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바~사

by 송화은율
반응형

 


 

(反) 소설(anti-roman) : 소설의 전통적인 규범에서 벗어나 있는 소설들로, 독자들이 소설에서 기대하는 사실주의나 자연주의의 효과, 즉 소설이 현실을 충분히 재현함으로써 독자에게 논리적이며 정돈된 대리적 체험을 제공한다는 환상을 심어 주려 하지 않는 작품들을 말한다. 주요 특징으로는 플롯의 부재, 산만한 에피소드, 최소한의 성격적 전개, 대상의 표면에 대한 세부적 분석, 많은 반복, 어휘나 구두법, 문장의 다양한 변주 등을 꼽을 수 있으며, 이 밖에도 무수한 실험성이 포함된다. 대표적으로 나탈리 싸로트나 로브그리예 등의 누보 로망 계열과 우리 나라의 경우, 이인성의 '한없이 낮은 숨결로' 등이 있다.

 


 

반어 (irony) : 겉으로 나타난 말과 실질적인 의미 사이에 상반(相反) 관계가 있는 말. 기교로서는 어떤 말의 뜻과 반대되는 뜻으로 문장의 의미를 강하게 전달하는 것을 이른다.

 


 

반전 (反轉) : 사건의 흐름이 전혀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급전 직하하여 독자를 놀라게 하며, 아울러 주제를 강조하는 기법이다.

 


 

발견으로서의 기법 : '발견으로서의 기법' 은 1948년 마크 쇼러에 의해 발표되었던 비평문의 제목으로, 신비평의 요체라고 할 수 있는 형식과 내용의 불가분리성을 언급한 것이다. 그는 성취된 내용 혹은 예술과 작품화되지 않는 내용 혹은 경험 사이의 차이는 명확한 것이라고 하며, 문학에 있어서 진정 중요한 것은 작품 속에 '형상화된 경험' 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이러한 형상화된 경험과 형상화되지 않은 경험의 차이를 근본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기법이며, 기법은 소재와 주제를 한정하고 발견하는 근본 요인이라고 생각했다. 마크 쇼러의 '발견으로서의 기법' 은 결국 기법만이 예술을 객관화할 수 있다는 하나의 명제로 축약될 수 있다.

 


 

발단 : 발단은 소설이 구성 단계 중 처음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여기에서는 보통 등장 인물이 소개되거나 배경 및 기본 상황이 설정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발단에서는 인물들의 기본적인 성격과 사건의 전개가 암시됨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계속 작품을 읽어 가게 하는 흥미를 유발시킨다. 발단 부분은 대개 배경 묘사로 시작되는 것, 인물의 성격 제시로 시작되는 것, 인물의 행동 제시로 시작되는 것 등으로 유형화할 수 있는데, 선우휘의 '불꽃' , 정한숙의 '고가' 등은 첫 번째 유형에 해당하며, 김유정의 '봄 봄' 이나 김동인의 '감자' 등은 두 번째 유형에 속하고, 현대 소설에 올수록 직접적으로 인물의 행동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현대 소설에서는 전통적 개념의 발단을 무시하고 소설의 절정이나 갈등의 단계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는 경우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배경 (setting) : 한 편의 서사물에서 이야기의 성분을 구성하는 공간적, 시간적 상황을 가리킨다. 배경은 이야기를 구성하는 필수적인 자질일 뿐더러 이야기의 심미적 양상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건이라고 할 수 있다. 배경은 가시적인 상상의 공간을 독자에게 제시함으로써 작품의 의미를 확대하거나 심화시키기도 한다. 헤밍웨이의 '킬리만자로의 눈' 이나 '노인과 바다' 는 배경이 소설 자체이다시피 하며, 김승옥의 '무진 기행' , 황순원의 '소나기' 등에서 배경은 작품의 미적 기능을 담당한다. 그 외에도 이상의 '날개'에서의 방의 구조나 이외수의 '장수하늘소' 에서의 산의 의미 등은 소설의 진행에 밀접하게 연결된 배경으로 드러나고 있고, 포우의 '검은 고양이' 에서의 지하실, '어셔가의 몰락' 에서의 붕괴 직전의 성채와 실내 등은 작품을 더욱 심미적으로 이끌면서 적극적으로 작품의 내용과 관련을 맺고 있다. 브룩스와 워런의 '소설의 이해' 에서는 배경이 인물과 행동의 신빙성을 높이고, 인물의 심리적 동향과 이야기의 의미를 암시하고, 분위기의 조성에 결정적으로 기여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병리 소설 : 현대 소설에는 신체나 정신이 건강하지 못한 인물들이 자주 등장한다. 이러한 현상은 인간의 삶에 내재되어 있는 비정상적 내지는 불합리성에 대한 증폭된 관심의 결과인데 병리 현상에 대한 관심은 정상과 이성의 원칙에서 벗어나 있는 인간의 성격과 행동을 투시함으로써 인간의 육체적, 정신적 이상을 파악하고자 하는 것이다. 우리 나라의 경우, 일제 시대에 박태원과 이상이 병든 일상의 세계에 주목하였으며, 60년대 이후에는 정치적 사회적 삶의 황폐함으로부터 소설의 소재를 얻게 된다. 강용준의 '광인일기' , 서정인의 '후송' , 이청준의 '황홀한 실종' 등이 대표적이다.

 


 

복선 (foreshadowing) : 앞으로 다가올 상황에 대한 암시를 뜻하는 것으로서 다가올 사건들이 미리 그 전조를 드리우는 방식으로 서사적 흐름이 진행되는 이야기적 장치를 말하는데, 복선은 보통 예시적인 주변 사건들을 활용함으로써 이루어지며, 인물이나 배경 등에 의해 유추된 추론의 형태, 즉 그러한 요소들이 계속되는 사건의 진행을 투사하는 형태를 취한다.

 


 

본격 소설 : 이 용어는 장르 개념은 아니며, 다만 소설을 가치에 의해 평가하고자 하는 의도가 반영된 가치론적 의미이다. 본격 소설은 오락 소설이나 목적 우선적인 프로파간다 소설이나 통속 소설과는 다른 '순수 소설' 을 의미하는 말로 정착되어 왔다. 우리 나라에서는 김동리가 주로 이 용어를 사용해 프로파간다 소설을 비판했다.

