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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마자 휘여진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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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마자 휘여진

 

 

눈을 맞아 휘어진 대나무를 누가 굽었다고 하던가?

굽힐 절개라면 눈 속에서도 푸를 것인가?

아마도 한겨울의 추위를 이기는 높은 절개는 너뿐인가 하노라.

요점 정리

지은이 : 원천석

연대 : 조선초

갈래 : 평시조

성격 : 절의적, 의지적, 회고적

표현 : 상징법, 설의법, 의인법

제재 : 눈 속의 대나무

주제 : 굳은 절개, 고려 왕조에 대한 충절

내용 연구

 

눈[새 왕조인 조선에 협력하기를 강요하는 압력이나 세력] 마자[맞아] 휘여진[외부의 압력 속에서 견디는 고충을 드러냄] 대[훼절하지 않는 고려 유신]를 뉘라셔[누가] 굽다턴고.[굽었다고 하는가]

구블 節(절)이면[굽힐 절개라면] 눈 속에 프를소냐[푸르겠는가. 설의법을 통해 절개를 굽히지 않겠다는 작가의 지조를 드러냄].

아마도 歲寒孤節(세한 고절 : 설 전후의 한 겨울의 추위를 이기는 높은 절개)은 너 뿐인가 하노라.

이해와 감상

 

초장의 '눈 마자 휘여진 대'에서 '눈'은 새 왕조에 협력을 강요하는 압력, '휘여진'은 그 속에서 견디는 고충을 드러냈으며, 중장은 이미 대세가 기울어 맞서지는 못하나마 은둔하여 절개를 지키는 유신들의 정신이 잘 표현되었고, 두 왕조를 섬길 수 없다는 유학자적인 곧은 충절은 시류(時流)에 부동하는 무리들의 핍박에 더욱 고절(孤節)을 돋보이게 하며, 종장에서는 이미 대세가 기울어 맞서지는 못하지만 은둔하여 절개를 지키려는 고려 유신의 의지가 잘 형상화되어 있다. 무엇보다도 종장의 '세한고절'에서 '세한'은 심한 추위 또는 겨울을 뜻하는 말로, 세한삼우(歲寒三友)는 추운 겨울철의 세 벗이라는 뜻으로, 추위에 잘 견디는 소나무·대나무·매화나무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고 고절은 그런 추위를 이기는 높은 절개를 말함이다.

심화 자료

원천석(元天錫 1330~?)

 

고려 말의 혼란한 정계를 개탄하여, 치악산에 들어가 은둔생활을 하였다. 그는 그 곳에서 부모를 봉양하고 농사를 지으며 이색(李穡) 등과 교유하며 지냈다. 조선의 태종(太宗)이 된 이방원(李芳遠)을 가르친 바 있어, 1400년 태종이 즉위한 뒤로 여러 차례 벼슬을 내리고 그를 불렀으나 응하지 않았다. 태종이 직접 그를 집으로 찾아갔으나 만나지 못하였다. 이에 태종은 계석(溪石)에 올라 집 지키는 할머니에게 선물을 주고 그의 아들 형을 현감에 임명하였는데, 이 계석을 태종대(太宗臺)라고 부른다. '운곡시사(耘谷詩史)'에 실려 있는 회고시 등을 통해서, 그가 끝내 출사하지 않은 것은 고려왕조에 대한 충의심 때문이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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