대동강이 넓은 줄을 몰라서
배를 내어 놓았으냐 사공아.
네 아내가 놀아난 줄도 모르고(너 아내가 음란한 지 몰라서, 네가 시름이 큰 줄을 몰라서)
(가는 배)다니는 배에 몸을 실었느냐 사공아.
(나의 님은) 대동강 건너편 꽃을
배를 타고 건너편에 들어가면 배를 타고 건너편에 들어가면 꺾을 것입니다.

 

 요점 정리

 작자 : 미상(未詳)

 연대 : 고려 때

 갈래 : 고려 가요

 성격 : 진솔(眞率), 직선적, 적극적

 형식 : 3음보로 매연 끝에 후렴, 분연체, 3연 14절 (3·3·3조가 주류)

 제재 : 임과의 이별

 주제 : 이별의 정한, 이별의 슬픔

 표현 : 반복법. 설의법, 비유법을 통해 감정을 진솔하고, 직설적, 적극적으로 표현함

 구성 : 여자가 떠나는 남자에게 말을 건네는 희곡적 구조로 전 3연으로 구성되어 있고, 매 연은 4구로 되어 있으며, 총 14연. 이 노래의 각 연은 시상 전개에 있어서 매끄럽게 연결되지 못하고 있으며, 어조 역시 상당히 이질적이다. 1연과 3연에서는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는 여인의 목소리가, 2연에서는 이성적인 어조를 지닌 남성의 목소리가 나타난다. 2연은 고려 속요인 '정석가'와 동일한데, 이는 당대에 이와 같은 구절이 유행했다는 점을 말해 주기도 하고, 구전되는 과정에서 후대 사람들에 의해 첨삭 중복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한다. 따라서 이 노래는 단일한 작가의 작품이 아니라 당시 여러 노래들이 합성하여 만들어진 곡이 아닌가 추정해 볼 수 있다.

 

1연 - 1-4절

이별을 아쉬워 하는 연모의 정 (여인의 목소리)

2연 - 5-8절

임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과 믿음의 맹세 (남성의 목소리)

3연 - 9-14절

떠나는 임에 대한 애원 (여인의 목소리)

 

 특징 : '아즐가'라는 의미 없는 말을 넣고, 매구 끝에는 후렴구가 있음. 조선시대에 남녀상열지사(男女相悅之詞)라 비판받기도 했는데 그 이유는, ' 배 타들면 것고리이다'는 여인의 정조를 범한다는 의미로 유교사회에서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의의 : "청산별곡"과 함께 창작성과 문학성이 뛰어나다.

 출전 : 악장가사(樂章歌詞), 시용향악보(時用鄕樂譜)

 

내용 연구

 

서경(평양)이 서경이 서울이지마는

중수(重修)한 곳인 중수(重修)한 곳인 소성경(小城京 : 수도인 송도에 대하여 서경을 이르는 말)을 사랑합니다마는(여인이 사랑하는 곳)

(임을) 이별할 것이라면 (임을) 이별할 것이라면 (차라리) 길쌈하던 베(여인의 모든 것, 생업)를 버리고서라도(존대의 뜻이 아님)[임과 이별할 것이면 차라리 '질삼베'를 버리고서라도 임을 좇겠다는 적극적이고 활달한 화자의 모습을 알 수 있다.]

(저를)사랑만 해 주신다면 (저를)사랑만 해 주신다면 울면서 따르겠습니다. - 이별을 아쉬워하는 연모의 정

 

 

 

 

 

구슬이 구슬이 바위 위에 떨어진들

끈이야 끈이야 끊어지겠습니까?[설의적 표현]

(임과 헤어져) 천년을 천 년을 홀로(외따로) 살아간들

(사랑하는 임을) 믿는 마음이야 믿는 마음이야 끊어지겠습니까(끊기고 변할 리가 있겠습니까 / 설의적 표현)? - 임에 대한 끊지 못하는 사랑과 믿음의 맹세

 

대동강 대동강[대동강은 배가 없으면 임이 떠날 수없는 공간이므로, 화자와 임의 이별을 매개해주는 공간이다 / 임과의 공간적 단절감을 드러내는 배경]이 넓은 줄을 몰라서

배를 내어 배를 내어 놓았으냐 사공아.

