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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비도 / 소설 / 해설 / 김성한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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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비도 / 김성한

지은이  
 
     

김성한(金聲翰: 1919- )

함남 풍산 출생. 영국 맨체스터 대학 사학과 졸업. 1950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무명로(無明路)󰡕가 당선되어 등단함. <사상계> 주간, <동아일보> 편집국장 역임. 그는 전후(戰後) 사회 의식을 간명하고 경쾌한 문장으로 파헤친 작가이다.

주요 작품으로는 󰡔암야행󰡕, 󰡔오분간󰡕, 󰡔귀환󰡕, 󰡔방황󰡕, 그리고 역사소설 󰡔이성계󰡕, 󰡔임진왜란󰡕 등이 있다.

길잡이  
 
     

1956 <사상계>에 발표. 15세기 영국의 역사에서 소재를 취하고 있다. 당대 교회 조지과 제도의 횡포에 대항하여 진정한 신앙, 인간의 존엄성과 정의를 지키고자 한 재봉 직공 바비도의 삶을 통하여, 현대라는 시대 상황에서 지식인의 역할을 상징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이해와 감상  
 
     

작가 김성한의 초기 작품들은 주로 1950년대 한국의 역사적, 사회적 상황을 배경으로 한다. 50년대의 한국 사회란, 한편으로는 일제 치하에서 손상된 민족 정기를 회복하고 625 동란으로 인한 상처를 치유해야 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이승만과 자유당 정권으로 말미암은 사회적 부조리를 제거하고 근대적 시민 사회를 건설하여야 했던 책임을 지니고 있었지만, 미국을 위시한 새로운 외세의 유입으로 인해 그 역사적 과제가 심각하게 왜곡되기 시작한 시대였다.

 

이런 사회 상황은 초기의 우화 소설에서부터 권력과 정의, 권력과 양심의 대립이라는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후기 소설에 이르기까지 그의 작품들 속에 일관되게 펼쳐져 있다. 이 작품 󰡔바비도󰡕에서, 작가는 질서에 순응하지 않는 자의 목숨을 허락하지 않는 폭압적 체제 속에서 신념을 위해 생명을 아끼지 않는 고결한 인간상을 제시한다. 그 도덕성의 본질은 용기인데, 이 작품을 통해 자유의 전제 조건은 용기임을 웅변한다. 작가 김성한은 인간의 인간됨의 조건에 대한 탐구와 아울러 그것을 저해하는 위압적 상황에 대한 고발, 그리고 인격의 존엄성을 포기하고 시대적 흐름의 변덕에 편승하여 자신의 영달만을 추구하는 군상들에 대해 싸늘한 냉소를 보이고 있다.

 

이 작가의 초기 작품은 빈대, 벼룩, 이 같은 해충들이 주인공인 우화소설이 대부분인데, 그것은 최소한의 인격마저 내팽개치고 혼란과 무질서, 부도덕만 자행하는 무리들에 대한 작가의 비하적(卑下的) 시선을 드러내 보이는 데 적합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바비도󰡕에서는, 죽음에 굴복하지 않는 정의와 양심의 수호를 작품의 주제로 내세움으로써 우회적인 방식이 아니라 직설적으로 드러내는 데에 이르고 있다. 이 작품에서도 아쉬움은 남는다. 그것은 다름아닌 형상화의 실패인데, 이를테면 처음부터 악인과 선인의 구별이 뚜렷하여, 어떤 상황 속에서 인물이 움직여 나가는 실제 행위를 객관적으로 묘사서술하는 것이 아니라, 선험적으로 제시된 가치에 입각하여 추상적 구도에 따라 인물과 상황을 만들어 간다는 것이다. 그 결과, 이 작품은 구성의 치밀함이 빈약해지고, 그 대신 관념성이 불필요하게 두드러지고 말았다.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고통과 타락으로 얼룩진 상황의 묘사는 전후 문학의 속성일 수 있다. 그러나 프로메테우스를 등장시켜 이러한 비극적 현실을 극복하고자 하는 작가 의식을 엿볼 수 있다. 인간에게 불을 훔쳐 다 준 죄 값으로 가혹한 형벌을 받은 프로메테우스는 무질서와 혼돈의 와중에서 실망하고 좌절하는 인물이 아닌 적극적인 삶의 의지와 실천적 행동형의 인물로 묘사되고 있다.

