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을 바라보며
by 송화은율달을 바라보며
염염高樓月(염염고루월) 團團玉窓裏(단단옥창리)
娟娟一美人(연연일미인) 渺渺隔秋水(묘묘격추수)
인佩不可見(물패불가견) 蘭香空在玆(난향공재자)
思之望何處(사지망하처) 腸斷亦天涯(장단역천애)
높다란 누각 위엔 달이 휘영청
둥그런 옥창 가에 기대 섰으리.
아리따운 그 미인 바로 내 사랑
아득해라 가을 물이 가로 막혔네.
차고 있는 패란은 아니 보여도
그윽한 난초 향내 품겨 오는듯.
그리워서 어느 곳을 바라보아도
애닯어라 그 역시 하늘 끝일 뿐.
요점 정리
지은이 : 이정
갈래 : 한시
성격 : 기원적, 연모적
어조 : 임을 그리워 하는 독백적 어조
주제 : 임을 그리워함, 임과의 만남을 소망함
내용 연구
높다란 누각 위엔 달이 휘영청[누각과 달은 시공간적 배경으로 작품의 분위기를 조성]
둥그런 옥창 가에 기대 섰으리.
아리따운 그 미인 바로 내 사랑
아득해라 가을 물[화자와 임 사이의 장애물 / '사미인곡'의 '산, 구름, 안개, 바람, 물결 등이 있고, 규원가, 춘면곡에 표현된 '약수'라는 표현이 있다.]이 가로 막혔네.
차고 있는 패란[장식물]은 아니 보여도
그윽한 난초 향내 품겨 오는듯.
그리워서 어느 곳을 바라보아도
애닯어라 그 역시 하늘 끝일 뿐.[사방을 살펴보아도 하늘의 끝만 보일 뿐이라는 말]
염염은 달빛이 물결 위에 출렁거림
단단團團은 둥근 모양
연연娟娟은 아름다운 모양
묘묘渺渺는 아득함
인패인佩는 장식으로 두름
재자在玆는 여기에 있다.
이해와 감상
임과의 만남을 이루지 못한 남성 화자의 안타까운 마음이 표현된 작품이다. 옥창 가에 기대 서 있을 임을 상상하며 그리움을 표현하나 '가을 물'로 표현된 장애물로 인해 임 곁으로 갈 수 없는 답답함이 애상적 느낌을 강화한다. 감정을 절제하지 않고 표현하고 있으나 간결하게 표현하여 애틋한 맛을 더한다.
심화 자료
처음 네 구절의 앞에 나란히 형용사를 얹어 시상을 점점 고조시켰다. 강물 위에 비치어 물결에 출렁이는 밝은 달이 있고, 달처럼 둥근 창이 있으며, 그 안엔 달덩이 같은 미인이 있다. 그러나 그녀와의 사이에는 손끝만 갖다 대어도 한기가 오싹한 가을 물이 가로 놓여 있어 먼 빛으로 그저 바라볼 뿐 안타까운 그 마음은 전할 길 바이 없다.
예전엔 난초를 허리에 차고 자신이 지닌 바 아름다운 바탕을 뽐내었었다. 깊은 가을 밤의 난초 향기 속에 그녀는 잠 못들고 옥창 가에 오두마니 앉아 있다. 먼 데서 바라보는 눈에 그녀가 차고 있는 난초가 보일 리 없건만 그 은은한 내음은 바람결에 날려 내게로 오는 것만 같다. 아무리 그렇키로 그녀야 가을 물 이 편에서 이렇게 그립고 가슴 조이는 안타까운 마음이 있는 줄 알 리 없으니 하릴 없이 하늘 저편을 바라 보며 한숨 지을 뿐이다.
봄날의 나른한 오후와 가을의 달 밝은 밤은 사랑에 겨운 남녀를 위해 마련된 설레임과 그리움의 시간들이다. 그 애틋한 마음의 그리매야 남녀의 구별이 있을 수 없고, 가슴 두근대는 긴장과 잔잔한 흥분이 있을 뿐이다.
이 시는 끝 구에 여운의 함축이 깊다. `말은 다하였어도 뜻은 다함이 없다. 言有盡而意無窮`는 말 그대로이다. 이곳 저곳 어디를 바라 보아도 하늘의 끝만 보일 뿐 님은 찾을 길이 없다는 의미이다. 휘영청 밝은 달의 경과 그윽한 난초 향내가 품겨오는 듯한 정이 교융되어, 어느 곳을 바라보아도 역시 하늘 끝일 뿐의 의경을 이루었다.
그러나 이 시는 만당晩唐 오대五代 서촉西蜀의 [화간사파花間詞派]의 기풍이 있다. 그는 왕족으로 생활의 어려움을 모르고 종일 가무와 연음宴飮으로 환락 속에 지냈다. 때문에 시의 표현은 매우 아름다우나 내용이 공허하고 염려艶麗한 맛이 없지 않다. (출처 : 정민 교수의 한국한문학 홈페이지에서)
블로그의 정보
국어문학창고
송화은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