 


 

부조리 문학 : 인간은 본질적으로, 그리고 근원적으로 부조리하다는 인식을 표현하고 있는 문학들을 말하는데, 이는 전통적 문화 및 문학의 신념과 가치 체계에 대한 하나의 반항으로 2차 대전 이후에 나타났고, 표현주의와 초현실주의 등 전위적 예술 유파의 형식 실험에서 영향을 받으면서 성장했다. 이 용어를 최초로 문학에 도입하고 유행시킨 사람은 알베르 카뮈이다. 그는 '시지프스 신화' 를 통해서 인간이 태어나는 것 자체가 그의 선택에서 기인하지 않는 모순된 것이므로 존재와 삶 자체도 부조리하다는 인식, 즉 하나의 개인은 이유 없이 낯선 우주에 던져진 존재이며, 우주는 아무런 내재적인 진리나 가치와 의미를 지니지 않고 인간의 삶은 무(無)에서 왔다 무(無)로 돌아가는 과정일 수밖에 없다는 인식을 중점적으로 강조했다. 부조리 문학이 다루는 중심 주제는 삶 과 죽음, 고립과 소외 의식, 의사 전달의 문제 등 비교적 좁은 범위에 한정되어 있다. 대표적 작품으로는 카뮈의 '이방인' , '칼리굴라' , '오해' , 베케트의 희곡 '고도를 기다리며' 등이 대표적이다.

 


 

분단 소설 : 남북 분단에 대한 역사적 인식을 바탕으로 해서 씌어진 소설이나 혹은 분단의 상황이 잘 드러나 있는 소설, 즉 남북 분단의 원인과 고착화 과정, 그리고 이것이 오늘의 삶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다룬 소설. 80년대 이전까지는 '6 25 소설' 혹은 '전쟁 소설' 이라는 용어가 많이 쓰였으나, 단지 전쟁이라는 현상에만 시선이 고정되는 것일 뿐, 포괄적이지 못함으로써 분단 소설이라는 용어가 등장하게 된 것이다. 분단 소설은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바라볼 수 있는데, 그 하나는 분단을 소재로 한 작품이나 혹은 분단 상황이 잘 드러나 있는 소설로 보는 태도와, 분단 상황에 대한 역사적 인식을 가지고 접근하여 그것의 극복을 위해 씌어진 소설로 보는 입장이 그것이다. 80 년대 이전까지는 주로 소재적 차원에서 심정적으로 분단을 다루어 왔으나, 80년대 이후에는 이데올로기적인 접근과 분단의 외재적 내재적 원인 등에 대한 접근이 시도되었다. 분단에 대한 인식은 우리 소설사에서 가장 폭 넓은 작품을 산출하고 있는 주제라고 할 수 있다. 대표작으로 채만식의 '소년은 자란다' , 선우휘의 '불꽃' , 조정래의 '태백 산맥' , 임철우의 '아버지의 땅' , 김하기의 '노역장 이야기' 등을 들 수 있다.

 


 

분위기 : 한 작품을 일관하는 특징적인 인상 혹은 그 작품을 전체적으로 압도하는 지배적인 정서를 가리키는 말로 일반적으로 기저에 깔리는 배경적 자질이다. 고즈넉하고 전원적인 분위기는 그러한 분위기에 맞는 공간적 배경에 의해, 분망(奔忙)하고 숨막히는 도회지적 분위기는 그러한 도회지적 공간의 묘사에 의해 환기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작가의 수사적인 노력으로, 똑같은 지리적 배경을 묘사하더라도 작가의 의도에 따라 전혀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작가의 시각과 일치하는 것으로 결국 분위기는 사물을 보는 작가의 관점이 좌우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비극적 폴롯 (tragic plot) 과 희극적 플롯 (comic plot) : 아리스토텔레스가 설정했던 플롯의 두 가지 근본적 유형으로 비극적 플롯이란 주인공의 운명이 플롯의 최종 단계에서 앞의 단계에 비해 하강하는 구조이며, 희극적 플롯이란 반대로 주인공의 운명이 상승하는 구조를 말한다. 운명의 상승과 하강의 조건으로 제시될 수 있는 기준들은 삶과 죽음, 사랑의 성취와 실패, 심리적으로 느끼는 행복감과 불행감, 신분과 지위의 상승 및 하락 등 인간의 구체적 삶과 관련된 거의 모든 요소들이다. 왕의 신분에서 미치광이가 되는 '리어 왕' 이나 자신의 두눈을 스스로 뽑고 떠돌이가 된 '오이디프스의 왕' 은 전형적인 비극적 플롯의 인물이다. 봉사의 딸에서 왕후가 되는 '심청' 이나 '춘향전' 의 성춘향 등은 희극적 플롯의 인물이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처럼 주인공의 운명이 교차하는 경 우에는 '희비극' 또는 '비희극' 등의 용어가 사용된다.

 


 

비판적 리얼리즘 : 막심 고리키에 의해 사용되기 시작한 용어로서, 흔히 자본주의가 사회주의로 나아가기 이전의 사실주의 창작 방법을 일컫는다. 비판적 리얼리즘은 19세기의 봉건 제도와 자본주의 사회가 지녔던 부정적 측면을 사실적으로 형상화함으로써 그 생활형태에 대한 적극적인 비판적 형상화를 보여 주는 작품들을 지칭하는 명칭으로 사용되어 왔다. 그 대표적 작가로는 발자크를 들 수 있는데, 그는 세계관에서는 왕당파였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문학은 당대의 사회를 고발하고 명백하게 묘사하고 있다.

 


 

빈궁 소설 : 주로 궁핍한 삶의 경제적 현실에 서술의 초점이 맞추어지고 있는 소설 일반을 가리킨다. 삶의 가혹한 현실을 야기하는 결정적인 원인 중의 하나가 경제적 결핍이라는 점에서 사실주의적 양태를 나타내며 경험적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자 하는 노력을 기하고 있다. 우리 소설사에서는 1920년대 일제하의 현실이 궁핍하였으므로, 당대에 많이 산출되었는데, 김동인의 '감자' , 현진건의 '빈처' , '운수 좋은 날' , 최서해의 '탈출기' , '박돌의 죽음' 등의 작품을 들 수 있다. 이 후 빈궁의 문제는 1970년대 이후 산업사회 속에서의 노동자, 빈민 문제로 옮아 가게 되는데, 이문구의 '장한몽' , 박태순의 '외촌동 사람들' , 조세희의 '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등이 대표적이다.

 


 


 

사건 (acting) : 소설 속에서 발생하고 벌어지는 온갖 일들을 지칭하는 것으로, 소설이 가진 가장 본질적인 요소이다. 대체로 사건은 '스토리 라인(story line)' 상에서 다른 사건들과 결합하는 '연속' 의 방식을 가지고 일어나며 인물들의 행동을 유발한다. 사건에는 선택적 행동을 전진시키는 '핵심 사건' 과 그 행동을 확대, 확장, 지속, 또는 지연시키는 '주변 사건' 이 있다. 가령, 전화 벨이 울린다면, 이는 받거나 받지 않아야 할 행동을 선택하므로 핵 사건이며 이 전화를 받을 때까지 인물이 머리를 긁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하는 것 등은 핵 사건을 보조하므로 주변 사건에 해당하는 것이다.

