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공룡의 모든 것1 / 공룡의 출현에서 멸종까지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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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공룡, 출현에서 멸종까지
  
  1장 공룡이란 무엇인가
  
  1. 공룡의 정의
  사람들에게 공룡의 이미지는 거대한 몸집을 가진 특이한 모양의 괴물로 각인되어 있다. 
이러한 가운데 사람마다 공룡에 대한 생각은 서로 다를 것이다. 어떤 이는 중생대에 살았
던 거대한 파충류 전부를 공룡이라 생각할 수도 있고, 어떤 이는 공룡을 만화에나 존재하
는 가상의 동물로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공룡은 지구상
에 실존했던 동물이다. 더구나 인류의 역사를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나타난 400만년 전부
터 계산하더라도, 공룡은 이 기간보다 무려 41배나 오랜 지간 지구의 주인이었다.


  1841년 영국의 고생물학자 오언이 이름붙인 공룡은 그리스어로 '무서운'이란 뜻의 '
deinos'와 '도마뱀' 이라는 뜻의 'sauros'의 합성어인데(제3부 1장참조). 여기서는 우선 공
룡의 정의하는 몇가지 특징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공룡은 이미 멸종한 동물이기 때문에 공룡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고생물학자들은 단지 
화석으로 남아 있는 골격의 특징을 통해 정의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실제 동물의 뼈를 다
루어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골격의 해부학적 특징이 어떤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지는 잘 와
닿지 않을 것이다. 이보다도 쉽게 공룡을 정의하는데 기준이 되는 세가지 사실이 있다.
  첫째, 공룡은 중생대에만 생존한 파충류이다. 2억 4500만년 전부터 6500만년 전까지 
약 1억 8000만년이나 지속된 이 장구한 기간 동안 오늘날 존재하는 척추동물의 대부분, 
즉 도마뱀, 거북, 악어, 포유류, 새, 그리고 이미 멸종한 공룡과 익룡이 진화를 거듭하면서 
번성하였다. 당시 포유류는 지금의 쥐처럼 미미한 존재였기 때문에 중생대 생태계에 큰 영
향을 줄 수 없었다. 공룡은 악어와 익룡처럼 안구 뒤에 두 쌍의 구멍이 발달한 머리뼈를 
가진 파충류이다. 공룡이 파충류라는 것은 매우 드물게 보존된 피부화석이 털이 아닌 현생 
파충류와 같은 비늘로 되어 있고 또 알을 낳는다는 사실로 입증된다.
  -p14


  -설명1
  트리케라톱스의 골격을 이용해 표시한 공룡의 특징
  지금까지의 연구에 따르면 공룡은 아홉가지의 진화된 특징을 가진다는 것이 밝혀졌다.
  1. 진안와창까지 연장된 기다란 서골의 발달
  2. 두개 이상의 선골
  3. 상완골과 만나는 견갑골과 조탁골의 경계부분이 뒤쪽을 향함
  4. 상완골의 삼각형 가슴돌기가 상완골 위에서부터 중간까지 발달
  5. 넷째 앞발가락 마디 수가 세개 이하로 줄어듦
  6. 완전하게 열린 흡반이 발달
  7. 대퇴골의 머리부분이 구와 경부로 완전하게 구분
  8. 매우 작아진 비골
  9. 거골위로 잘 발달된 돌기

  
  둘째, 공룡은 땅위에서 생존했던 육상동물을 가리킨다. 그러므로 당시 하늘을 나는 파충
류인 익룡과 바다 파충류인 어룡, 수장룡은 공룡이 아니다. 중생대에는 실로 다양한 파충
류가 하늘과 땅과 바다에 서식했다. 중생대를 파충류의 시대라 부르는 것도 바로 이 때문
이다.


  셋째, 모든 공룡은 몸 아래로 바로 뻗은 곧은 다리를 가졌다. 이는 굽은 다리를 가진 도
마뱀이나 악어, 거북 같은 원시적 파충류와 공룡을 구별하는 매우 중요한 특징이다. 도마
뱀과 거북은 몸 옆에서 직각으로 꺽인 다리로 엉금엉금 기어다닌다. 따라서 전진하기 위해
서는 몸통을 좌우로 틀어 다리를 움직여야 한다. 악어는 짧은 거리를 뛸 때 몸을 반쯤 들 
수 있지만 역시 대부분의 시간을 기어다녀야한다. 이러한 자세로는 몸무게를 지탱하기 위
해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해야 하며 또한 걸을 때마다 발목관절의 강한 비틀림을 견뎌내야 
한다. 이렇게 걷는 동물 중 거대한 크기로 진화한 동물은 없다. 약 75톤 이상의 몸무게를 
가진 쎄이스모싸우루스는 악어와 같은 꾸부정한 다리로는 설 수도 없었을 것이다. 또한 기
는 자세는 움직일때 항상 몸이 휘어지기 때문에 폐를 압박해 호흡을 어렵게 만든다. 그러
나 완전한 직립자세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공룡은 초기진화단계에서부터 
다른 파충류와 구별되는 직립자세를 가졌다. 공룡은 포유류와 새처럼 자유롭게 호흡하면서 
뛸 수 있기 때문에 기는 동물들보다 훨씬 유리한 생존조건을 가졌던 것이다. 긴 뒷다리를 
가진 육식공룡들은 시속 40km로 달릴 수 있었다. 이러한 수치는 그들이 남긴 발자국화석
을 통해 계산된다.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능력은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공룡은 더크게 자라고 더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으므로 매우 다양한 몸구조와 생
활양식을 각게 되었다.


  세계 곳곳에 용각류 발자국화석들이 많이 남아 있는데 흥미로운 사실은 그중 어떤 것도 
꼬리를 끈 흔적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모둔 용각류 공룡들이 지면 위로 꼬리를 든 채 
걸어다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용각류는 어떻게 그 무거운 꼬리를 항상 들고 다
녔을까? 용각류는 굵은 밧줄 같은 힘줄이 척추의 신경배돌기에 v자 형태로 파인 홈을 따
라 목뼈에서 꼬리끝까지 길게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힘줄이 어깨와 골반을 기둥 삼아 마
치 현수교처럼 목과 꼬리를 지탱해 천청저울처럼 균형이 잡히면서 꼬리가 땅에 끌리지 않
았던 것이다. 이러한 동물이 빠르게 움직이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발자국들을 관찰해보
면 대부분의 용각류는 인간과 거의 유사한 시속 6km로 걸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마도 
코끼리처럼 짧은 거리는 조금 더 빠른 걸음으로 이동할 수 있었을 테지만 빠르게 움직일 
때 뼈와 근육에 가해지는 하중과 비트는 힘이 크게 증가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시간은 느
릿느릿 걸었을 것이다.

 


  2. 걸음걸이로 본 공룡의 다양성


  사족보행의 목긴 공룡, 용각류
  용각류 아파토싸우루스의 네 다리는 빌딩의 기둥처럼 곧게 요대와 흉대에 연결되어 거
대한 몸구게를 지탱했다. 골반에 있는 다섯 개의 척추뼈 선골은 한데 붙어 있어, 움직일 
때 10톤이 넘는 엄청난 몽의 압력을 골반이 지탱할 수 있도록 해준다. 아파토싸우루스는 
코끼리처럼 뭉툭하고 넓은 발을 가졌다. 그러나 항상 뒷발이 앞발보다 크기 때문에 앞뒷발

의 크기가 같은 포유류와 쉽게 구별된다. 아파토싸우루스의 앞발톱은 둥그런 형태지만 맨 
안쪽에 있는 것은 훨씬 길고 날카롭다. 뒷발의 안쪽 세 발가락의 발톱은 부드러운 땅에서 
발이 빠지거나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했다.


  아파토싸우루스를 포함해 모든 용각류는 높은 뒤꿈치를 갖고 있다. 우리는 걸을때 몸을 
들어올리기 위해 발을 옮기면서 발목을 들어올린다. 이것은 실제로 많은 에너지가 소비되
는 일인데, 굽이 있는 신발을 신어 걸음을 좀더 편하게 하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우리가 한 걸음 뗄 때마다 약 3cm씩 들어 올리는 일에도 적지 않은 에너지가 소비되는데 
10톤이 넘는 공룡이 한 걸음 움직일때마다 소비될 에너지를 상상해보라.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용각류는 코끼리처럼 뒤꿈치에 두꺼운 근육질의 발굽을 갖게 되었다.
  비정상처럼 보이는 거대한 몸집 때문에 브라키오싸우루스는 물속에서 살았으며 콧구멍
이 머리 위에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는 주장이 최근까지도 있어왔다. 그러나 실제 브
라키오싸우루스는 땅위에서 자신을 지탱할 수 있는 몸 구조를 갖고 있다. 만일 이러한 동
물이 물속에서 생활했다면 공룡의 폐 구조로 보건대 폐에 작용하는 수압에 의해 즉사하고 
말았을 것이다.


  더 오래전, 공룡이 거대한 도마뱁이라고 생각하던 시절 한 독일 학자는 용각류가 악어처
럼 기어다니는 자세로 움직였을 거라고 잘못 생각했다. 그러나 이러한 자세로 땅위를 걸아
다니기 위해선 몸이 지나갈 수 있게 땅밑 2m 깊이의 도랑이 있어야 한다. 거대한 크기로 
자라기 위해선 직립자세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용각류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족보행의 조각류
  사족보행을 통해 거대한 몸무게를 지탱한 용각류와는 반대로 이족보행을 한 조각류힙씰
로포돈은 직립자세의 걸음걸이가 얼마나 바르고 민첩하게 움직일수 있는 구조인지 보여준
다.


  약 1.5m 크기의 초식동물인 힙씰로포돈은 사슴처럼 모든 골격들이 날씬해, 가벼운 몸무
게를 유지하면서 최대한의 강도를 갖도록 몸구조가 발달해 있다. 뼈 자체도 속이 비었으며 
넓적다리뼈는 매우 짧아, 긴 정강이뼈와 발뼈를 빠르게 끌어당겨 앞으로 뻗을 수 있었다.
  특별한 방어무기가 없는 힙씰로포돈은 적으로부터 도망가기 위해 긴 다리로 오랫동안 
빠르게 뛸수 있어야 했다. 특히 몸과 머리가 수평이 되도록 유지하명서 꼬리를 이리저리 
틀어 멈추지 않은채 빠르게 방향을 바꿔 적을 따돌릴 수 있었다. 
 -p18


  설명


  이족.사족보행을 병행한 이구아노돈의 골격
  힙씰로포돈과 친척관계에 있는 이구아노돈은 다 자라면 10cm 크기에 4톤이나 되는 큰 
공룡이었다. 뼈는 힙씰로포돈과 근본적으로 똑같은 구조이지만 뼈의 상대적 길이는 매우 
다르다. 크고 긴 대퇴골에 비해 정강이뼈는 상대적으로 짧아 몸무게를 지탱하기에 아주 좋
지만 빠르게 뛸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 넓고 긴 신경배돌기에는 많은 뼈힘줄이 x자 모양
으로 감싸고 있어, 무게를 더 늘리지 않고 전체 척추뼈의 강도를 높여준다.
  
  이족보행과 사족보행을 병행한 조각류

  용각류가 네 다리로 걷고 합씰로포돈이 두 다리로 걸은 반면, 곰처럼 두 가지 방법을 다 
사용한 공룡도 있었다. 이런 공룡들은 먹이를 잡을 때나 적과 싸울때 앞발을 이용하고 동
시에 네 발을 땅위에 대고 낮게 자란 식물을 뜯어먹을 수도 있다. 네 발을 사용하여 쉬거
나 천천히 걷다가, 달아날 때는 뒷발로 일어나서 뛰었다. 이구아노돈이 바로 이러한 걸음
걸이를 발달시킨 공룡이다.


  이구아노돈이 처음 발견되었을때 걸음걸이에 대해 무척이나 많은 논쟁이 있었다. 도마뱀
처럼 네발로 걸었느냐 아니면 캥거루처럼 두 발로 걸었느냐?이구아노돈은 완전히 자랐을 
때 무게중심을 뒷발에 두구 두 발로 걷다가 먹이를 먹을 때나 서성일때 안정된 자세를 취
하기 위해 자주 앞발로 땅을 딛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진보된 뒷발을 가진 이구아노돈이 얼마나 환경에 잘 적응했는지는 앞발의 독특
한 구조를 보면 다시 한번 확인된다. 커다란 어깨에 의해 지탱되는 앞발은 길고 강력하며 
근육이 잘 발달되어 있다. 앞발목뼈를 구성하는 다섯 개의 뼈는 서로 완전히 붙어 구부러
지지 않고 앞발의 무게를 효과적으로 지지한다. 세 개의 가운데 앞발가락은 강하고 곧게 
뻗어 있으며 짧고 뭉툭한 발톱을 가졌는데 네 발로 걸을때 발굽처럼 벌어져 충분히 몸무
게를 지탱할 수 있었다.


  날카로운 창 모양으로 변형되어 적에게 치명적인 일격을 가할 수 있는 엄지는 이구아노
돈의 주요 무기이다. 다섯째 앞발가락은 다른 앞발가락보다 약하지만 구부릴 수 있어서 나
무에서 먹이를 잡을때 유용하게 사용되었다.


