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배따라기 / 김동인 / 해설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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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따라기 / 김동인

 

길잡이  
 
     

1921 <창조> 9월호에 발표. 오해가 빚은 형제간의 파멸의 이야기. 양순하고 다정 다감한 아우, 붙임성 있으면서도 성미 급한 형수. 선량하나 난폭한 형. 이들이 오해로 인해 불행을 맞이한다. 이러한 내용 전개 속에서, 운명 앞에 선 인간의 무력함과 끝없는 회한, 거기다 바다를 배경으로 한 서정적 비애가 함께 서린 작품이다.

이해와 감상  
 
     

낭만적이고 유미주의적 경향이 드러난 작품으로 운명 앞에선 인간의 무력함과 끝없는 회한, 바다를 배경으로 한 서정적 비애감이 소설의 주조를 이루고 있다. 우리나라서도 잡가의 하나인 '영유 배따라기'를 제재로 하여 한 많은 인물의 내력을 엮어 놓았다. '배따라기' '배떠나기'라는 말에서 유래된 서도 잡가의 하나이다. 이 작품의 핵심 구절은 "형님, 거저 다 운명이외다."하는 아우의 말이다. 작가가 이 작품을 쓰게 된 목적도 운명의 힘을 거역하지 못하는 가냘픈 '인간의 비애와 한'을 그리려는데 있다.

 

이 작품의 주제 의식은 운명과 마주쳐 생기는 한()의 정서이다. 의처증과 오해가 증오로 표출되면서, 평범하게 살아가던 사람들의 관계를 와해시키고, 운명 앞에 선 인간의 무기력한 모습, 그리고 끝없는 자책과 회한의 정서는 특히 '바다'의 이미지와 어울려 매우 서정적인 심미감을 더해 준다. 이 소설은 낭만주의적이고 유미주의적인 경향이 어느 정도 드러나며 기법적인 측면에서 액자형 플롯을 선보이고 있다. 이는 동인의 끊임없는 실험 정신에 바탕을 두고 있다. 문체에 있어서 이 소설은 김동인의 후기 작품들과는 달리 유려한 우유체적 문체도 보이나, 역시 필요한 부분에서는 그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호흡 짧은 문장의 직접적이고 역동적인 묘사가 돋보이고, 빠른 사건 진행이 두드러진다. 이 소설은 3중의 액자(額子) 형식인데 형(사공)을 방랑하게 하는 계기가 되는 부분, 형의 방랑 과정, 그리고 작중 화자의 서술 부분이 그것이다. 그중 가장 비중이 큰 곳이 방랑의 계기가 서술된 부분인데, 다만 아내의 자살이 다소 돌발적으로 보여지는 아쉬움이 있다. 동생과의 만남도 너무 극적이다. 1910년대 이광수 소설의 계몽적 경향을 극복, 순수 예술 단편으로서의 기본적 형태를 갖춘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소설을 예술로서 보자고 하면서 인형 조정술(작중 인물들은 작가에 의해 창조된 철저히 허구적 인물로 작가의 의도에 따라 움직인다.)을 내세운다. 이러한 그의 입장은 이 작품에서 주인공이 그의 아내와 아우 사이에 의심할 만한 많은 단서를 제공하여 그가 그들에 가진 오해가 충분히 개연성이 있도록 하고 있으며, 자신이 의도하는 바대로 그들의 운명을 이끌어 가고 있다.

 

이 작품은 액자구성을 통해 중심 이야기를 실제로 있었던 일인 것처럼 꾸며 소설의 허구성을 약화시키고 사실성을 강화시키는 구성 형태를 갖고 있다.

 

배따라기의 서사적 구조 : 두 개의 만남과 헤어짐의 구조

┌─외부 이야기 : 유토피아를 꿈꾸는 의 이야기

└─내부 이야기 : 오해와 질투로 인하여 사랑하는 사람을 모두 잃은 의 이야기

┌─극단적인 미의 낙원을 추구하는 의 미의식

└─회한 속에 유랑을 계속해야만 하는 의 운명적 비극

* 이인직의 <혈의 누>와 같은 '만남과 헤어짐'의 구조

 

 

핵심 정리  
 
     

갈래 : 단편소설, 액자소설

배경 : 일제 시대 평양과 영유.(가장 중요한 상황적 배경은 바다’)

경향 : 낭만적 경향. 유미주의(唯美主義, 탐미주의)

시점 : 외부 이야기 - 1인칭 관찰자 시점 내부 이야기 -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

주제 :  운명의 힘을 거역하지 못하는 인간의 비애.

