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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조 왕자 / 안데르센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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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조 왕자 / 안데르센
 
                                                                                                  


옛날 어느 궁전에, 열한 명의 왕자 그리고 엘리자 공주가 행복하게 살고 있었어요.

그런데 왕비가 죽고 나서 새 왕비가 들어오게 되었어요.

"공주는 시골로 쫓아 버리고 열한 명의 왕자는 모두 백조로 만들어 내쫓아야겠어!"

새 왕비는 나쁜 마녀였어요.

시골로 쫓아버린 엘리자가 열 다섯 살이 되어 다시 궁전으로 돌아왔어요.

그러자 새 왕비는 엘리자에게 목욕을 하라 시키고는 두꺼비 세 마리를 집어넣었어요.

"첫째 두꺼비는 엘리자의 머리에 앉아서 게으름뱅이로 만들거라. 둘째 두꺼비는 이마에 앉아서 못난이로 만들고, 셋째 두꺼비는 가슴에 앉아서 나쁜 마음씨를 가진 아이로 만들거라."

하지만 두꺼비들은 엘리자의 몸에서 마법이 통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아름다운 꽃이 되었지요.

새 왕비는 너무나 화가 났어요.

그래서 엘리자의 몸에 검댕이를 칠하고 머리카락도 마구 헝클어뜨렸어요.

"아니, 이 더러운 아이는 누구냐? 이렇게 흉한 아이가 엘리자일 리가 없다. 당장 내쫓아라!"

엘리자는 울면서 궁전을 빠져 나왔어요.

'오빠들을 찾아가야겠어.'

엘리자는 숲속으로 들어갔어요.

검댕이로 칠해진 얼굴을 물에 씻으니 다시 예쁜 얼굴이 되었지요.

엘리자는 딸기 바구니를 든 할머니를 만났어요.

"혹시 이 숲속에서 열한 명의 왕자를 보았나요?"

"왕자들은 보지 못했지만, 어제 왕관을 쓴 열한 마리의 백조가 저 연못에서 헤엄치는 걸 보았단다."

연못에는 백조들이 없었어요. 엘리자는 바닷가로 가 보았어요.

"아, 오빠들!"

놀랍게도, 열한 마리의 백조가 날아오더니 모두 늠름한 왕자로 변했어요.엘리자는 오빠들에게 달려가 안겼어요.

큰오빠가 말했어요.

"우리는 낮에는 백조가 되어 날아다니고, 밤에만 사람이 될 수 있단다. 인제 여길 떠나야 돼. 엘리자, 너와 함께 가고 싶구나."

"고마워요. 같이 가요."

왕자들은 버드나무 껍질로 크고 튼튼한 그물을 만들었어요.

"자, 여기에 타거라."

엘리자가 그물에 타자 열한 마리의 백조가 그물을 물고 하늘로 날아 올랐어요.

바다를 계속 날아가야 했어요.

바다 한 가운데 작은 섬에서 잠을 자게 되었어요.

그런데 꿈속에서 한 선녀가 나타나 엘리자에게 말했어요.

"이 쐬기풀로 실을 만든 다음 백조들에게 옷을 지어 입히면 다시 사람이 될 수 있단다."

"오, 고마워요, 선녀님!"

"하지만 옷이 다 만들어질 때까지 절대로 말을 하면 안돼. 네가 말을 하면 오빠들은 모두 죽게 된단다."

아침이 되자 백조들은 먼 곳으로 떠났어요.

엘리자는 쐬기풀을 뜯어 실을 만들고 뜨개질을 했지요.

한 사냥꾼이 지나가다 말을 걸었어요.

"예쁜 아가씨가 왜 이런 동굴에서 삽니까?"

엘리자는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지요.

"아, 말을 못하는 군요. 나는 사실 이 나라의 왕이오. 아가씨를 나의 궁전으로 데리고 가서 편히 살게 해 주겠소."

엘리자는 궁전으로 갔어요. 그리고 곧 왕비가 되었어요.


그런데 신하들은 엘리자를 가리키며 자꾸 마녀라고 했어요.

"대왕 마마, 왕비님은 마녀가 틀림없어요.

그 좋은 옷을 놔두고 왜 자꾸 쐬기풀로 옷을 만듭니까?

왕비님이 밤중에 무덤으로 찾아가는 것을 여러 사람이 보았답니다."

"뭐라고?"

왕은 밤중에 엘리자가 어디로 가나 살펴 보았어요.

과연 엘리자는 무덤 쪽으로 가서 쐬기풀을 뜯어 오는 것입니다.

"저런 마녀를 대왕 마마 곁에 둘 수 없습니다."

"그래요. 불에 태워죽여야 합니다."

그리하여 엘리자는 감옥으로 끌려갔어요.

감옥 속에서도 아무 말 없이 오빠들의 옷을 만들기에 바빴지요.

이윽고 엘리자를 화형에 처할 날이 되었어요. 사람들이 많이 몰려와 소리를 쳐대는 것입니다.

"저 못된 마녀가 이상한 옷을 만들고 있다!"

"저걸 당장 찢어서 없애 버립시다!"

군사들은 엘리자를 장작더미 위에 올려 놓았어요. 불을 지를 태세였지요.

그때에도 엘리자는 지금껏 만든 쐬기풀 옷을 웅켜쥐고 있었어요.

"잠깐 기다려!"

군사들이 장작더미에 불을 지르려는 순간 열한 마리의 백조들이 날아와 엘리자를 에워쌌어요.

"오빠들, 이 옷을 입어요! 빨리요!"

엘리자의 말에 따라 백조들은 쐬기풀 옷을 입었어요. 그것으로 모두 훌륭한 왕자로 변했지요.

왕자들이 말했어요.

"이 엘리자는 결코 마녀가 이닙니다.

우리의 어여쁜 여동생이지요.

지금껏 우리들을 구하기 위해 말을 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주위에 몰려선 사람들은 모두 엘리자에게 감격했어요. 왕도 기뻐했지요.

엘리자와 열한 명의 왕자들은 아버지 궁전으로 찾아갔어요.

그리고 새 왕비를 몰아내고는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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