  이족보행의 수각류
  수각류인 큰 육식공룡 티라노싸우루스와 알베르토싸우루스는 많은 과학자들의 관심대상
이다. 무게가 7통이 넘는 티라노싸우루스의 뼈는 거대하고 무거우며 특히 척추와 골반, 그
리고 대퇴골은 강력한 움직임을 조정할 수 있도록 수많은 근육과 힘줄로 감싸여 있다. 발
뼈는 서로 꽉 맞물려 있어 별도의 강한 뼈를 구성한다. 몸무게를 지탱하는 세개의 발가락
은 짧고 강력하며 커다란 발톱이 나 있다. 거대한 몸집 때문에 티라노싸우루스가 빠르게 
달릴 수 있었는지는 의심스럽다. 그러나 잘 발달된 근육으로 감싸인 다리뼈 하나는 3000
kg/cm2 강도의 강철 같은 내구성을 가진다. 


  수천개 수각류 발자국이 전세계에서 보고되는데 그중에는 큰 수각류의 것들도 있다. 커
다란 수각류의 발자국은 이들이 초식공룡과 달리 무리를 이루지 않고 혼자 생활하였다는 
것을 암시한다. 그리고 발바닥이 아니라 발가락끝으로 걸었음을 보여준다.


  발자국화석으로 입증되지 않은 것은 이들이 뛸수 있었느냐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
까지 발견된 것들은 모두 걷고 있을 때의 발자국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은 큰 수각류
를 느린 동물로 보는 견해를 뒷받침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바르게 뛸 수 있는 현생 동물들 
대부분도 주로 걸어다니며 생활하기 때문에 뛰고 있을 때의 발자국 화석은 매우 드물다. 
또한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을 아니다. 만일 티라노
싸우루스가 매복이나 변장에 능숙하지 않았다면 최소한 오리주둥이공룡이나 뿔공룡 같은 
주된 사냥감만큼 빨리 뛸 수 있어야만 한다. 이 공룡들은 최고 시속 14~20km로 달릴 수 
있었다고 게산된다. 따라서 티라노싸우루스는 짧은 거리에서 그보다는 더 빠른 속도를 낼 
수 있어야 한다. 평상시의 달리는 속도는 비록 작은 육식공룡의 빠른 속도에는 못미쳤겠지

만 티라노씨우루스의 경우 시속 9.5km 정도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커다란 육식공룡은 거
대한 몸집과 빠른 속도를 가짐으로써 또다른 직립자세의 성공을 보여준다. 사실 이러한 적
응은 매우 성공적이어서 이들은 지구에 살았던 생물 중 가장 거대한 육식동물이 된것이다.


  3. 크기로 본 공룡의 다양성
  공룡의 크기는 실로 다양하다. 닭보다 작은 공룡에서부터 고래보다 큰 공룡도 있다. 
‘공룡’이란 단어를 떠올릴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먼저 높은 가지위의 나뭇잎을 한가롭게 
뜯는 어마어마한 몸집의 용각류 브라키오씨우루스나 초식공룡을 공격해 물어 뜯는 거대한 
육식공룡 티라노씨우루스를 생각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공룡은 이보다 더 작았고 실제 아
주 작은 공룡도 있었다. 콤프쏘그나투스는 티라노씨우루스처럼 육식공룡이지만 크기는 주
둥이끝에서 꼬리끝까지 80cm밖에 안된다. 후기 삼첩기에 처음 공룡이 진화했을때 이들은 
쥐라기와 백악기의 공룡처럼 거대한 크기를 가지지 못했다. 대표적인 초기 육식공룡 코일
로피씨스의 크기는 2m, 원시용각류플라테오씨우루스의 크기는 8m 정동이다.


  그렇다면 왜 공룡들은 몸집을 계속 늘려나갔을까? 어떻게 공룡들은 그렇게 거대하게 자
랄 수 있었을까? 이러한 의문의 답은 분명히 공룡들이 살던 당시의 지구환경. 그리고 먹이
와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이다.


  먼저 파충류의 뼈는 포유류의 뼈와 다르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파충류의 뼈끝, 
즉 골단은 전형적으로 연골 상태를 유지한다. 이 연골이 계속 자라기 때문에 파충류인 공
룡은 살아 있는 동안 계속 자랄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오리주둥이공룡 마이아씨우라 새끼
의 뼈를 조사해본 결과 공룡의 뼈는 항상 일정한 속도로 자라는 것이 아니라 새끼때 빨리 
자란다는 것이 밝혀졌다. 골단이 연골로 되어 있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뼈마디 부분이 약하
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에 포유류에서는 이러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골단의 연골을 덮
어싸는 이차적 골단이 형성된다. 이차적골단과 원래의 골단 사이에 있는 연골은 오래 지속
되지 못하고, 성체가 될 때 골단과 함께 붙어 뼈는 더이상 성장하지 않게 된다. 따라서 포
유류인 인간은 청년기에 이르러 성장을 멈춘다. 대부분의 파충류에는 이러한 이차적 골단
이 없다.


  이처럼 골격학적으로 크게 성장하는데 아무런 제약이 없는 초식공룡들은 이산화탄소가 
풍부하고 기후도 따뜻했던 중생대 기간 온 대륙에 번성한 나자식물과 양치류들을 먹기 위
해 몸집을 자꾸 늘려갔다. 중생대의 기후는 오늘날보다 훨씬 덥고 습했으며 극지방에는 빙
하가 없었다. 또한 기후는 놀랍게도 일정하여 여름과 겨울의 기온차가 거의 없었다. 즉, 위
도에 따른 기후대가 세분되지 않아 극지방은 적도 지방처럼 따뜻했으며 연중기온은 10~1
5C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다(제1부2장참조).


  이러한 특수한 환경에 잘 적응한 것이 쥐라기의 초식공룡인 목긴 공룡들이다. 이들은 큰 
체적의 몸을 유지하기 위하여 방대한 양의 식물을 먹어치웠다. 가장 큰 육상포유류인 아프
리카코끼리는 매일 자기 몸무게의 3%가 넘는 185kg의 식물을 먹어야만 생존할 수 있다. 
이 비율을 그대로 적용하면 30 톤 무게의 브라키오싸우루스는 하루 1통의 식물을 먹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엄청난 양의 식물을 섭취해야 했던 용각류의 머리는 단지 말머리보
다 조금 더 큰 75Cm 정도이며, 또한 말의 치아처럼 식물을 잘 씹을 수 있는 어금니 대신 
전혀 씹을 수 없는 단순한 치아만 발달해 있다. 예를 들면 디플로도쿠스(Diplodocus)의 

앞주둥이에는 가느다란 연필 같은 이빨만 있어 초창기의 과학자들은 이들 공룡이 부드러
운 수생식물만을 먹었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런데 물위에 떠 있는 수생식물을 먹었다면 어
째서 오메이싸우루스(Omeisaurus)와 같은 용각류는 10Cm나 되는 그토록 긴 목을 발달시
켰을까? 용각류는 어떤 동물도 도달할 수 없는 꼭대기의 부드러운 나뭇잎을 독점하기 위
해 기린처럼 긴 목을 가지게 된 것이다. 또한 이들의 거대한 몸집은 자연스럽게 자신을 방
어하는 무기가 된다. 오늘날에도 다 자란 코기리를 사냥할 수 있는 육식포유류는 없다. 피
부를 감싸는 두꺼운 골편이나 날카로운 이빨 같은 효과적인 방어무기도 없고 빨리 달아날 
수도 없는 용가류는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육식공룡보다 훨씬 크게 체구를 늘리는 수밖에 
없었다. 이것은 물론 당시 먹이가 풍부하고 좋은 기후가 계속되어 가능했다. 이러한 사실
은 왜 알로싸우루스(Allosaurus)나 티라노사우루스 같은 육식공룡들도 따라서 몸집이 커졌
는가에 대한 해답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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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명
  쎄이스모싸우루스와 함께 발견된 가장 큰 위석과 작은 위석
  이빨이 잘 발달하지 않은 용각류는 위석에 의존한 소화방법(제1부 4장 참조)을 이용해 
막대한 양의 나뭇잎을 먹어 산림을 황폐화했다. 식물들은 이러한 공룡들의 무자비한 약탈
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생존주기를 짧게 하고 빠르게 성장하면서 낮게 자라는 방법을 택해 
드디어 백악기에는 꽃피는 식물인 피자식물이 나타난다. 이로인해 거대한 용각류들은 쇠퇴
하고 대신 몸집도 작고 잘 씹을 수 있는 이빨을 가진 조각류들이  번성해 또다시 피자식
물을 먹기 시작했다. 일방적으로 식물로부터 먹이를 공급받기만 한 공룡들은 중생대가 끝
나면서 멸종하지만 새와 곤충들은 피자식물과 공생하면서 신생대 들어 더욱 번성한다.

 


  4. 종으로 본 공룡의 다양성
  2억 2800만년 전에 처음 출현하여 중생대가 끝날 때까지 약 1억6300만년 동안이나 공
룡들은 환경에 잘 적응하며 실로 다양하게 진화하였다. 현재 남극을 포함하여, 전세계 모
든 대륙에서 공룡이 발견되는데 지금까지 약 670속이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중생대에 실
제 얼마나 다양한 공룡들이 살았을까? 화석기록은 문자 그대로 하나의 자료이기 때문에 
새로운 화석이 발견됨에 따라 역사는 진전되어간다. 1970년 이후 한달에 한번 꼴로 새로
운 공룡이 발견되고 있다. 오언이 공룡이란 이름을 처음으로 만들 당시인1841년에는 단지 
7속의 공룡이 있었고, 씰리(Harry Seeley)가 공룡을 커게 두 그룹으로 분류했던 1887년
에는 37속에 불과했다. 그후 1997년까지 총 650속이 발견된 것으로 집계되었으며 최근
까지 20속 이상이 더 늘어났다. 실제 한 공룡 속의 존속기간은 500만~1050만년인데, 평
균 770만년으로 계산하고 화석으로 보존된 수에 기초해 추정하면 실제 중생대에 살았던 
공룡은 900~1200속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계산이 옳다면 당분간 새로운 공룡이 고갈될 
염려는 없으며, 새 공룡이 더 발견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은 앞으로 200년 후에나 고려해
볼 문제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2장 공룡시대 중생대
  

  공룡시대라 일컫는 중생대는 삼첩기, 쥐라기, 백악기로 세분된다. 이러한 구분은 공룡의 
진화에 따른 것이 아니라 이미 18세기경에 행해진 각기 다른 화석을 포함하는 지층의 분
류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이 기간들은 어떤 종류의 공룡이 언제 살았는가를 언급할때 항
상 이용된다. 중생대의 이 세기간에 지구의 환경은 심오한 변화를 겪어 공룡이 여러 방향
으로 진화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1. 삼첩기
  2억 4500만년 전부터 2억 800만년 전까지의 지질시대인 삼첩기에 지구상으이 모든 대
륙은 판게아라는 하나의 거대한 대륙으로 붙어 적도에 위치해 있었따. 대륙은 늘 일정하게 
따뜻했으며 기후에 영향을 주는 빙하나 커다란 내륙의 바다도 없었다. 전기 삼첩기에 극지
방의 기온이 10~15도를 유지했으며 적도지방은 이보다 다소 높았다. 그러나 삼첩기 말로 
가면서 점점 더워지고 또한 상당히 건조해지면서 판게아의 많은 지역이 사막환경으로 변
해갔다. 이렇듯 덥고 건조한 기후는 공룡이 출현하는 데 아주 좋은 조건을 제공했다. 삼첩
기의 식물은 고생대 후반의 식물군이 중생대의 식물군을 대표하는 쥐라기와 전기 백악기
의 식물로 점이되는 현상을 보여준다. 북반부 북쪽은 은행류와 나무고사리류가 주중을 이
루어 풋을 형성햇으며 따에는 고사리들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다. 북반부으 ㅣ남쪼과 적
도지방은 특히 건조한 지역이 많았는데 주로 침엽수와 소철류로 이루어진 숲이 군데군데 
형성되어 있었다. 남반부는 디크로이디움(Dicroidium) 같은 커다란 씨고사리류가 압도적
으로 많았다. 이러한 식물은 커다란 활엽수로 자라 높은 숲 지붕을 형성하고레피돕테리스 
같은 조그만 고사리류는 물가에서 자라고 있었다. 판게아가 하나의 대륙이기 때문에 육상
동물인 공룡은 자유롭게 대륙 전체로 퍼져나갈 수 있었다. 따라서 같은 종류의 공룡이 전
세계의 여러 지역에서 나타난다. 초창기의 공룡은 작고 날렵하며 두다리로 걷는 에오랍토
르(Eoraptor), 헤레라싸우루스(Herrerasaurus), 코일로피씨스(Coelophysis) 같은 육식공
룡들이다. 이들 원시적인 공룡은 3m 정도의 크기에 날카롭고 뾰족한 이빨과 먹이를 움켜
쥘 수 있는 앞발톱을 가졌다. 가장 오래된 초식 공룡도 이 시기에 나타나는데 높은 곳의 
나뭇잎을 먹을 때 뒷발로 설 수 있었던 마쏘스폰딜루스(Massopondylus)와 플라테오싸우
릇(Plateosaurus)같은 원시용각류가 그들이다. 이들 공룡은 전세계적으로 매우 넓게 분포
하며 효과적인 소화계 덕분에 판게아에 번성했던 다양한 식물들을 잘 섭취할 수 있었다. 
쥐라기에 진화한 거대한 용각류의 크기까지 자라지는 않았지만 원시 용각류는 당시까지 
가장 큰 육상동물이었다. 후기 삼첩기에 공룡이 번성함에 따라 필연적으로 이전가지 매우 
성공적으로 존속했던 다른 동물들이 쇠퇴하기 시작했다. 꾸부정한 다리를 가진 파충류와 
양서류, 포유류형 파충류가 사라졌다. 공룡과 서식지를 공유했던 동물로는 곤충, 악어와 매
우 작은 크기의 원시포유류가 있었다. 가오가 호수에는 개구리, 거북, 물고기 등 다양한 동
물이 살고 있었으나 이들 대부분이 공룡의 먹이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도마뱀과 익룡이 
처음으로 나타났으며 바다에는 어룡과 수장룡이 나타났다. 후기 삼첩기는 공룡들이 판게야
의전대륙에 걸쳐 기존에 존재했던 동물들을 대체해가는 기간으로 볼 수 있다. 공룡들은 생
존에 가장 중요한 활동성과 민첩성에서 다른 동물들보다 훨씬 앞서 있었기 때문이다. 

