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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 헤밍웨이​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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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 헤밍웨이

 

(전략)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그녀를 쳐다봤다. 땀이 그의 온 몸을 적시고 있었다. 그는 이제까지 한번도 해 본 일이 없는 어떤 어려운 일을 해내려는 듯 힘 주어 말했다.

"이제 당신은 우리 두 사람을 위해서 가 주겠지."

그가 말했다.

"이기적으로 행동해선 안 돼, 토끼. 이제 의무를 수행해야 돼."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당신은 이제 나야."

그가 말했다.

"틀림없이 당신은 그걸 느낄 거야, 토끼. 내 말 들어 봐요."

그가 말했다.

"정말로 난 그런 방법으로 여기서 빠져나가려 하는 거야, 난 당신에게 그걸 맹세하겠어."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젠 알았을 거야."

그가 말했다.

"이젠 그것이 당신에게 명확하게 이해된 걸 난 알 수 있어. 이제 당신은 갈 거야. 됐어, 당신은 가는 거야. 이제 당신은 가겠다고 했어."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이제 난 당신에게 감사해야겠어. 당신은 이제 무사히, 빠르게, 그리고 멀리 갈 거야. 우리 둘은 당신 속에 함께 갈 거야. 이제 당신의 손을 여기에 갖다 대. 이제 머리를 숙여. 아냐, 머리를 숙여야 해. 됐어, 이제 내 손을 갖다 대겠어. 됐어. 당신은 참 착한 사람이야. 이제 그 이상 생각은 안 해야 돼. 이제 당신은 당신이 해야 하는 일을 하고 있어. 이제 당신은 순종하고 있어. 내게가 아니라 우리 둘 다에게야. 당신 속에 있는 나 말이야. 이제 당신은 우리 둘을 위해 가야 해. 정말이야. 우리 둘은 당신 속에 함께 가는 거라구. 이건 내가 당신에게 이미 약속한 거야. 당신은 아주 착하고 아주 친절한 사람이야."

그는 파블로에게 고갯짓을 했다. 파블로는 나무 곁에 서서 그를 비스듬히 지켜보고 있다가 이쪽으로 건너왔다. 그는 엄지손가락으로 필라르를 불렀다.

"마드리드엔 이 다음에 가기로 하자구, 토끼."

그가 말했다.

"정말이야. 자아, 이제 일어서서 가. 그럼 우린 둘 다 가게 되는 셈이야. 일어서야 돼. 알겠지?"

"싫어요."

그녀가 말했다. 그러고는 그의 목을 껴안았다.

그는 아직도 침착하고 이성적인 어조로 말하고 있었으나, 이제 그의 목소리에는 권위가 담겨져 있었다.

"일어나." 그가 말했다. "당신은 이제 나야. 당신은 미래의 내 존재의 전부야. 일어나."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울면서 천천히 일어났다. 그러더니 그의 곁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러나 그가

"일어나, 구아파."

하고 말하자 천천히, 지친 몸짓으로 다시 일어났다.

필라르가 그녀의 팔을 잡았다. 그녀는 그렇게 거기에 서 있었다.

"바모노스"

필라르가 말했다.

"무어 필요한 것 있소. 잉글레스?"

그녀는 그를 쳐다보고 고개를 저었다.

"아뇨."

그가 말했다. 그러고는 마리아에게 말을 계속했다.

"작별 인사는 필요 없어, 구아파. 우린 헤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이야. 그레도스에 가서 잘 되기를 바라겠어. 이제 가. 잘 가는 거야. 아니, 그러면 안 돼."

그는 필라르가 마리아를 데리고 가는 것을 보며 여전히 침착하고 이성적인 어조로 말을 했다.

"돌아다보면 안 돼. 발에 힘을 주어. 됐어. 발에 힘을 주라고. 일으켜 주어요."

그는 필라르에게 말했다.

"안장에 올려 놓아요. 어서 들어 올려요."

