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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모자 이야기 / 그림 형제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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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모자 이야기 / 그림 형제



어느 마을에 귀엽고 예쁜 소녀가 있었다. 소녀의 할머니는 소녀를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귀여워했다.

할머니는 소녀에게 빨간 벨벳으로 모자를 만들어 주었다. 모자는 소녀에게 아주 잘 어울렸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소녀를 ‘빨간 모자 아가씨’라고 불렀다.

어느 날, 빨간 모자 아가씨는 어머니의 심부름으로 숲에 사는 할머니 댁에 빵과 포도주를 가져다 드리게 되었다.

“한눈 팔지 말고 부지런히 다녀오너라. 인사도 상냥하게 잘해야 한다.”

빨간 모자 아가씨에게 말을 걸었다.

“어디 가는 길이니?”

“할머니 병문안 가요”

“앞치마 밑에 든 건 뭐니?”

“빵하고 향기로운 포도주예요.”

빨간 모자 아가씨는 무심코 할머니의 집을 가르쳐 주었다. 늑대는 속으로 빨간 모자 아가씨와 할머니 모두 잡아먹어야겠다고 생각하며 흐뭇해했다.

늑대가 할머니 집을 향해 앞질러 간 걸 알 리 없는 빨간 모자 아가씨는 할머니께 드릴 꽃다발을 만들며 놀았다.

곧장 할머니 집으로 달려간 늑대는 빨간 모자 아가씨인 척 목 소리를 꾸며 문을 열게 하고 뛰어들어가 할머니를 한일에 삼켜버렸다. 그런 다음 할머니 옷을 입고 모자를 쓰고선 침대에 들어가 누웠다.

빨간 모자 아가씨는 시간이 한참 흐른 뒤에야 할머니 생각이 나서 부지런히 걸음을 옮겼다. 어쩐 일인지 할머니의 집 문이 활짝 열려 있었다. 그러나 빨간 모자 아가씨는 별 의심 없이 집 안으로 들어가 할머니 침대로 다가갔다.

“할머니, 안녕히 주무셨어요? 그런데 할머니 귀가 왜 이렇게 커요?”

“네 말를 잘 들으려구.”

“어머나, 눈도 굉장히 커요.”

“네 얼굴을 잘 보려고 그렇단다.”

“어머나, 입은 왜 그렇게 크지요?”


늑대는 벌떡 일어나 빨간 모자 아가씨를 한입에 삼켜 버렸다.

배가 부른 늑대는 다시 침대로 들어가 코를 골며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때마침 집 앞을 지나가던 사냥꾼이 코 고는 소리에 안을 들여다보았다. 자세히 보니 침대에 누워 있는 건 낯익은 할머니가 아니라 늑대였다. 사냥꾼은 늑대를 한방에 쏘아 버리려다 불룩한 배가 어쩐지 수상해 잠시 생각에 잠겼다.

“저 녀석이 할머니를 잡아먹었는지도 몰라.”

사냥꾼이 가위로 늑대의 배를 가르자 뱃속에서 빨간 모자 아가씨는 기뻐서 어쩔 줄 몰라했다.

사냥꾼은 사로잡은 늑대의 가죽을 벗겨 집으로 돌아가고 할머니는 빨간 모자 아가씨가 가져온 따뜻한 빵과 포도주를 먹고 기운을 차렸다.

‘엄마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야.’

빨간 모자 아가씨는 할머니 품에 안겨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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