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의 핵심18 - 예제 /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

 

(가) 인간은 예로부터 이상 사회를 꿈꾸어 왔다. 그리고 이상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바람직한 이상 사회의 모습과 실현 방법 등을 제시해 왔다. 현실 사회의 문제점을 개선하여 바람직한 이상 사회를 이룩하는 데 필요한 방향을 제시해 주는 관념이나 이상을 ‘이데올로기’라고 한다.

 

이데올로기라는 말을 최초로 사용한 사람은 18세기 프랑스 계몽주의 철학자 데스튀트 드 트라시 (Destutt de Tracy, A. L. C., 1754~1836)였다. 이데올로기는 삶의 전체적 방향을 제시해 주는 한편, 보편적으로 추구해야 할 바람직한 사회의 모습은 무엇이고, 현 사회의 문제점은 무엇이며, 개인이 어떻게 행동하며 살아가야 하는가를 제시해 준다. 즉, 이데올로기는 사회가 어떻게 조직되고, 어떠한 목표를 추구하며, 어떠한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하는지를 제시해 주는 일종의 세계관 ․ 가치관이라고 할 수 있다.

 

19세기 유럽에서 처음으로 다양한 형태의 정치 이데올로기들이 등장하였다. 각각의 이데올로기를 신봉하는 사람들이 이상 사회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대중의 정치적 지지를 동원하여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격렬한 투쟁을 전개한 것이다. 프랑스 혁명 및 일련의 혁명 이후, 근대의 주요 이데올로기들이 출현하였으며, 이러한 이데올로기들의 각축과 투쟁에 의해 유럽의 근대 정치는 이데올로기화되어 갔다.

[윤리와 사상, 고등학교교과서, 교육인적자원부]

 

(나) 「동무들, 여러분은 설마 우리 돼지들이 저들끼리만 잘 먹고 잘살기 위해서, 또는 무슨 특권을 행사하기 위해서 그러는 것이라 생각하진 않겠지요? 사실은 우유, 사과를 싫어하는 돼지들도 많아요. 나도 싫어합니다. 그런데도 돼지들이 우유와 사과에는 돼지 건강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물질들이 포함되어 있어요. 동무들, 이건 과학적으로 밝혀진 일입니다. 우리 돼지들은 머리 쓰는 노동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이 농장의 경영과 조직은 전적으로 우리 돼지들에게 달려 있습니다. 우리는 밤낮으로 여러분의 복지를 보살펴야 합니다. 그러므로 돼지들이 우유를 마시고 사과를 먹어야 하는 것은 바로 <여러분의> 이익을 위해서입니다. 돼지들이 그 의무를 수행하지 못하면 어찌되는지 아십니까? 존즈가 다시 오게 돼요. 존즈가! 그래요, 존즈가 다시 오게 됩니다! 그러니까 동무들」이 대목에서 스퀼러는 거의 호소하듯 말했다. 그는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면서, 그리고 꼬리를 탈탈 털며 말을 계속했다. 「그러니까 동무들, 여러분 중에 설마 존즈가 되돌아오길 바라는 분은 없겠지요?」

 

동물들에게 아주 완전히 확실한 것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아무도 존즈가 되돌아오는 것만은 원치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일이 그런 식으로 설명되고 보니 동물들로선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돼지들이 우선 건강해야 한다는 것의 중요성은 너무도 명백해 보였다. 그렇게 해서 우유며 바람에 떨어진 사과(그리고 나중에는 익은 사과들까지도)는 모두 돼지들의 몫이어야 한다는데 더 이상 아무 군말 없는 합의가 이루어졌다.

[동물농장, 조지오웰지음, 도정일 옮김]

 

(다) 자유주의는 근대 시민사회를 만들어내 유지시켜주는 사상이다. 이 사상의 바탕에는 개인이 사회에 우선한다는 신념이 깔려 있다. 즉 인간은 사회 속에서 비로소 인간이 되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천부인권을 가진 인간으로 태어나(=자연법사상) 이 개인들이 서로계약을 맺어 사후적으로 사회를 구성한다는 것이다(=사회계약론). 18세기에 유행했던 ‘국가기원론’, ‘언어기원론’ 등은 이 자유주의 신화를 구축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자유주의 사상의 철학적 기초는 창 없는 단자들(=서로 고립된 개인의 영혼) 사이에 저절로 질서가 이루어진다는 라이프니쯔의 ‘예정조화설’이다. 경제학적으로 이는 굳이 국가의 개입이 없어도 시장이 자동적으로 조절된다는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 이론으로 구체화된다. 이렇게 자유주의는 경제의 영역에서 국가의 개입을 가능한 한 배제하려고 한다. 정치의 영역에서도 마찬가지다. 국가는 ‘사상의 자유시장’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 저마다 다른 정치적 견해를 가진 개인들이 의회에 모여 대화와 토론을 하면, 굳이 국가가 나서서 이들의 세계관을 통일하지 않고도 언젠가는 진리 혹은 합의라는 예정조화 상태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폭력과 상스러움, 진중권]

 