 


  2.쥐라기

  2억 800만년 전부터 1억 4500만년 전까지의 지질시대인 쥐라기에 판게아는 서서히 두 
개로 갈라져 북쪽의 로렌시아 대륙과 남쪽의 곤드와나 대륙으로 양분되었다. 이러한 큰 규
모의 분리에도 불구하고 브라키오싸우루스와 스테고싸우루스 등의 공룡화석이 북미와 아
프리카에서 나타나는 사실은 이들 두 대륙이 때때로 육지 다리로 서로 연결되었음을 말해
준다. 대륙이 갈라지고 커다란 대양이 초대륙 사이에 놓이게 되어 전세계 기후는 변화하기 
시작했다. 연평균 기온이 약간 떨어지고 강수량이 증가하였으며 온난한 기후가 형성되어 
전대륙은 무성한 열대우림으로 채워진다. 삼첩기에 서식했던 것과 유사한 형태의 식물이 
전기쥐라기에도 계속 나타난다. 그러나 곤드와나 대륙에서 번성했던 씨고사리류는 사라지
고 소철류와 침엽수, 쎄뭐이아(sequoia)가 그 자리를 채우면서 광활한 건조지역이 사라졌
다. 즉 북반부에 번성했던 식물들이 전대륙으로 퍼져나간 것이다. 이들과 함께 고사리류와 
속새류(horsetail)가 땅을 덮고 은행류와 나무고사리류가 강과 호수 주위에 번성하였다. 이
러한 무성한 삼림의 발달로 아주 새롭고 독특한 공룡이 진화했는데, 지상에 걸어다녔던 동
물 중 가장 큰 동물인 아파토사우루스(Apatosaurus), 디플로도쿠스(Diplodocus), 브라키
오싸우루스(Brachiosaurus) 같은 목긴 용각류는 긴 목을 이용해 다른 공룡들이 도달할 수 
없는 높은 곳의 나뭇잎들을 먹어 쥐라기 생태계의 주된 자리를 차지하였다. 다른 새로운 
종류의 공룡도 용각류와 함께 진화하였는데, 이들은 커다란 육시공룡 알로싸우루스
(Allosaurus)와 등에 판을 가진 스테고싸우루스(Stegosaurus)이다. 작은 육식공룡인 오르
니톨레스테스(Ornitholestes)는 주로 고사리와 속새류와 이끼류 속에 사는 곤충과 개구리, 
도마뱀과 포유류를 사냥햇다. 벌과 파리의 조상을 포함하여 날아다니는 곤충류를 제외하
고, 하늘에는 프레온닥틸루스(Preondactylus)같은 익룡이 번성하였다. 시조새 아프카이옵
테릭스(Archaeopteryx)도 후기 쥐라기에 나타나다. 가장 원시적인 새인 시조새는 뚜렷하
게 공룡의 특지을 많이 가지고 있어 새가 조그만 육식공룡에서 진화해 나왔다는 것을 말
해주고 있다.(제1부 5장 참조). 쥐라기는 공룡들이 다양한 환경에 적응하면서 다양한 형태
의 몸집과 크기를 발전시킨 기간이었다. 쥐라기 말에 이르러 공룡들은 실제적으로 점유할 
수 있는 지표 구석구석까지 서식지를 넓혔다. 실로 거대한 용각류 공룡들이 떼지어 다니며 
광활하게 널린 식물계를 유린했던 것이다. 


  3. 백악기
  1억 4500만년 전부터 6500만년 전까지의 지질시대인 백악기에 로렌시아와 곤드와나 
대륙은 계속 갈라져 백악기 말에 이르러 오늘날 지구상의 대륙 분포와 비슷한 모습을 갖
게 되었다. 전기 백악기의 기후는 습하고 건조한 계절을 동반하면서 따뜻했지만 후기로 갈
수록 여름과 겨울이더 현저하게 나타났다. 그러나 극지방에서도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고위도 지방은 소철류, 침엽수류와 은행류가 삼림을 이루었으며 적도
지역은 열대우림이 점점 더 축소되고 거의 나무가 없는 사바나 환경이 발달하기 시작했다. 
이 기간은 가장 큰 환경적 변화는 피자식물, 즉 꽃피는 식물의 등장이다. 후기 쥐라기에 
거대한 공룡무리에 의해 천천히 자라는 나자식물이 황폐화된 것이 피자식물이 빠르게 확
산된 이유였다. 피자식물은 매우 빨리 자라며 씨는 바람이나 곤충들에 의해 쉽게 퍼져 나
갈 수 있다. 조그만 초본류로 시작한 이 식물은 식물계의 대다수를 차지하게 되었다. 실제 
고사리류와 속새류는 밀집도가 높은 작은 현화식물들과 수풀, 관목들로 대체되었다. 이들

은 또한 커다란 숲과 활엽수의 삼림지대를 형성하였다. 이때까지도 풀은 진화하지 않았으
며 공룡시대에 풀과 비유 될 수 있는 것은 지면을 덮은 고사리들이었다. 대륙들이 쪼개지
면서 함께 나타난 새로운 식물은 백악기의 공룡 진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 대륙을 
이어주는 연결로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서로 격리되어 각지역에서 새롭게 진화한 공룡들 
사이에는 현격한 차이가 나타나게 된다. 예를 들면 중국과 몽골에서 산출된 육식공룡 쎄그
노싸우루수(Segnosaurus)오 오비랍토스(Oviraptor)는 다른 지역에서는 전혀 나타나지 않
는다. 당시 유럽은 하나의 대륙해로 덮여 커다란 섬들로 나뉘어 있었다. 이러한 국지적인 
특성화는 큰 공룡들이 소형화됨에 따라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띄게 되었다. 오늘날 우리가 
주위에서 볼 수 있는 많은 종류의 동물들이 백악기에 처음 나타났는데, 그것은 뱀, 몇몇 
종류의 새, 그리고 나방 등이다. 익룡은 점점 크게 진화해 지구상에서 하늘을 날았던 동물 
중 가장 큰 동물이 되었다. 케짤코아툴루스(Quetzalcoatulus)는 날개 길이가 12m를 넘는 
거대한 크기로 자라났다. 후기 백악기의 빨리 자라는 현화식물들은 다양한 뿔공룡과 오리
주둥이 공룡들이 성공적으로 살아 갈 수 있는 여건을 제공했다. 뿔공룡 켄트로싸우루스
(Centrosaurus)는 캐나다 알버타주 공룡계곡에서 만마리 이상 발견되었는데, 이는 당시 공
룡의 무리가 얼마나 컸는지를 짐작케 한다. 풍부한 초식공룡을 주된 먹이로 삼는 알베르토
싸우루스(Albertosaurus), 티라노싸우르스 같은 큰 육식 공룡과 작은 크기의 트로오돈
(Troodon)과 드로마이오싸우루스(Dromaeosaurus)도 있었다. 이러한 양상은 서부 북미대
륙에 국지적으로 나타나며 다른 지역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 실제로 그러한 지역적 차이
를 갖는 공룡의 생태 때문에 당시 전세계에 분포한 공룡을 명확히 복원해내기는 매우 어
렵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다른 시대보다도 후기 백악기에 가장 많은 종류의 공룡이 존재
했다는 것이다. 공룡시대 중 종류와 수에서 가장 번성했던때가 바로 이 기간이다. 이렇듯 
다양하고 거대한 집단이 백악기가 끝나면서 모두 사라졌다는 것은 지구 역사의 가장 큰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3장 공룡의 기원
  
  공룡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주로 그들이 돌연한 멸종에 있지만 사실 더 흥미로운것은 
그들의 갑작스런 출현과 성공이다. 공룡들은 대체 어디서 온 것일까? 이 간단한 질문은 지
난 150년간 과학자들 사이에서 격력하게 토론된 주제이며, 심지어 오늘날에도 공룡의 기
원에 대한 견해는 매우 다양하다. 공룡이 나타나기 38억년 전에 이미 생명체가 지구상에 
존재했다. 단순한 단세포동물고 시작한 지구의 생명체들은 기나긴 세월동안 바닷속에서 해
파리, 조개, 성게 같은 다양한 종으로 진화해 결국 뼈를 가진 물고기가 나타나게 되었다. 
육지에도 처음 규조 같은 단세포식물이 나타난 이후 양치류, 겉씨식물, 속씨식물 등 점차 
더 복잡한 구조의 식물들이 진화했다. 물고기 중 폐가 발달하고 지느러미가다리로 변한 이
크티오스테가(Icothyostega)가 3억 7000만년 전 드디어 육지로 올라왔다. 바로 이들 개
척자가 양서류와 원시파충류의 조상인 것이다. 공룡의 출현은 중생대 생명의 장을 여는 매
우 중요한 사건이다. 여러 종류의 많은 동물들이 공룡의 출현으로 빠르게 변화했다. 그런
데 다른 동물들은 멸종의 길을 걸었는데 왜 유독 공룡은 번성하기 시작했는가에 대한정확

한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우선 공룡의 출현하기 이전 시대의 동물상을 이해할 필요가 있
다. 삼첩기는 작은 육식성 포유류형과 파충류에서 진화되어 나온 포유류, 그리고 익룡, 해
양 파충류, 개구리, 거북, 악어가 출현하는 척추동물 진화사 중 가장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
이다. 삼첩기는 지질시대를 통해 가장 큰 대멸종이 일어난 고생대가 끝나면서 시작된다.  
고생대 페름기 말에 모든 생물의 96%가 멸종하였다. 그 이유는 고생대말에 이르러 모든 
대륙이 하나로 합쳐지는 그적인 변화가 초래되어 격심한 조산운동, 격렬한 화산활동, 전세
계적인 해퇴가 일어나 많은 생물들의 서식지가 파괴되기 때문이다. 반면에 고생대 후기 석
탄기의 늪지대에서 진화한 파충류는 삼첩기에 이르러 육지를 완전히 점령하게 된다. 곧 바
다도 해양파충류의 의해 지배되고 하는에는 날아다니는 파충류인 익룡이 번성하게 된다. 
마침내 후기 삼첩기에 이르게 되면 지배파충류가 나타나 원시적인 포유류형 파충류를 제
거하고 육상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1. 삼첩기의 육상파충류들


  포유류형 파충류
  포유류형 파충류는 이름에서도 추측할 수 있듯이 파충류이면서 포유류의 특징을 많이 
지닌 동물이다. 다리는 원시적으로 휘어져 있지만 머리뼈의 수는 많이 줄었고, 이빨도 완
전하지는 않지만 포유류처럼 앞니 송곳니 어금니로 분화되었다. 이들은 고생대 말인 페름
기에 전세계에 널리 분포했으며 삼첩기에도 계속 번성해 판게아의 주요한 육상동물이었다. 
포유류형 파충류는 초기부터 두 방향으로 진화했는데 초식성 디키노돈트류(dicynodonts)
와 육식성 키노돈트류(Cynodonts)이다. 디키노돈트는 전기와 중기 삼첩기에 광범위하게 
분포했는데 크기는 다람쥐와 여우만했다. 짧은 목과 짧은꼬리, 그리고 드럼통같이 뚱뚱한 
몸을 가진 육상동물이지만 일부는 땅에 구멍을 파고 살았으며 일부는 하마처럼 물가에서 
살았다. 거북과 같은 주둥이에는 두 개의 큰 송곳니형 구조가 위에서 아래오 뻗어 있어 이
름도 '두 개의 개이빨(dicynodonts)'이란 뜻이다. 리스트로싸우루스(Lystrosaurus)는 전기 
삼첩기의 디키노돈트를 대표하는데 남아프리카, 남극, 인도, 중국, 러시아에서 많이 산출된
다. 리스트로싸우루스는 염소정도의 크기에 짧고 두꺼운 다리와 짧은 꼬리, 두 개의 커다
란 송곳니처럼 발달된 턱을 가진 독특한 머리를 지녔다. 거북의 주둥이처럼 이빨은 없지만 
질긴 식물을 잘라먹는 데는 능숙했다. 반직립 자세였으나 빠르게 움직일 때 구부정한 다리
는 몸 아래에 바로 놓일 수 있어 두 종류의 보행자세를 동시에 가지고 있었다. 육식성인 
키노돈트의 이빨과 턱은 오늘날 개와 매우 유사했다. 몸도 날렵하고 상대적으로 긴 다리를 
가졌지만 밖으로 꾸부정하게 벌어진 원시적인 형태였다. 따라서 포유류처럼 앞다리와 뒷다
리의 길이는 거의 같아 뒷다리가 더 길게 발달한 지배파충류와는 달랐다. 때로는 다리를 
안으로 모아 빠르게 뛸 수도 있었지만 개처럼 껑충껑충 뛸수는 없었다. 이들의 척추는 단
지 좌우로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부자연스럽게 뛸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초식동물인 
디키노돈트와 함께 발견되는 일이 잦아 이들이 디키노톤트를 사냥했음을 알 수 있다. 포유
류처럼 이빨도 분화되어 앞니, 송곳니, 복잡한 어금니를 갖고 있다(파충류의 이빨은 단지 
한 종류로 구성되어 있다). 키노돈트는 아마도 털을 가진 온혈동물이었을 것으로 추정된
다. 전기 삼첩기으 키노그나투스(Cynognathus)는 남미와 남아프리카에서 발견되어 당시 
이들 대륙이 서로 붙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키노돈트는 파충류에서 포유류로 진화하는 

중간과정에서 있었던 동물이기 때문에 진화상 매우 중요하다.


