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논술10 - 연습 (요약하기)
by 송화은율연습 (요약하기)
<< 요약 문제에 대응하는 방법 >>
요약은 절대로 축소 복사가 아니다. 따라서 원문을 단지 일정한 비율로 축소해 놓은 듯한 글을 요약문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제대로 된 요약문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 중심 내용과 주변 내용을 정확히 구별한다.
* 내용 중심으로 단락을 재구성한다.
* 자신의 문체로 표현한다.
* 자신의 생각·감정을 개입시키지 않는다.
* 논술 쓰기의 일반적 과정을 따른다.
1. 중심 내용과 주변 내용을 정확히 구별한다.
요약 원문은 대체로 2,000자 정도의 길이로 되어 있으며, 단락은 여러 단락으로 나누어져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일관된 내용을 제시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러나 두 가지 혹은 세 가지 내용이 뒤섞인 경우도 적지 않다. 중요한 사실은 두 가지 혹은 세 가지 내용이 뒤섞여 나타나 있다고 해서 이를 다 요약할 필요는 없다는 점이다. 요약 원문의 필자가 진짜 말하고자 하는 것, 즉 중심 생각만을 충실히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요약 원문을 보고 학우들이 가장 먼저 파악해야 할 일은 ‘이 글의 제목은 무엇인가?’이다. 제목은 그 글의 중심 내용을 압축해 놓은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제목을 파악하였으면, 다음으로 주제문을 파악해야 한다. 제목과 주제문에 연결되는 것이 중심 내용이기 때문이다.
주제 단락은 주제문을, 주제문은 제목을 함유한다. 따라서 역으로 제목, 주제문을 파악하면 글쓴이의 중심 생각(중심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는 논리가 된다.
정리를 하면, 원문을 읽은 후 먼저 그 원문의 제목이 무엇일까를 생각하라는 것이다. 그런 후 그 글의 주제는 무엇일까를 파악하여 이를 중심 내용으로 정하라는 것이다. 요약시에는 주변 내용은 버리고 중심 내용만을 정리하면 된다.
2. 내용 중심으로 단락을 재구성한다.
요약 원문의 단락 구성은 일반적으로 형식 단락으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여러 개의 단락으로 되어 있을 경우가 있다. 그런데 이런 단락을 요약시에도 그대로 모방하여 드러낸다면 내용을 제대로 제시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내용 요소가 일치하는 단락으로 재구성하면 요약을 할 때는 원문의 단락을 그대로 따를 필요는 없다. 형식 단락이 7개 단락이라고 하여 요약문도 7개 단락으로 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동일 내용으로 묶을 수 있는 단락은 가급적 같은 단락으로 묶는 것이 효율적이다. 정리해서 말하자면, 요약 원문의 단락을 내용 중심으로 해체하여 재구성하라는 것이다.
3. 자신의 문체로 표현한다.
요약 원문은 원문을 쓴 사람의 독특한 문체로 되어 있다. 따라서 이를 그대로 제시하는 것은 ‘앵무새의 목소리’라는 오해를 낳을 우려가 있다. 어찌 보면, 요약하라는 것은 글의 독해력을 묻는 것일 수도 있다. 따라서 원문 표현을 그대로 제시할 경우 독해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다. 따라서 핵심 단어를 제외하고는 자신의 표현으로 가급적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만 깊이 있게 원문을 이해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다음을 보자.
<보기문>
大學은 어찌하여 自由의 旗手인 것인가. 靑少年을 교육하는 機關에는 大學 이외에도 各級 學校 등 許多하게 있는데, 어찌하여 특히 大學만이 特別한 權威와 自由의 旗手로서의 機能을 主張하고 있는 것인가.
다음으로, 위의 글을 요약한 <예1>과 <예2>를 살펴보자.
<예1>
大學만이 왜 各級 學校 등 許多하게 많은 교육 機關 중에서 特別한 權威와 自由의 旗手로서의 機能을 主張하고 있는 것인가?
<예2>
대학은 왜 다른 교육 기관과 구별되는 자유와 권위를 그 스스로 보호받고자 하는가?