 


 

사 소설 (私小說) : 일본의 근대 소설에서 나타난 독특한 형태를 일컫는 말인데, 보통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뉘어진다. 첫 번째 유형은 작가 자신의 자전적 형태로, 자신들의 비난 받아 마땅한 행동뿐만 아니라 수치스러운 상념까지도 드러내 놓고 거기에서 일종의 자학적 쾌감을 누리는 유형이며, 두 번째로는 작가의 감춰진 죄악을 까발리는 대신에 사소한 신변사의 의미를 반추하는 일에 집중하는 유형으로 '심경 소설' 이라고도 말한다. 이러한 사소설은 역사적으로 보면 서양 리얼리즘의 일본적 변형이 가져온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우리 나라에서는 1930년대 작가들에게서 나타나는데, 안회남의 '투계' , '탁류 를 헤치고' , 김남천의 '처를 때리고' , '춤추는 남편' , '제퇴선' 등이 대표적이다.

 


 

사실주의 (realism) : 단순히 문예 사조적인 개념만으로 한정시켜 말할 때, 사실주의는 특별히 프랑스의 발자크나 스탕달, 영국의 조지 엘리어트 등의 소설과 관련하여 19세기 전반에 걸쳐 일어난 문학 운동을 지칭한다. 흔히 낭만주의와 상반되는 사조로서의 사실주의는, 이전의 문학 양식들이 이상화된 현실, 즉 우리가 바라는 현실을 그리는데 반하여, 있는 그대로의 현실, 즉 우리가 처해 있는 현실을 정확히 모방하려는 태도를 지닌다. 그러나 문학이 근본적으로 현실을 단순히 모사하는 것이 아니라 상상적으로 재구성 해 낸다는 점과 관련시켜 볼 때, 사실주의는 작가의 세계관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때문에 모든 문학은 근본적으로 사실주의의 관점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로부터 사실주의의 포괄성을 보다 한정하기 위하여, 비판적 사실 주의, 환상적 사실주의, 낭만적 사실주의, 변증법적 사실주의 등으로 세분되는 것이다. 리얼리즘 참고할 것

 


 

사회주의적 사실주의 (socialist realism) : 사회주의 이념의 실현을 창작 정신의 근간으로 하는 창작 방법을 일컫는 용어로, 이는 단순히 현실의 재현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운동 전체에 대한 통찰을 바탕으로 사회주의적 충동을 불러일으키는 실천성을 그 목표로 하고 있다. 사회주의 리얼리즘 이론이 공식적인 방법론으로 채택된 것은 1934년의 소비에트 작가 총연맹 제 1차 대표자 회의에서였으며, 이는 마르크스 레닌 주의에 입각해서 '혁명 운동의 상승하는 노선' 을 반영해야 한다는 목표를 설정한 것이다. 사회주의적 사실주의의 주요 원리는 당에 입각해야 한다는 당성, 현재 속에서 미래를 가장 명백하게 보여 주는 성격과 경향들을 드러내야 한다는 전형성, 작품 속에서 미래를 전망해야 한다는 낙관적 전망 등이다. 우리 나라에 사회주의 리얼리즘이 처음으로 소개된 것은 백철의 '문예 시평' 에서 였으며, 1935년 카프 해산을 전후로 이에 대한 논쟁을 벌이게 된다.

 


 

상징주의 운동(象徵主義運動) Symbolist movement

19세기말 일군의 프랑스 시인들이 시작한 문학 및 예술 운동.

회화와 연극으로 확대되었고, 20세기 유럽과 미국 문학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쳤다. 상징주의 예술가들은 지극히 상징적인 언어를 암시적으로 사용해 개인의 정서적 체험을 표현하고자 했다.

 

 

상징주의 문학

주요 상징파 시인으로는 프랑스의 스테판 말라르메, 폴 베를렌, 아르튀르 랭보, 쥘 라포르그, 앙리 드 레니에, 르네 길, 귀스타브 칸, 벨기에의 에밀 베르하렌과 조르주 로덴바흐, 그리스 태생인 장 모레아스, 미국 태생인 프랜시스 비엘레 그리팽과 스튜어트 메릴 등이 있다. 가장 중요한 상징주의 비평가는 레미 드 구르몽이었지만, 상징주의의 원칙을 소설에 가장 성공적으로 적용한 사람은 조리스카를 위스망스였고, 희곡에 가장 성공적으로 적용한 사람은 벨기에 태생의 모리스 메테를링크였다. 20세기 프랑스의 시인인 폴 발레리와 폴 클로델은 상징파 시인들의 직계 후손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전통적인 프랑스 시의 기법과 주제는 고답파 시의 정확하고 세밀한 묘사에 뚜렷이 드러나 있듯이 완고한 관습의 지배를 받고 있었다. 상징주의는 이런 관습에 대항하여 일부 프랑스 시인들이 일으킨 반란에서 시작되었다. 상징파 시인들은 인간의 내면생활과 경험의 덧없고 순간적인 감각을 묘사하기 위해 시를 설명적인 기능과 형식적인 미사여구에서 해방하기를 원했다. 그들은 인간의 내면 생활에 대한 감각적 인상과 형언할 수 없는 직관을 환기하고자 했으며, 정확한 의미를 갖고 있지는 않지만 시인의 정신 상태를 전하고 표현할 수 없는 현실이라는 '난해하고 혼란된 통일체'를 암시할 수 있는 지극히 개인적인 은유와 상징을 사용하여 존재의 근본적인 신비를 전달하려 했다.