  지배파충류
  지배파충류(archosaurus)는 악어, 익룡, 공룡을 포함하는 중생대의 가장 중요한 그룹이
다. 이들은 발목 구조의 차이에 따라 악어로 진화한 그룹과 익룡, 공룡으로 진화한 그룹으
로 양분된다. 악어에 속하는 그룹의 발목뼈는 거골(복사뼈)과 근골(발뒤꿈치뼈)이 요철형
으로 접합해 서로 회전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진다. 이러한 종류의 발목은 현생 악어와 이미 
멸종한 원시악어 피토사우루스류(Phttosaurs), 아이토싸우루스류(aetosaus), 라우이쑤키안
(rauisuchians)에 나타난다. 피토싸우루스류는 긴 중둥이를 가지고 있어 인도의 현생 악어 
가비알(gavial)과  외형적으로 유사하지만 콧구명이 주둥이끝이 아니라 눈 사이에 있기 때
문에 쉽게 현생 악어와 구별된다. 이들은 온몸을 딱딱한 비늘로 무장하고 있어 외형적으로
는 갑옷공룡(ankylosaurs)과 유사하다.


  두번째 그룹은 라고쑤쿠스(Lagosuchus). 익룡, 공룡과 새를 포함하여 발목 구조는 새와 
유사하다. 라고쑤쿠스는 아르헨티나의 중부 삼첩기 지층에서 발견된 날렵하고 긴 다리를 
가진 육식동물이다. 크기는 산토기만하여 길고 좁은 머리에 작고 날카로운 이빨을 가졌다. 
앞다리는 다소 짧은 반면 뒷다리는 길고 날씬해 작은 먹이를 재빠르게 잡을 정도로 날렵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라고쑤쿠스는 원시공룡의 특징을 많이 갖고 있으며 또한 가장 오래된 공룡화석이 산출
되는 지층 바로 아래에서 산출되었기 때문에 아마도 공룡의 직접적인 조상이 아니었나 추
정된다. 익룡은 골격학적으로 공룡과 가장 가까운 관계에 있다(제1부 6장참조).   


  2. 공룡의 출현과 성공  
  드디어 공룡이 출현한다. 가장 오래된 공룡의 화석은 아르헨띠나의 2억 2800만년 전 
이시구알라스또(Ischigualasto) 지층에서 발견되었다. 여기서 가장 잘 알려진 공룡은 에로
랍토르(Eoraptor)와 헤레라씨우루스(Herrearasaurus)이다. 이들 초기의 공룡은 크기도 작
고 다양하게 진화하지 못했다.


  이시구알라스또층에서 산출되는 화석을 보면, 가장 풍부한 것이 원시 파충류이며 공룡은 
단지 모든 동물들 중 5.7%만을 차지한다. 따라서 중기 삼첩기까지 공룡은 생태계의 주요 
구성원이 아니었슴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삼첩기 말로 가면서 여러형태의 공룡이 전세계에
서 발견되기 시작한다. 이는 공룡이 처음 출현하자마자 급속히 다양하게 발전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산출되는 화석의 25-60%를 차지할 정도로 수도 많아지고 크기도 좀더 다양해
진다. 이시기의 가장 대표적 공룡이 미국 애리조나주 유령농장(Ghost Ranch)에서 대규모
로 발견된 작고 민첩한 육식공룡 코일로피씨스(Coelophysis)와 유럽과 중국에서 많이 발
견된 원시용각류 플라테오싸우루스(Plateosaurus). 루펭고싸우루스(Lufengosaurus)이다.
  여기서 한가지 의문이 제기된다. 왜 이 시기 다른 파충류는 쇠퇴해간 반면 공룡은 번성
했을까? 후기 삼첩기가 시작될 때는 여러 환경에서 디키노돈트와 아이토싸우루스류 같은 
많은 원시파충류들이 번성했지만, 삼첩기 말로 갈수록 건조한 기후가 더 널리 확산되어 식
물과 먹이의 감소로 생존을 위한 투쟁은 더욱 격화된다. 이러한 생존경쟁에서 공룡은 우위
를 점하는데 그 이유는 확 트인 환경에서 빠르게 달릴 수 있는 다리 구조 때문이었다. 비
록 몇몇 원시파충류들은 곧은 다리를 가졌지만 이들은 발바닥을 지면에 대고 걸었기 때문
에 상대적으로 느릴 수 밖에 없었다. 반면에 공룡들은 완전히 두 다리로 곧게 설 수 있었
으며 새처럼 발가락으로 걸었고, 긴 보폭으로 더 빨리 뛸 수 있었다.


  더 발달한 걸음걸이를 가진 공룡들은 재빠르고 민첩했기 때문에 대부분의 육식동물로부
터 쉽게 도망칠 수 있었으며 먹이를 찾아 새로운 숲을 탐험할 수 있었다. 이들의 이빨은 
건조한 기후에서 자라는 질긴 나뭇잎을 씹을 수 있도록 잘 발달되어 있었다. 반면에 초식
성 원시파충류들은 건조기후가 확산되면서 주된 먹이인 키작은 식물들이 점점 더 줄어들
었기 때문에 서서히 감소하다가 삼첩기말에 멸종하게 된다. 다시 말해서, 발달된 다리 구
조와 먹이를 찾는 더 진보된 능력, 그리고 새로운 지역에 과감히 뛰어든 공룡은 다른 파충
류와의 경쟁에서 쉽게 우위를 차지하여 육상을 지배하게 된것이다.


  그러나 최근 후기 삼첩기에 일어난 원시파충류의 대규모 멸종으로 공룡이 성공할 수 있
었다는 주장이 대두되었다. 멸종은 삼첩기와 쥐라기 경계에서 분명하게 관찰된다. 즉, 삼첩
기가 끝나면서 해양생물들이 감소하고 코노돈트(conodont)라는 미생물이 완전히 멸종했
으며 포유류형 파충류 또한 멸종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같은 광범위한 유상동물의 멸종 원
인은 무엇이었을까? 그 큰 재앙의 원인은 다름 아닌 캐나다 퀘벡에 떨어져 지름이 100km
나 되는 내니코우간(Manicouagan)분화구를 남긴 거대한 운석이다.


  캐나다 북동쪽 노바 스코티아(Nova Scotia)지역의 후기 삼첩기 호수퇴적층에서는 포유
류형 파충류를 비롯해 여러가지 다양한 파충류 화석들이 함께 산출된다. 삼첩기 말에 이르
러 다양하게 혼합된 동물군이 갑자기 없어지고 단순화되면서 작은 공룡과 작은 포유류형 
파충류, 그리고 작은 악어들이 나타난다.


  공룡들은 처음에 여러 종류의 다양한 동물들과 함께 섞여 생태계의 일원으로 살아가다
가 운석층돌로 대부분의 동물들이 멸종하고 단지 작은 동물들만 생존한 것으로 보인다. 이
러한 양상이 한 지역에 국한 된 것이 아니라 전세계적 규모의 사전이라면 큰 멸종에서 살
아남은 생존자로서 공룡은 경쟁자들이 없어진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방산하여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즉, 중생대말의 대멸종에 의해 신생대에 들어와 포유류가 성공할 수 있었
던 것이다. 즉, 중생대말의 대멸종에 의해 신생대 들어와 포유류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처
럼 공룡 역시 외부 힘에 의해 경쟁자들이 없어짐에 따라 그들의 전성시대를 맞게된 것이
다.
  
  4장 살아있는 공룡
  
  우리가 공룡에 대해 신비감을 가지는 까닭 중 하나는 정확히 그들을 알지 못하기 때문
이다. 아직 공룡에 관한 흥미로운 사실들, 특히 공룡의 생태에 대해 많은 것이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영화 '쥐라기 공원'(Jurassic Park)
과 '잃어버린 세계'(The Lost World)를 보면 마치 현재 살아 있는 동물처럼 공룡의 행동
과 습성 하나라나가 자세히 묘사되어 있다. 공룡학자들은 어떻게 이미 멸종한 공룡의 삶을 
꿰뚫어볼 수 있을까? 공룡을 살아 있는 동물로서 복원하기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 정보에 
의존해야 한다.


  첫째는 화석기록이다. 공룡이 실제 존재했다는 증거는 암석 속에 남아 있다. 그토록 오
래 생존했던 공룡이지만 공룡화석은 지구상에서 발견되는 화석들 중 매우 작은 부분을 차
지한다. 그 이유는 현재 아프리카 초원에서 일어나는 일을 머릿속에 그려보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 보통 동물이 죽으면 사체는 급속하게 파괴된다. 보통 동물이 죽으면 사체는 급속
하게 파괴된다. 시체를 먹는 동물들이 먼저 살을 조각조각 물어간다. 뼈를 지탱하던 힘줄
이 썩기 시작하고 뼈들은 흩어져 분리된다. 몇주안에 그 자리에는 거의 남아 있는 것이 없
다. 그러나 만일 시체가 퇴적물에 빨리 묻힌다면 이러한 분해작용은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사막의 모래폭풍과 강둑에 쌓인 진흙이 이것을 가능하게 한다. 만약 죽은 동물이 깊
은 물에 빠지거나 호수로 쓸려 내려가면 바닥의 퇴적물 입자가 빠르게 시체를 덮게 된다. 
따라서 퇴적물 입자들이 계속 쌓이는 얕은 바닷가에 살던 생물들은 화석으로 많이 남는 
반면 공룡이나 육상동물들의 사체는 좀처럼 화석이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공룡뼈가 일반
적인 분해작용이나 흩어짐으로부터 안전하게 보존되는 환경은 극히 예외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공룡의 잔해가 일단 퇴적물에 묻히면 근육과 다른 부드러운 부분은 모두 썩어 없어지고 
단지 단단한 뼈와 이빨만이 남는다. 점차 뼈 위에 퇴적물이 쌓이고 단단하게 굳으면서, 퇴
적물이 석회암이나 이암 또는 사암으로 변하는 암석화 작용이 시작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물속에 녹아 있는 광물성분이 암석을 통해 뼈의 미세한 공간으로 스며들어 뼈의 원래 성
분과 치환된다. 이렇듯 원래의 뼈 성분이 서서히 광물질로 치환되어 화석화되는 경우도 있
다. 매우 드문 경우지만 아주 건조한 환경에서 공룡의 부드러운 부분이 미라가 되어 화석
화 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종류의 화석으로부터는 피부의 조직, 심지어 피부의 접힌 모
양까지도 관찰할 수 있다. 그러나 색깔은 보존되지 않는다. 뼈를 둘러싼 암석의 색갈이 뼈
의 원래 색깔을 치환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다양한 형태의 화석들이 있다. 공룡뼈 그자체는 아니지만 그들의 존재와 생활
방식의 증거들이 남아 있다. 공룡이 남긴 바자국화석, 먹이를 먹을 때 뼈에 남긴 이빨자국, 
새끼를 낳고 기른 둥지와 알들, 화석화된 배설물인 분화석 위속에서 소화를 돕던 위석 등
이다. 이러한 직간접 증거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공룡을 살아 있는 동물로 복원하는 것
이다.


  공룡에 과한 두번째 정보는 오늘날의 동물을 관찰하여 얻는다. 초기 공룡학자들이 유명
한 비교해부학자였다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동물해부학 지식을 통하여 공룡학자들은 공룡
과 현존하는 새, 도마뱀, 포유류를 비교하여 공룡들이 매우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다는 것
을 알았다. 따라서 공룡연구에서 현생 동물들의 연구는 필수적이다. 이를 통하여 공룡들이 
어떤 식으로 걸었는가 하는 근본적인 문제뿐 아니라 그들의 행동양식, 의사소통, 피부색, 
사냥과 방어 등에 관한 모든 주제를 다룰수 있는 것이다.


  공룡은 개나 거북, 사람처럼 사지동물의 기능을 수행하도록 신체구조가 만들어진 전형적
인 척추동물이다. 고룡을 살아 있는 동물로서 이해하기 위해선 크기나 무게, 이빨의 길이 
같은 외형적인 사실을 넘어 실제적인 생물학적 특징을 알아야 한다. 모든 공룡은 뼈를 가
진 동물, 즉 척추동물의 기본 골격인 머리, 척추, 어깨와 골반 그리고 다리와 꼬리를 가진
다.