그는 땀에 흠뻑 젖은 채 고개를 돌려 비탈 아래쪽을 봤다. 그러고는 그녀가 안장에 올라앉아 있고 필라르는 그 곁에, 그리고 파블로는 그 뒤에 서 있는 곳으로 시선을 옮겼다.

"이제 가."

그가 말했다.

"가라구."

그녀는 뒤를 돌아다보려 했다.

"돌아다보지 말아."

로버트 조던이 말했다.

"가라구."

파블로가 말 매는 끈으로 말의 궁둥이께를 내리쳤다. 한 순간 마리아는 안장에서 미끄러져 내릴 것 같았다. 하지만 필라르와 파블로가 그녀와 바싹 붙어서 가고 있었고, 필라르가 그녀를 잡고 있었다. 세 마리의 말들은 골짜기를 오르기 시작했다.

"로베르토!"

마리아가 돌아다보며 소리쳤다.

"날 있게 해 줘요! 날 있게 해 줘요!"

"난 당신과 함께 있어."

로버트 조던이 소리쳤다.

"난 이제 당신과 함께 있는 거야. 우린 둘 다 거기에 있어. 가!"

그러자 그들은 골짜기 모퉁이를 돌아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는 땀으로 온 몸이 흠뻑 젖어 있었고, 그의 눈은 아무것도 보고 있지 않았다.

아구스틴이 그의 곁에 서 있었다.

"내가 당신을 쏘아 주리까. 잉글레스?"

그가 몸을 그에게 가까이 굽히며 말했다.

"키에레스? 문젠 없어."

"노 아세 팔타"

로버트 조던이 말했다.

"따라가 봐요. 난 여기가 편안해요."

"메 카고 엔 라 레체 케 메 안 다도!"

아구스틴이 말했다. 그는 눈물 때문에 로버트 조던을 똑똑히 볼 수 없었다.

"살루드, 잉글레스."

"살루드, 친구여."

로버트 조던이 말했다. 그는 이제 비탈 아래쪽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저 더벅머리 아가씨를 잘 돌보아 줄 수 있겠소?"

"문제 없어." 아구스틴이 말했다. "뭐 필요한 건 없소?"

"이 마키나엔 총알이 아주 조금밖에 안 남았소. 그러니까 이건 내가 갖고 있겠소." 로버트 조던이 말했다.

"여기에 맞는 탄환은 더 구할 수가 없어요. 저쪽 것하고 파블로의 것은 더 구할 수 있죠."

"총구를 소제해 놨소." 하고 아구스틴이 말했다. "당신이 떨어지는 바람에 그게 흙 속에 처박혔었지."

"짐 말은 어떻게 됐소?"

"집시가 잡았소."

아구스틴은 이제 말 위에 올라앉아 있었다. 그러나 그는 가려고 하지 않았다. 그는 나무에 기대앉은 로버트 조던 쪽으로 구부정하게 몸을 굽히고 있었다.

"가요, 비에호" 로버트 조던이 말했다.

"전쟁에선 이런 일이 흔히 일어나요."

"케 푸타 에스 라 게라"

아구스틴이 말했다.

"전쟁은 화냥년이라구."

"그래요, 정말 그래요. 하지만 이제 가 봐요."

"살루드, 잉글레스."

아구스틴이 오른쪽 주먹에 힘을 주며 말했다.

"살루드."

로버트 조던이 말했다.

"하지만 어서 가요"

아구스틴은 말을 돌리고, 마치 또다시 전쟁을 욕하는 듯한 태도로 오른손 주먹을 휘둘렀다. 그러고는 골짜기를 빠져 나가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들은 벌써 오래 전에 시야에서 벗어나 있었다. 그는 골짜기가 숲 속으로 구부러져 들어가는 곳에 이르도록 돌아다보며 주먹을 흔들었다. 이윽고 아구스틴마저 시야에서 사라졌다……. 로버트 조던은 비탈의 푸른 표면과 도로와 다리를 내려다보았다. 난 이대로가 좋아, 그는 생각했다. 달리 별수도 없었으니까. 난 아직 엎드리지 않는 게 좋아, 그것이 그렇게 표면 가까이에 솟아 있는 이상 말이지.