 

베를렌이나 랭보 같은 상징주의의 선구자들은 샤를 보들레르의 시와 사상, 특히 〈악의 꽃 Les Fleurs du mal〉(1857)에 수록된 시들에서 큰 영향을 받았다. 그들은 감각들간의 '조응'(照應 correspondances)이라는 보들레르의 개념을 받아들였고, 이것을 바그너가 이상으로 삼은 여러 예술의 종합이라는 개념과 결합하여 시의 음악성이라는 독창적인 개념을 만들었다. 그리하여 상징주의자들은 조심스럽게 선택한 낱말들의 고유한 화성과 음조 및 색채를 섬세하게 다루어서 시의 주제를 전개하고 조정할 수 있었다. 시의 표현 수단의 본질적이고 고유한 특성을 강조하려는 상징주의자들의 노력은 예술이 다른 어떤 표현 수단이나 지식보다 우월하다는 확신에 바탕을 두고 있었다. 이러한 확신은 또한 물질 세계의 유형성과 개별성 밑에는 또 하나의 현실이 놓여 있다는 유심론적인 확신에 일부 바탕을 두고 있었다. 그들은 이 또 하나의 현실의 본질은 예술 작품을 낳는 데 이바지하는 주관적 감정의 반응과 예술 작품이 불러일으키는 주관적 감정의 반응을 통해 가장 잘 엿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베를렌의 〈무언가 Romances sans paroles〉(1874)와 말라르메의 〈목신의 오후 L'Apres-midi d'un faune〉(1876) 같은 걸작들은 출발한 지 얼마 안 되는 프랑스의 진보적 시문학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장 모아레스는 1886년 9월 18일자 〈피가로 Le Figaro〉지에 상징주의 선언문을 발표했다. 여기서 그는 사실주의 연극과 자연주의 소설 및 고답파 시의 묘사적인 경향을 비난하고, 보들레르를 비롯한 여러 시인들을 지칭하는 데 사용된 '퇴폐'(decadent)라는 용어를 '상징파'와 '상징주의'라는 용어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1880년대말에는 상징주의를 지지하는 평론지와 잡지가 수없이 생겨나, 상징파 작가들은 이 운동에 적대적인 비평가들의 공격에서 비롯된 논쟁에 자유롭게 참여했다. 말라르메는 상징파 시인들의 지도자가 되었고, 〈여담 Divagations〉(1897)은 지금도 이 운동의 미학에 대한 가장 중요한 해설서이다. 고정된 운율에서 벗어나 좀더 자유로운 시의 운율을 얻기 위해, 많은 상징파 시인들은 산문시를 쓰고 자유시(vers libre)를 사용했다. 자유시는 이제 현대시의 기본 형식이 되었다.

 

시 분야에서 극단적인 상징주의 운동은 1890년경 절정에 이르렀다가 1900년 무렵부터 갑자기 인기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뚜렷한 초점도 없이 분위기만 느껴지는 상징파 시의 수사적 표현은 결국 지나치게 기교적이고 가식적인 것으로 간주되기에 이르렀고, 상징파 시인들이 한때 자랑스럽게 내세웠던 '퇴폐'라는 용어는 단순히 세기말의 퇴폐적인 풍조와 부자연스러운 겉치레를 비웃는 용어가 되어버렸다. 그러나 상징주의 작품들은 20세기에 대부분의 영국 문학과 미국 문학에 강하고 지속적인 영향을 주었다. 그들의 실험적 기법은 현대시의 기법을 풍부하게 해주었으며, 상징주의 이론은 W.B. 예이츠와 T.S. 엘리엇의 시, 그리고 제임스 조이스와 버지니아 울프가 대표하는 현대소설로 열매를 맺었다. 이들의 작품에서는 낱말의 음악적 조화와 이미지 유형이 줄거리보다 우위를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 상징주의 소설로 성공한 몇몇 작품 가운데 하나는 J.K. 위스망스의 〈역행 A rebours〉(1884)이다. 이 책은 권태에 빠진 한 귀족이 퇴폐적인 미학을 추구하여 놀라운 임기응변의 재주로 다양한 실험을 한다는 이야기이다. 20세기 미국의 비평가 에드먼드 윌슨이 상징주의 운동을 개관한 책 〈악셀의 성 Axel's Castle〉(1931)은 현대 문학 분석의 고전이며 상징주의 운동에 대한 권위있는 연구서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 문학에 있어서의 상징주의는 1910년대에 백대진· 김억 등이 발표한 글에서 비롯되었다. 백대진은 〈20세기 초두 구주 제 대문학가를 추억함〉(신문학, 1916. 6)에서 레니에·보들레르·모레아스 등의 상징파 시인들을 소개했고, 〈최근의 태서문단〉(태서문예신보, 1918. 11. 30)에서 말라르메 계열의 지적 상징주의를 소개했다. 반면 김억은 〈요구와 회한〉(신문계, 1916. 9)·〈프랑스 시단〉(태서문예신보, 1918. 12)에서 베를렌 계열의 감상적 상징주의를 소개하는 데 주력했다. 또한 그는 〈태서문예신보〉 6호에 베를렌의 시 〈거리에 내리는 비〉·〈검은 끝없는 잠은〉·〈아름다운 밤〉 등과 11호에 베를렌의 〈작시론 作詩論〉을 번역해서 실었고, 상징주의 시가 곧 자유시임을 보여주는 역시집 〈오뇌의 무도〉(1921)를 펴냈다. 그러나 베를렌의 영향을 받은 그는 내면의식의 섬세한 음영(陰影)이나 외부세계와 자아와의 교감이라는 상징주의의 본질적 측면을 간과하고, 기분의 시학으로서만 이해했다는 점에서 한국 상징주의 시의 오류와 한계를 드러냈다. 이어 1920년대 후반 한용운의 시집 〈님의 침묵〉에 이르러 감각과 사상이 결합된 한국적 상징주의 시로 발전했다. 1950년대 이후 상징주의 시는 김춘수의 존재론적 순수시, 전봉건의 언어의 마술적 암시성, '현대시'동인들의 내면의식의 추구라는 형태로 변모했다.

 

상징주의 연극

극작가들도 역시 프랑스의 상징파 시인들, 특히 말라르메의 영향을 받았다. 말라르메는 1870년대에 〈데르니에르 모드 La Derniere Mode〉지에 연극평을 쓰면서, 그 당시 연극계를 지배하고 있던 사실주의극에 반대하고 인간과 우주의 숨은 신비를 재현하는 시적인 연극을 제창했다. 연극은 시인-극작가가 자신의 시적 언어가 지닌 암시적인 힘을 통하여 눈에 보이는 세계와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 사이의 조응을 드러내는 신성한 의식이 되어야 한다고 말라르메는 주장했다. 상징파 극작가들은 본능적이거나 직관적으로 알아낸 존재의 심오한 진실을 언어로는 직접 표현할 수 없으며, 오직 상징과 신화 및 분위기를 통해 간접적으로만 밝힐 수 있다고 생각했다. 주요한 상징파 극작가는 벨기에의 모리스 메테를링크와 프랑스의 빌리에 드 릴 아당, 폴 클로델이다. 스웨덴의 극작가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와 아일랜드의 시인이자 극작가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역시 상징주의 신념의 영향을 받았다.

 

상징파 연극의 유명한 보기로는 릴 아당의 〈악셀 Axel〉(1884 초연, 1890 결정판), 환상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메테를링크의 〈펠레아스와 멜리장드 Pelleas et Melisande〉(1892), 알프레드 자리의 풍자적인 작품 〈위비 왕 Ubu roi〉(1896) 등이 있다.