  모든 공룡들은 근본적으로 똑같은 뼈구조로 이루어져 있지만 각각의 뼈 생김새는 매우 
다양한다. 거대한 초식공룡은 몸무게를 지탱하기 위해 다리뼈가 크고 둔탁하다. 동시에 이
를 공룡은 힘의 손실 없이 다른 뼈의 무게를 줄이는 매우 효과적인 씨스템을 발달시켰다. 
예를 들면 플레우로코일루스(Pleurocoelus)라는 용각류의 척추에는 플루로씰(Pleurocoel)
이라는 커다란 구명들이 나 있다. 실제 이러한 구조 때문에 이 공룡의 이름이 만들어 졌
다. 그러나 거의 50%의 무게를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나머지 뼈는 철골 구조처럼 강하다. 
작고 빠르게 움직이는 공룡들은 현생 동물처럼 가늘고 긴뼈를 발달시켰다. 이러한 경우 뼛
속은 가볍고 성긴뼈로 채워져 있지만 바깥을 싸고 있는 뼈는 매우 치밀한 뼈(compact 
bone)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뼈들은 필요없는 뼈의 무게를 가능한 줄여 가젤영양처럼 
강도와 유연성을 동시에 가지는 구조를 지닌다. 드리오싸우루스(Dryosaurus)처럼 재빠른 
초식공룡은 구명이 난 긴 뼈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몸을 가볍게 하여 적으로부터 빨리 도
망갈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살아 있는 모든 공룡의 뼈는 우리 몸처럼 힘줄과 근육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 실제 각 
뼈는 근육이 붙어 있던 자리를 알수 있어, 이로부터 근육의 위치와 크기를 판당할 수 있
다. 현재 능숙한 해부학자는 사람의 두개골만으로도 그 사람이 살아있었을 때의 얼굴을 복
원할 수 있다. 따라서 근육이 붙어 있던 곳을 계산해 공룡이 어떻게 움직였으며 전반적인 
몸의 형태는 어떠했는지는 쉽게 알 수 있는 것이다. 현생 파충류나 조류처럼 공룡도 안면
근육이 적게 발달되어 있어 별다른 표정은 없었을 것이다. 박물관에 복원된 공룡의 머리 
크기는 실제 머리뼈 골격 크기와 거의 같은데, 충진물을 넣지 않고 그대로 머리뼈에 피부
를 입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뼈대를 근거로 이루어지는 가장 기본적인 해석도 불확실할 경우가 있다. 예를 들
면 브라키오싸우루스 같은 거대한 초식공룡의 다리는 방대한 양의 근육에 의해 움직였음
에 틀림없지만 이들 근육은 화석으로 남지 않는다. 알베르토싸우루스는 두꺼운 목근육이 
있었을까? 아니면 목위에 겉으로 솟아난 두꺼운 비늘피부가 있었을까? 아무도 이러한 질
문에 확실하게 대답할 수 없다. 현생동물과 비교 연구함으로써 때로는 어떤 실마리를 얻을 
수 있지만 이러한 증거들을 100% 그대로 공룡에 적용할수 없다는 데 어려움이 있다.
  근본적으로 공룡이 발달시킨 근육의 양과 상대적인 비율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이들이 어떻게 움직이며 살았는가에 대한 해석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초창기의 
복원도를 보면 티라노스싸우루스는 느림뱅이 냉형돌물로 해석되어 아주 둔하고 어설푼 근
육을 가진 공룡으로 그려져 있다. 그러나 티라노스싸우루스를 매우 활동적인 사냥꾼으로 
보는 최근 시각은 이 공룡을 거대한 근육이 발달한 강한 동물로 묘사한다. 새로운 증거에 
기초한 더 정확한 새헉으로 우리는 공룡의 실체에 조금씩 다가갈 수 있는 것이다.
  공룡은 손쉽게 육식공룡과 초식공룡으로 나뉜다. 음식을 섭취하는 데 사용되는 도구는 
물론 턱과 이빨이며이것을 통해 그들이 무엇을 먹었는지를 정확하게 구별할수 있기 때문
이다.  


  1. 초식공룡의 생태


  초식공룡의 먹이
  초식공룡의 생존은 얼마나 효과적으로 식물을 섭취하느냐에 달려 있다. 초식동물이 먹이
를 습득하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씹고 소화하기는 매우 어렵다. 이는 식물이 주로 분해되

기 어려운 화합물, 쎌룰로오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초식동물들은 식물에서 충분한 
영양분을 얻기 위해 복잡한 소화기관이 필요하다. 특히 거대한 몸집을 가진 용각류에게 소
화씨스템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긴목을 이용해 높은곳의 나뭇잎을 따먹은 용각류는 씹
지도 못하는 이빨을 가지고 어떻게 그토록 많은 양의 음식을 소화할 수 있었을까? 해답은 
용각류의 뼈와 종종 함께 산출되는 잘 마모된 돌멩이에 있다.


  '위석'(gastroliths)이라 하는 이러한 자갈들은 위 속에서 음식물 소화를 돕는 과정에서 
마모되어 매우 매끄럽다. 이 돌들은 새의 모래주머니처럼 용각류의 모래주머니에서 나온 
것이며 소화작용에 아주 필요한 부분이다. 음식은 먼저 위 속을 통과해 모래주머니로 들어
가 근육작용에 의해 마치 맷돌에 갈린 것처럼 된다. 모래주머니는 모든 종류의 질긴 음식
물을 소화하는 매우 유용한 기관이다. 오리는 모래주머니로 조개껍데기를 깰수도 있으며 
열대과일비둘기의 모래주머니 단단한 호두와 씨를 부술 수도 있다. 바로 이것이 거대한 용
각류가 매일 1톤이나 되는 엄청난 양의 먹이를 씹지도 않고 소화한 방법이다.


  공룡의 모래주머니는 새의 모래주머니와 구조가 비슷했을 것이다. 새들은 위석이 너무 
매끄럽게 되어 효과적으로 작용하지 못할 때 그것을 토해내고 다시 새로운 돌들로 교체한
다. 새들은 천천히 마모되는 석용 같은 매우 단단한 암석을 선호하여 좋은 것을 찾기 위해 
먼 거리를 이동하기도 한다. 공룡도 새처럼 위석을 고르는 데 매우 신중했을 것이다. 아프
리카 짐바브웨에서 발견되 마쏘스폰딜루스(Massospondylus) 뼈와 함께 나온 위석은 최소
한 20km나 떨어진 지역에서 온 것이다. 커다란 용각류는 확실히 많은 양의 위석을 필요
로 했으며 실제 쎄이스모싸우루스(Seismonsaurus)의 갈비뼈사이에서는 64개의 마모된 돌
멩이가 발견되기도 했다.


  모래주머니가 없는 공료들은 음식을 현생 포유류처럼 풀을 뜯어 효과적으로 씹을 수 있
는 튼튼한 이빨과 턱이 필요했다. 이러한 공룡들은 갈고 씹는 이빨을 가지는데 특히 오리
주둥이 공룡에서 잘 관찰된다. 후기 백악기의 오리주둥이 공룡 에드몬토싸우루스
(Edmontosaurus)는 넓고 납작한 부리를 가지고 있어 식물을 자륵나 잡아 뜯을수 있었다. 
입 안으로 들어온 먹이는 약 1000개가 넘는 이빨로 이루어진 '치판'에 의해 잘게 부서진
다. 윗이빨들은 아랫이빨의 바깥쪽을 향해 나란히 정렬되어 질서정연하게 위아래가 마주치
면서 음식을 갈았다.


  이러한 도특한 이빨 구조와 함께 에드몬토싸우루스는 뺨을 가지고 있었다. 이것은 별것 
아닌 것 같지만 현생 파충류는 뺨이 없다는 점에서 독특한 특징이다. 뺨이 없다는 것은 상
대적으로 비효율적인 음식 섭취를 의미한다. 거북은 풀잎을 씹어먹을때 최소한 반쯤은 입 
옆으로 흘린다. 에드몬토싸우루스는 뺨이 있어 먹이를 씹을 때 먹이가 입 속에 모여 있도
록 할수 있는 것이다. 아주 보존이 잘되어 화석화된 위속의 내용물을 분석해보면 오리주둥
이 공룡은 다른 초식공룡들이 쉽게 다룰 수 없었던 나무껍질, 소나무 가지, 그리고 가장 
삼키기 어려운 침엽수의 뾰족한 잎까지 먹었다는 것을 알수 있다. 높은 가지의 잎을 주로 
먹은 브라키오싸우루스처럼, 에드몬토싸우루스 같은 공룡들은 다른 공룡으로부터 도전받지 
안흔 자신들만의 특별한 먹이를 가졌던 것이다.


  공격과 방어
  아침에 깨어났을 때 주위에는 언제나 그렇듯 나무들이 서 있으므로 초식공룡은 그냥 잎

을 뜯어 먹으면 된다. 초식공룡에게 생활이란 실제 잠자고 짝짓기 하고 다음 먹이가 있는 
숲으로 이동하는 때를 제외하곤 계속해서 먹는 과정의 연속이다. 따라서 초식공룡의 무기
는 자신을 방어하고 먹이와 서식지, 그리고 번식을 위해 서로 경쟁하는 데 사용된다. 이들
은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변장하여 몸을 숨기거나, 떼지어 살아가는 등 많은 방법을 사용
한다. 이빨과 발톱, 뿔 등을 이용한 적극적인 방어에서부터 딱딱한 피부로 무장한 수동적
인 방어까지 방어전략은 다양한다.


  적극적인 방어와 수동적인 방어를 동시에 겸비한 아주 독특한 공룡이 갑옷공룡 유오플
로케팔루스(Euoplocephatus)이다. 유오플로케팔루스는 네발로 걷는 초식동물으로서 북미
지역의 낮게 자라는 식물들을 이빨없는 주둥이로 뜯어먹고 살았다. 이들의 몸은 피부화된 
골편들로 덮여 있어 마치 갑옷을 입은 듯하다. 골편은 목과 어깨를 둘러싼 커다란 판과 꼬
리가지 뻗어 있는 수천개의 자갈 크기의 돌기 구조로 되어 있다. 머리는 더욱 중무장되어 
뼈를 강화하기 위해 덧붙은 골판들이 머리 위를 덮고 눈의 위아래에는 삼각뿔 형태의 돌
기가 솟아 있다. 완전히 내리감을 수 있는 누꺼풀도 뼈로 되어 육식공룡의 날카로운 이빨
과 발톱으로부터 눈을 보호한다. 따라서 유오플로케팔루스는 적이 공격할 때 단지 부드러
운 배를 땅에 깔고 웅크리기만 하면 겉의 모든 부분이 마치 갑옷덮개처럼 몸을 보호한다. 
이러한 상태에서는 아무리 큰 육식공룡의 이빨이나 발톱 공격도 별 효과가 없다. 단 하나
의 공격법은 유오플로케팔루스를 뒤집는 것인데, 앞발을 어깨 아래에 집어넣은 채 납작 엎
드린 2톤짜리 바위같은 몸체를 뒤집기란 분명 쉬운 일이 아니다. 완전히 자란 유오플로케
팔루스는 5m로 소형 버스만한 크기인데, 두 개의 뼈가 붙어 하나의 커다란 곤봉처럼 생긴 
꼬리끝은 무게가 무려 30kg이나 되었다. 이 꼬리곤봉을 좌우로 흔들어 일격을 가하면 심
지어 티라노싸우루스의 다리뼈도 단번에 박살날 정도였다. 일단 다리가 부러진 육식공룡은 
결코 다시 일어설 수 없었으며 결국 다른 육식동물의 먹이로 일생을 마감할 수밖에 없었
을 것이다. 유오플로케팔루스는 갑옷으로 수동적인 방어를 하면서도, 필요할 때는 다루기 
힘든 사냥감일 뿐만 아니라 매우 위험한 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브라키오싸우루스 같은 큰 용각류에게 거대한 몸집은 충분한 방어수단이다. 모든 용각류
는 한 쌍의 엄지발톱이 있다. 디플로도쿠스는 공격을 받을 때 꼬리와 뒷발로 지탱하면서 
앞발을 들어 엄지발톱을 휘둘렀다. 꼬리 자체도 하나의 무서운 무기로서 채찍 같은 꼬리를 
위두르는 것은 13cm의 전선줄로 도리깨질을 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드리오싸우루스
(Dryosaurus) 같은 작은 초식공룡은 도망치는 것이 가장 좋은 방어이다. 재빠르게 위험을 
알아차리고 도망가기 위해서는 좋은 청력과 시력이 필수적이다.


  유오플로케팔루스의 갑옷피부, 드리오싸우루스의 빠른걸음은 공룡세계의 매우 발달된 방
어전략을 대변한다. 보통 초식동물들은 싸우기 보다는 도망가는 방법을 먼저 택한다. 많은 
종류의 공룡들은 공격당하기 쉬운 목이나 돌출 부분을 뼈장식이나 이발이 잘 들어가지 않
는 골판 등으로 보호하고 어떤 것들은 날카로운 창 같은 뿔을 갖고 있다. 오늘날의 동물처
럼, 공룡에게 방어는 포식자로부터 완전하게 자기를 보호할 수 있다는 차원이 아니라 자기
는 주위의 다른 목이보다 더 잡아먹기 어렵다는 것을 과시하는 차원이다. 한걸음 더 나아
가 공격적이고 수동적인 방어전략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 궁극적으로 모든 공룡들이 발달
기키려 했던 방법이다.

