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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조의 작품 세계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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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조의 작품 세계

김남조 시의 특성은 한마디로 사랑이다. 그러한 시인 김남조의 사랑 시학은 그의 문학관인 동시에 삶의 지향점이기도 하다. 김남조 시를 사랑의 시라고 규정하는 것은 일반화된 듯하다.

 

허영자는 김남조 시의 주제는 사랑이며, 그 내용은 기도의 정신이다라고 하였으며 정영자는 사랑과 생명의 시인으로, 오세영은 영과 육의 갈등이 빚어낸 정신적 부하물로, 김재홍은 사랑과 구원, 또는 소망과 기도의 시라고 요약하였으며 김종해는 사랑의 절대적 가치 부여에 김남조 시의 근원적인 맥락이 있다고 보고 있다.

 

김남조 시의 변화 양상은 생명에서 사랑으로, 그 다음은 구원으로 연결되고 있.

 

처녀 시집 󰡔목숨󰡕의 발간에서 세 번째 시집 󰡔나무와 바람󰡕이 발표된 1950년대까지는 생명을 노래하는 시가 그 주류를 이루고 있다. 625전쟁 이후의 파괴와 참혹한 정신의 분열, 불안 그리고 방황 속에서 김남조는 끈질긴 생명의식을 노래하여 자력 구원의 의미망을 확충시키려 노력했다.

 

1960년의 네 번째 시집 󰡔정념의 기󰡕에서 나타나기 시작한 그리움, 목마름 등의 사랑 주제는 열 번째 시집 󰡔빛과 고요󰡕에 이르는 동안 작가의 작품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그러나 자세히 시를 읽어 보면 사랑의 테마도 연륜과 함께 그 격렬성이 부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초기 형태의 사랑 시는 우정과 더불어 공존하는 사랑의 노래였으나 1970년대로 들어서면서 본격적인 에로스의 절절함에 빠져들게 되고 󰡔사랑초서󰡕, 󰡔동행󰡕에서는 사랑의 절대적 가치 부여 속에 언어를 줄임으로써 시적 긴장의 고조를 통해 내연하는 감정을 조절하고 있다. 󰡔빛과 고요󰡕에서는 나이답게 결삭은 사랑을 담담히 노래함으로써 70년대의 사랑의 격렬성과는 멀어지고 있다.

 

또한 그의 시는 사랑과 함께 구원을 암시함으로써 지키고 키우는 사랑의 성자에 관심을 보인다. 최근 시집 󰡔바람 세례󰡕에 오면 통회와 구원의 접맥을 통해 삶과 죽음을 꿰뚫어 노래하면서 화해와 평화를 기원하고 있다. 80년대에 들어오면서 김남조는 강렬한 사랑의 폭발성은 잠재우고 실존적 의미의 존재론에 관심을 치중하게 되며 부재의 확인이라는 또 하나의 그리움을 노래하게 된다.

 

정리해 보면 김남조의 사랑 시학은 초기의 생명 의식의 살아 있음의 생존적인 계기에서 시작되어 우정과 사랑의 기쁨 속에서 이 세상과 사람을 깨달아 왔고 때로는 에로스에 몸을 떨기도 하고 아가페적인 존재론에 머물기도 하였으나 통회 속에서 참다운 사랑과 구원을 찾을 수 있었다.

 

김남조는 1920년대의 김명순, 김일엽, 나혜석 등의 여류 문학에 이어 1930년대의 노천명을 지나 1950년대의 황폐한 이데올로기와 고난 속에서 영원한 생명의 활력소인 사랑을 노래하여 1960년대의 여성 시를 있게 하였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수 있다.

 

http://munsu.new21.org/munin/김남조.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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