핵심 정리  
 
     

갈래 : 단편소설, 역사소설.

배경 : 시간 - 헨리 4세 시대(1410년경) 공간 - 교회 권력의 독선과 억압이 횡행하던 영국

경향 : 자유주의 옹호

시점 :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부분적으로 1인칭 주인공 시점이 혼재함.)

문체 : 강건체, 만연체

표현 : 직설적, 추상적, 관념적

의의 : 바비도의 생애를 통해 권력의 부패와 독선이 판을 치던 1950년대 우리 사회에 도덕적 인간의

조건을 제시함.

주제 :  불의한 권력에 굴복하지 않는 정의로운 인간의 삶.

 신념에 충실한 삶

갈등: 개인과 사회와의 갈등

출전 : <사상계>(1956.5)

 

등장 인물  
 
     

바비도 : 주인공. 낮은 신분의 재봉 직공에 불과하지만 양심과 신념에 따라 행동하며, 회유(懷柔)와 억압

(抑壓)에도 굴하지 않고 죽음을 택하는 강직한 성격의 소유자. (*1401년 이단으로 지목되어 분형

(焚刑)을 받은 영국의 재봉 직공이다. 태자 헨리를 감동시키나 끝내 죽음을 선택한다.)

사교 : 부패한 종교와 교단의 앞잡이이며, 기회주의적이고 도덕과 양심이 마비되어 약한 자에게는 강하고 강한자에게는 약한 전형적인 부패관리

태자 : 바비도를 회유하는 태자. 헨리 4세의 아들. 내면적으로 인간미가 있고 정의와 양심이 무엇인지를 알 고는 있으나, 조직과 집단의 유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신념을 굽히는 연약한 인간

구 성  
 
     

발단 : 바비도는 비밀 성경 독회에서 돌아와 불의와 비겁만이 판을 치는 사회 현실에 분개한다.

 사회의 부패상, 사제 사교의 타락과 민중에 대한 탄압.

전개 : 비도는 죽음의 공포에 사로잡혔다가 정의와 권리란, 힘 있는 자들만을 위한 특권임을 깨닫는다.

 바비도의 갈등, 지도자들의 변절, 믿음의 신념, 다가오는 재판.

위기 : 교 재판정에서 바비도는 인간 폐업을 선언하며 사교의 비리를 폭로하고 교리의 허구성을 공격,

회개를 거부한다. - 재판정에 선 바비도, 회유와 거절, 교리 논쟁.

절정 : 몽매한 민중들의 저주 속에 형장에 도착한 바비도에게 헨리 태자가 나타나 죄를 씻고 영혼을 구제받기 를 회유하나 바비도는 거절한다. - 사형장의 바비도, 태자의 등장, 형집행 중지와 회유, 거절, 형 집행.

결말 : 바비도의 용기와 신념을 아까워한 태자는 무조건 살려 주겠다고 제안하나 바비도는 당당하게

불에 타 죽는 길을 택한다. - 바비도의 죽음, 연기와 불길, 군중의 폭소.

줄거리  
 
     

15세기 초엽 헨리 4세 치하의 영국. 재봉 직공 바비도는 영역(英譯) 성경 비밀 독회에서 돌아와 깊은 생각에 잠긴다. 교회의 사제들은 성경의 해석을 독점하고 평범한 빵과 포도주를 성찬(聖餐)이라고 하면서 온갖 구실을 붙여 제 뱃속만 차리기에 급급한 현실이 환하게 보인다.