 

1890년에 프랑스의 시인 폴 포르는 '예술 극장'을 세우고, 고대와 현대의 시를 낭독하는 한편 상징파 연극을 상연했다. 1892년 포르가 은퇴하자, 오렐리앵 마리 뤼녜 포가 자신의 외브르 극장에서 20세기까지 상징파 연극을 계속 상연했다. 상징파 연극은 통합된 하나의 운동으로 오래 지속되지는 않았지만 환상과 분위기 및 기분에 의존하고, 사실주의 전통과 분명하게 단절한 것이 20세기 극작가들과 연극 공연에 영향을 미쳤다.

 

참고문헌

상징주의와 초현실주의 부조리 연극 : J. L. 스타이언, 원재길 역, 예하, 1992

문예사조사 : 이선영 편, 민음사, 1987

상징주의 미술 : E. 스미스, 이대일 역, 열화당, 1987

상징주의 문학(크세즈문고 54) : H. 페이르, 윤영애 역, 탐구당, 1985

문예비평사-현대비평편(오늘의 시민서당 6) : C. 브룩스·W. K. 윔샛 2세 공저, 한기찬 역, 청하, 1984

상징주의(문학비평총서 5) : C. 채드윅, 박희진 역, 서울대학교 출판부, 1984

불문학개론 : 이휘영 외, 정음사, 1982

상징시가 현대영미시에 미친 영향 〈동국대논문집〉 8·9 : 이창배, 동국대학교, 1971

Message poetique du symbolisme : Guy Michaud, Nizet, 1961

Literary Symbolism : Maurice Beebe (ed.), 1960

The Literary Symbol : W. Y. Tindall, 1955

Le Symbolisme de Mallarme : J. Gengoux, Nizet, 1950

La Symbolique de Rimbaud : J. Gengoux, Colomb, 1947

La litterature Symboliste : A. Schmidt, 1942

The Allegory of Love:A Study in Medieval Tradition : C. S. Lewis, 1936

De Baudelaire au Surrealisme : M. Raymond, Correa, 1933

Symbolism in Medieval Thought : H. Flanders Dunbar, 1929

Parnasse et Symbolisme : Martino, Colin, 1928

Enquete sur l'evolution litteraire, : Jules Huret, Fasquelle, 1913

The Symbolism of Poetry : W. B. Yeats, 1900

A Dialogue on Symbolism, Elder Olson, 〈Critics and Criticism〉 : R. S. Crane (ed.), 1952

(출처 : COPYRIGHT (C)한국브리태니커회사, 1999)


 

서간체 소설 : 자기 고백적 서사 양식으로서 자기 감정을 투사하여 독자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소설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소설 속에 한두 편의 편지가 수록된 것은 서간체 소설로 부르지 않으며, 사건의 제시와 전개가 주로 작중 인물간에 주고받는 편지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는 소설만을 가리킨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루소의 '신엘로이즈' 등이며, 우리 나라에서는 이광수의 '어린 벗에게' , 최서해의 '탈출기' 등이 있다.

 


 

서사, 서사물, 서사 문학 : 서사는 일차적인 의미로 '사건의 서술' 을 뜻하는데, 서사의 형식은 다양하고 그것이 의존하는 매체 역시 그러하다. 즉, 서사의 종류는 소설, 서사시, 극, 신화, 전설, 역사 등의 언어적 서사물 뿐만 아니라 영화, 연극, 발레, 오페라 등의 비언어적 서사도 포괄한다. 그러나 보편적으로는 문학적 서사에 국한된다. 서사의 필수 불가결한 두 가지 요건은 이야기의 내용과 이야기하는 화자로, 서사는 사건이라는 내용과 서술이라는 형식에 의해 성립하는 것이다. 서사물은 서사 행위의 결과, 일련의 현실, 또는 허구적 사건들과 상황들을 시간 연속을 통해 구성해 낸 것이라고 규정한다. 서사 문학은 허구적 서사물을 지칭하는데, 작가의 풍부한 상상력이 작용하여 기존의 사건을 새롭게 변형시키거나 새로운 사건을 가공해 내는 허구의 과정을 거친 서사물을 의미한다.

 

 


 

서정 소설 : 소설 속에서 서정시를 가능케 하려는 의도로서, 어느 작가에게나 내재되어 있는 미적 형상화의 욕구가 낳은 양식이라고 할 수 있다. 산문 서사, 특히 소설의 필연적 한계인 허구와 실제와의 괴리를 서정시가 지니는 강력한 이미지 결합을 통해 극복함으로써 두 양식의 통합과 보완을 꿈꾸는 것이 서정 소설의 주요한 본질이 된다. 서정 소설의 주요한 특징 중의 하나는 무엇보다도 인물이나 사건과 같은 서사적 요소를 이미지의 음악적, 회화적 디자인과 같은 서정적 요소와 결합시킨다는 데에 있다.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이나 노발리스의 '푸른 꽃' 은 서정 소설의 대표적 유형이며, 우리 나라에서는 최근작으로 양귀자의 '숨은 꽃' , 신경숙의 '풍금이 있던 자리' 등이 이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성장 소설 : 성장 소설은 유년기에서 소년기를 거쳐 성인의 세계로 입문하는 과정에서 한 인물이 겪는 내면적 갈등과 정신적 성장,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세계에 대한 각성의 과정을 주로 담고 있는 작품들을 지칭한다. 지적, 도덕적, 정신적으로 미숙한 상태에 있는 어린아이, 혹은 소년의 갈등이 중심을 이루며, 그가 자아의 미숙함을 딛고 일어서 자신의 고유한 존재 가치와 세계의 의미를 깨닫게 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이 깨달음의 과정을 문화 인류 학자나 신화 비평가들은 '통과 제의' , '통과 의례' , '성인 입문식' 등의 용어로 표현한다. 그 대표적 유형의 작품으로 헤세의 '데미안' 이 있다.

 


 

세태소설(世態小說 ) : 어떤 특정한 시기의 풍속이나 세태의 한 단면을 묘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소설양식. 소설의 구조 원리를 중심으로 분류한 소설 형식의 하나로, ‘ 시정소설(市井小說) ’ 또는 ‘ 풍속소설(風俗小說) ’ 이라고도 한다. 따라서, 세태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모든 시대에 타당한 인간적 진실을 지닌 인물이 아니라, 어떤 특정 시기의 특정 사회적 양상에 타당한 진실을 지닌 인간들이라고 할 수 있다.