 

그는 공허하고 맥 빠진 느낌에 사로잡혀 있었으며, 그가 당한 모든 일과 그들과의 하직으로 해서 기운이 탕진되어 있었고, 입 속에서는 쓴맛이 났다. 이제 드디어 그에게는 아무 문제도 남지 않게 된 것이었다. 지금까지의 일이 어떻게 되어 왔든 또 앞으로 어떻게 되려 하든, 이제 그를 위해서는 아무 문제도 남아 있지 않았다.

 

그들은 이제 모두 가 버리고 없었다. 그는 혼자서 등을 나무에 기대고 앉아 있었다. 그는 녹색 비탈을 내려다봤다. 회색 말은 아구스틴이 총으로 쏜 자리에 쓰러져 있었다. 그의 눈은 비탈을 더 내려가 도로와 그 뒤의 나무숲에 덮인 지역을 둘러봤다. 그런 다음에 그는 자신의 다리를 바라보았고 다리 위와 도로에서의 움직임들을 보았다. 그는 이제 트럭들을 볼 수 있었다. 그것들은 모두 도로 아래쪽에 서 있었다. 트럭의 회색 몸체들이 나무 사이로 보였다. 그는 다시 위쪽 도로의, 언덕으로 이어지는 곳을 보았다. 이제 놈들이 곧 올걸, 그는 생각했다.

(중략)

로버트 조던의 행운은 오래갔다. 왜냐 하면, 바로 그 때 기마대가 나무숲에서 밖으로 말을 타고 나와 도로를 건넜던 것이다. 그는 그들이 비탈을 올라오는 것을 지켜 봤다. 그는 기병 하나가 회색 말 곁에서 멈춰 서는 것을 보았다. 기병은 장교에게 소리쳤고, 장교가 말을 타고 그의 곁으로 다가왔다. 그는 그들이 함께 회색 말을 내려다보는 것을 지켜 봤다. 그들은 물론 말을 알아본 것이었다. 말과 말 주인은 그 전날 아침부터 실종되어 있었던 것이다.

 

로버트 조던은 그들이 이제는 그에게 가까운 비탈의 한 지점에 같이 있는 것을 보았다. 그 아래로는 도로와 다리가 보였고, 그 아래쪽으로는 차량들의 긴 대열이 보였다. 그는 이제 완전히 화합이 되어 있었다. 그래서 그는 모든 것을 오래도록 찬찬히 보았다. 그 다음에 그는 하늘을 올려다봤다. 하늘에는 흰 구름장들이 나와 있었다. 그는 그가 누운 곳에서 손바닥으로 솔잎을 건드려보고 나서 그의 몸을 가리고 있는 소나무 껍질을 만져 보았다.

이제 그는 두 팔꿈치를 솔잎 바닥에 세운 채 편안히 쉴 수가 있었다. 기관단총의 총구는 소나무 줄기에 기댄 채 쉬고 있었다.

 

장교가 말들의 발자국을 따라온다면, 그는 로버트 조던이 누운 곳에서 이십 야드 밑을 지나갈 것이었다. 그 거리에선 문제가 있을 수 없었다. 장교는 베렌도 중위였다. 그는 아래 초소 공격에 대한 첫 번째 보고가 들어갔을 때 이리로 가도록 명령받은 것이었다. 그들은 힘들게 말을 달려왔다가 다리가 부서졌기 때문에 되돌아가야만 했었다. 그들은 높은 골짜기를 횡단한 후 나무숲을 거쳐 이리로 온 것이었다. 그들의 말들은 몸이 젖고 부어 있었다. 말들은 재촉하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으려 했다.

