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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 기행(霧津紀行) / 소설 / 해설 / 김승옥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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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 기행(霧津紀行) / 김승옥

길잡이  
 
     

1964 <사상계>에 발표된 단편 소설. 이 소설에는 두 가지 공간이 있다. 아내가 있는 서울은 세속적이지만 현실적 가치의 공간이다. 이에 반해 무진(霧津)은 나른하고 축축한 몽환의 세계이다. ‘(윤희중)’는 회억(回憶)에 이끌려 무진에 갔다가 23일의 여정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온다. , 감상(感傷)을 떨치고 시민이 있고 책임이 주어지는 현실로 회귀하는 것이다.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일상을 벗어나고 싶은 보편적 인간 심성을 기본 줄기로 한다.

주인공인 가 서울을 떠나 무진(霧津)으로 갔다가 다시 서울로 돌아온다는 떠남추억의 공간복귀의 여로(旅路) 구조이다. 그 여정(旅程)에서 는 더 젊었던 시절의 고뇌를 다시 만난다. , 무진의 골방 안에서의 불면의 밤과 수음(手淫), 담배 꽁초와 편도선, 625 전쟁의 상처, 우편 배달부를 기다리던 초조(焦燥) 등 어둡던 청년 시절을 다시 떠올리는 것이다.

무진에서 는 하인숙이라는 여인을 만난다. 그녀 역시 과거의 가 그랬듯 서울행을 목표로 무진 탈출을 꿈꾸고 있는 존재다. ‘는 그녀의 모습에서 과거의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고,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그녀는 에게 과거를 떠올리는 끈이요 감상(感傷)의 실체였다. 그러나 그 의식의 다른 끝에는 시민과 책임이라는 상대적인 가치가 놓여 있다. 그것을 일깨워 놓은 것이 아내의 전보이다. 그리하여 는 한 귀향자(歸鄕者)의 마음에 안개처럼 축축히 배어드는 센터멘털리즘에서 서서히 벗어난다.

 

작가의 표현을 빌면, “무진을, 안개를, 외롭게 미쳐가는 것을, 유행가를, 술집 여자의 자살을, 배반을, 무책임을 긍정하기로 하자.” 는 되뇌지만, 이것은 마지막으로 한번만이다. 꼭 한번만이라는 조건으로 인하여 사실은 무진과 그 체험을 부정한다는 의미이다. 특히, “우리는 아마 행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쓴 하인숙에게의 편지를 떠나기 직전에 도로 찢어 버림으로써 무진은 또다시 추억의 공간으로 사라지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현실로 회귀한다.

 

핵심 정리  
 
     

갈래 : 단편소설 배경 : 1960년대 무진(霧津)

시점 : 1인칭 주인공 시점 문체 : 강건체

의의 : ‘안개라는 배경을 단순한 자연 현상 또는 기후로서가 아니라 주인공의 의식의 한 모습으로 그려

냄으로써 새로운 감수성(感受性)을 성공적으로 표현함.

주제 : 안개로 상징되는 허무로부터 벗어나 일상의 공간으로 돌아오는 한 젊은이의 귀향 체험.

 

등장 인물  
 
     

’(윤희중) : 서른세 살. 장인이 경영하는 제약회사의 전무 자리에 오르기로 되어 있으나 이를 달갑게

여기지 않는다. 주주총회를 앞두고 자기 존재를 확인하려고 무진으로 가지만 허무를 느낄 뿐,

서울로 다시 돌아온다.

하인숙 : 무진 중학교 음악 선생. ‘를 만난 후 허무를 벗어나기 위해 무진을 떠나고 싶어하나 그 삶을 수용 하며 머무는 여인.

 : ‘의 시골 학교 동창생. 고시(考試)에 합격, 무진의 세무서장으로 있다.

 : ‘의 중학 후배. 교사. 하인숙을 사랑하는 순정적 인간.

구 성  
 
     

발단 : ‘는 서울을 떠나 고향 무진으로 내려감.

전개 : 동창과 후배와의 술자리에서 하인숙을 만남. 그녀의 허무주의적 태도에 이끌림.

절정 : 하인숙과의 정사(情事). 그러나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음.

결말 : 아내의 전보. 몽환에서 깨어나듯, ‘는 무진을 떠남.

줄거리  
 
     

아내의 권유로 는 고향 무진(霧津)으로 떠난다. 젊고 부유한 미망인과 결혼을 했고, 얼마 후 제약회사 전무가 될 서른세 살의 는 어머니의 묘가 있고 더 젊은 날의 추억이 있는 무진으로 간다. 짙은 안개, 그것은 무진의 명물이었다. 과거에도 무언가 새 출발이 필요할 때면 무진에 오곤 했었다. 그러나 늘 어두운 골방 속에서의 화투와 불면과 수음(手淫), 그리고 초조함이 있었을 뿐이다.