 

네 아내가 네 아내가 놀아난 줄도(음탕한 짓을 한 줄도, 너의 시름이 큰 줄을 몰라서 등으로 해석) 모르고

다니는 배에 다니는 배에(떠나는 배에) 몸을 실었느냐 사공아.(시적 화자는 떠나는 임을 붙들지 못하는 답답함을 '저 배가 없었으면 떠나지 못할 텐데'라며 제 3자인 사공에 대한 원망으로 표출된다. 또 사공의 부인에 대해 험담까지 하고 있는 것은 사공으로 하여금 배의 운항을 중단하게 하려는 적극적 의도이지만 그 속뜻은 임에 대한 강렬한 애정을 엿보게 한다. 이 구절은 엉뚱하게 욕을 얻어 먹는 사공의 처지가 안타까운 것이 아니라 사랑에 눈먼 여인의 남탓이 볼 만하고, 당시 여인들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함부로 하지 못하는 것 또한 '가시리'와 더불어 성별 차별의 사회적 속성을 읽어낼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작품들에 비해서 이 구절을 통해서 여성의 적극적 의지가 다소 강하다는 것이다.)

 

(나의 님은) 대동강 건너편 꽃(여기서는 다른 여인, 즉 임이 새로이 좋아하는 여인을 비유함)을 배를 타면 꺾을 것입니다(그곳 여인과 사랑을 맺을 것입니다. / 화자의 질투와 원망의 감정이 드러남). - 떠나는 임에 대한 애원

 

 

서경이 서경이 서울이지마는
중수(重修)한 곳인 소성경(小城京 - 서경의 다른 이름)을 사랑합니다만,
임을 이별하기보다는 차라리
길쌈하던 베를 버리고서라도
저를 사랑해 주신다면 울면서 따라가겠습니다. (이별의 거부와 연모의 정)

 

구슬이 바위에 떨어진들
끈이야 끊어지겠습니까?
임과 떨어져 홀로 천 년을 살아간들
임을 사랑하고 있는 마음이야 끊어지겠습니까? (변함 없는 사랑과 맹세)

 

대동강이 넓은 줄을 몰라서
배를 내어 놓았느냐? 사공아.
네 아내가 음탕한 짓을 하는 줄도 모르고
떠나는 배에 내 임을 태웠느냐? 사공아.
(나의 임은) 대동강 건너편 꽃을
배를 타면 꺾을 것입니다.      (사랑에 대한 원망과 임을 믿지 못하는 마음)

 

 

이해와 감상

 

  골계(익살을 부리는 가운데 어떤 교훈을 주는 일)미를 함축하고 있는 이 작품의 배경은 대동강변이다. 푸른 물결을 앞에 두고 임과 이별하는 화자는 자신의 슬픔을 억제하지 못하고 오직 임의 사랑만을 애원하며 하소연한다. 한의 정서로 애절한 사랑의 감정을 노래하는 것은 우리 시가 문학의 전통으로서 평민적 서정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같은 고려 속요 작품인 '가시리' 역시 이별의 슬픔과 간절한 사랑을 노래하였으며, 이러한 정서를 근대시에서 계승한 것이 김소월의 '진달래꽃'이다. 그런데 이 작품이 평민적 감정의 발현으로서 고려 속요의 가치를 보여 주는 특징적인 면은 3연에 있다.

 즉, 한편으로는 사랑에 대한 믿음을 보이면서도, '강'만 건너면 혹시 다른 여인을 사귀지나 않을까'하는 불안과 질투의 감정을 숨기지 않고 드러낸다는 것은 사랑을 쟁취하려는 적극적인 삶의 태도와 현실적 생활 감정의 표현인 것이다.

 이 노래는 모두 세 부분으로 나누어 음미할 수 있다. 첫 부분은 이별의 고통과 임의 뒤를 따르겠다는 애절한 소망과 연모(戀募)의 정을 노래한 8행까지이고, 둘째 부분은 사랑의 정(情)은 끊어지지 않으리라는 것을 노래한 16행까지, 마지막 부분은 임을 배에 싣고 떠나는 사공을 원망하는 내용이 담긴 마지막 행까지이다.  '서경별곡'의 둘째 연은 '정석가'의 여섯째 연과 일치한다. 이것은 구전되는 과정에서 덧붙여진 것이 그대로 채록된 것이 아닌가 추측해 볼 수 있다.