  초식공룡의 경쟁
  방어를 위해 떼지어 살던 공룡들은 분명히 서로 경쟁했을 것이다. 군집생활을 하는 많은 
동물들은 하나의 확고한 사회구조에서 생활한다. 그것이 원숭이든 곤충이든 그 집단이 생
존하기 위해서는 각자의 역할을 고정시키는 분명한 매커니즘이 있다. 동물에게 이러한 매
커니즘은 유전적으로 프로그램화되지만, 어떤 경우 사회계층은 그룹 안의 개체간 경쟁에 
의해 결정된다. 가장 강한 코끼리가 무리를 이끌며, 가장 화려하게 보이는 공작새가 교미
할 기회를 가진다. 그러한 경쟁은 실제 싸움으로 비화하더라도 죽음이나 증상을 입을 정도
로 발전하는 경우는 드물다. 결국 목적은 그룹 내의 서열을 정하는 것이지 그룹의 전체적
인 힘을 감소시키는 것이 아니다.


  무리를 짓는 수많은 공룡들은 머리에 골증(crest)이나 프릴(frill)을 갖는데 그것으로 집
단의 서욜을 암시하는 것이다. '두꺼운 머리 도마뱀'이라는 뜻의 파키켈팔로싸우루스
(Pachycephalosaurus)는 경쟁의 방법이 매우 특이하다.


  파키케팔로싸우루스는 두 발로 걷는 초식공룡으로 후기 백악기에 북미에서 살았다. 처음 
볼 때 이 공룡은 참으로 똑똑한 공룡 같다. 커다란 머릿속에 큰 뇌가 있을 듯하기 때문이
다. 그러나 크게 솟아난 머리는 테니스 공만한 뇌를 보호하기 위해 감싸고 있는 25cm 두
께의 두개골이다. 왜 이토록 두꺼운 머리뼈가 필요했을까? 이는 산양처럼 무리 안의 서열
을 정하는 박치기시합을 할 때 뇌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구조이다. 이러한 생활양식에 
대한 증거는 주로 머리뼈의 구조와 신경배돌기 특징에 있다. 머리뼈와 목뼈가 만나는 부분
은 약간 중심에서 떨어져 있어 걷거나 뛸 때 머리를 숙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강한 힘줄
이 머리에서 목뼈로 이어져 충격을 흡수해 신경배돌기로 전달한다. 신경배돌기는 뼈대로 
강화되어 있으며 각 척추는 압력에 의한 뒤틀림을 방지하도록 특별히 홈이 파여 있어 서
로 단단하게 연결된다. 아마 뇌를 둘러싼 공기주머니가 박치기할 때의 충격을 완화해 뇌를 
보호해주었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은 버스만한 크기의 두 마리 수컷  실로 무서운 속도로 
돌진해 박치기하더라도 치명적인 상처를 입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다.


  군집생활
  생물학자들은 사자, 고릴라 혹은 새를 몇년간 관찰하며 그들이 어떻게 생활하는가 조사
한다. 오직 세밀한 야외조사를 통해서만 복잡한 가계의 구조, 그룹생활과 생존의 법칙들에 
관해 자세히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미 멸종한 동물의 생태를 연구할 때는 야외에서의 화석
뼈 관찰만으로는 많은 것을 얻을 수 없다. 공룡의 사회생활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더욱 광
범위한 자료가 요구된다. 사회생활은 현미경으로 뼈와 이빨을 관찰하는 것만큼이나 공룡을 
이해하는데 중요하다. 공룡은 무리를 짓고 가족을 거느리며, 매우 드물지만 짝을 지어 생
활하는 사회적 동물이다. 분명 이들은 서식지를 공유하기 때문에 현생 동물처럼 먹고 먹히
면서 공간과 먹이를 위해 경쟁해야 한다.


  오리주둥이공룡과 뿔공룡이 큰 집단을 이루며 살았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대규모의 화석
이 북미 지역에 있다. 캐나다의 알버타주는 그야말로 공룡들의 공동묘지로서, 새끼부터 성
체까지 최소한 300개체의 모든 크기의 켄트로싸우루스(Centrosaurus)화석이 산출된 곳이
다. 뼈를 둘러싼 암석의 성분은 이 지역이 과거 깊은 강이었음을 말해주는데, 켄트로싸우
루스 무리는 이 강을 건너려다 물살에 휩쓸려 죽은 것으로 추정된다. 더 극적인 예는 미국 

몬테나주의 공룡알산(Egg Mountains) 지역으로 최소한 만마리의 마이아싸우라
(Maiasaura)가 화산가스에 질식한 후 화산재에 묻혀 있다. 수많은 뼈들이 거의 2km에 걸
쳐 나타난다. 이러한 대규모의 공룡집단을 관찰함으로써 무리를 이루는 공룡의 생태와 구
성조직에 대한 더 확실한 증거를 발견할 수 있다. 


  오리주둥이공룡들은 여러 가지 형태의 다양한 머리장식(골즐)을 갖고 있다. 이와같은 다
양한 머리 장식은 같은 종의 공룡들이 서로를 인식하는데 매우 현실적인 수단이다. 군집생
활을 하는 동물에게 이런 상호인식 수단은 빠르게 이동하는 중에 무리로부터 떨어졌을 때 
자기 무리를 찾는 데 매우 중요하다. 파라싸우롤로푸스(Parasaurolophus)는 머리 뒤까지 
뻗은 긴 관처럼 생긴 머리장식으로 관악기 오보에와 비슷한 소리를 냈다. 그러한 소리와 
진동은 파라싸우롤로푸스 무리가 서로 의사전달을 하거나 짝짓기를 할 때 이곳저곳에서 
울려퍼졌을 것이다. 또한 적이 나타났을 때 무리에게 경고음을 보내주는 데 아주 이상적으
로 사용되었으리라 추정된다. 저음은 두 가지 중요한 장점이 있다. 첫째는 낮은 주파수의 
음은 멀리 전달되고, 둘째는 그 음의 진원지를 찾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후
자는 육식공룡이 접근할 때 경고음을 보내는 자신의 위치를 노출시키지 않게 하는 매우 
유리한 장점이다.


  자신의 방어뿐만 아니라 동물들이 무리를 이루는 주요한 목적은 새끼를 낳고 기르는 적
합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다. 최근까지 공룡의 가족 생활에 대한 증거는 1920년대에 몽
골 고비사막에서 발견된 알과 둥지가 전부였다. 고비사막의 둥지와 일들은 1993년 똑같은 
종류의 둥지에 웅크리고 앉아있는 오비랍토르(Oviraptor)가 두번이나 발견될 때까지 프로
토케라톱스(Protoceraptos)의 것으로 믿어졌다. 암컷 오비랍토르가 앉아 있던 둥지에는 2
0개의 타원형 알들이 몇개의 층을 이루며 동심원상으로 배열되어 있다. 이런 식으로 배열
하기 위해 어미는 먼저 1m정도 둥그렇게 구멍을 판 후 웅크리고 앉아 돌면서 하나씩 알
을 낳았을 것이다. 공룡알들은 큰 끝부분이 위쪽을 향해 똑바로 세워져 있어 부화되었을 
때 새끼들이 빠져나가기 쉽도록 되어 있다.


  육식공룡 오비랍토르는 크기가 2m 정도였지만 가장 큰 공룡들도 상대적으로 아주 작은 
알을 낳았을 것이다. 알껍질은 얇아야만 산소가 껍질의 미세한 구멍을 통과해 태아가 호흡
을 할 수 있으며 또한 부화 때 깨고 나오기가 용이하다. 알을 부화시키기 위해 커다란 공
룡들도 오비랍토르처럼 깨지기 쉬운 알에 앉아 알을 품었다는 것은 불합리하다. 대신 알들
을 따뜻하게 하기 위하여 모래로 덮거나 충분히 온도가 높은 곳에서는 직접 햇빛을 받도
록 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오비랍토르는 분명히 둥지 위에 앉아 알을 품을 정도로 작았으
며 설령 알을 품지 않았다 하더라도 알을 보호하려 한 것만은 분명하다.


  공룡의 생태에 관한 놀랍고도 구체적인 증거가 1979년 미국 몬태나주의 공룡알 둥지에
서 드러났다. 호너(John Horner)박사는 17년간의 연구 끝에 두 종류의 공룡이 새끼를 낳
고 기른 둥지의 생활상을 거의 완벽히 그려낼 수 있게 되었다. 화석이 발견된 장소는 과거 
얕은 호숫가에서 떨어진 작은 섬이었다. 나무들이 호숫가를 따라 자라고 조그만 나무들이 
섬을 덮고 있었다. 발견된 오로드로메우스(Orodromeus)라는 작은 초식공룡 둥지에는 12
~24개의 알들이 나선형으로 배열되어 있었다. 둥지에서 발견된 식물 잔해를 통해 오로드
로메우스가 알을 덮은 식물들이 썩음으로써 인큐베이터같은 역할을 하는 부화기술을 사용

했음을 알 수 있다. 알을 따스하게 하기 위해 둥지 위에 나무들과 모래를 섞어 덮어 퇴비
작용을 하게 한 것이다. 오늘날의 덤불새가 이처럼 나무를 더하고 뺌으로써 둥지의 온도를 
일정하게 한다. 오로드로메우스 둥지의 중요한 특징은 부화하면서 새끼가 빠져나간 윗부분
을 제외하고 알껍질이 원형으로 보존되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새끼가 알에서 부화하자마자 
병아리처럼 어미의 보살핌 아래 곧바로 둥지를 걸어 나갔다는 것을 강하게 암시한다. 알 
속에서 화석으로 발견된 오로드로메우스의 새끼는 완전하게 다리뼈와 관절이 형성되어 자
신의 무게를 쉽게 지탱할 수 있었다.


  오로드로메우스의 둥지를 자세히 살펴보면 공룡들의 생생한 생활상을 간파할 수 있다. 
둥지가 모여 있는 지역에는 많은 포식자와 시체를 처리하는 청소부들이 있기 마련인데, 오
로드로메우스 둥지에서도 바라니드(varanid) 도마뱀의 뼈들이 화석으로 발견된다. 현생 바
라니드 도마뱀은 악어와 덤불새의 둥지에서 먹이를 구하는 습성을 가졌다. 이들의 공룡시
대 조상이 오로드로메우스 둥지를 습격했을 것이다. 함께 발견된 조그만 포유류의 뼈들도 
포유류가 공격하기 쉬운 새끼나 알들을 먹었다는 것을 암시한다. 또 많은 양의 곤충과 번
데기 화석들이 발견된다. 현생 풍뎅이와 여러 곤충들은 둥지를 좋아하는데, 그 이유는 깨
진 알이나 죽은 새기가 곤충들에게 풍부하고 얻기 쉬운 먹이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공룡
시대의 풍뎅이도 똑같은 방법으로 살아가는 청소부였을 것이다. 실제 한 개의 알은 겉은 
멀쩡하나 내부가 곤충에게 먹힌 채 발견되었다. 둥지에는 트로오돈(Troodon)의 이빨과 
훨씬 더 큰 알베르토싸우르스의 이빨도 발견되었는데 이들은 모두 손쉬운 사냥터에 주로 
나타나는 육식공룡이었다.


  또다른 둥지는 초식공룡인 마이아싸우라(Maiasaura)의 것인데 10km2의 면적에 40개의 
둥지가 발견되었다. 마이아싸우라는 '좋은 어미도마뱀'이란 뜻이며 약 8m 길이의 오리주둥
이공룡이다. 이 공룡은 건조한 고지대에 집단으로 둥지를 만들었는데, 아마도 홍수의 위험
에 대비하고 주위를 잘 관찰할 수 있는 지역을 택한 듯하다. 이러한 습성은 적으로부터 자
신을 보호하기 위해 군집생활을 하는 제비갈매기와 유사하다. 마이아싸우라는 번식기가 되
면 똑갈은 둥지로 돌아와 둥지를 수선해 다시 사용했던 것 같다. 진흙과 돌을 둥그렇게 쌓
아올리고 그 안에 나뭇잎을 깐 직경 2m가량의 둥지였다. 각각의 둥지는 한 마리의 공룡 
길이만큼씩 떨어져 있어 어미가 옆 둥지에 피해를 주지 않고 왔다갔다할 수 있게 되어 있
다. 둥지 속에는 25개의 알이 서로 닿지 않게 동심원을 이루며 놓여 있었다.


  마이아싸우라도 오로드로메우스처럼 둥지 위에 퇴비를 덮는 방법으로 알을 부화시켰다. 
두 공룡의 가장 큰 차이점은 마이아싸우라 새끼는 세상으로 나가기 전 서너 주일간 둥지
에 머물며 어미로부터 먹이를 공급받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둥지안에서 밟혀 깨어
진 수많은 알조각을 통해 알 수 있는데 그 안에는 어미로부터 공급받은 과실과 어린잎들
로 보이는 잔해들이 존재한다. 갓 태어난 마이아싸우라는 약 30cm 크기였다. 이들의 다리
뼈와 관절은 완전히 성숙되지 않았고 이들이 둥지를 떠날 때는 약 1.5m 크기로 자란 후였
다. 가만히 앉아 어미가 갖다주는 먹이를 받아먹음으로써 매우 효과적으로 영양분을 공급
받았기 때문에 성장속도는 매우 빨랐던 것으로 추정된다. 1년 정도 지나면 마이아싸우라는 
2.5m 크기로 자라고 어미와 함께 낮은 지대의 목초지로 이동해 갈 수 있을 정도가 된다. 
얼마나 오랫동안 새끼들이 어미와 함께 가족을 이루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컴퓨터를 이

용한 마이아싸우라의 성장속도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10 - 12년이 지나면 새끼를 낳을 
수 있었다고 판단된다. 단지 크기에서 가장 가까운 현생 동물인 아기코끼리는 15살이 될 
때까지 어미와 함께 살며 그후 완전히 성장한 독립개체로 살게 된다.


