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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다라(曼陀羅) / 소설 / 해설 / 김성동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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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다라(曼陀羅) / 김성동

지은이  
 
     

김성동(金聖東: 1947- )

충남 보령 출생. 서라벌 고교 중퇴 후 출가 입산(入山). 1975 <주간 종교>의 종교소설 현상 모집에 󰡔목탁조󰡕가 당선되었으나 이 작품으로 인해 승적(僧籍)이 박탈됨. 1970 󰡔만다라󰡕 <한국문학> 신인상에 당선되어 등단. 그는 자신의 종교적 경험을 토대로 인간의 본질 문제를 종교적으로 접근했으며, 추리 소설도 많이 썼다. 주요 작품으로는 󰡔피안의 새󰡕, 󰡔죽고 싶지 않은 빼빼󰡕, 󰡔오막살이 집 한 채󰡕 등이 있다.

핵심 정리  
 
     

시점 :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

인물 : 법운 - 견성 성불(見性成佛)을 위해 절과 거리를 방황하는 수도승.

지산 - 법운의 도우(道友). 자신을 땡땡이 중이라고 자조(自嘲)하는 파계승. 인생과 종교에 대한 회 의를 품고 자살함.

주제 : 진정한 득도(得道)의 의미.

 

이해와 감상  
 
     

1970 <한국문학> 신인상 수상작인 󰡔만다라󰡕는 인간의 구원과 수도승의 성불에 관한 문제를 종교적 색채와 배경으로 그려낸 방황과 혼돈의 기록이다. 불법을 지키는 것이 수도가 아니라, 인간 세상과의 만남 속에서 진정한 수도와 성불이 이루어짐을 주제로 다루고 있는 이 작품은 삶으이 허위성을 사회적 차원에 국한하지 않고 개인적인 차원에서 깊이 천착하고 있는 불교 소설이다.

줄거리  
 
     

법운의 아버지는 6·25 때 공산주의자로 처형당한다. 남편의 비참한 죽음에 충격을 받은 법운의 어머니는 밤마다 녹의 홍상(綠衣紅裳) 곱게 차려 입고 들리지도 않는 아버지의 퉁소 소리를 찾아 헤매다가 뜨거운 피를 주체하지 못하여 가출해 버린다.

 

법운은 그런 틈바구니에서 자랐다. 어머니 가출 후, 종조모 집에 잠시 의탁하고 있던 그는 종조모댁 산장에 요양 중인 지암 스님을 만난다. 지암 스님의 설법이 계기가 되어 입산 수도의 길을 택하여 출가한다. 출가 후, 6년 동안 법운은 견성 성불의 원()을 이루기 위해 기를 쓰고 도를 닦는다. 그러나 오묘한 화두의 비밀은 좀체 풀릴 줄을 모른다. 그는 그 비밀을 바랑에 담아 짊어지고 바람처럼 여기 저기 떠돌아다니게 된다.

 

그러던 중, 우연히 들르게 된 벽운사에서 지산을 만나게 된다. 지산은 가승(假僧), 잡승(雜僧)으로 자처하면서 기괴한 행동을 하고 다니는, 자칭 땡땡이 중이었다. 그는 불교의 계율을 어기고 술과 여자도 거침없이 범하는 파계승이었다. 그의 성장 과정 역시 법운만큼 기구했다. 누구든지 깨치면 부처가 될 수 있다는 석가모니의 교리에 우연히 접했을 때, 지산은 출가했다. 그후, 지산은 입산하여 은죽사 선방에서 피나게 공부했다. 뭔가 손에 잡힐 것도 같았다. 결제 해제도 없이 뿌리를 뽑고 말겠다는 각오로 수도에 임했다. 지산이 참구(參究)하던 공안(公案, 話頭) 자였다.

 

그러던 어느 날, 답답해서 석간수를 마시러 나왔던 지산은 그가 끝내 극복하지 못한 허무와 절망의 심연으로 추락해 버리게 된다. 문제는 여자였다. 그때 물 마시러 나왔다가 우연히 딱 한번 눈길이 마주친 여인으로 인하여 지산은 이제까지 정진하고 참구했던 자 대신 여자를 생각하게 되었다. 마침내 그는 여러 가지 오해를 받게 된다. 여대생 강간범이 되고 만 것이다. 처음에는 파계승에 대한 호기심으로 지산 곁에 머물던 법운은 점차 그에게로 경사(傾斜)되어 갔다. 그래서 두 사람은 벽운사를 떠나서도 철저한 일숙주의자가 되어 많은 시간을 같이 보냈다. 지산은 고독할 수 있는 자유를 보장하지 않는 종교 체제와 공리적인 민간 불교 신앙에 오염된 사찰에 대해서 회의(懷疑)하고 있었다. , 고독이나 허무에 철저해질 수 없는 나약한 수도의 능력에 대해 회의하고 있었던 것이다. 비인간적일 만큼 수도에만 전념해야 하는 데도 법운과 지산은 그렇지가 못했다. 법운의 이상은 지산처럼 대승 세계를 살고 있는 자유인 혹은 번뇌 즉 보리(煩惱則菩提)’의 경지에 이르는 것이지만 지산처럼 대담한 파계(破戒)도 하지 못했다.

 

법운과 지산은 오대산 산록(山麓)에 있는 암자에서 거처를 정했다. 지산은 법운과 함께 암자 아래 술집에서 만취한 채 돌아오다가 산중에서 동사(凍死)하고 말았다. 결국 지산은 너무도 인간적인 욕망과 허무를 극복하는 데 실패하고 만 것이다.

법운도 지산처럼 자살을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도 지산처럼 진실로 자기의 삶을 투철하게 사랑했어야 명분이 서는 것임을 깨닫고 그만둔다. 법운은 자신의 수도가 피안에 도달하는 데만 급급한 쪽이었다는 것을 뉘우치게 된다. 자신의 피안(彼岸) 보다는 먼저 불쌍한 사람들을 구제해야 함을 깨닫는다. 그래서 법운은 여자와 동침한다. 그리고는 다음날 아침, 거리의 인파 속으로 뛰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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