(라) 공동체주의(communitarianism)는 근대 개인주의의 보편화에 따른 윤리적 토대의 상실, 즉 정치적 공동체의 와해와 이기적 개인주의의 팽배에 의한 원자화 등의 현상에 대한 불만의 이론적 표출이다. 공동체주의 사상가들은 정치적, 문화적 공동체를 보다 통합된, 보다 상호의존적인, 그리고 개인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정서적으로 풍요로운 장으로서 재개념화하고, 이를 이론 및 정치 영역 모두에서 복원시키려 한다. 공동체주의는 인간의 행복한 삶을 위한 제도적 틀로서 ‘강한 공동체’라는 개념을 우선시하고 “우애적 감성”과 “자아 정체성의 공동체적 이해”를 강조하여, 귀속감이라는 공동체적 삶에 대한 정서적 갈망에 호소함으로써 많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공동체주의 이론가들은 윤리적 규범의 사회성과 역사성을 강조한다. 그리고 실천적 제안으로서 전통의 재활성화 또는 공동체적 유대의 강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의 조성을 촉구한다. 또한 윤리적 논의의 언어를 개인의 자율성, 권리, 중립성, 사회적 정의 등으로부터 전통, 시민의 덕, 공동체적 유대, 사회적 의미, 행복 등으로 바꿀 것을 제안한다. 즉, 공동체주의는 자유주의는 자유주의의 한계가 인간 생활의 기반으로서의 ‘공동체성’을 이론과 실천의 영역에서 모두 무시한다는 점에서 발견된다고 인식하기 때문에, 자유주의의 대안을 제시하는 경우 공동체적 의식, 보다 현실적으로는 ‘공공 의식’의 함양과 개발이라는 관점을 견지하게 된다. 이러한 실천적 문제의식은 공동체주의의 사상적 기반이 고대로부터 이어지는 “시민 공화주의”의 전통에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둘 때 쉽게 이해될 수 있다. 시민 공화주의의 기본 명제는 진정한 인간의 자기실현과 자유의 확보는 자치적 정치공동체의 ‘시민’으로서 행위할 때 가능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시민 공화주의에서 강조되는 개념들은 ‘공공선’, ‘시민 덕목’, ‘애국심’, ‘정치 참여’ 등이며, 이러한 정치적 언어들은 자유주의적 개념들과의 대비를 통해 이해되고 있다.[정치학의 이해,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 공저]

 

(마) 현재 미국과의 FTA체결 문제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한국과 미국은 9월 9일(미국 현지시간) 자유무역협정(FTA) 제3차 본협상을 마쳤으나 많은 분야에서 기존 입장을 고수, 핵심쟁점에서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고 김종훈 한국측 수석대표가 브리핑에서 밝혔다. 특히 농업부문과 공공서비스 분야 개방 문제가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다.

 

[찬성측 논거]

- 외자유입으로 인한 우리나라 경기활성 효과

- 일자리 증가로 인한 고용창출 효과

- 동북아의 금융 및 물류 중심지로 성장 가능

- 세계최대시장의 확보 및 통상마찰감소 가능

- 분배 문제는 국내 정책으로 해결 가능

 

[반대측 논거]

- 경쟁의 심화로 인해 취약산업의 몰락 가능(특히 농업)

- 의료, 교육 등과 같은 공공 서비스 분야의 국민부담 증가 가능(미국은 모두 사(私)보험)

- 제조업분야에서 가격경쟁의 열위(劣位)에서 오는 단기적자 발생 가능

- 경제규모의 차이에서 오는 미국에의 경제의존성 심화 가능 및 안보문제 연계가능

- 빈부격차의 심화로 인한 양극화의 확대

 

이에 정부는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여 협상을 진행한다는 원칙하에 다음 A~G의 사회집단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였다. 여론조사 항목과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의료분야는 제외하고 농업은 포함한다. 2. 농업은 제외하고 의료분야는 포함한다. 3. 둘 다 포함한다. 4. 둘 다 제외한다.

	A	B	C	D	E	F	G
1위	4	3	2	1	4	4	2
2위	2	2	1	4	1	2	1
3위	1	1	3	3	2	·1	3
4위	3	4	4	2	3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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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제 1] 위 제시문들은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 및 그로인한 각종 영향에 관한 글이다. 제시문 (라)의 요지를 밝히고 (200자 이내), (다)의 관점에서 (라)의 견해를 비판하고, 모든 제시문을 활용하여,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논술하시오. (60점)

 

[논제 2] 제시문 (마)를 근거로 가능한 정책결정 방법을 논하고, 제시문 (다)의 관점에서 어떤 정책을 선택하게 될 것인지를 분석하시오. 또한 모든 제시문을 활용하여 가장 합리적인 정책은 어떤 것인지를 분석하시오. (30점)

 

[논제 3] 최근 정부는 신자유주의라는 세계적 흐름에 맞춰 정책을 운용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정부가 이러한 입장을 고수한다면 [논제 2]에서 자신이 채택한 가장 합리적인 정책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모든 제시문을 참고로 하여 쓰시오. (10점)

 

<유의 사항>

1. 답안에는 자신의 신원을 드러내는 표현을 쓰지 말 것.

2. 논술문의 제목을 쓰지 말 것.

3. 제시문의 문장을 그대로 옮겨 쓰지 말 것.

4. 분량은 띄어쓰기를 포함하여, [논제 1]은 1400자(±100자), [논제 3]은 400자(±50자)가 되게 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