(우연에 의해 일상적 세계는 파탄을 맞이할 수 있다는 운명론)

 오해가 빚은 형제간의 운명론적 비극

출전 : [창조](1921)

등장 인물  
 
     

 : 아내를 사랑하나 질투심이 많음. 성격이 급함

아우와 함께 영유 근처에 있는 어촌에서 부자이며 빼따라기를 잘 부르는 대표적인 사람이었으나 젊고 아리 따운 아내에 대한 의심이 많아 자신의 삶을 망치게 되고 한을 갖고 동생을 찾아 다님.

 의 관찰 : 얼굴, , , 몸집, 눈이 모두 네모지고 /그의 이마의 굵은 주름살과 시커먼 눈썹-고생을

많이 함, 순진한 성격)

동생 : 배따라기를 잘부르는 호남형의 어부. 형의 오해와 형수의 죽음에 충격을 받아 집을 나가 뱃사람이 되어 떠돌아다님. 행방이 묘연함.

아내 : 젊고 아리따우며 성격이 밝고 친절함. 남편의 오해를 받고 바다에 투신 자살함.

 : 작중 화자(관찰자)

구 성  
 
     

* 작품 전체의 구성 : 액자 구성 - "그가 이야기한 바는 대략 이와 같은 것이다."

도 입 : ‘ 를 만남.

발 단 : ‘의 형제가 영유에서 삶.

전 개 : 동생에게 친절한 아내를 자주 괴롭힘.(‘의 질투)

위 기 : 쥐잡이 사건과 오해. 아내를 때려서 내쫓음.

절 정 : 아내가 죽고, 동생도 고향을 떠남.

결 말 : 동생을 찾아 방랑함.

마무리 : ‘를 위해 배따라기를 한 번 더 부르고 가 떠남.

 

줄거리  
 
     

어느 화창한 봄날, ‘는 대동강으로 봄 경치를 구경갔다가 영유 배따라기를 부르는 를 만나 사연을 듣는다.

 

조그만 어촌에 부자이며 배따라기 노래를 잘 부르는 두 형제가 산다. 형제는 모두 장가를 들었고 부부사이 못지 않게 의가 좋았다. 형인 는 영유 사람으로, 아름다운 아내와 늠름한 동생을 두었다. 성품이 쾌활하고 친절한 젊은 아내가 미남인 동생에게 특히 친절한 것을 못마땅해 하며 질투심에 아내를 자주 괴롭힌다. 그 후 아내와 아우 사이의 관계가 유난히 원만하자 형은 둘 사이를 의심하게 되고 기회만 있으면 꼬투리를 잡아 혼내 주려고 벼른다. 그런 참에 아우가 영유에 자주 출입 하면서 첩을 얻었다는 소식을 들은 아내가 형에게 동생을 단속하라고 보채자 의심은 더욱 깊어진다.

 

어느 날 아내에게 줄 거울을 장에서 사 들고 집에 들어오다가 아내와 동생이 방에서 옷매무새가 흐트러진 채로 씩씩대는 것(사실은 방에서 쥐를 잡느라고 그리 된 것임)을 보고 오해한 나머지 둘을 등을 밀어 내쫓았다. 저녁 때 방에 들어와 성냥을 찾던 형은 낡은 옷 뭉치에서 쥐가 나오는 것을 보고 자신의 경솔한 행동을 후회했으나 다음 날 낮쯤 아내는 시체가 되어 바다 위에 떠오르고, 이 때문에 아우는 집을 나가 행방이 묘연하게 된다. 결국 형은 20년 동안 배따라기 노래를 부르며 뱃사람이 되어 떠돌아 다닌다는 동생을 찾아 뱃사람으로서 방랑 생활을 계속하게 된다.

 

그 후 10년이 지난 어느 날 그는 바닷가에서 동생을 만난다. 그러나 형님, 그저 다 운명이웨다!”  이 한마디와 함께 동생은 환상처럼 떠나 버린다. 그리고 다시 10년 세월을 유랑하지만 동생을 다시 만나지는 못한다. 그날 밤  의 숙명적 경험담에 잠 못 이룬다. 다음날 아침 대동강에 나갔지만 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전체 줄거리 구조

 

 외부 이야기

- 어느 화창한 봄날, (작중화자)는 대동강으로 봄 경치를 구경감.

- 영유 배따라기를 부르는 ''를 만나 사연을 듣는다.

 

 내부이야기 : ''의 이야기 내용

- 그는 영유 사람, 그 어촌 마을에서 가장 잘 살고 유능한 사람이었다.

- 그는 아름다운 아내와, 양순하며 다정다감한 아우를 두고 있었다.

- 평소 형()은 성품이 쾌할하고 친절한 아내가 동생에게 특히 친절한 것을 못마땅해 하였다.

- 어느 날 장에서 거울을 사들고 오다가 동생과 아내가 방에서 쥐를 잡다가 옷매무새가 헝컬어 진 것을 보고

두 사람 사이를 오해한 나머지 아내를 때려 내쫓자 아내는 물에 빠져 자살하고 동생은 고향을 떠난다.