 

베렌도 중위는 발자국을 따라 가까이 다가왔다. 그의 마른 얼굴은 심각하고 엄숙했다. 그의 기관 단총은 그의 안장 좌우로 양끝을 뻗친 채 그의 왼쪽 팔의 구부러진 사이에 얹혀져 있었다. 로버트 조던은 엎드려 있었다. 그는 손이 떨리지 않게 하기 위해 아주 조심스럽고 섬세하게 자신을 가누고 있었다. 그는 장교가 소나무 숲의 바깥쪽 나무들이 녹색 비탈과 만나는 볕이 든 곳에 와서 닿기까지 기다렸다. 그는 심장이 숲의 솔잎 바닥에서 고동 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요점 정리

작자 : 헤밍웨이(Ernest Miller Hemingway)/ 설순봉 옮김

갈래 : 장편 소설

성격 : 행동주의 문학

표현 : 간결하고 템포가 빠른 남성적인 문체. 흔히 '하드-보일드(hard-boiled)'문체로 부름

구성 : 삭막한 전쟁 장면과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병행함

제재 : 1930년대의 스페인 내란

주제 : 여인과의 사랑과 전쟁의 비극에 대한 지식인의 주체적 결단, 죽음을 초월한 용기와 사랑

출전 :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1940)

의의 : 행동주의 소설의 대표작으로 평가 받고 있음

줄거리 : 1937년 5월 말의 토요일 오후에서, 다음 주의 화요일 낮까지의 짧은 기간에 일어난 사건을 다룬 것이다.

스페인 내란시에 민주주의의 방위를 위하여 정부군을 원조하고자 참전한 미국의 청년 로버트 조단은, 지금 송림의 산 중턱에 몸을 숨기고, 길 안내를 하는 노인으로부터 눈 아래에 벌어지고 있는 지형의 설명을 듣고 있다. 두 사람은 정부군의 명령으로, 정부군의 공격 개시 직후에 혁명군의 후방에 있는 철교를 폭파하기 위하여, 사전 조사차 와 있는 것이다.

 

이 산 속에는 공화국에 충성을 맹서한 게릴라대가 몇몇 조로 잠복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그 지도자의 한 사람인 파블로를 만나고, 그의 동료들이 있는 동굴로 안내되어, 거기에서 주식의 대접을 받는다. 조단은 이 자리에서 마리아라고 하는 아름다운 스페인 처녀를 알게 되고, 격렬한 사랑에 빠진다.

 

이틀째인 일요일, 조단은 이 자리에서 마리아라고 하는 아름다운 스페인 처녀를 알게 되고, 격렬한 사랑에 빠진다.

이틀째인 일요일, 조단은 다른 게릴라대의 대장인 엘 소르드에게 원조를 청하러 간다.

 

삼일째인 아침, 엘소르드는 적의 기병대의 습껴을 받고, 그의 게릴라대는 전멸한다. 조단은 이것을 멀리에서 바라보지만 구원하러 갈 수는 없다.

 

드디어 최후의 날, 사전 계획대로 본대의 폭격 습격과 동시에, 파블로는 혁명군의 주둔지를 습격하고, 조단은 마리아들과 합세하여 다이나마이트로 철교를 폭파한다. 계획은 성공하였다. 그러나, 조단이 타고 있던 말은 적탄에 쓰러지고, 그는 말에서 떨어져, 왼쪽 손이 골절되어 움직이지 못한다. 그는 닥쳐오는 적군에게 총을 겨눈다.


줄거리2 : 스페인 내란에 참전한 미국인 대학 교수 로버트 조던은 철교 폭파의 임무를 맡고 유격대에 합류한다. 거기서 그는 마라아라는 아름다운 스페인 아가씨를 만난다. 유격대의 도움으로 철교 폭파 작전은 계획대로 진행되는데 그러는 사이에 마리아와 조던의 사랑도 깊어 간다. 철교 폭파 작전은 성공으로 끝난다. 그러나 적의 반격으로 많은 사람이 죽고 조던도 총탄에 깊은 상처를 입는다. 적의 병력은 다가오고 위기의 상황 속에서 조던은 마리아와 동료들에게 떠나라고 말한다. 미친 듯 울부짖는 마리아를 보낸 다음 조던은 침착한 마음으로 기관총을 손에 잡고 적을 향해 발사하며 자신의 죽음을 맞이한다. (교과서 수록 부분은 이 작품의 결말 부분이다.)