 

아직도 우리 문학사에서는 세태소설에 대한 정의가 확립되어 있지 못한 실정이다. 고소설 ( 古小說 )의 경우에는 독립 장르로 취급하지 않고 사회소설에 포함시켜 다루고 있으며, 대표적인 작품으로 ≪ 청구야담 靑邱野談 ≫ 의 〈 월출도 月出島 〉 · 〈 임꺽정 林巨正 〉 또는 〈 명화적 明火賊 〉 · 〈 홍길동전 洪吉童傳 〉 등을 들 수 있다.

 

당대 사회의 모순이나 부조리 등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여 숨김없는 저항 수단으로 삼았던 것을 특징으로 들 수 있다. 현대에 들어서서 1936년경부터 그 이전의 자연주의 소설들과 구별되는 풍속 · 세태를 묘사한 소설들이 등장했다. 그 대표적인 소설로는 박태원 ( 朴泰遠 )의 〈 천변풍경 川邊風景 〉 (조광, 1936.8.), 채만식 ( 蔡萬植 )의 〈 탁류 濁流 〉 (조선일보, 1938.1.4. ∼ 5.17.) 등이다.

 

그리고 홍명희 ( 洪命熹 )의 〈 임꺽정전 〉 (조선일보, 1928.11.21. ∼ 1929.5.10. 중단, 재연재 1932.12.1. ∼ 1934.9.4., 재연재 〈 화적 임꺽정 火賊林巨正 〉 , 1934.9.15. ∼ 1935.2.6., 1937.12.12. ∼ 1939.3.11.), 유진오 ( 兪鎭午 )의 〈 가을 〉 (문장, 1939.5.), 김남천 ( 金南天 )의 〈 길 우에서 〉 (문장, 1939.7.) · 〈 대하 大河 〉 (인문사, 1939) 등도 들 수 있다.

 

또한, 이때부터 우리 문학사에서 세태 · 풍속소설론에 대한 논의가 일기 시작하였다. 처음 ‘ 세태 ’ 라는 용어를 소설의 주제를 지칭하는 말로 사용한 사람은 최재서 ( 崔載瑞 )였다. 그는 〈 리얼리즘의 확대와 심화 〉 (조선일보, 1936.11.2. ∼ 7.)에서 〈 천변풍경 〉 에 대하여 ‘ 도회의 일각에서 움직이고 있는 세태인정(世態人情) ’ 을 그린 소설이라고 분류하였다.

 

그러면서 평가하기를 〈 천변풍경 〉 은 ‘ 현실에 접근해가며 그 동태를 될 수 있는 한 다각적으로 묘출 ’ 하는 데에는 성공하였으나, 세부묘사를 관통하고 있는 통일된 의식이 없기 때문에 현실과 연관된 사회가 아니라 하나의 ‘ 밀봉된 세계 ’ 에 그치고 말았다고 하였다.

 

‘ 세태소설 ’ 이라는 용어가 일군의 작품을 지칭하는 말로 쓰인 것은 1938년 임화 ( 林和 )의 〈 세태소설론 世態小說論 〉 에 이르러서이다. 임화는 당대(1935 ∼ 1938)의 문학적 경향을 사상성의 감퇴로 파악하며, 그러한 구체적인 양상으로 세태소설과 내성소설(內省小說)이라는 대립적인 소설 형식을 예로 들었다.

 

‘ 환경과 성격의 조화가 본시 소설의 전망임에도 불구하고 작가들이 이런 조화를 단념한 데에서 ’ 빚어진 현상들이라는 것이다. 이와 같이 임화는 세태소설에 대해서 대체로 부정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묘사되는 현실의 풍부함은 인정할 수 있으나 소설을 세부묘사의 부분적 집합체로 격하시킴으로써 전체성을 상실하게 했으며, 작가의 사상성과 소설의 미적 형식을 포기하였다는 것이다.

 

임화의 세태소설 논의는 김남천에 의해서 보다 구체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방향으로 확대된다. 김남천의 논의에 있어서도 세태소설은 지양되어야 할 무력한 시대의 문학으로 파악되고 있다. 세태소설의 약점을 작가의 신념이나 사상의 결핍에 있다고 지적하면서, 그는 세태소설의 풍부한 현실 묘사를 살리면서 사상성과 전체성을 살릴 수 있는 방법으로 풍속소설을 제시한다.

 

“ 풍속 습속은 생산 관계의 양식에까지 현현되는 일종의 제도(예컨대 가족제도)를 말하는 동시에 그 제도 내에서 배양된 인간의 의식인 제도습득감(예컨대 가족적 감정, 가족적 윤리의식)까지를 지칭한다(조선일보, 1938.4.22.). ” 그는 소설성을 ‘ 과학적 합리적 정신에 의한 개인과 사회모순의 문학적 표상 ’ (조선일보, 1938.9.18.)이라고 정의하였다.

 

그리고 ‘ 세태 ’ 를 생산 관계의 양식에까지 현현되는 일종의 제도인 ‘ 풍속 ’ 으로까지 높이자고 한다. 그가 주장하는 세태소설의 올바른 방향은 바로 현대적 장편소설의 창작이라는 인식과 같은 궤를 이루고 있다고 볼 수 있다.

 

1930년대 말에 활발하게 논의되었던 세태소설 논의는 1940년 초부터 광복에 이르는 시기의 일제의 문화탄압으로 인하여 중도에서 그쳐버린 이래 몇 십년간 별다른 진척이 없었다. 그러나 근래에 들어 차츰 재조명을 받기 시작하고 있다. 세태소설은 일찍이 조선시대의 과중한 조세와 공역(貢役)에 대한 농민들의 부담이 포망(逋亡 : 조세를 내지 않고 도망감.)의 형태로 나타난 것을 소재로 삼았다.

 

조선 후기로 내려와서는 농촌의 계층분화 현상에 따라 농민들의 농토 이탈이 촉진되고, 그로 인하여 농민들의 집단적인 봉기와 무력시위가 벌어지게 되었는데 이러한 역사적 사실들이 소설의 소재가 되었다. 〈 월출도 〉 · 〈 임꺽정 〉 · 〈 명화적 〉 등이 다 그러한 작품들이다. 이들 소설들은 다 작자 미상이다. 또한, 〈 홍길동전 〉 도 당대 사회 현실을 숨김없이 묘사하였다는 점에서 세태소설의 하나로 취급되기도 한다.