위의 <예1>과 <예2>는 <보기문>을 각각 요약한 것이다. 그렇지만 <예1>과 <예2>가 우리에게 주는 느낌은 확연히 다르다. <예1>은 <보기문>의 문체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으며,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그대로 인용하고 있어서 <보기문>과 구별될 만한 특징을 찾아보기 힘든 글이고, <예2>는 <보기문>의 내용을 그 핵심만 정확히 뽑아서 자신의 문체로 비교적 쉽게 제시해 놓은 글로서, <보기문>에서 비롯되었으나 <보기문>과는 확연히 색다른 느낌을 주는 글이다. 요약시의 문체는 바로 <예2>와 같아야 한다. 중심 단어·중심 내용을 뽑은 후 자신의 표현으로 나타내야 하는 것이다.
4. 자신의 생각·감정을 개입시키지 않는다.
간혹, 학우 중에는 이상한 버릇을 지닌 친구가 있다. 요약 원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여, 원문의 내용을 자기 생각쪽으로 뜯어 고치는 경향을 가진 친구가 바로 그들이다. 요약은 요약이면 된다. 더 이상의 무엇은 필요치 않다. 원문의 내용을 정확히 파악한 후, 그 내용을 충실히 제시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원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자기 임의대로 일체의 감정을 집어넣어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서는 수식어의 사용에 유의해야 한다. 그리고 글의 뉘앙스에도 신경 써야 한다.
<예3>과 <예4>를 보자.
<보기문>
大學은 학문의 殿堂으로서 특별한 권위를 가지는 기관이라 함은 하나도 틀림 없는 말이다.
<예3>
大學은 학문의 전당으로서 특별한 권위를 가지는 위대한 기관이라 함은 확실하다.
<예4>
대학은 학문의 전당으로서 특별한 권위를 가지는 기관이라함은 틀림은 없는 말이다.
위의 <예3>은 수식어(점친 부분)에 의해 <보기문>의 내용이 과장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예4>는 뉘앙스 차이에 의해 <보기문>과 의미 구분이 일어나는 경우를 보여 주는 글이다.
‘틀림없는 말이다’와 ‘틀림은 없는 말이다’는 ‘-은’이라는 글자 하나의 유무 정도로만 차이가 있는 듯하다. 그러나 ‘-은’이 파생시킨 뉘앙스 차이는 결국 의미의 차이까지를 가져오고 말았다. 이처럼 뉘앙스 차이에 의해서도 내용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의 생각·감정을 개입시키지 않기 위해서는 수식어의 쓰임, 뉘앙스 차이 등까지 세심한 배려를 해야 한다.
5. 논술 쓰기의 일반적 과정을 따른다.
대부분의 급우는 요약을 하라고 하면, 원문에 밑줄을 그은 후, 그 밑줄 그은 것을 단지 이어 놓곤 한다. 이는 요약이라 할 수 없다. 머리말에서도 말했듯이 ‘요약은 절대 축소 복사가 아니다’ 이 말은 곧 ‘요약은 또 다른 논술 쓰기’라는 뜻이다. 따라서 요약문을 작성할 때는 다음의 과정을 밟는 것이 현명하다.
(1) 요약 원문을 읽는다.
(2) 원문의 제목, 주제문을 뽑는다.
(3) 원문의 각 단락의 요지를 뽑는다.
(4) 원문의 각 단락의 요지를 보고, 내용에 따라 단락을 재구성한다.
(5) 위의 (2), (3), (4)를 바탕으로 하여 자신의 표현으로 글쓰기한다.
(6) 퇴고한다.
(7) 정리한다.
위의 (1)∼(7)은 논술 쓰기의 일반적 과정과 일치한다고 할 수 있다. 논술 쓰기의 일반적 과정은 (가) 구상 단계 ─ (나) 구성 단계 ─ (다) 집필 단계 ─ (라) 퇴고 단계 ─ (마) 정리 단계 라고 할 수 있는데, (1)은 (가)에, (2)∼(4)는 (나)에, (5)는 (다)에, (6)은 (라)에, (7)은 (마)에 들어맞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리해서 말하자면, 요약문을 쓸 때는 원문의 제목, 주제문, 각 단락의 요지 등을 파악한 후, 이를 바탕으로 개요를 작성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개요를 보고 다시 글쓰기를 하라는 것이다. 즉, ‘또 다른 논술 쓰기’를 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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