 

 심화 자료

  '서경별곡'에 나타난 여인의 성격

 

  '서경별곡'은 '가시리'와 함께 이별의 정한을 을 노래한 고려 가요이다. 그러면서 서정적 자아의 목소리가 여성적이라는 데에도 공통적인 면을 지닌다. 그러나 '가시리'에 나타나는 서정적 자아가 전통적으로 나타나는,인고(忍苦)와 순종을 미덕으로 간직하는 여인의 성격을 지녔다면, 이 노래의 서정적 자아는 적극적이고 활달했던 고려 시대 서경의 여인상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자기 희생과 감정의 절제를 통해서 재회를 기약하고 있는 '가시리'와는 달리 '서경별곡'은 이별을 적극적으로 거부하고 함께 있는 행복과 애정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제 3연에 나타나는 '사공'과 '그의 아내'는 사실은 남은 여인과 떠나는 임이 대동강을 건너가기만 하면 곧 다른 연인에게 정을 주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서정적 자아의 목소리에서 골계적(滑稽的)인 미를 발견할 수 있다.

 

작품

공통점

차이점

서경별곡

이별의 정한을 노래한 고려 가요이며 화자의 목소리가 여성적임

적극적이고 활달한 고려 시대의 여성상

가시리

인고와 순정을 미덕으로 간직하는 여성상

 

'가시리'와 '서경별곡'의 화자의 태도

 

 '가시리'와 '서경별곡'은 다같이 이별을 노래한 작품이며, 그 화자가 여성이리라고 판단되는 점에서도 공통적이다. 그러나 '가시리'가 자기 희생과 감정의 절제를 통해서 재회를 기약하는 이별가라면, '서경별곡'은 이별을 적극적으로 거부하고 함께 있는 행복과 애정을 강조한 이별가라고 하겠다. 따라서 '가시리'의 화자가 인고와 순종을 미덕으로 삼는 소극적이고 자기 희생적이며 감정을 절제할 줄 아는 교양을 갖춘 여인이라면, '서경별곡'의 화자는 사랑과 믿음을 중요시하는 자기 중심적이며 직선적인 성격의 여인이라 할 수 있다. '서경별곡'의 마지막 연의 내용은 이러한 감정을 구체화하고 있다. 즉, 화자가 사공에게 사공의 아내가 정분이 나 있다는 사실을 알려 주어 사공을 집으로 돌려보냄으로써, 님이 대동강을 건너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전통적 정서와 서정적 자아

 

 이 시의 서정적 자아는 여성이다. 이별에 따른 정한이 주조를 이루고 있다. 이와 같은 '이별의 정한'은 멀리 고구려의 ''황조가'에서부터 현대시에 이르기까지 면면히 이어오고 있다. 황조가에서는 이별의 정한이 '꾀꼬리'라는 대상을 매개로 하여 부각되고 있는데, '서경별곡'에서는 어떤 매개체 없이 직선적이다. 그만큼 감정이 절박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별의 정한'은 '가시리'를 비롯한 여타의 고려 속요, 정지상의 '송인'과 같은 한시, 황진이의 시조, 민요의 '아리랑', 김소월의 '진달래꽃' 등 많은 문학 작품에 한국 여인의 보편적 정서로 나타나고 있다.

 

 남녀상열지사(男女相悅之詞)

 

 조선 전기의 학자들이 고려가요(高麗歌謠)를 낮추어 부른 명칭. 고려가요에는 남녀간의 사랑을 읊은 노래가 많은데, 표현이 너무 사실적이었기 때문에 조선의 국시(國是)와 유교적 안목으로는 매우 못마땅하였으므로, 비방하는 뜻으로 부른 것이다. 이로 말미암아 많은 고려가요가 망실되었고, 지금 전하는 '쌍화점(雙花店)' ,'이상곡(履霜曲)' 등도 내용이 많이 수정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 밖의 작품들을 들면, '만전춘(滿殿春)',  '가시리', '서경별곡(西京別曲)', '청산별곡(靑山別曲)' 등이 있다.

 

 고려 속요의 형태적 특성

 

 고려 속요는 3·3·2, 혹은 3·3·3조의 3음보 연장체(聯章體)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연은 후렴구를 중심으로 전후절(前後節)이 나뉘는, 분절체(分節體) 형식을 취한다. 특히 다양한 후렴구는 민요적 성격을 반영하며, 우리말의 아름다움과 매끄러운 리듬을 살리고 있다.