 

자신의 권위가 훼손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교회 세력은 민중들을 의식화하는 영역(英譯) 복음서를 이단(異端)으로 규정하고, 순회 종교 재판소를 열어 저항 세력을 처단하고 있었다. 바비도는 성경 모임의 지도자라는 사람들조차 재판정에서는 죽음이 두려워 자신들의 과오를 회개하며 목숨만 부지하려 하였다. 바비도는 이들의 이러한 비겁한 모습에 분개한다. 바비도는 진리를 독점하려는 교회 세력들에게서 거대한 위선(僞善)을 보았고, 급기야 교회 조직과 자신의 차이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순전히 힘의 있고 없음에 불과함을 깨닫는다. 그는 분을 참지 못해 어느 귀족이 주문한 옷에 오줌을 갈긴다. 재판정에서, 사교는 바비도에게 겉으로는 온유한 체하며 죄과를 인정하고 뉘우칠 것을 요구하나, 바비도는 이 더러운 세상에서 더 이상 살 이유가 없다며 스스로 인간 폐업을 선언한다.

 

형장에는 바비도의 분형(焚刑)을 구경하려는 사람들로 산을 이룬다. 약하고 몽매한 민중들은 세상에 대한 그들의 원망과 증오를 바비도에게 모조리 퍼붓는다. 그들은 바비도에게 발길질을 하고 침을 뱉으며 욕설을 한다. 이때 태자 헨리가 나타나 바비도에게 말을 건넨다. 그는 바비도를 구해 주겠다며 죽기 전에 죄를 씻을 것을 권유한다. 그러나 바비도는 지옥에서 먼저 기다리겠노라고 빈정댄다. 사형대에 올라 불을 지피는 순간, 태자는 돌연 불을 끄고 바비도를 내리라고 명령한다. 바비도의 용기와 신념에 감동하여 바비도를 무조건 살려 주겠다고 제안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바비도는 태자의 동정(同情)을 뿌리치고 당당히 분형(焚刑)을 맞는다.

 

 생각해 봅시다

1. 이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 바비도의 인물 유형과 성격 제시 방법에 대하여 살펴보자.

 주인공은 처음부터 끝까지 신념을 고수하는 인물로, 변화가 없다는 점에서 평탄한 유형의 인간이다. 인물

2. 이 작품에서 바비도가 분노하는 원인을 그의 신념과 관련하여 생각해 보자.

 성경에 대한 해석을 독점하며 무지한 민중의 고혈을 짜내는 교회 세력의 횡포와, 목숨이 아까워 금방

3. 이 작품에서, 권력은 누구의 수중에 있으며 그 권력의 타락 양상은 어떠한지 살펴보자.

4. 이 작품의 주제 의식이 가장 집약적으로 나타난 대화를 찾아 보자.

이 작품의 결말 부분, 태자의 대화에 잘 나타나 있다. “ ……나는 오늘날까지 양심이라는 것은 비겁한

 

5. 다음 구절의 의미에 대하여 생각해 보자.

1) ‘산다는 것과 존재한다는 것은 다른 문제죠.’

 신념을 지키며 살아가는 것이 중요할 뿐, 생물학적인 목숨을 지키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신념 어린 표

2) ‘나는 나대로 인간을 폐업하렵니다. 이 인간사를 뛰어넘은 길을 가야겠습니다.

 신념을 저버리느니 차라리 죽음을 택하겠다는 바비도의 신념이 절정에 이른 부분이다. 평탄하고 전형적인

 

 이것만은 꼭 알아야

1. 이 소설은 과거의 사실을, 그것도 외국의 역사적 사실을 다루고 있으면서도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이유는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의 갈등이라는 인간의 보편적 주제를 다루고 있으므로 감동을 준다.

2. 바비도를 통해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비합리적인 권위와 권력에 의해 짓밟히는 바비도의 양심과 정의를 통해 개인의 양심과 정의의 가치를

일깨우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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