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노기자의 죽음 / 요점정리 / 오인문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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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자소개

  오인문(吳仁文: 1942- )

전남 고흥 출생. 중앙대 문예창작과 졸업. 1961년 단편 <침묵이 형성되는 과정>으로 <자유문학> 신인상을 받고 등단. 그의 소설은 세태를 풍자하면서 인간성 회복의 주제를 다룬 우의(寓意)소설적 성격이 강하다.

주요 작품으로는 <서다 보다 가다>, <선 자리에 돌이 되라>, <노기자의 죽음>, <춤추는 산하>, <밤에 우는 갈대> 등이 있다.

 

요점정리

시점 : 작가 관찰자 시점.
배경 : 4 19와 월남 전쟁
인물 : 박 기자 - 일선 취재 기자. 4 19 당시 친구의 죽음 후에
                심리적 갈등을 겪음. 결국 월남전에서 죽음.
       이 기자 - 작중 화자. 원래 알피니스트였음. 박 기자의 동료.
주제 : 인간 현실에의 해부와 현대인의 고뇌와 죽음 의식.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종의 연작 소설로서, <노기자의 죽음>, <유영>, <인간 자격 고시> 등의 3부작으로 이루어져 있다. <노기자의 죽음>은 그 중 첫 번째 소설로서, 1966년 <문학>에는 <노기자의 장송>으로 발표되었다. 이 연작(連作)들은 오인문의 작품 세계를 대표하는, 문제성을 지닌 작품으로 평가된다.

오인문은 현실 사회의 만화경 같은 사건들을 흥미 있게 다루면서 현대 사회의 심각한 문제들을 날카롭게 해부하는 작가다. 이 <노기자의 죽음>에서도 신문 기자를 주인공으로 하여 현대인이 처한 고뇌와 삶의 갈등을 폭넓은 시각으로 해부 묘파했다. 따라서, <노기자의 죽음>은 세태적 풍자 수법을 통하여 인간성 회복의 주제 의식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는 작품이다.

 

줄거리

  박 기자는 10여 년을 취재 일선에서 뛰고 있는 노기자(老記者)이다. 그는 월남 전쟁이 치열할 때, 종군 기자로 전선에 나갔다가 죽어서 시체로 돌아온다. 그러나 그의 죽음은 한 미 베트콩 중 누구의 총탄인지도 모를 총탄에 맞은 죽음이었다.

박 기자에게는 언제나 잊지 못하는 다정한 친구인 김현구가 있다. 그와는 전문학교 동창이고 성적도 김현구가 1위, 박 기자가 2위를 하면서 서로 수위를 다투던 단짝이었다. 김현구는 대학 시절엔 천재 소리를 들었다. 졸업 때까지 도서관의 장서 수만 권을 한 권도 빼놓지 않고 독파했다고 해서 '도서관장'이란 닉네임이 붙었고, 직장 생활을 할 때는 직장을 이십 여 군데나 돌아다녔다고 해서 '필그림(순례자)'란 닉네임이 붙어 있다.

박 기자는 4 19 학생 데모를 취재하기 위해 현장을 뛰어다니다가 바로 김현구가 학생 데모대의 맨 앞에서 바리케이트를 부수다 총탄에 맞아 숨을 거두는 것을 목격하고 그 시체를 업고 나오게 되는 운명의 장난(?)을 겪게 된다. 이 때부터 박 기자는 스스로의 '죽음의 장소'를 찾기 위해 범인(凡人)과는 다른 행동을 취하게 된다.

이 소설의 화자(話者)로 나오는 이 기자와는 가장 가까운 사이가 되지만, 이 기자도 박 기자의 속속들이 깊은 곳은 알 수가 없었다. 이 기자는 원래 알피니스트였는데 그것이 인연이 되어 신문사에 들어와 기자 생활을 하게 된 것이다.

박 기자의 장례식 날, 이 기자는 그의 유품인 수첩을 손에 넣어 읽게 된다. 거기에는 박 기자의 고민이 적혀 있었다. 그것은 바로 현실을 살고 있는 인텔리의 몸부림이라고도 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명령 3장'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박 기자의 행동 지침을 적은 것이었다.

- 끝까지 파라. 끝까지 보라. 끝까지 가라.
- 피를 흘리고 싶지 않거든 땀을 흘려라.
- 네 운명의 선장이 될 수 없을 때에는 그 배[船]를 파괴하라.

수첩에서는 그가 베트남으로 가게 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 나는 드디어 베트남으로 떠나기로 결심했다. 김현구 사건이 일어난 뒤에 나는 피를 쏟으면서 온 몸뚱이로 부딪쳐 보았지만, 안일한 행복에의 유혹은 끊어지지 않고, 그와 함께 파도쳐 오는 '하얀 손바닥'들의 데모를…. 아, 나는 기어이 베트남으로 떠나야 되겠다. 그 곳엔 피가 튀어나는 긴장과 고통이 있고 20세기의 지성과 무력(武力)과 비둘기의 눈짓으로도 해결되지 않은, 원시의 몸부림이 있고…. 나는 그 속에 파고들어 찾아보리라. 그리고 이겨 내고야 말리라. 몽블랑을, 에베레스트를….

<노기자의 죽음>에 나타난 박 기자의 행동 정신― 이것은 바로 오늘을 괴롭게 살아 나가는 모든 의식 있는 인간의 고민을 나타내 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작가는 이 무거운 주제를 경직(硬直)되지 않게, 높은 예술적인 여과(濾過) 과정을 거쳐 승화시켜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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