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멩이의 꿈 / 마이클 오도
by 송화은율
돌멩이의 꿈 / 마이클 오도
돌멩이는 숲 속의 한 자리에 수천 년 동안 꼼짝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언젠가 왕방울 개구리가 그 돌멩이에 걸려 넘어질 뻔한 일이 있었지만, 그건 아주 오래 전의 일이고…… .
1131년에 땅을 뒤흔든 지진이 일어났는데 그 때 돌멩이는 한 걸음쯤 데구르르 구르다 말았습니다.
하루, 이틀 ……, 해가 지고, 달이 지고 비가 오고, 눈이 오고 그러나 역시 지루한 나날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땐 다른 그 무엇이 되어 보았으면 하고 바란 적도 있습니다.
언젠가 한 유명한 지질학자가 광물을 수집하러 그 숲에 왔습니다. 그 때 그 사람이 돌멩이를 알아보고 소중히 여겼다면 오늘의 운명은 달라졌을 겁니다. 운이 좋아 박물관으로 갔다면 호화로운 진열장에 진열되고 의젓하게 이름표를 달고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지질학자는 돌멩이에게로 다가오더니, 드디어 눈을 맞추고 조금 더 가까이, 그러나 그 순간 그 사람은 눈길을 다른 쪽으로 돌려 버렸습니다. 그 때, 돌멩이가 말할 수만 있었다면,
'아저씨, 나를 자세히 보세요. 나는 보통 돌멩이가 아니에요.'
하고 말했겠지요.
결국 그 지질학자는 돌멩이를 다시는 거들떠보지 않았습니다.
다시 세월이 흐르고 어느 겨울날, 웬 아이들 두 명이 숲 속에 나타났습니다.
큰 아이가 말하였습니다.
"몸져 누우신 엄마한테 멋진 선물을 하자. 돈이 없어서 나무를 사지는 못하니까 이 숲에서 하나 찾아보자구."
"좋아 형, 그러면 엄마가 무척 좋아하실 거야."
둘은 여기저기 나무를 찾아 헤맸습니다. 그러나 쓸 만한 나무는 나무꾼들이 모두 베어 버렸기 때문에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형제는 그만 풀이 죽었습니다.
작은 아이가 문득 생각난 듯이,
"형, 좋은 생각이 났어. 저기 돌멩이 있지? 저걸 가져다가 빨강, 파랑 색칠을 해서 금박을 씌우고 산타 클로스 그림을 붙이고, 그 위에다 촛불을 밝히면 근사한 성탄돌이 될 거야."
그러자 잠시 솔깃해하던 형이,
"그런 바보 같은 말이 어딨어. 성탄돌이라니, 세상에 그런 것도 있니? 하하하……."
그렇게 한참을 웃어댔습니다.
그리하여 두 아이는 집으로 돌아가고 다시는 오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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