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부인(婦人)의 유래

by 송화은율
반응형

부인(婦人)

 

관련자료

한자 문화권에서는 여성의 통칭으로 부인이라는 말을 흔히 써 왔다. 한데 일본에서는 부인이란, 연령이 많은 기혼 여성으로 전체여성을 대변하는 말로 부적절하며, 남녀 평등사상에 적절치 못하다 하여 여성이란 말로 대체하기로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같은 지적이 있어왔는데, 婦人하는 자가 비질(-)하고 있는 여인이라는 뜻모음 글자이고 보면, 비나 들고 청소나 하는 남존여비(男尊女卑) 시대의 유물이라는 지적도 나름대로 이치에 닿긴 하다.

 

그러나 만약 이 논리대로라면, 자도 쓰지 말아야 한다. 왜냐하면, 손을 갖추어 옷깃을 여미고 무릎꿇고 있는 굴욕적인 상형 문자이기 때문이다. 물론 자도 인권침해를 하는 뜻글자다. ()에서 힘쓰는()일만 하고 있는 사나이란 뜻이니 피장파장이다.

 

[예기(禮記)]에 보면,

 

천자의 아내를 후()라 하고,

제후(諸侯)의 아내를 부인(夫人),

대신의 아내를 유인(孺人)이라 하고

()의 아내를 내자(內子)라 하고

선비의 아내를 부인(婦人),

서인(庶人)의 아내를 처()라 한다고 했다.

 

말이란 그 어원에 얽매여 이러쿵 저러쿵 논할 일은 아니나 부인이라는 말 하나에도 영고성쇠가 무상하여 이렇게 적어본 것이다.

 

관련자료

()나라는 중국 고대의 국가이다. 은나라 최초의 고분에서 부호(婦好)라는 ()이 새겨진 청동기가 출토되었다. 학자들은 고증끝에 3천여년 전 은나라 20대 임금인 武丁(무정)의 왕비묘로 추정하였다. 한데 에 나오는 는 이름자가 아니라 고대 중국에서 썼던 작위명(爵位名)으로 판명된 것이다.

 

일본이 한국을 강제 병탄후 소위 합병 공로자들에게 公爵(공작)-侯爵(후작)-伯爵(백작)-子爵(자작)-男爵(남작)-하는 작위를 내리고 있는데, 이는 고대 중국에서부터 써내린 작위 호칭인 것이다. 은나라 유적지에서 출토된 10만쪽 이상의 문자뼈(甲骨文)연구에서 은나라에는 5개의 작위 이외에 3개의 작위가 더 있었음이 판명되었다. 높은 순위별로 나열하면 ()-()-()-()-()-()-()-()이었다.

 

는 최고의 작위요 은나라 때 단 3명밖에 없었던 희소가치의 신분이며 광막한 봉토(封土)가 주어져 전쟁이 일어나면 손수 수만명의 병사를 이끌고 나아가야 하는 최고의 영예로운 자리였던 것이다.

 

자에 쓰는 ()도 여느 마당이나 방을 쓰는 저속한 빗자루가 아니라 종묘나 신사나 사당같은 신성한 영역을 청청하게 하는 먼지털이인 것이다. 고대에는 하늘 의 뜻을 맏들어 정치를 했기로 절대 권력은 바로 이같은 신당에서 이루어졌으며, 그 신당에 천명을 받들어 모시는 임무를 지닌 사람이 婦人이었던 것이다.

 


 

반응형

블로그의 정보

국어문학창고

송화은율

활동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