내용 연구

키에레스 : " Quieres ' 그걸 원하오?'라는 뜻의 스페인어

노 아세 팔타 : No hace falta : '그럴 것 없다'는 뜻의 스페인 어.

메카고 엔 라 레체 케 메 안 다도 : Me cage en la leche que me han dado : '무슨 놈의 재수가 이렇담!'이라는 뜻의 스페인 어

케 푸타 에스 라 게라 : Que puta es la guerra : '전쟁은 화냥년'이라는 뜻의 스페인어

이제 놈들 : 조던이 기다리는 적군들을 말함.

로버트 조던의 행운은 오래갔다 : 조던이 기다리던 적군 기마대가 올라오는 것을 발견하고 그들에게 총격을 가하는 것을 행운이라고 표현한 것

말들은 몸이 젖고 부어 있었다 : 말들이 몹시 지쳐 있는 상태라는 뜻

다른 사람들은 ~ 벗어나 있었다. : 죽음에 직면한 주인공이, 동지들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쳐다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작자는 주인공의 불안한 심리를 직접 묘사하는 대신, 동료들의 모습이 점차 멀어져 가는 외면 묘사를 통해 독자에게 그 긴박한 장면을 전달하고 있다. 하드-보일드 문체의 특성이 잘 드러난 구절이다.

난 이대로가 좋아, : 이제 죽는 길밖에 없는 나 자신을 긍정하고 용기 있게 죽음의 순간을 맞이하는 수밖에 없다는 의미. 연인과 동지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는 주인공의 용기 있는 행동이 드러난 부분이다. 여기에서 행동주의 문학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다.

로버트 조던의 행운은 오래 갔다. : 죽은 회색말로 인해 적이 사정 거리 안에 멈춰 섰고, 그래서 적을 효과적으로 저지할 수 있게 되었다는 의미. '행운'은 다분히 역설적인 표현이다

이해와 감상

미국의 젊은 대학 교수 로버트 조던은 스페인 내란에서 반(反) 프랑코파(派)의 게릴라 부대에 참가하여 적군의 중요한 교량을 폭파하고 자신도 적탄에 맞아 쓰러진다. 작품은 이 폭파 임무를 수행하는 3일 동안의 주인공의 경험을 소재로 한 것이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개인과 인류와의 관계, 지상의 일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자유의 위기와 전 세계 자유와의 관계, 개인의 무력함과 연대 책임의 중요성 등을 시사하고 있다. 이 작품은 가혹한 현실에 맞서다가 패배하는 주인공의 비극적 모습을 통하여 자신의 신념에 의한 행동이야말로 진정한 가치를 지닌 것이라는 주제 의식을 보여 준다.

여기 실린 부분은 소설의 마지막 장면인데, 죽음을 눈앞에 두고 마지막으로 적들을 사살하기 위해 정신을 가다듬는 주인공의 심리가 차분하게 서술되어 있다. 이 냉정한 서술 태도는 전쟁의 비정함과 그 비정한 전쟁의 중심에 놓인 주인공이 운명을 그대로 보여 준다. 인간이란 자신의 책임을 다한 후 이렇게 의연하게 죽을 수 있고 그것이 인간이 혼탁한 세계 속에서 위엄을 지키는 길이라고 작가는 말하는 듯하다.(출처 : 박갑수·김진영·이숭원 공저 문학교과서)

감상2

1930년대의 스페인은 프랑코 총통에 의한 독재 정치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에 저항하는 스페인 내란이 발발하자 전세계의 양심적인 지식인, 작가들이 여기에 참전했다. 행동주의 문학을 기치로 내건 헤밍웨이, 생텍쥐베리 등이 그들이었다. 헤밍웨이는 이 때의 체험을 바탕으로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를 썼다. 서재에서 벗어나 직접 치열한 현장으로 달려간 이들의 결단은 전세계인에게 깊은 공감을 남겼다.