  오로드로메우스와 마이아싸우라의 둥지생활은 지금까지 알려진 것 중 공룡의 사회발달
에 관하여 가장 명확한 내용을 제공한다. 이들은 오늘날 새에게서 볼 수 있는 두 종류의 
둥지생활을 정확하게 복사해놓은 것 같다. 알에서 부화하자마자 둥지를 떠나는 조숙한 새
끼 형태와 둥지에 남아 힘없이 어미의 도움을 받는 미숙한 새끼 형태가 그것이다. 마이아
싸우라의 경우 큰 둥지사회가 존재했던 것으로 보아 더 복잡한 사회발달 구조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즉, 이러한 공룡들은 제비나 비둘기처럼 매년 똑같은 번식장소를 찾아오
는 일종의 회귀성 본능을 가졌음에 틀림없다.


  둥지를 만드는 것은 타고난 본능이지만 다른 공룡들과 함께 복잡한 집단둥지를 만드는 
능력은 고도의 의사전달 기술이 있어야 가능하다. 일단 마이아싸우라의 새끼가 둥지 밖을 
돌아다닐 때가 되면 어미는 넓은 번식지역에서 수많은 다른 공룡의 새끼들로부터 자기 새
끼를 인식하는 어떤 수단을 지녀야 한다. 냄새로 그러한 식별력을 가졌을까? 혹은 특별한 
소리에 의해서? 혹은 구별되는 무늬나 색깔로? 이러한 질문에 대한 해답은 아직 없다. 그
러나 이러한 집단둥지는 공룡들이 얼마나 진보된 사회생활을 했는지 분명히 보여준다.


  2. 육식공룡의 생태


  육식공룡의 먹이
  육식동물은 먹이에서 에너지를 얻는 것이 훨씬 용이하다. 동물의 살과 지방질은 영양분
이 풍부하고 소화액과 효소작용에 의해 빠르게 분해된다. 육식공룡의 문제는 먹이를 잡는 
일이며 먹이가 부패하기 전에 빨리 먹어치우는 일이다. 육식동물에게 먹이는 매우 불규칙
하게 공급되기 때문에 당장 잡은 먹이로 며칠을 견뎌야 할 때도 있다. 대부분의 큰 육식포
유류는 사냥을 할 때 굉장한 양의 에너지를 소비하므로 많은 시간을 휴식으로 보낸다. 즉 
한번 먹을 때 자기 몸무게의 25%나 되는 고기를 섭취하며 다시 배가 고파 사냥에 나설 
때까지 쉬는 것이다. 수컷 사자의 경우 하루 24시간 중 20시간을 자는데 소비한다. 큰 육
식공룡도 확실히 이렇게 단순한 생활패턴을 가졌으리라 판단된다.


  알로싸우로스 같은 거대한 귝식공룡들은 디폴로도쿠스나 아파토싸우루스, 캄프토싸우루
스(Camptosaurus)무리를 뒤쫓았다. 운이 좋으면 시체를 발견하거나 조그만 육식공룡들이 
방금 사냥한 먹이를 빼앗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손쉬운 먹이가 있는 경우 새로운 먹이를 
사냥하기 위해 에너지를 낭비하는 육식동물은 거의 없다. 아마도 커다란 육식공룡들도 때
로는 시체를 먹거나 다른 동물이 사냥한 먹이를 훔쳐먹었을 것이다. 실제 어떤 학자들은 
티라노싸우루스가 훌륭한 사냥꾼이 아니라 시체를 먹는 공룡이라고 믿는다. 오늘날 사냥을 
하지 않고 순전히 시체를 먹고 사는 동물은 아프리카의 청소부 대머리 독수리와 콘도르이
다. 이들은 하늘에서 수십 킬로미터를 날아다니며 방금 죽거나 죽어가는 동물의 위치를 정
확히 파악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생활습성이 가능하다. 그러나 티라노싸우루스는 
명백히 그러한 능력이 없다. 그러므로 티라노싸우루스가 동물의 시체만을 먹고 살았다면 
이를 충족시킬 만한 엄청난 수의 죽은 공룡들이 있어야 한다. 이 문제는 또한 커다란 육식
공룡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와도 연관된다. 즉 그들의 이빨과 턱이 죽은 시체만을 먹기 위
해 발달된 것인가 여부, 그리고 그들이 효과적인 사냥꾼으로 충분하게 빨리 뛸 수 있는 신
체구조를 가지고 있는가 여부와 연관되어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아직도 공룡학자들 사이
에서 열띤 토론이 진행중이다.


  반면 알로싸우루스는 의심할 수 없는 훌륭한 사냥꾼이었다. 단검같이 휘어진 60개의 이
빨은 먹이를 죽이고 찢는데 사용되었다. 이빨의 앞쪽과 뒤쪽 날에는 스테이크용 칼처럼 가
는 톱니가 있어 고기를 자르는데 효과적이었다. 또한 두 턱이 만나는 곳은 경첩처럼 열려 
고깃덩이를 삼키기에 적합했다. 앞발은 길고 날카로운 발톱으로 무장되어 먹이를 잡아뜯는
데 사용되었다.


  재빠른 콤프쏘그나투스(Compsognathus) 같은 작은 육식공룡은 닭보다 크지 않다. 따라
서 이들 육식공룡은 주로 도마뱀이나 포유류, 그리고 커다란 곤충을 사냥했다. 떼로 모여 
있는 곤충들은 중요한 영양공급원이다. 실제로 많은 현생 파충류의 새끼들은 다른 먹이를 
잡을 정도로 충분히 자라기전까지는 곤충을 잡아먹고 산다. 아마도 작은 육식공룡의 새끼
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벨로키랍토르 (Velociraptor)나 드로마이오싸우루스
(Dromaeosaurus) 같은 육식공룡들은 가벼운 뼈와 긴 다리, 강력한 발톱과 바늘처럼 날카
로운 이빨을 갖고 있어서 먹이를 능란하게 다룰 수 있는 날렵한 포식자였다.


  오비랍토르의 위턱과 아래턱은 새의 부리처럼 각질로 싸여 있다. 이빨은 전혀 발달하지 
않았지만 두 개의 이빨 같은 구조가 입천장에 삐죽이 나와있다. 위로 휘어진 아래턱은 공
룡알을 부숴 먹기 위해 사용되었을까? 오비랍토르는 맨 처음 프로토케라톱스의 둥지에서 
발견되었기에 '알도둑'이라는 이름이 붙어졌다. 그러나 현생 동물들 중에도 뱀, 오소리, 새 
등은 알을 훔쳐먹지만 알만 먹어 생존하는 동물은 없다. 만일 오비랍토르가 실제로 알만 
먹고 살았다면 당시 일년 내내 보호되지 않은 공룡알들이 수없이 많았어야 할 것이다.
  때로 뱃속에 남은 마지막 식사의 내용물이 화석과 함께 발견된다. 코일로피씨스
(Coelophysis)는 서로를 잡아먹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새끼의 뼈 몇개가 
큰 놈의 뱃속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독일에서 산출된 콤프쏘그나투스의 뱃속에서는 바
바리싸우루스(Bavarisaurus)라는 날렵한 도마뱀이 반쯤 소화된 채 발견되었다. 최근 영국
에서 산출된 바리오닉스(Baryonyx)의 위 속에서는 커다란 민물고기 레피도트(Lepidote
s)의 비늘과 이빨들이 발견되어 물고기를 먹는 최초의 공룡으로 판명되었다.


  먹이를 구하고 소화하는 능력은 어떠한 동물이든간에 생존과 직결되어 있으며 진화과정
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다. 공룡은 땅위에서 절대적인 존재였으며, 어떤 경우에는 거대
한 크기로 성장하였다. 이러한 사실만으로도 이들이 얼마나 훌륭하게 먹이를 구하고 모든 
서식지를 설립했는지 알 수 있다.


  육식공룡의 사냥
  매우 드문 경우를 제외하고 큰 육식공룡은 여러마리의 뼈가 한꺼번에 발견된 적이 없다. 
이것은 많은 초식공룡들의 화석이 한꺼번에 발견되는 것과는 정반대의 현상이다 .따라서 
최소한 큰 육식공룡은 혼자 생활했다고 추정할 수 있다. 혼자 살아간다는 것은 좋은 생존
철학이다. 사냥터를 공유하여 다른 놈에 의해 자기 몫이 줄어들 염려가 없기 때문이다. 커
다란 육식공룡은 사냥을 위해 다른 놈과 협동하면 얻는 것이 거의 없다. 이들은 배부분의 
먹이보다 더 크기 때문에 다른 놈의 도움이 필요없는 것이다. 혼자 사냥하는 공룡에게 가
장 좋은 사냥터는 매복이 용이한 숲 속이거나 잡목들이 우거진 곳이다. 많은 수의 크고 작
은 육식공룡 발자국들이 발견되는 곳은 과거 강가나 호숫가 지역이다. 이러한 지역은 물에 
떠 내려온 시체를 먹거나 물 마시러 온 초식동물을 공격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사냥터였다. 
티라노싸우루스의 사냥기술은 사냥감을 압도하는 크기와 힘에 있다. 16cm가 넘는 이빨로 
무장한 커다란 입으로 먹이를 물어 강력한 근육의 힘으로 먹이를 부수고 목을 휘저음으로
써 사냥을 했다. 그러나 7톤이나 되는 몸무게 때문에 티라노싸우루스는 아주 재빠른 속도
를 낼 수 없었다. 처음 먹이를 덮쳤을 때 잡지 못하면 먼 거리를 쫓아갈 수 없었던 것이
다.


  혼자 사냥하며 살아가는 커다란 공룡이라 할지라도 짝짓기 시기가 되면 암수의 공룡이 
서로 만났음에 틀림없다. 고비사막에서 육식공룡의 알들이 발견되긴 했지만 그들의 번식습
성에 대한 증거는 거의 전무한 편이다. 이들은 때지어 둥지를 틀었을 까 혹은 따로 떨어져 
새끼를 키웠을까? 단 하나의 실마리로 뱃속에 자기 종족 새끼의 뼈가 발견된 코일로피씨
스를 들 수 있다. 현생 동물 중 수컷 곰과 사자들은 때로 다른 수컷의 새끼를 죽이려 하며 
어떤 파충류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경우 자기 새끼를 먹기도 한다. 자기 종족을 먹는 것
이 육식공룡의 습성이었다면 이들은 혼자 둥지를 틀었을 것이다. 모성 본능이 강한 암컷은 
교미후 수컷을 쫓아버리거나 둥지로부터 수컷을 떨어지게 하였을 것이다. 알에서 깨어난 
새끼들은 아마도 어미 주위에 머물거나 적에게 공격받기 쉬운 몇달 동안 어미와 함께 생
활하다가 자신의 영토를 찾아 독립하였을 것이다. 최근에 산출된 아주 흥미로운 화석은 두 
마리의 다 자란 티라노싸우르스가 두 마리의 새끼와 함께 있는 것이다. 이것은 큰 육식공
룡이 가족 단위로 생활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첫번째 증거로 생각된다.


  이에 비해 조그만 육식공룡들은 때로 몰려다니며 사냥했다. 협동하여 사냥하는 것은 정
도의 차이는 있지만 현생 동물에게서도 관찰된다. 병정개미는 대단한 전문성을 가지고 다
른 벌레들의 둥지를 기습하여 황폐화시킨다. 비록 그것이 요구하는 상호행동의 단계는 매
우 낮지만 이것은 확실한 협동행동이다. 더 단계가 높은 구조의 예는 함께 물고기를 잡는 
펠리컨과 먹이를 둘러싸 덮치는 기술에서 매우 조직화된 팀웍을 가진 암사자들이다. 협동
사냥자의 장점은 명백하다. 혼자서 잡을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이 더 큰 먹이를 잡을 수 있
다는 것이다. 어떤 사냥꾼 무리는 자기들의 몸무게를 모두합한 만큼이나 무거운 먹이를 사
냥할 수 있다. 단점은 먹이를 나눠야 한다는 것인데 이것이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 이런 
식으로 먹이를 처리함으로써 먹이가 남아 썩어 낭비하는 일도 없고 또 다른 약탈자에게 
남은 먹이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지키는데 드는 에너지도 절감된다.


