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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소설(괴기소설)에 대하여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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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소설(괴기소설)

 

구체적으로는 민간 전승의 설화에 나오는 괴담이나 연극에서의 원령극(怨靈劇), 문학에서 괴이소설 등을 말한다. 고대인의 자연숭배와 외포심(畏怖心), 또는 종교적인 신비감이 초월적인 존재를 믿게 하고, 괴이한 분위기를 낳게 한 데서 기원을 찾아볼 수 있다. 인간에게 초현실적인 것에 대한 흥미와 관심은 공통된 것이어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인간의 흥미를 끄는 가운데 존재해 왔다. 그 중에서 독자의 소박한 공포심과 초월적인 괴이 그 자체에 대한 흥미에 치우치지 않고, 그것이 지니는 신비적인 환상미와 요염미, 그리고 요괴의 출현과 활동을 인간성에 근거한 필연성으로 파악, 묘사하고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것이 낭만주의 문예의 한 분야인 괴이소설인데, 과학의 진보와 함께 예술작품으로서의 괴담은 SF 등으로 변모되어 가고 있다.

【중국의 괴담문학】

공자의 《논어》에 보면 지식인은 “괴력난신(怪力亂神)은 논할 일이 아니다.”라는 훈계 같은 글이 있다. 그러나 중국인은 괴이를 즐기는 습성이 강한 민족이어서 괴이문학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이 남아 있다. 한말(漢末)에서 육조(六朝) 전반에 걸쳐 지식인들 사이에서는 괴이를 논하는 풍습이 생겼으며, 그것을 기록한 것을 지괴(志怪)라고 하였다. 여기서는 신선(神仙)·요괴(妖怪)·예조(豫兆)·재생(再生) 등 초자연적인 이야기가 취급되었지만, 기본적 성격은 어디까지나 사실로 믿어온 것에 대한 기록에 불과하였다.

당(唐)나라 때는 육조지괴(六朝志怪)에서 볼 수 있는 인지(人智)를 초월한 불가사의한 현상을 소재로 허구를 구성하고 인생의 제상(諸相)을 이야기하는 개인적인 창작 전기(傳奇)가 생겨났다. 전기는 중당(中唐) 이후에 최성기를 이루고 송(宋)나라 때까지도 계속 만들어졌다. 명(明)나라로 들어서자 구우(瞿佑)가 《전등신화(剪燈新話)》를 저술하였고, 이어 포송령(蒲松齡)이 민간전설에서 취재한 일대 로망 《요재지이(聊齋志異)》를 저술하였다. 또 청(淸)나라 때는 유가(儒家)의 귀신부정론에 반발하여 괴담 기담집이 몇 권 나돌았으며, 원매(袁枚)의 《자불어(子不語)》, 기윤(紀臍)의 《열미초당필기(閱微草堂筆記)》 등이 대표적인 작품이다. 대체로 중국의 괴이문학에서는 음울한 무서움은 느낄 수 없고, 오히려 초자연적인 존재나 현상과 인간계와의 교섭을 지나치게 인간적으로 묘사한 데 특색이 있다.

【서양의 괴담문학】

괴담적 요소는 그리스 신화나 북유럽 신화에서도 볼 수 있고 근원은 오리엔트 시대에서 비롯되었다. 단편적인 영향은 구약성서는 물론 《아라비안나이트》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민간의 속신(俗信)에까지 미치고, 중세에는 《아서왕 이야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영국에서는 셰익스피어 작품의 《유령》을 비롯하여 18세기 중엽부터 19세기 초에 고딕식 건축을 배경으로 공포와 괴기를 목적으로 한 고딕 소설이 유행하였다. H.월폴의 《오트란토 성(城)》(1764)을 효시로 한 이 유행은 유럽 대륙까지 파급되어 낭만주의 문학을 자극하였다. E.A.포의 《어셔가(家)의 몰락》(1839) 등도 이와 관련된 작품이며, 이 밖에 영국의 델라메어, 독일의 E.T.호프만, 프랑스의 P.메리메, G.de 네르발, P.A.M.빌리에드릴라당 등도 초자연적인 신비성을 시정이 풍부하게 표현하였다. 또 민간에도 각종 망령이나 생령(生靈) 등의 전설이 있다.