 

1930년대에 이르러서 ‘ 세태소설 ’ 이라는 장르적 개념을 확립시킨 작품들이 한꺼번에 여러 편 쏟아져 나왔다. 대체로 장편 형식을 취하는 경우가 많으며,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박태원의 〈 천변풍경 〉 , 채만식의 〈 탁류 〉 등을 꼽는다. 〈 천변풍경 〉 은 청계천변을 무대로, 도시 외곽 지대의 하층민들의 삶의 모습을 카메라가 영화를 찍듯이 객관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주요 등장인물만도 26명으로 플롯이나 주인공이 없으며, 그들 행위의 총합이 바로 당대적 삶의 표본인 것이다. 〈 탁류 〉 는 군산을 배경으로 하여, 정 주사라는 몰락한 양반가문의 이야기를 큰딸 초봉(初鳳)을 중심으로 하여 펼쳐나가는 작품이다. 당대의 세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는 금전숭배 사고 방식이 삶의 현장에서 어떤 모습으로 구체적으로 나타나는지를 세밀하게 관찰, 비판하고 있다.

 

≪ 참고문헌 ≫ 新文學思潮史(白鐵, 민중서관, 1955), 李朝漢文短篇集(李佑成 · 林熒澤, 一潮閣, 1976), 韓國現代小說史(李在銑, 弘盛社, 1977). (출처 : 민족문화대백과사전)

 


 

소설 사회학 : 일반적으로는 사회학적 관점과 통찰을 통하여 소설 문학과 사회 상황과의 상관 관계를 규명하려는 문학 연구의 입장을 통칭하지만, 좁게는 루시앙 골드만에 의해 이론적으로 체계화된 '소설 형식의 사회학적 연구' 를 가리킨다. 그의 주요한 입장은 소설이라는 문학 형식과, 시장 사회 내에서의 인간과 상품간의 일상적 관계, 나아가서는 인간들과 다른 인간들간의 일상적 관계 사이에 엄격한 상동 관계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의 주장에 의하면 인간과 재물과의 자연스럽고 건강한 관계는 생산이 미래의 소비에 의해서, 물건의 구체적인 품질에 의해서, 즉 '사용 가치' 에 의해 지배되는 관계이고, 지금의 시장 생산을 특징짓는 것은 '교환 가치' 라는 매개화 현상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조건이 소설 속에서는 의식적이고 표면적인 차원에서는 교환 가치, 즉 '타락한 가치' 를 지향하는데, 여기에 '문제적 개인' 이 사용가치를 지향함으로써 괴리 관계 속에 빠진다는 것이다. 소설 사회학은 서구 자본주의 사회를 비판적으로 해부하고 구조화해서, 소설이라는 문학 장르가 어떻게 그 구조 속에서 발생하고 상호 관계하는지를 규명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수사 (rhetoric) : 공중 앞에서 연설하는 사람을 뜻하는 라틴어 어원에서 유래한 것으로 애초에는 법정이나 대중 집회의 변론이 주를 이루었으며, 현대에 이르러서는 다소 부정적인 의미로 상투적인 주제나 제목을 가지고 청중에게 연설하는 어조나 태도를 취하는 문학 작품을 가리켜 '수사적' 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문학 비평의 영역에서는 작가가 그의 독자들과의 관계를 확립하고 자신의 작품에 대한 독자의 관심을 환기하고 유도하는 모든 기교를 포괄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수사란 작가의 말의 기술과 재치를 가장 명백하게 나타내는 문체적인 특성과 말들의 패턴이라고 할 수 있다.

 


 

스토리-라인 (story-line) : 구조 시학자들이 설정하고 있는 이야기의 단위 중 하나로, 핵심사건과 주변 사건들은 서로 결합하여 소연속을 이루고 소연속은 서로 결합하여 대연속을 이루며 대연속은 다시 결합하여 완전한 스토리를 형성한다. 사건들이 결합하여 단위가 커지면서 스토리를 형성해 가는 원리는 시간적 연속과 인과 관계에 의해서이다. 스토리-라인은 대연속과 전체 스토리 사이에 놓인 중간 단위를 지칭하는데, 서사물의 구조를 형성하는 필수적 단위라기보다는 전체 스토리의 분석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편의적 단위이다.

 


 

시점과 거리 : 소설의 요체는 이야기의 제시이기 때문에 이야기 전달자(화자, narrator)가 있어야만 한다. 이 이야기 전달자가 작품 속의 내용을 바라보는 위치가 시점이다. 화자가 작품 안에서 소설의 내용을 바라보고 있다면 그것은 1인칭 시점이 되고, 화자가 작품 밖에서 소설의 내용을 바라보고 있다면 그것은 3인칭 시점이 된다. 그 시점들은 또한 몇 가지로 구분이 되어 나타나는데, 1인칭 시점에서 화자가 '나' 이면서 주인공이 되는 경우는 주인공 시점, 화자가 '나' 이면서 사건에 대한 단순한 보고자인 경우에는 관찰자 시점, 화자가 '나' 이지만 주된 인물은 아닌 경우는 참여자 시점으로 나누고 있다. 3인칭 시점은 화자가 문맥에 직접 드러나지는 않지만 작품 내용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있고 마음대로 그 정보를 사용하는 전지적 시점과, 화자의 개입을 최대한 막으면서 극적인 방식으로 서술하는 관찰자 시점, 그리고 현대 소설에 와서 집중적으로 사용되는 시점으로서 등장 인물들의 의식을 중심으로 소설 속의 내용이 서술되는 제한적 시점 등이 있다.

시점은 서술자가 인물이나 사건을 바라보는 방식이나 관점을 말함.

 

 

서술자 = ‘나’(작품 속 인물)

 

인물, 사건의 내면 분석

 

인물, 사건의 외부 관찰

- 주인공 ‘나’가 자신의 이야기를 함.

- 주인공의 내면세계를 효과적으로 표현함.

- 독자들에게 친근감과 신뢰감을 줌.

- 주인공 이외의 인물이나 외부의 상황 등에 대한 서술 기회에 제약이 있음.

 

- 작품 속의 ‘나’가 관찰자의 입장에서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를 함.

- ‘나’의 눈에 비친 외부의 세계만을 이야기함.

- 등장인물의 내면이 직접 드러나지 않아 긴장감과 신비감을 줌.

- 관찰 기회에 제약이 많아서 깊이 있는 인생 체험을 이야기하기에 적합하지 않음.

 

 

 

1인칭 주인공 시점

 

1인칭 관찰자 시점

 

 

서술자 = 작품 밖 인물

 

인물, 사건의 내면 분석

 

인물, 사건의 외부 관찰

- 서술자가 신과 같은 입장에서 인물의 모든 것을 서술함.

- 서술자가 작품 밖에서 인물과 사건에 대해 분석적으로 이야기함.

- 작가의 사상, 인생관을 서술자의 목소리를 통해 직접적으로 드러냄.

- 서술자가 모든 것을 설명해 주므로 독자의 상상력이 제한됨.

 

- 서술자가 소설 속의 인물의 행동이나 사건을 외부 관찰자의 위치에서 서술함.