* (동생의 첫번 째 떠남 이유 : 형에 대한 원망, 자신에 대한 자책감)

- 오해였음을 깨달은 그는 사무치는 회한을 이기지 못해 배따라기를 부르면서 동생을 찾아 방랑한다.

- 10년이 지난 어느 날 그는 바람으로 인해 배가 부서져 정신을 잃고 물위에 떠돌고 있었는데, 정신을 차리고

깨어났을 때 놀랍게도 아우가 불을 피워 놓고 간호하고 있었다.

"너 어떻게 여기 완?(왔느냐)" "형님 그저 다 운명이웨다!"라는 말을 했다.

- 형이 다시 잠이 들고 두어 시간 단잠을 깨고 나니 동생은 사라지고 없었다

* (동생의 두번 째 떠남 이유 : 숙명적인 것으로 세상사를 받아들이고 자책과 회한 속에서 유랑)

- 그 후 방랑을 계속하지만 동생을 만나지 못한다.

 

 외부이야기

그날 밤 나는 그의 숙명적 경험담에 잠 못 이룬다. 다음날 아침 대동강에 가 보았으나 그는 보이지 않았다.

 

 생각해 봅시다

1. '배따라기'의 서사적 구조에 대하여 살펴보자.

2. 이 작품의 문체상의 특징을 말해 보자.

3. 김동인의 작품은 예술 지상주의적 성격을 보인다. 예술 지향주의란 무엇이고, 이의 예로 들 수 있는 작품은?

4. 이 소설의 구성적인 측면에서 살펴보자.

5. 이 작품의 공간적 배경과 작품의 내용과의 상관성에 대해 생각해 보자.

6. '배따라기'의 의미에 대하여 생각해 보자.

7. 이 작품에서 그의 아내는 이념적 인물로 미의 화신이다. 그녀의 죽음을 통한 재생의 대상은?

 

 이것만은 꼭 알아야

1. 이 글의 서두 부분에서는 '봄의 아름다운 경치'를 묘사하고 있다. 이 묘사가 암시하고 있는 글 전체의 내용은 무엇인가?

봄의 아름다운 경치는 낭만적인 사랑의 이야기에 알맞은 배경으로 '사랑에 의해서 빚어지는 사건'을 암시한다.

2. 이 작품에 전체적으로 드러나는 갈등의 유형은? 인물과 운명 간의 갈등

3. 앞부분에서 ''는 진시왕의 업적을 예찬하는 내용이 나온다. 이를 유미주의적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진시왕은 많은 희생을 바탕으로 만리장성이라는 걸작을 남겼다. 그를 예찬하는 행위는 미를 창조하기 위한 희생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동인의 특성을 김동인의 악마주의라 한다. 이는 유()미주의,

예술지상주의라 할 수 있다.

 

 비교해 봅시다.

1. 이 작품의 구성을 몽유록계 고전 소설과 비교해 보자.

 몽유록계 소설들은 '현실--현실'이라는 형식을 가지고 있는데, 이때 강조되는 것은 꿈 속의 이야기이다. 이것은 곧 '배따라기'에서 과거에 영유에서 일어난 일을 현재의 화자가 이야기하고 있는 것과 같은 서술 방 식을 갖는 것이다. 그러나 몽유록계 고전 소설들이 액자구성방식을 통하여 말하고자 하는 것이 꿈을 통한 현 실의 결핍 해소나 어떤 깨달음을 목표로 하는 것이라면, '배따라기'는 속이야기의 핍진성(허구적인 사실을 실제의 사실처럼 보이게 하는 것)을 확보하기 위해 액자구성형식을 취하고 있다는 데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참고 자료

1. 춘원과 동인의 문학 세계 비교

 춘원은 여러면에서 동인과는 대조적인 인물이다. 춘원이 아주 빈궁한 생활기를 보냈다면 동인은 유복한 집 안에서 유아독존적인 성격을 형성했다. 김동인 문학은 간결체이며, 이광수의 문학은 만연체이다. 동인은 단 편, 춘원은 장편으로 성공했으며, 춘원은 계몽주의 문학과 문학의 공리성을 주창했고 김동인은 예술을 위한 문학과 문학의 순수성을 주창했다. 물론 이런 형식적인 차이의 밑바탕에는 김동인의 춘원에 대한 경쟁 의식 이 밑바탕이 되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2. 액자 소설이란?

 전체 이야기 속에 하나 또는 여러 개의 비교적 짧은 내부 이야기를 안고 있는 소설을 가리킨다. 마치 하나 의 이야기 속에 다른 이야기가 액자 속의 사진처럼 끼워져 있는 것이다. 이것은 시점의 이동을 가능하게 하 기 때문에, 즉 이중 시점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야기를 다각적인 시점에서 전개해 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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