 

 페미니즘(feminism)

 

 여성억압의 원인과 상태를 기술하고 여성해방을 궁극적 목표로 하는 운동 또는 그 이론. 19세기 중반에 시작된 여성 참정권 운동에서 비롯되어 그것을 설명하는 이론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페미니즘의 시초는 자유주의에 근원을 두고 있는데, 자유주의적 페미니즘에 의하면 여성의 사회진출과 성공을 가로막는 관습적, 법적 제한이 여성의 남성에 대한 종속의 원인이다. 따라서 여성에게도 남성과 동등한 교육기회와 시민권이 주어진다면 여성의 종속은 사라진다고 한다.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은 자유주의적 페미니즘을 비판하면서 사적 소유가 존재하는 한 참된 기회균등은 이루어질 수 없다고 한다. F.엥겔스는 여성억압이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로부터 시작되었으며 자본주의가 바로 여성억압의 근원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급진적 페미니즘은 가부장제에 기초한 법적·정치적 구조와 사회·문화적 제도가 여성억압을 가능하게 하는 것 외에 생물학적인 성(性)이 여성의 정체감과 억압의 주된 원인이며, 여성해방은 출산·양육 등의 여성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변혁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사회주의적 페미니즘은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이 성별 특성을 간과했다고 지적하고, 여성억압은 노동자 억압과 마찬가지로 중요하며 따라서 자본주의와 가부장제를 한 가지 개념을 사용하여 분석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출처 : 동아대백과사전)

 

 서경별곡

 

 고려시대에 지어진 작자 미상의 속요. ≪악장가사 樂章歌詞≫·≪대악후보 大樂後譜≫·≪시용향악보≫에 실려 있어 악곡 구조를 알 수 있다. 그러나 작자와 제작동기에 관한 기록이 없어 작품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청산별곡 靑山別曲〉과 더불어 궁중악장 가운데 대표적인 속악의 하나로 조선 전기까지 궁중에서 애창되었다.


 작품의 형식은 3음보 율격구조에다 모든 연의 끝에 후렴이 붙는 연장체(聯章體) 가요로서 전형적인 속요의 형태를 보인다. 이 작품은 음악적 측면에서는 ≪악장가사≫에 수록된 형태대로 13연으로 분석되며, 그 여음과 후렴 또한 질서정연한 규칙성을 보여준다. 이와는 달리 여음을 제외하고 통사론적으로 분석할 때는 3연의 구조를 가진다.


즉, 이 작품은 서경으로 시작되는 1연과, 같은 속요인 〈정석가 鄭石歌〉와 사설이 일치하는 2연과, 대동강이 작품의 공간적 배경이 되고 있는 3연으로 구조가 분리된다. 여기서 2연은 이제현(李齊賢)의 〈소악부 小樂府〉에도 한역(漢譯)되어 있어, 당대에 널리 유행하였던 가요(민요)로 짐작된다.


 이런 이유로 작품의 구조에 있어서 형태상·의미상의 괴리와 이질성을 보인다. 이것은 곧 이 작품의 형성이 제1연의 서경 노래, 제2연의 당대에 유행했던 민요, 제3연의 대동강 노래, 이렇게 세 가요(민요)를 당대에 새로 유입된 궁중의 속악 악곡에 맞추어 연마다 여음과 후렴을 붙여 합성·조절한 가요임을 보여주는 증거로 삼기도 한다.


 또 이와는 달리, 각 연의 정조(情調)를 중시하여 제1연과 3연이 불길 같은 감정의 표출을 담은 여성의 사설임에 반해, 제2연은 싸늘한 이성(理性)의 소리로 된 남성의 사설로 되어 있기 때문에 이 작품은 남녀 사이의 대화를 담은 희곡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2연이 과연 남성적 정조인지는 의문이라 하겠다.


 또, 이 작품의 사회적 배경을 ≪고려사≫세가(世家) 권18 의종(毅宗) 21년 3월조에 보이는 중미정(衆美亭) 역사(役事) 설화처럼 부역(賦役)으로 인한 남녀의 강제적 이별에서 찾는 견해도 있다.≪참고문헌≫ 西京別曲考究(呂增東, 金思燁頌壽紀念論叢, 1973), 別曲의 構造(金宅圭, 高麗時代의 言語와 文學, 螢雪出版社, 1975).(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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