- 사건, 인물의 행위 등이 자세히 설명되거나 드러나지 않아 극적인 효과를 줄 수 있음.

- 인물의 내면심리를 그려 내는 데에는 제약이 따름.

- 겉으로 드러난 현상만을 설명하므로 사건 전개의 의미나 작가의 의도에 대해 독자들이 상상해 볼 수 있음.

전지적 작가 시점

 

작가 관찰자 시점

 

거리는 소설에서 서술자와 인물, 독자 사이에 가깝고 멀게 느껴지는 심리적, 정서적 거리를 말하는 것으로, 서술자와 인물의 거리, 인물과 독자의 거리, 독자와 서술자의 거리로 나눌 수 있다. 서술자가 인물에 대해 모든 것을 알려 줄 때 서술자와 인물의 거리는 가깝게 되고, 독자는 인물에 대해 스스로 상상할 필요가 없으므로 인물과 독자의 거리는 멀어지게 된다. 반대로 서술자가 인물을 관찰하며 인물의 외적인 것만을 알려 줄 때 서술자와 인물의 거리는 멀게 되고, 독자는 인물을 좀 더 자세히 알기 위해 인물에게 가까이 다가가 상상하게 되므로 독자와 인물의 거리는 가까워지게 된다.

 

전지적 작가 시점<말하기>

서술자

가깝다

인물

멀다

독자

 

 

 

가깝다

1인칭 관찰자 시점 / 3인칭 관찰자 시점 <보여 주기>

서술자

멀다

인물

가깝다

독자

 

 

 

멀다


 

신소설 : 근대적 서사 양식으로 나타난 우리 나라 소설 유형의 하나로, 이 명칭은 정착된 장르를 가리키는 것이기보다는, 조선조 소설과 근대 소설 사이의 과도기적인 서사 양식인 개화기 소설의 하위 분류로 사용되고 있다. 신소설은 개화기라는 구체적인 상황을 시대적 배경으로 하며, 그 같은 격변기 속에서 개화와 독립, 계몽 사상에 입각한 인간상을 제시하고자 하는 것이 주된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개화 사상은 신소설에서 가장 특징적인 주제로서 신교육을 통한 서구 문물의 수용, 봉건적 인습과 미신의 거부, 신분 차별과 남녀 차별에 대한 비판, 그리고 억압적인 가부장 제도에 대한 반발로서 자유 연애관, 자유 결혼관 등으로 표출된다. 신소설의 특징은 고소설에서 쓰이던 상투어들이 극복되고 있으며, 지문과 대사가 구별되어 사용되면서 구어체 문장으로 이행되었다는 점과, 일상적 어휘들이 자유롭게 구사되고 평면적이던 구성 방식이 역행되거나 뒤섞이는 입체적 방식으로 변화되고 있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대표적 작품으로는 이인직의 '혈의 누' , '귀의성' , '치악산' 등과 이해조의 '자유종' , '춘외춘' , 최찬식의 '추월색' , '능라도' 등이 있다.

 


 

실존주의 소설 : 인간과 세계의 근본적인 불확실성과 불합리성에 대한 존재론적 자각을 바탕으로 씌어진 소설을 의미하는 용어로, 좁게는 2차 세계 대전 이후 프랑스를 중심으로 발생했던 철학적 성향의 문학들, 특히 사르트르와 카뮈의 문학을 지칭하지만 좀더 넓은 의미에서는 인간에게 부여된 어떠한 절대적인 선험적 가치도 거부한 채 유동적이고 유한한 삶 그 자체의 현존을 문제 삼았던 문학들 모두를 지칭한다. 개인적 영향 관계에 있어서는 차이가 있다 할지라도 실존주의 소설은 대개 현대 세계의 커다란 정신적 흐름 중 하나인 실존주의 철학의 영향 아래 성장한 것이다. 실존주의는 고통과 불안, 애증 등의 복잡하고 상반된 감정과 본능으로 이루어진 인간의 삶의 양상에 접근함으로써 사유와 감각 및 행동간의 괴리를 극복하려는 욕망에 그 철학적 사유의 바탕을 두고 있다. 실존주의의 대표적 철학자로는 키에르케고르, 니체, 사르트르 등이며, 이러한 철학적 인식을 작품 속에서 표현함으로써 실존주의 소설의 시대를 열었던 작가로는 사르트르와 카뮈를 꼽을 수 있다. 사르트르는 삶이란 근원적으로 모호한 것이며 인간은 어떠한 본질적 가치도 지니지 않은 완전한 무 속에서 스스로의 행동을 선택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존재는 본질에 선행한다." 라는 명제를 주장한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구토' , '자유의 길' , '실존주의는 휴머니즘이다' 등이 있다. 카뮈는 세계는 부조리하며, 그렇기 때문에 세계에 대하여 반항하여야 한다는 주장을 한다. 그는 '이방인' , '시지프스의 신화' , '페스트' 등의 작품을 남겼다. 우리 나라에서 실존주의에 대한 인식이 유행처럼 문학 속에 유입되기 시작한 것은 6 25 전쟁 이후였다. 그것은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의 체험과 가치관의 상실로 이어지는 전후의 황폐한 현실 속에서 실존적 불안 의식으로 고통스러워하고 있던 작가들에게 새로운 지적 출구를 제공해 주었다. 대표작으로는 장용학의 '요한 시집' , '원형의 전설' , 손창섭의 '공휴일' , '낙서족' , 오상원의 '유예', '백지의 기록' 등이 있다.

 


 

심리 소설 : 소설에서 심리적 측면이 드러나지 않는 소설은 없다. 그러나 심리 소설이라는 용어는 단순히 심리가 드러나거나 표현된 소설이 아니라, 일상적이고 보편적인 인간의 의식이 아닌, 의식의 좀더 깊고 넓은 영역, 프로이트적 용어로 '무의식' 의 영역을 다루며 그것들을 주도적으로 표현하는 소설을 지칭한다. 심리 소설의 창시자로 간주되는 작가는 도스토예프스키로, 그는 인간 심리의 깊은 영역, 역시 프로이트적 용어로 이드(id)나 초자아(super ego)에 속하는 부분들을 독백이나 대화를 통해 집중적으로 보여 준다. 그의 뒤를 이어 에드가 앨런 포우, 제임스 조이스, 토마스 만 등이 있다. 심리 소설의 형태가 가장 발전되고 극단화된 것은 의식의 흐름 기법을 이용한 작가들에 와서이다. 우리의 문학에서는 이상의 '날개' , '종생기' 등이 해당된다.

 


 

 

반응형

블로그의 정보

국어문학창고

송화은율

활동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