 

무진에 온 날 밤, 중학 교사로 있는 후배 을 만난다. 그와 함께 지금은 그곳 세무서장이 된 중학 동창 를 만난다. 그는 손금이 나쁜 사내가 스스로 손금을 파서 성공했다.’는 투의 얘기에 늘 감격해 하던 친구다. 거기서 하인숙이라는 음악 선생을 소개받는다. 대학 졸업 음악회 때 나비 부인의 아리아 어떤 개인 날을 불렀다는 그녀는 술자리에서 청승맞게 유행가를 부르고 둘만이 함께 있을 때, 무진에서 자신을 구원해 줄 것을 에게 간청한다. ‘는 그녀에게서 과거의 자신을 발견한다. 다음날 만나기로 약속한다. 이튿날, 어머니 산소에 다녀오는 길에 방죽 밑에서 술집 여자의 시체를 본다. 바다로 뻗은 방죽, 거기 가 과거에 폐병으로 요양했던 집에서 하인숙과 정사(情事)을 갖는다. 그녀에게 사랑을 느끼지만 끝내 말하지 않는다.

 

다음날 아침, 아내로부터 온 급전(急電)이 과거의 의식에 빠져 있던 를 일깨운다. 하인숙에게 사랑한다는 편지를 쓰지만 곧 찢어 버린다. 이제는 영원히 기억의 저편으로 무진을 묻어 두기로 결심하면서 는 부끄러움을 느끼며 그곳을 떠난다.

 

 생각해 봅시다

1. ‘무진의 상징적 의미는 무엇인가?

 무진은 서울이라는 일상의 공간에서 벗어난 공간이다. 

2. ‘안개가 작품 전체에 끼치는 이미지는?

 안개는 존재론적 허무감의 상징이다.  허무감

3. ‘무진 기행의 공간적 미학에 대하여 생각해 보자.

 이 작품은 무진으로 가는 버스’, ‘밤에 만난 사람들’, ‘바다로 뻗은 긴 방죽’, ‘

4. 이 작품의 구성(構成)에 대하여 살펴보자.

 작자가 미작 계획에 의해 재배열한 사건의 흐름으로 되어 있다.

5. 이 작품에서 가 세무서 직원을 대하는 태도는 어떠한가?

 세무서 직원의 속물적 근성을 눈치채고 냉담하게 대하고 있다.

6. 이 작품에서, 아내가 에게 무진행을 권유했을 때 는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그 이유를 본문의 내용을

참고해서 생각해 보자.

 무진에 가면 항상 자신을 상실했던 과거의 경험 때문이다.(본문의 무진에서의 나는 항상 처박혀 있는

7. 1인칭 주인공 시점은 주인공의 내면세계를 서술하는 데 가장 신빙성 있는 양식이라고 할 수 있다. 

작품에서 주인공의 내면세계가 드러나는 것이 어떤 효과를 주는지를 작품의 주제와 관련해서 생각해 보자.

주인공인 는 겉으로 보기엔 성공한, 그래서 행복한 사람인 듯이 보이지만 나의 내부엔 자신의 그런

 이것만은 꼭 알아야

1. <그 여자의 목포의 눈물은 이미 유행가가 아니었다.>의 의미는?

성악가 출신인 데다가, 청승, 광기마져 포함되어 있어서 색다른 느낌을 주고 있다는 뜻이다. 이로 말미암아 주인공은 하인숙에 대해 상동(相同性)을 느끼게 되었다. 성악가 출신인 데다가, 청승, 광기마져 포함되어 있

2. <안개는 마치 이승에 한()이 있어서 매일 밤 찾아오는 여귀(女鬼)가 뿜어내 놓은 입김과 같았다.> <내가 깨어 있을 때는 수없이 많은 시간의 대열이 멍하니 서 있는 나를 비웃으며 흘러가고 있었고, 내가 잠들어 있 을 때는 긴 긴 악몽들이 거꾸러져 있는 나에게 혹독한 채찍질을 하였다.>라는 구절로 미루어 보아, 고향 무 진 의 의식 속에 어떤 모습으로 각인(刻印)되어 있는지 생각해 보자.

 엉뚱한 공상과 악몽으로 내 의식을 피폐하게 하는 공간 엉뚱한 공상과 악몽으로 내 의식을 피폐하게 하는

3. 하인숙과 와의 관계가 갖는 의미에 대해서 살펴보자.

하인숙은 시골 학교 음악 선생으로 가치지향적인 삶을 살아가고자 하면서도 현실의 타락한 삶을 수용하며 생활하는 여성으로, ‘의 과거가 그랬듯이 허무주의적 색채가 강한 인물이다. 이 여성과의 만남은 곧  의 과거와의 만남이며, 그녀를 통해 그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보게 된다. 따라서 그녀로부터의 떠남은 곧 자신의 과거로부터의 떠남을 의미하게 된다.

떠남을 의미하게 된다.

 비교해 봅시다.

1. 이 작품을 이상의 날개와 비교해 보자. - 주인공의 내면세계를 묘사

 둘 다 1인칭 주인공 시점을 통해 주인공의 내면세계를 심도있게 묘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 다. 그러나 날개의 주인공은 그의 자아가 분열에서 통합으로 발전해가는 양상을 보이는 것에 비해, 이 작 품에서 윤희중의 자아는 발전적이라기보다는 체념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서로 차이를 보인다. 2. 이 작품에 나오는 자연과 메밀꽃 필 무렵의 자연을 비교해 보자.

메밀꽃 필 무렵 - 작품12의 분위기를 돋구어 주는 기능, 서정적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요소. 기후로서의 자연

무진 기행 - 등장 인물의 내면 세계와 관련, 바람과 안개는 감상과 고뇌에 빠져 있던 주인공의 과거의

내면을 드러내는 요소. 사물로서의 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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