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던'에 대해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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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음]

-던에 대해

 

'앞질러 가던 대형 승용차에서 두 사람이 빠져 나왔다'는 올바른 문장입니까? 제가 읽기에는 마치 계속 달리고 있는 차에서 두 사람이 빠져 나온 것처럼 느껴집니다. 올바른지 알고 싶습니다.

 

'앞질러 갔던'이나 '앞질러 갔었던'이 돼야 맞지 않을 까요?


 

[풀이]

 

때를 매기는 법(시제)

 

 

보기로 든 문장은 올바른 문장입니다.

굳이 '앞질러 갔던'이나 '앞질러 갔었던'으로 쓸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앞질러 갔던'이나 '앞질러 갔었던'을 쓰면 어색한 문장이 됩니다.

그리고 '-' 자체가 시제를 나타내는 관형사형 어미는 아닙니다. 본래 회상을 나타내는 '-'와 관형사형 어미 '-'가 결합하여 이루어진 것입니다.

 

문장에서 시간은 시제라는 문법 기능을 통하여 실현됩니다. 시간은 연속적인 자연의 흐름이고, 시제는 시간을 인위적으로 구분한 문법 범주입니다.

 

시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사건시" "발화시"의 개념을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사건시: 사건()이 일어난 시간을 말한다.

발화시: 말할이가 문장을 말한 시간을 가리킨다.

 

따라서, 사건시가 발화시보다 앞서면(먼저 일어난 일을 지금 말할 때) 과거시제라 하고, 사건시와 발화시가 같으면 현제시제, 사건시보다 발화시가 앞서면 미래시제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는 발화시를 기준으로 하여 결정되는 시제를 "절대적 시제"라 하고, 주문장의 사건시에 의존하여 상대적으로 결정되는 시제를 "상대적 시제"라고 합니다.

 

시간을 표현하는 방법은 시간부사어, 선어말어미, 관형사형 어미와 의존명사가 결합된 형태 등 다양합니다.

 

발회시를 기준으로 한 절대적 시제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시제를 말합니다.

 

절대적 시제

 

과거: 어제, 엊그제, 지난(시간부사어)

--, -었었-, --(선어말 어미)

-(동사에 붙음)

-(형용사와 서술격조사)

현재: 지금, 현재(시간부사어)

-, -(선어말 어미; 동사에 붙음)

ø(선어말 어미 영형태;형용사와 서술격조사)

-(관형사형 어미; 동사에만)

-(관형사형 어미; 형용사에만)

미래: 내일, 모레(시간부사어)

--, --(선어말 어미)

-ㄹ 것(관형사형 어미)

 

이에 반하여, 사건시를 기준으로 하는 상대적 시제 입장에서 바라보면, 시간표현이 다르게 해석됩니다.

 

() 그 책을 다 읽은 사람들이 많다.

() 내일 이맘때쯤이면 비가 많이 왔겠지.

() 앞질러 가던 대형 승용차에서 두 사람이 빠져 나왔다.

 

()에서 '읽은'은 종결형 '많다'를 중심으로 한 절대적 시제 입장에서는 분명히 과거시제이지만, 책을 읽은 사건이 일어난 사건시에서 보면 '읽은'은 분명히 현재 표현이 되는 것입니다.

()에서도 절대적 시제 입장에서 보면, '내일'은 미래 표현이고 '--'은 과거 표현이어서 논리적으로는 서로 상충되는 듯합니다. 그러나 상대적 시제 입장에서 보면, 비가 오는 시점 이후를 기준으로 하여 볼 때 비가 온 것이 과거 표현으로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상대적 시제에서의 과거 표현으로 인정될 수 있는 것입니다.

 

물어 주신 ()를 보면,

두 사람이 빠져 나왔던 발화시에서 보면 '가던'은 앞선 과거시제(주문장이 과거이므로)이지만, 대형 승용차가 앞지르던 사건시에서 보면 '가던'은 현재 표현이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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