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김현승
by 송화은율눈물- 김현승
<핵심 정리>
1. 시작(詩作) 배경
시인은 아들을 잃고 그 슬픔을 기독교 신앙으로 견디어 내면서 이 작품을 썼다고 한다.
‘제망매가’에서 친족의 죽음이라는 비통한 체험을 종교적 깨달음으로 극복하고자 했듯이, 김현승 또한 슬픔과 고통의 극한에서 절대자를 향한 경건함을 보여준다. 이 작품에서 우리는 기독교적 시정신이 이룩한 높은 경지의 하나를 본다.
<김현승 시인의 말>
나는 내 가슴의 상처를 믿음으로 달래고, 그러한 심정으로 썼다. ‘인간이신 앞에 드릴 것이 있다면 그 무엇이겠는가. 그것은 변하기 쉬운 웃음이 아니다. 이 지상에서 오직 썩지 않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신 앞에서 흘리는 눈물뿐일 것이다.’ 라는 것이 이 시의 주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시는 눈물을 좋아하는 나의 타고난 기질에도 잘 맞는다.
2. 시상(詩想)의 전개
① 작은 생명의 기원(순결한 생명인 눈물)(1연)
② 눈물의 순수성과 소망의 절실함 강조(2연)
③ 눈물의 아름다움과 가치(3연)
④ 소망의 최고조(4연)
⑤ 눈물의 참뜻(즐거움 뒤에 오는 눈물의 의미)(5,6연)
3. 성격 : 상징적, 종교적, 서정적, 기구적
4. 심상 : 묘사, 비유, 상징
5. 어조 : 경건한 경어체와 기원조
6. 제재 : 눈물(눈물의 의미)
7. 주제 : 인간의 가장 순수하고 진실한 영혼의 기원(순결한 삶의 추구)
※ 시구 풀이
* 나의 웃음 : 삶의 환희
* 나의 눈물 : 삶의 고뇌와 시련을 통하여 도달된 절대 순수의 세계
< 감상의 길잡이 1 >
이 시는 사랑하던 어린 아들을 잃고 그 슬품을 기독교 신앙으로 승화시켜 쓴 작품이다. 비애의 감정이 지나치면 사람들은 그냥 거기에 주저앉아 절망하기 쉽다. 그러나 이 시의 화자는 ‘눈물’을 ‘옥토에 떨어지는 작은 생명’이라 했다. 새로운 생명을 싹틔울 씨앗을 연상시키는 이 구절은 후반부의 ‘열매’를 예비하고 있다.
화자는 「슬픔을 인간의 영혼을 정화하고 높고 맑은 세계를 창조케 하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또 화자는 종교적 경지에서, ‘웃음’이 잠시 피었다 지는 ‘꽃’이라면, ‘눈물’은 생명을 거듭나게 하는 신의 은총과 같은 ‘열매’라고 여김으로써 슬픔을 극복해 내고 있다.
나무 ………… 꽃 ←――――→ 열매
│ (현상적) (근원적)
│ │ │
나 ………… 웃음 ←―――→ 눈물
(외면적) (내면적)
(변하기 쉬움) (변하지 않음)
< 감상의 길잡이 2 >
김현승은 사랑하던 어린 아들을 잃고서 그 지극한 슬픔을 기독교의 신앙으로 견디어 내면서 이 시를 썼다고 한다.
절대자 앞에서 경건하고자 할 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사람이 지닌 욕망과 기쁨 따위가 결국은 일시적인 것임을 깨닫는 일이다. 그러면 이들을 모두 버리고도 남는 것은 무엇인가? 김현승은 슬픔, 곧 눈물이라고 답한다. 사람은 자신의 인간적 한계와 고통을 맛보는 순간에 가장 순수하고 진실하여진다는 것이다. 눈물은 첫째 연이 노래하듯이 옥토에 떨어지는 작은 생명이며, 가장 진실한 순간에 있어서의 사람이 가진 것의 전부이다. 우리가 신 앞에 드릴 수 있는 것 중에서 가장 갚지고 확실한 것도 눈물이다.
이와 같은 생각의 흐름을 통해 김현승은 눈물이 피해야 할 것이기보다는 신이 사람에게 내려 준 가장 소중한 것이라고 보는 경지에 도달한다. 그것은 마치 나무의 꽃이 시든 뒤에 열매가 열리도록 한 신의 섭리와도 같다. 웃음이 잠시 피었다가 지는 삶의 꽃이라면 슬픔과 눈물은 그 열매에 해당된다고 그는 노래한다. 그리하여 그는 역설적으로 눈물이 오직 사람에게만 주어진 신의 은총이라고 여김으로써 지극한 슬픔을 이겨내는 종교적 경지에 도달하는 것이다. 이 작품에서 우리는 기독교적 시 정신이 이룩한 높은 경지의 하나를 본다. [해설: 김흥규]
<연구 문제>
1. ‘눈물’을 ‘옥토에 떨어지는 작은 생명’이라고 표현한 데는 다음에 나올 어떤 시어를 예비하는 의미가 있다. 그것은 어떤 시어인가?
☞ 열매
2. 이 시에서 단정적 어조는 화자의 태도와 어떻게 연관되는지 50자 내외로 쓰라.
☞ 슬픔을 신의 섭리로 알고, 그것을 극복하고자 하는 굳은 의지가 이 시의 어조를 단정적이게 한다.
3. 이 시에서 제재를 구체적으로 상징한 시어를 찾아 쓰고, 그 의미를 15자 정도로 쓰라.
☞ 열매 ― 순수하고 진실한 내면적 가치
4. 다음에 예시한 시(정지용의 「유리창Ⅰ」)와 이 시는 창작 동기가 비슷하고, 시의 바탕에 흐르는 정서도 일치한다. 두 작품의 화자는 자신들의 감정을 어떻게 처리하고 있는지 60자 정도로 설명해 보아라.
유리(琉璃)에 차고 슬픈 것이 어른거린다.
열없이 붙어서서 입김을 흐리우니
길들은 양 언 날개를 파다거린다.
지우고 보고 지우고 보아도
새까만 밤이 밀려나가고 밀려와 부딪치고,
물먹은 별이, 반짝, 보석처럼 박힌다.
밤에 홀로 유리를 닦는 것은
외로운 황홀한 심사이어니,
고운 폐혈관(肺血管)이 찢어진 채로
아아, 늬는 산(山)새처럼 날아 갔구나 !
☞ 「눈물」은 화자의 슬픈 감정을 신에 대한 신앙으로 극복하고 있으며, 「유리창Ⅰ」은 슬픈 감정을 엄격히 절제하고 있다.
블로그의 정보
국어문학창고
송화은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