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변산소래사​

by 송화은율
반응형

변산소래사

古徑寂寞榮松根 고경적막영송근

天近斗牛聊可捫 천근두우료가문

浮雲流水客到寺 부운류수객도사

紅葉蒼苔僧閉門 홍엽창태승폐문

秋風微凉吹落日 추풍미량취락일

山月漸白啼淸猿 산월점백제청원

奇哉尨眉一老衲 기재방미일노납

長年不夢人間喧 장년부몽인간훤

요점 정리

 

지은이 : 정지상

갈래 : 한시

성격 : 관조적, 탈속적

제재 : 변산의 소래사 방문

주제 : 노승의 삶에서 느끼는 고고함

특징 : 은일지사(세상을 피해 숨음. 또는 그 사람)의 은둔 생활의 정서를 표현했고, 정지상 한시의 특징을 드러내는 색감적인 시어(靑, 白, 綠, 紅, 玉)와 고정적인 시어(月, 雨, 楊, 風, 雲, 塵, 樓)를 사용, 독특한 그의 시풍을 엿볼 수 있다.

내용 연구

 

古徑寂寞榮松根 고경적막영송근

옛길은 적막해라 솔뿌리 얽혀[외부인이 찾지 않는 적막한 옛 길]

天近斗牛聊可捫 천근두우료가문

낮은 하늘 북두 견우 손 뻗으면 닿겠네

浮雲流水客到寺 부운류수객도사

뜬 구름 흐르는 물, 절 찾은 나그네[뜬 구름과 흐르는 물처럼 방황하는 나그네]

紅葉蒼苔僧閉門 홍엽창태승폐문

붉은 잎 푸른 이끼[세속과 단절된 절간의 풍경], 스님은 문을 닫고[속세와의 단절을 의미]

秋風微凉吹落日 추풍미량취락일

가을 바람 싸늘히 지는 해 불어가자

山月漸白啼淸猿 산월점백제청원

산속 달[가을밤의 스산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소재]은 희어지고 잔나비 맑게 울음 우네[해 저물 무렵 절간 주변의 스산한 풍경으로 여기서 잔나비는 관용적인 표현임]

奇哉尨眉一老衲 기재방미일노납

기이하구나, 흰 눈썹의 늙은 중이여

長年不夢人間喧 장년부몽인간훤

긴 세월 시끄러운 세상[세속의 번잡함, 홍진] 꿈 꾼 일 없네.[화자가 동경하는 삶의 모습으로 시끄러운 세속을 벗어나고 싶어하는 초연함이 담겨 있음]

이해와 감상

현재 전하고 있는 정지상의 한시는 대략 24수 정도인데, 이 작품은 <醉後>, <春日>, <題登高寺>, <開聖寺八尺房>등과 함께 老莊思想이 이입된 작품으로 분류해 볼 수 있는 것으로 작가가 묘청의 요청으로 변산에 내려온 방장스님을 만났을 때, 그 모습이 초연하여 이 시를 지었다고 한다. 이 시는 소래사를 찾아가는 길, 그곳에서 시적화자가 느끼는 감정과 깊은 산 속 고즈넉한 사찰의 맑은 분위기를 읊고 있다.

무엇보다도 속세에서 다투며 살아온 화자는 산 속에서 한평생 인간 세상의 욕망을 꿈조차 꾸지 않는, 더부룩한 눈썹을 가진 노승을 보고 그 삶에서 고고함을 느낀다. 방황하는 화자의 신세가 자연풍광에 젖어 자연과 벗하는 스님의 한가로운 삶, 인간사는 돌아보지 않는 스님의 속세와의 절연한 모습을 담고 있다. 이러한 인간 세상의 시끄러움에 아랑곳하지 않는 작품 속의 노승과 대비되어 시적 화자는 더욱 쓸쓸하고 처량하게 느껴진다.


 

반응형

블로그의 정보

국어문학창고

송화은율

활동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