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 변영로 / 해설
by 송화은율반응형
봄비 ― 변영로 |
나직하고 그윽하게 부르는 소리 있어
나아가 보니, 아, 나아가 보니 ―
졸음 잔뜩 실은 듯한 젖빛 구름만이
무척이나 가쁜 듯이, 한없이 게으르게
푸른 하늘 위를 거닌다.
아, 잃은 것 없이 서운한 나의 마음!
나직하고 그윽하게 부르는 소리 있어
나아가 보니, 아, 나아가 보니 ―
아려―ㅁ풋이 나는, 지난날의 회상(回想)같이
떨리는, 뵈지 않는 꽃의 입김만이
그의 향기로운 자랑 안에 자지러지누나!
아, 찔림 없이 아픈 나의 가슴!
나직하고 그윽하게 부르는 소리 있어
나아가 보니, 아, 나아가 보니 ―
이제는 젖빛 구름도 꽃의 입김도 자취 없고
다만 비둘기 발목만 붉히는 은(銀)실 같은 봄비만이
소리도 없이 근심같이 내리노라!
아, 안 올 사람 기다리는 나의 마음!
※변영로(1898~1961) ; 고요하고 아름다운 서정의 세계와 민족의 역사적 사실을 아름답고 순화된 우리의 언어로 표출하였다. 부드러운 리듬과 정서적인 어투가 특징이며, 작품의 기저에는 민족혼을 일깨우고자 하는 의도가 깔려 있다. 시집으로 「조선의 마음」, 「수주 시 문선」, 차라리 달 없는 밤이 드면」 등이 있다.
☞1연: 구름을 보며 느끼는 서운한 마음
⇒ 임의 환청마저 들릴 정도의 간절한 기다림
☞2연: 마음의 상처를 일깨우는 꽃향기
⇒ 보이지 않는 꽃의 향기와도 같이 가슴에 저려 오는 지난날의 추억
☞3연: 봄비가 환기하는 애타는 기다림
⇒ 봄비에 화자의 감정을 이입시켜 애틋한 사랑 의 안타까움을 표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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