이 작품은 스페인 내란을 제재로 삼고 있지만, 전쟁의 비참함을 고발하는 것보다는 지식인의 용기있는 결단과 연인·동료와의 순수한 사랑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또한 문체상으로도 인간의 내면 심리에 대한 장황하고 설명적인 대목을 줄이고 외부에 드러난 행동만을 지극히 객관적으로 묘사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하드-보일드(hard-boiled)란 물이 펄펄 끊는 상태를 말한다. 어째서 물이 끓고 있는가를 분석하고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주전자의 뚜껑이 들썩거리는 외부의 모습만을 엄격하게 반영한 것이 헤밍웨이 특유의 하드-보일드 문체다. 수록 부분은 부상당한 남자 주인공이 애인과 동료들을 먼저 떠나 보내고, 어차피 죽을 목숨인 자신만 남아 있겠다고 결심하는 결말 부분이다. 격한 감정이 배제되고 비정한 모습으로만 묘사되고 있지만, 독자는 여기에서 그 용기 있는 결단에 감동하게 될 것이다.

이 작품은 스페인 내란을 제재로 삼고 있지만, 전쟁의 비참함을 고발하는 것보다는 지식인의 용기 있는 결단과 여인·동료와의 순수한 사랑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또한 문체상으로도 인간의 내면 심리에 대한 장황하고 설명적인 대목을 줄이고 외부에 드러난 행동만을 지극히 객관적으로 묘사하고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모습만을 엄격하게 반영하는 것이 헤밍웨이 특유의 하드-보일드 문체다. 격한 감정이 배제되고 비정한 모습으로만 묘사되고 있지만, 독자는 여기에서 그 용기 있는 결단에 감동하게 될 것이다.

심화 자료

헤밍웨이

하드 보일드(Hard Boiled) 문학

원래는 달걀을 '단단하게 삶은'의 뜻이었으나 미국에서는 '비정(非情), 냉혹(冷酷)'의 뜻으로 되었다. 감상에 빠지지 아니하고, 냉정하고 객관적인 태도와 문체로써 빠지지 아니하고, 냉정하고 객관적인 태도와 문체로써 주로 색다른 사건을 취급하는 문학의 한 형식이다. 문장을 짤막하게 끊고 사물을 뚜렷이 표현하여, 그 속에서 스스로 하나의 리듬이 생기게 한다. 1930년대 로스트 제너레이션, 특히 헤밍웨이의 문체의 특징을 가리킨다. <노인과 바다>를 쓴 어니스트 헤밍웨이나 범죄소설가로 유명한 대시얼 해밋 등이 대표적인 이 스타일의 작가로 꼽힌다.

하드 보일드 小說(hard-boiled fiction)

거칠고 비정한 미국 범죄소설의 한 유형.

탐정소설 분야에 새로운 분위기의 세속적 사실주의 또는 자연주의를 도입했다. 섹스와 폭력을 노골적으로 묘사하고, 몰인정하고 더러운 도시를 배경으로 하며, 속도감 있으면서도 상스러운 대사를 구사한다. 하드보일드 소설을 문학 장르로 인정받게 한 사람으로는 대시얼 해밋(1894~1961)을 꼽을 수 있다. 그는 전직 핑커턴 사립탐정이었고 통속잡지에 탐정소설을 기고했으며, 1929년 〈블랙 마스크 Black Mask〉지에 발표한 〈플라이 페이퍼 Fly Paper〉로서 진정한 하드보일드 소설을 개척했다. 해밋은 자신의 경험과 어니스트 헤밍웨이, 존 도스 패소스 같은 작가들의 사실주의를 연결함으로써 보통 요리사·거지·친척들이 사는 시골집을 무대로 한 영국식 미스테리 소설, 즉 수세대 동안 미국작가들이 독창성 없이 답습해온 소설과는 판이하게 구별되는 소설을 써냈다. 해밋의 탐정소설 가운데 처녀작은 〈붉은 수확 Red Harvest〉(1929)이다. 흔히 그의 걸작으로 꼽히는 〈몰타의 매 The Maltese Falcon〉(1930)에서 유명한 탐정 샘 스페이드가 선보인다. 〈그림자 없는 남자 The Thin Man〉(1932)는 해밋이 써낸 5편의 소설 중 가장 성공을 거두었다.

