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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재몽유록(大觀齋夢遊錄 )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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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재몽유록(大觀齋夢遊錄 )

조선 성종 때에 심의 ( 沈義 )가 지은 한문소설. 안정복편(安鼎福編) ≪ 잡동산이 雜同散異 ≫ 에 수록되어 있는 유일본 한문 몽유록이다. 총 24면, 매면 13행, 매행 20자 정도이다. 일명 ‘ 대관재기몽(大觀齋記夢) ’ 또는 ‘ 몽기(夢記) ’ 라고도 한다.

〈 대관재몽유록 〉 은 문인의 희필적 성격(戱筆的性格)이 강하다. 그렇지만 정치현실에 대한 불만 때문에 이상적인 문인왕국(文人王國)을 그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이 작품은 향락적 · 반동적 · 이념옹호적인 유형적 특질을 가지는 ‘ 이념제시형(理念提示型) ’ 몽유록의 최초작품으로 분류된다. 작품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몽유자인 작자 심의가 주인공이 되어 천상세계에 들어가 천자의 총애를 받아 금자광록대부 ( 金紫光祿大夫 )의 관직에 제수된다. 천상세계의 문물제도를 박은 ( 朴誾 )을 통하여 알게 된다.

천자는 최치원 ( 崔致遠 ), 수상은 을지문덕 ( 乙支文德 ), 좌우상(左右相)은 이규보 ( 李奎報 )와 이제현 ( 李齊賢 ), 관각(館閣)의 요직은 김극기(金克己) · 이인로 ( 李仁老 ) · 권근 ( 權近 ) · 이색 ( 李穡 ) · 정몽주 ( 鄭夢周 ) · 이숭인 ( 李崇仁 ) · 유방선 ( 柳方善 ) · 강희맹 ( 姜希孟 ) · 김종직 ( 金宗直 )이며, 이색이 대제학으로서 문형 ( 文衡 )을 맡고 있다.

주인공은 규벽부(奎壁府)를 관장하며 시(詩)의 온당함을 논하고 자신의 시론 ( 詩論 )을 인정받는다. 그는 당률(唐律)에 혹탐(酷耽 ; 아주 탐닉함)하는 풍조를 반대하는 김시습 ( 金時習 )의 난을 일반의 소영비법(嘯 半 煉 法 ; 시가 따위를 읊는 비법)으로 격퇴하여 공을 세운다.

천자가 당천자(唐天子) 두보(杜甫) · 이백(李白)과 노닐고 아국(我國)의 인재가 부족함을 한탄한다. 주인공은 진골(塵骨)이라는 이유로 다시 인간세계로 돌아온다.

〈 대관재몽유록 〉 에서 그 특색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작품의 시점은 꿈속에서나 꿈을 깬 뒤에도 일인칭 자기 체험고백의 화자(話者)로 일관되어 있다. 몽유자는 서술자이며 작자 심의 자신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현실세계와 몽중세계가 주인공에 의하여 밀착되어 있다.

주인공이 있기 때문에 사건은 주인공의 행위와 관련되어 연결되고 작품에서 의미는 집약된다. 이러한 점에서 이 작품은 서술 유형상 ‘ 주인공형 ’ 몽유록에 속할 수 있다.

둘째, 〈 대관재몽유록 〉 의 꿈을 꾸고 또 꿈을 깨는 과정은 다른 작품에 비하여 아주 공교하게 설정되어 있다. 용의주도하게 설정된 입몽과 각몽 과정 그리고 각몽 뒤에 배가 북처럼 부어올랐다는 표현을 보면, 작자는 꿈을 명리학적인 현상으로 파악하였던 듯하다.

셋째, 〈 대관재몽유록 〉 에 설정된 천상이라는 성적 공간(聖的空間)은 작자 자신이 처한 현실을 초월하려는 의지의 표상이다. 그리고 현실 체험의 변증법적인 이상세계를 형상화한 것이라 보고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성적 공간에서 문장입국(文章立國)을 실현함으로써 작자는 현실에서 좌절된 치도(治道)의 이상을 보상받게 된다. 그리고 당대 치국의 모순을 우의(寓意)한 것이라 해석하고 있다.

넷째, 〈 대관재몽유록 〉 은 다른 몽유록에 비하여 시화적 요소(詩話的要素)가 가장 풍부하다. 그래서 시화적 측면에서의 연구가 행하여졌다. 고전시화에서 보이는 꿈의 수용형태는 꿈속에서 시를 짓는 ‘ 몽중작시(夢中作詩) ’ , 꿈속에서 시를 받는 ‘ 몽중수시(夢中受詩) ’ , 그리고 앞날의 길흉화복을 예언해주는 ‘ 시참(詩讖) ’ 의 세 갈래 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그 만큼 꿈과 시화의 상관성은 밀접하였다. 작자 심의는 전대의 시관(詩觀)이나 시평 이론을 중심내용으로 하여 이 작품을 창작한 것이다. 따라서 그 창작동기는 시로써 문명(文名)을 떨쳐 사회적 지위를 얻고자 한 작자의 염원이다.

다섯째, 〈 대관재몽유록 〉 의 궁극적인 주제는 인생의 허무를 문인들의 이상인 문인중심의 왕국을 통하여 표출하고자 한 것이다. 결국, ‘ 몽유 ’ 라는 의장(意匠)에 고려 가전(假傳)에서 전개되는 인물의 전기적 서술과 포폄의식(褒貶意識 ; 옳고 그름이나 선하고 악함을 판단하여 결정하는 의식)을 계승하고 있다.

〈 대관재몽유록 〉 은 세조 조에서 발생한 소설문학이 선조 조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본격적으로 발달을한다. 그 100여 년간의 공백을 메워주고 계승하여주는, 중종조의 독창성이 매우 강한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 몽유록

≪ 참고문헌 ≫ 李朝時代小說의 硏究(金起東, 成文閣, 1974), 夢遊錄系構造의 分析的硏究(車溶柱, 창학사, 1979), 夢遊錄小考(張德順, 東方學志 4, 연세대학교, 1959), 夢遊錄의 장르적 性格과 文學史的意義(徐大錫, 韓國學論集 3, 1975), 夢遊錄의 歷史意識과 類型的特質(鄭學城, 冠嶽語文硏究 2, 서울大學校國語國文學科, 1977), 大觀齋記夢에 나타난 寓言의 文學的形象(尹海玉, 연세어문학, 1980), 詩話的側面에서 본 大觀齋記夢(李圭虎, 韓國漢文學硏究 5 · 6, 韓國漢文學硏究會, 1980 · 1981).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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