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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해연습16 / 나라경제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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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경제문제에 관한 논의가 날이 갈수록 인간의 문제와 인간애의 정신과는 담을 쌓아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기 이를 데 없다. 학문으로서의 경제학은 더욱 더하다. 최근의 경제학의 경향은 그 속에 살아있는 인간은 아예 추방해 버리고 인간의 가치를 도외시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모든 것을 고도의 수학적 수법으로 처리하면서 기술적으로만 풀이하려고 애쓴다. 옛 고전파의 논의에서 보는 인간애와 도덕적 함축은 온데 간데가 없다. 마샬은 경제학이란 인간의 사회생활에 있어서의 물질적 측면을 연구하는 학문이라 하였고, 하일브론너는 경제학자를 두고 속계(俗界)의 철학자라 불렀는데도 말이다.

 

인간의 문제를 도외시하고 있기로는 경제정책도 다를 바가 없다. 만약 학문으로서의 경제학이 학문적인 과학화와 정밀화를 위해 잠시 인간의 문제를 사상(捨象)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면, 경제정책이야말로 그 속에서 인간을 되찾고 경제의 논리를 인간목적의 구현을 위해 효과적인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이어야 한다. 경제의 장()에는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혹하기가 얼음장같은 그 자체의 논리로써 일관된다고 한다. 경쟁의 원리가 지배하는 가운데에서는 약자(弱者)는 그냥 두면 어쩔 수 없이 도태(淘汰)할 수밖에 없다. 강자는 약자를 짓밟고 약자의 몫을 제것으로 만들어 더욱 부강한 자가 되는 순환작용을 피할 수가 없는 것이다. 경제정책은 일차적으로 이런 약육강식(弱肉强食)의 논리를 조정하고 완화하기 위해 있는 것이다.

 

그것과는 달리, 지난날 우리 나라의 경제정책은 약자의 경쟁력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강자의 힘을 더 한층 부추기기 위해 진력해 왔다. 학문으로서의 경제학이 배제한 인간애를 되찾고 인간목적을 구현하기 위해 애쓰는 경제정책이 아니라, 약육강식을 조장하는 시책을 강행해 왔다고 해도 과히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그것은 여러 말할 것 없이 그 동안의 개발 전략이 대기업의 우선 육성을 표방했다는 점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아울러 경제 제일주의를 고창(高唱)해 온 점 역시 비경제적인 측면, 즉 인간적 측면의 문제점을 필요 이상으로 높여 놓고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장기간에 걸친 대기업 우선 육성이 중소기업의 조락(凋落)을 가져와, 오늘날 경제의 체질적 취약성을 고질화(痼疾化) 해놓고 있으며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원천이 되고 있다. 또한 경제의 효율성만을 중시하여 지방 경제를 낙후된 채로 방치한 당연한 결과로, 사회 경제의 지역간 격차가 지나치게 벌어지고 그에 따른 인구의 과도한 서울 집중이 터무니없는 이상비대화를 빚어놓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간애를 상실한 대기업 우선주의와 경제 제일주의가 대기와 수질 오염 등 환경파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참화(慘禍)를 낳고 있다는 점을 중시하지 않으면 안된다. 대기업이건 중소기업이건 공장 설치 당시에 공해방지 장치를 함께 설치하면 그 비용은 뒤에 추가하는 것보다 몇분의 일로 줄일 수 있다. 당초에 했으면 호미로도 될 수 있었던 것을 이제 와서는 가래로써도 감당하지 못하여 관리들이 가는 곳마다 지탄을 받으며 쩔쩔매고 있다.

 

늦기는 하였지만 이제부터라도 인간중시의 경제정책을 펴나가는 것 이상 더 좋은 것이 없다. 그렇지 않아도 개방화니 국제화니 하는 것은 인간을 뒷전으로 미뤄 놓기 십상이다. 거기에 대처하기 위해서라도 경제정책의 인간성 회복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나라경제, 19943월호


1. 주제문을 작성하라.

(우리 경제의 진정한 국제화를 위해서는, 비인간적이고 냉혹한 경제원리로 전락한 경제정책의 인간성 회복이 시급하다.)

 

2. 전개 방식을 설명하라.

우선 일반적으로 경제학이 인간의 가치를 도외시하고 수학적으로 처리하려 하는 데 대한 문제를 제시하면서 마샬과 하릴브론너의 말을 인용하고, 경제정책은 일차적으로 약육강식의 논리를 조정하고 완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개념을 규정한다. 다음 단락에서는 우리 나라 경제 정책은 강자의 힘을 부추기기 위해 진력해 왔음을 우리 경제의 몇 가지 문제점을 실례로 들어 상세화하고 있다. 결론에서는 경제정책의 인간성 회복이 필요함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3. 윗글의 개요를 작성하라.

. 경제 문제의 비인간화 현상<㈎㈏>

1. 경제학의 비인간화 : 고도의 수학적 수법과 기술적 처방 위주

2. 경제정책의 비인간화 :약육강식의 경쟁원리가 지배

 

. 우리 나라 경제정책의 비인간화의 원인 <>

 

1. 대기업 우선주의

1) 중소기업의 조락

2) 경제의 체질적 취약성의 고질화

3) 수출경쟁력의 약화

 

2. 경제 제일주의

1) 사회경제의 지역간 격차 심화

2) 인구의 과다한 서울 집중

3) 환경파괴

 

. 국제화 시대에는 인간중시 경제정책이 더욱 필요하다.<>

 

4. 윗글을 띄어쓰기를 포함하여 400자 내외로 요약하라.

 

유의사항

지문의 문제를 따를 것.

무엇보다도 논리적 일관성과 논거의 명확성을 잃지 않도록 할 것.

한자어는 가능한 한 한자어로 쓸 것.

 

최근의 경제학과 경제정책의 경향은 그 속에 살아있는 인간의 가치를 도외시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지금의 경제학은 인간애와 도덕적 함축을 논의한 고전파 경제학과는 달리 모든 것을 수학적 수법으로 처리하고 기술적으로만 풀이하는 비인간적 학문으로 전락했고, 경제의 논리를 인간목적의 구현을 위해 효과적인 방향으로 유도해야 할 경제정책은 냉혹한 약육강식의 비인간적인 경쟁원리를 조장하여 경제의 인간성 상실을 심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경제학과 경제정책의 비인간주의는 그 동안의 개발전략을 대기업 우선주의와 경제 제일주의에 치중함으로써 우리 경제의 구조적 모순을 더욱 악화시켰다. 우리 경제의 대기업 우선주의의 풍토는 중소기업의 조락을 촉진하여 결국 한국 경제의 체질적 취약성을 고질화하고 수출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원천으로 작용하였고, 경제의 효율성만을 중시하는 경제 제일주의의 고질적 병폐는 지방경제의 낙후와 사회경제의 지역간 불균형을 가져옴으로써 결국 대기와 수질오염 등의 환경파괴의 돌이킬 수 없는 참화를 초래하였다. 국제화, 개방화의 거센 파도를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이제부터라도 인간중시의 경제정책을 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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