【한국의 괴담문학】

고대부터 민간설화 속에 괴담적인 요소가 많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이들은 고려시대에 박인량(朴寅亮)이 설화문학으로 집대성한 《수이전(殊異傳)》이나, 중국 진(晋)·당(唐)의 전기문학(傳奇文學)의 영향을 받아 이루어진 패관문학(稗官文學)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한국에서 본격적인 전기소설의 효시를 이루는 것은 조선 세조 때 김시습(金時習)이 지은 《금오신화(金鰲新話)》이다. 이것은 한국 민간설화를 바탕으로 하여, 중국 《전등신화》의 영향 아래 이루어진 한문소설집이다. 그 밖에 초자연적 도술(道術)의 세계를 보이는 괴담소설로서 《전우치전(田禹治傳)》 《박씨전(朴氏傳)》 《금방울전》 《김원전(金圓傳)》 《삼설기(三說記)》 등이 있는데, 이들은 모두 중국 괴담소설의 영향을 받아 한국적인 바탕 위에 이루어진 소설들이다.(출처 : 동아대백과사전)

괴기소설(怪奇小說)

주로 기이한 사건이나 환상을 소재로 하여 괴기한 분위기와 공포감을 강조하거나 초자연의 세계를 다루는 소설. 1764년 영국의 정치가이자 딜레탕트문학자인 H. 월폴이 쓴 《오트란토성(城)기담(奇譚)》의 폭발적인 인기로 인하여, 괴기와 공포가 독자의 마음속에 일종의 미의식을 불러일으키는 소설. 보통 <고딕로맨스>라고 하는 작품이 세계문학사에 공인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런 종류의 작품은, 탄생지인 영국에서는 기껏 반세기 정도 밖에 인기를 끌지 못하였다. 이에 반해서, 대륙의 여러 나라와 미국은 고딕로맨스를 재빨리 영국에서 수입하여, 그것을 완전히 자기것으로 동화시키고 각기 자기나라의 문학토양을 비옥하게 만들었다.

괴기와 초자연을 영양분으로 한 문학은, 인간정신을 이성과 도덕의 굴레에서 해방시켜, 상상력의 자유로운 활동을 조장한 점에서 낭만파 예술운동의 각성을 초래한 것이었다. 이를테면 독일에서는 L. 티크와 E.T.A. 호프만, J.C.F. 실러 등이 고딕로맨스에서 영향을 받은 작품을 많이 발표하였다. 호프만의 《악마의 영액(靈液, Die Elixiere des Teufels)》이 영국작가 M.G. 루이스의 《수도사(修道士, 1796)》를 대본으로 하고 있는 것은 유명하며 호프만의 문학은 다시 R. 슈만 등, 독일 낭만파음악가에게 소재를 제공하였다. 독일괴기소설은 G. 마이링크와 H.H. 에버스 등, 20세기까지 계속되고 있으며, 《칼리가리박사》 등 영화의 명작중에도 강한 영향의 흔적을 볼 수 있다. 고딕로맨스, 특히 《수도사》에 강한 배덕적(背德的) 요소, 근친상간(近親相姦) 및 미녀에 대한 잔학행위 등은, <사디슴>이라는 말의 어원인 D.A.F. 사드의 암흑의 미학과 가까운 관계가 있다.

프랑스도 18세기 말 이래, 영국의 고딕로맨스에 상당하는 <암흑소설>의 융성기를 맞았다. 초기 발자크의 작품은 분명히 《방랑자 메르모스, 1820)》의 작자 마투린의 영향 하에 있다. 또 20세기의 A. 브르통 등, 이른바 쉬르레알리슴의 작가들은 18세기 고딕로맨스에 새로운 해석의 의상을 입혔다. 대서양을 건넌 고딕로맨스는 미국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다. C.R. 브라운·E.A. 포·H. 제임스·W.H. 포크너에서 제 2 차세계대전 후의 새로운 작가, 예로서 토머스 핀천에 이르는 계보에는 <아메리칸고딕>이라고나 명명해야 할 환상(幻想)과 괴기의 흐름이 면면히 이어져 오고 있다. 물론 현대의 특징적 문학인 공상과학소설도 중요한 후손이다. 라틴아메리카의 현대소설 속에도 고딕로맨스의 특질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아르헨티나의 J. 보르헤스, 과테말라의 M.A. 아스투리아스, 쿠바의 A. 칼펜티에르, 콜롬비아의 G.G. 마르케스, 칠레의 J. 도노소, 멕시코의 C. 푸엔테스 등의 이름을 들 수가 있다. 원주민으로부터 이어받은 피와 서유럽에서 이입된 문화와의 사이에서 악몽의 공포세계가 탄생되는 것이다. (출처 : 파스칼세계대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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