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국전(百花國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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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국전(百花國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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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에 지어진 작자 미상의 고전소설. 1권 1책. 국문필사본. 부기된 간지(干支)의 기록으로 보아 이 작품의 필사연대는 1779년(정조 3)으로 추정된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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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 화계주 석상산에 백화국이 있었다. 동군황제(東君皇帝)가 백화국에 옥분궁(玉紛宮)을 세우고 모란 ( 牡丹 )으로 왕을 삼고 차례로 재목을 가리어 소임을 주게 하였다. 왕은 백모란으로 왕비를 맞이하고, 연꽃으로 좌승상, 작약으로 병부상서를 삼는 등 여러 꽃에 벼슬을 내려 직분을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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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왕이 여러 신하와 더불어 잔치를 베풀어 고금을 논하고 재학(才學)을 권장하며 예의염치를 가르쳤다. 이때 좌승상과 이부상서(배꽃)가 대 〔 竹 〕 와 버들 〔 柳 〕 을, 병부상서가 솔 〔 松 〕 과 잣 〔 柏 〕 을 천거하여 대와 버들은 조정에 나서게 되었으나, 솔과 잣은 끝내 사양하여 등용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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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안이 아름답고 윤택하게 되어가던 어느 날, 홀연 총융사(두견화)가 병을 얻어 죽고 난 뒤 나라의 기운이 점점 쇠미해지고 도처에서 도적과 적병이 일어났다. 처음 혜풍대왕 풍손(바람)이 도처현을 점령하고 여세를 몰아 왕이 있는 석상산에 와서 싸움을 청하였다. 왕은 좌승상을 병마대원수로 삼아 20만의 정병으로 대적하게 하였으나 대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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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마대원수는 겨우 목숨을 보전하여 석상산으로 돌아와 왕과 함께 성문을 굳게 닫고 지키고자 하였다. 풍손은 나비와 벌을 자객으로 성안에 들여보내 왕에게 상처를 주고 민심을 교란시켰다.

 

한편 대원수 양추기(가을바람)로 하여금 정병을 이끌어 성문을 부수고 쳐들어가게 하였다. 이에 좌승상은 연못에 빠져 자결하고, 왕과 왕비는 난군(亂軍) 중에 죽고, 일부 대신들은 도망치기도 하고 항복하기도 하여, 끝내 백화국은 멸망하였다. 이때 풍손은 버들과 국화에게도 항복을 받고자 하였으나, 이들은 절개를 지켜 죽음을 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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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자가 누구인지는 자세히 알 수 없으나 문자에 능하였던 인사로, 이이(李珥)의 십만양병설(十萬養兵說)이나 통신사 황윤길 ( 黃允吉 )의 병화예보(兵禍豫報)가 묵살되었던 것을 뒤늦게나마 애통해하던 사람들과 생각을 같이하였던 것으로 추측하기도 한다. 이 작은 꽃이나 나무를 의인화한 식물의인류(植物擬人類)에 속하는 점에서 설총 ( 薛聰 )의 〈 화왕계 〉 , 남성중(南聖重)의 〈 화사 〉 , 이이순(李 蓬 淳)의 〈 화왕전 〉 및 작자 미상의 〈 오화전 五花傳 〉 등을 연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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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주제는 ① 인재 등용의 도, ② 문약(文弱)의 화, ③ 신자(臣子)의 도 등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주제 ② 로 미루어보아, 이 글은 임진왜란 · 병자호란의 두 전쟁에서 큰 시련을 겪은 뒤, 군담소설 ( 軍談小說 )의 유행과 더불어 국방에 대한 각성에서 창작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글의 속편이라고 할 수 있는 〈 백화국재설중흥록 百花國再設中興錄 〉 이 전한다. 우의적인 한글 고전수필로 보아도 가치가 있다. 최승범(崔勝範)이 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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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문헌 ≫ 韓國隨筆文學硏究(崔勝範, 正音社, 1980).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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