해밋의 혁신적인 문학 형식은 제임스 M. 캐인(1892~1977)의 하드보일드풍 멜로드라마에 도입되었는데, 특히 〈우편배달부는 언제나 벨을 2번 울린다 The Postman Always Rings Twice〉(1934)·〈재해배액 지불특약 Double Indemnity〉(1936)을 예로 들 수 있다. 다른 하드보일드계 작가로는 레이먼드 첸들러(1888~1959)가 있는데, 그의 〈긴 잠 The Big Sleep〉(1939)·〈안녕, 내 사랑 Farewell, My Lovely〉(1940)·〈예쁜 누이 The Little Sister〉(1949) 등의 소설들은 남부 캘리포니아의 부패와 암거래를 다루었다. 이 계통의 다른 중요 작가로는 〈그림 살인자 Murder with Pictures〉(1935)·〈목격자 Eye Witness〉(1950) 등의 스릴러물을 쓴 조지 하먼 콕스(1901~84), 〈작은 시저 Little Caesar〉(1929)·〈아스팔트 정글 The Asphalt Jungle〉(1949)을 쓴 W. R. 버넷이 있다. 하드보일드 소설은 결국 극단적인 선정주의와 노골적인 새디즘으로 흘렀고, 베스트 셀러작 〈내가 심판관 I, the Jury〉(1947)을 쓴 작가 미키 필레인의 작품들에 나타나는 이러한 경향을 두고 〈얼리 퀸즈 미스테리 매거진 Ellery Queen's Mystery Magazine〉은 폭력과 섹스가 난무하는 보잘것없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하드보일드류의 작품들은 널리 영화화되었으며 영화관객의 구미에 맞게 수정되어 큰 성공을 거두었다.(출처 : 브리태니커백과사전)

행동주의 문학

제1차 세계 대전 후 프랑스를 중심으로 형성된 사조·경향을 가리킨다. 이전의 유럽에서는 한때 유행처럼 내면 세계를 파헤치고 자의식을 추구하는 문학 작품이 제작되었다. 그러나 20년대 후반기부터 전세계는 경제 공황에 휩쓸리고 히틀러로 대표되는 파시스트 정권이 권력을 잡고 좌우 이데올로기의 충돌이 빈번해졌다. 그리하여 사회 상황이 극도의 무질서와 혼란에 빠지게 되었다. 이에 대해 문학도 현실에 개입해서 그 바람직한 방향으로서의 건설을 위해 영웅적으로 행동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반파쇼 투쟁에 나선 앙드레 말로, 생텍쥐베리, 헤밍웨이 등이 이에 속한다.

주인공

로버트 조단은 전형적인 미국의 청년이다. 그는 몬타나 대학에서 스페인어의 강사로 근무하던 청년이지만, 1936년에 1년간의 휴가를 받고, 스페인 내란에 참가하여, 피시즘과 싸우고자 정부군에 가담한다. 그는 민주주의를 신봉한다. 상대인 마리아는 19살의 스페인 처녀. 예쁜 얼굴에 새하햔 치아, 가무잡잡한 피부와 머리칼이 인상적이다. 그리고 정열적인 여성이다. 조단과의 불타는 듯한 사랑은 정말로 로맨틱한 것이었다.

명문구

'나는 믿는 바가 있어서, 이 1년 동안 싸워 왔다. 우리가 여기서 이기면 계속해서 이길 것이다. 세상은 훌륭한 곳이어서, 그 때문에 싸울 가치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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