  처음 데이노니쿠스(Deinonychus)가 발견된 것은 1964년 미국 몬테나주였는데, 훨씬 
큰 초식공룡인 테논토싸우루스(Tenontosaurus) 주위에 서너 마리의 데이노니쿠스가 함께 
묻혀 있었다. 이들은 무리를 지어 사냥했을까? 확실히 데이노니쿠스의 두뇌는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아마도 떼지어 사냥할 수 있는 능력, 즉 시각과 청각을 조절하는 뇌의 부분도 
컸을 것으로 짐작된다. 따라서 데이노니쿠스는 테논토싸우루스를 사냥하기 위해 때로 공격
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얼마나 많은 데이노니쿠스가 사냥에 가담했을까? 그들의 사냥기술
은 어떠했을까? 데이노니쿠스는 무시무시한 무기를 지니고 민첩성과 속도까지 겸비한 유
선형의 포식자이다. 섰을 때의 높이는 약 2m이고 머리에서 꼬리까지의 길이는 3m정도로 
가볍고 긴 다리를 가져 전형적으로 빠르게 달릴 수 있는 공룡이다. 데이노니쿠스 뒷발의 
두번째 발톱은 초생달 모양의 커다란 낫처럼 생겼다. 뒷발로 한번 걷어차면 사냥감은 배가 
갈라지고 치명적인 상처를 입게 된다. 발의 구조는 이 커다란 발톱이 좋은 상태를 유지하
도록 되어 있다. 걷거나 뛸 때 두번째 발톱은 들어올려져 땅에 닿지 않는다. 먹이를 공격
할 때 그것은 180도 회전할 수 있어 정확하게 찍을 곳을 찾을 수 있다. 서너 마리의 데이
노니쿠스가 도망가는 초식공룡의 꼬리를 잡아끌고 우두머리가 달려들어 뒷발의 날카로운 
발톱으로 사냥감의 배를 찢는 장면을 상상해보라.


  다른 종류의 예는 트로오돈(Troodon)으로서 큰 크기도 아니고 특별한 공격무기도 없지
만 빠르게 달릴 수 있는 능력과 지능이 발달했다. 긴 다리를 가진 조그만 포식자 트로오돈
은 커다란 뇌와 함께 앞쪽으로 커다란 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른 공룡들이 사냥할 수 
없는 어스름한 밤에 조그만 포유류를 사냥했다고 여겨진다.


  3. 공룡의 피부
  공룡의 뼈와 근육은 피부와 피부가 변형된 다양한 형태의 판과 뾰족한 돌기, 발톱과 뿔
로 덮여 있다. 공룡의 피부는 악어나 도마뱀의 피부처럼 골편이라는 수천개의 조그만 뼛조
각으로 구성되어 있다. 피부가 완전히 골편으로 변한 갑옷공룡류는 커다란 골판들이 적의 
공격으로 변한 갑옷공룡류는 커다란 골판들이 적의 공격으로부터 몸을 보호한다.


  그런데 스테고싸우루스의 등에 난 커다란 다각형의 납작한 판들은 방어용이 아니라 체
온을 조절하기 위한 구조이다. 수많은 모세혈관이 발달한 등판을 햇빛에 노출시켜 체온을 
높이거나 그늘로 들어감으로써 등판을 덜 노출시켜 체온을 낮추는 것이다. 인간의 손톱과 
같은 케라틴 성분의 공룡 발톱과 뿔의 안쪽은 홈이 파인 뼈에 단단하게 지탱되어 있다. 일
반적으로 초식공룡의 발톱은 뭉툭하지만 육식공룡의 발톱은 끝이 뾰족하다.


  공룡의 피부가 화석으로 잘 보존된 경우는 매우 드물지만 모래폭풍으로 갑자기 매몰되
어 썩지 않고 미라화되었을 때 피부 조각이 말라 보존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귀중한 증
거들은 공룡이 현생 파충류처럼 질긴 비늘 같은 피부를 가졌음을 보여준다. 색깔은 물론 
화석으로는 보존되지 않는다. 그러나 공룡들도 다양한 피부색을 가졌음에 틀림없다. 왜냐
하면 동물들은 위장을 하고 자기 무리를 확인하는 데서 피부색의 도움을 받기 때문이다. 
매우 다양한 서식지에서 매우 다양한 공룡들이 살았기 때문에 이들도 공격과 방어 그리고 
경쟁을 위해 색깔을 이용했음이 분명하다. 이구아노돈 같은 중간 크기의 조각류 공룡은 숲
속에서 고사리류나 낮은 관목의 잎을 뜯으며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뱀의 무늬처
럼 초록과 노랑이 섞인 피부색은 태양빛을 받아 반사되는 식물들 사이에서 낮은 몸을 위
장하는 데 이상적이다. 위험을 감지했을 때 풍뎅이가 하듯이 숲의 일부처럼 얼어붙은 듯 
꼼작않고 있으면 적에게 들키지 않았을 수도 있다. 


  피부색은 또한 공룡들의 경쟁 습성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오늘날 작은 새와 파충류
의 수컷은 짝짓기 계절에 밝은 색을 띤다. 색깔을 통해 수컷이 짝짓기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드러내며 서로 경쟁하는 수컷들 사이에서 암컷이 배우자를 선택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다. 코리토싸우루스(Corythosaurus)나 람베오싸우루스(Lambeosaurus)처럼 골즐을 가
진 오리주둥이공룡들은 짝짓기 철이 돌아오면 특별한 머리장식 색깔을 발달시켰을 것이다. 
싸우롤로푸스(Saurolophus)와 에드몬토싸우루스(Edmontosaurs)는 바다코끼리가 짝짓기 
때 하듯이 육질의 코주머니를 부풀렸는데, 주머니 자체는 밝은 색을 띠었을 것이다.


  스티라코싸우루스(Styracosaurus)의 머리구조는 자기과시와 경쟁에 대해 암시한다. 둥그
런 프릴은 실제 머리뼈보다 더 길며 바깥쪽은 긴창으로 둘러 싸여있다. 그러나 프릴은 트
리케라톱스의 것처럼 두꺼운 뼈로 된 것이 아니다. 프릴에는 두개의 큰 구멍이 나 있는데 
이 구멍은 근육과 피부로 덮여 있다. 머리를 좌우로 흔들고 앞으로 끄떡이면서 펜타케라톱
스는 매우 인상적인 큰 머리를 과시해 적이나 경쟁관계에 있는 수컷을 겁먹게 할 수 있다. 
두 마리의 펜타케라톱스가 사슴처럼 서로 얽혀 밀고 당기는 뿔싸움을 하는 것은 심한 상
처 없이 서열을 가리기 위한 좋은 시합이다.


  단지 뼈화석에 기초하여 현생 새와 파충류의 현란한 색깔들을 참고하며 공룡의 공격, 방
어, 경쟁습관 등을 이렇듯 여러 가지로 유추해 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유추는 유추 이상의 아무것도 아니다. 더 많은 발견을 통해 공룡의 생태에 대해 의
심할 수 없는 확고한 증거를 찾아야 하며 또한 실험실 분석의 새로운 기술을 통해 우리의 
지식을 증진시켜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공룡의 모든 비밀을 찾아낼 수 는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런 비밀들은 앞으로도 수억년 동안 암석 속에 묻힌 채 영원히 발견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룡은 언제나 신비로운 존재로서 우리의 상상력을 자
극하고 있는 것이다.


  4. 공룡알
  공룡이 알을 낳았다는 것은 사실일까? 그렇다면 거대한 공룡들은 얼마나 큰 알을 낳았
을까? 공룡알은 다른 파충류의 알이나 새의 알과 어떻게 다를까? 공룡알은 공룡 그 자체
만큼이나 우리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처음 공룡알이 발견된 것은 1859년 프랑스에서 였지만 당시 발견된 몇개의 공룡알 껍
질은 악어와 익룡의 알껍질로 잘못 해석되고 말았다. 그후 1923년에 미국자연사박물관의 
앤드루즈관장이 몽골에서 처음으로 오전한 공룡알 둥지를 발견한다. 따라서 공룡이 딱딱한 
알을 낳는 파충류라는 것이 분명하게 밝혀지게 되었다. 그후 세계 여러 지역에서 아주 드
물게 공룡알들이 발견되어오다가 1996년 중국 후뻬이지역이 청룡산에 수많은 공룡알이 
묻혀 있는 것이 확인 되었다. 그러나 그때는 이미 밀수업자들이 이 지역 농부들에게서 많
은 공룡알들을 입수하여 전세계 박물관과 개인 화석수집가에게 팔아 넘긴 후였다. 농부들
은 심지어 공룡알을 집 짓는 돌로 사용하기도 했으니 그 엄청난 수를 짐작할 수 있다. 현
재 공룡알은 전세계 200여 곳에서 발견되는데, 그중 반 이상이 아시아 대룍에 있고 가장 
풍부하게 공룡알이 산출되는 나라는 중국, 몽골, 아르헨띠나, 인도, 미국 등이다. 이들 지
역의 공룡알들 대부분은 백악기 지층에서 발견되는데 후기 중생대에 살았던 공룡들의 알
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1972년 경남 하동에서 처음 공룡알이 발견된 후 최근 
경기도 시화호와 전남 보성, 그리고 경남 고성에서 공룡알이 집단적으로 발견되었다.(제3
부 5장 참조)


  이러한 공룡알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귀중한 화석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안에 있는 
태아화석이다. 태아화석을 조사함으로써 알을 낳은 공룡이 어떤 종류인지를 알 수 있기 때
문이다. 그러나 모든 알들이 태아의 뼈를 가진 것은 아니다. 알들은 자주 어미나, 형제, 또
는 알을 노리는 육식공룡에 의해 깨지기 때문이다. 알이 썩기 전에 빠르게 묻혀 화석이 되
어야만 태아의 뼈는 보존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알들은 이미 부화되었거나 속이 빈 것들이
다. 발견되는 알 중에서 평균 10%미만의 알이 태아화석을 갖고 있다.


  운좋게 태아를 가진 알을 발견했더라도 알 속에서 태아의 뼈를 추리는 일은 무척 어려
운 작업이다. 알 속의 암석성분에 따라 처리 방법이 달라지는데 보통은 조그만 드릴이나 
치과용 도구로 아주 조금씩 뼈를 싸고 있는 암석을 제거하지만, 석회질 암석으로 된 경우
는 약한 산성용액을 사용해 조금씩 녹여간다. 하루에 1/100mm씩 용해하기 때문에 이 일
은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린다. 영국의 한 화석처리가는 이러한 방법으로 중국에서 산출된 6
0개의 공룡알을 몇달에 걸쳐 용해한 결과 세 종류의 태아화석을 찾아내기도 했다. 최근에
는 CAT 방식으로 알을 쪼개지 않고 태아의 유무와 형태를 확인하는 방법이 사용되고 있
어 태아화석을 발견할 확률이 매우 높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알려진 650속
의 공룡 중 알과 둥지의 형태가 자세히 밝혀진 것은 10속 미만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경우 공룡알은 임자를 알 수 없기 때문에 공룡알은 단순하게 알의 크
기, 모양, 껍질의 두께, 껍질 표면의 장식, 숨구멍의 패턴 등에 따라 구분하며 좀더 자세하
게 조사하기 위해서는 알껍질을 박편으로 만들어 현미경으로 그 조직을 관찰한다. 둥지가 
발견된 경우 둥지의 현태도 물론 분류기준이 된다.


  공룡은 얼마나 큰 알을 낳았을까? 70톤 이상의 거대한 브라키오싸우루스가 실로 그 몸
집에 비례하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알을 낳았을까? 알의 크기가 커지면 껍질도 함께 두꺼
워져야 한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호흡하기가 곤란하며 또한 깨고 부화하기도 힘들어진다. 
따라서 알의 크기는 껍질의 두께에 좌우된다. 현재까지 발견된 공룡알 중 가장 큰 구형의 
공룡알은 축구공보다 약간 작으며, 중국 난양 지역에서 발견된 타원형의 알은 장축의 길이
가 45cm나 된다. 이 알속에서는 육식공룡의 태아화석도 발견되었다.


  모든 알껍질에는 미세한 구멍이 있어 태아가 이산화탄소와 산소, 수분을 교환하여 생존
한다. 공룡알은 이러한 숨구멍이 새의 알보다 무려 8~16배나 많다. 왜 이렇게 알껍질에 
구멍이 많은 것일까? 이에 대한 대답을 공룡이 살던 중생대의 환경이 현재와 매우 달랐기 
사실에서 찾아야 한다. 중생대는 현재보다 연평균 기온이 높았으며 극지방에도 빙하가 없
을 정도로 온난다습했다. 이러한 사실은 당시 대기중 이산화탄소의 양이 현재보다 현저히 
많았다는 조사결과를 통해 입증된다. 따라서 태아의 발달과정에 필수적인 산소를 많이 호
흡하기 위해 공룡들은 알껍질에 그렇게 많은 숨구멍을 발달시킨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많
은 숨구멍은 호흡작용에 크게 유리하지만 동시에 수분을 읽는 가장 손쉬운 통로이다. 이를 
방지하기 우해 공룡들은 땅속에 구덩이를 파고 알을 낳은 후 모래를 덮어 수분 손실을 막
았다. 이러한 특징은 숨구멍의 크기도 작고 수도 적은 알을 낳는 새들이 나무 위에 둥지는 
트는 것과 매우 대조적이다.


  또한 공룡알은 다른 파충류나 새의 알과는 달리 껍질 표면에 여러 가지 장식이 발달해 
있다. 이러한 장식은 작은 돌기가 발달한 것에서부터 가느다란 선들로 이루어진 것, 홈이 
파인 것 등 다양하다. 현미경으로 살펴보면 이는 수많은 능선과 골로 이루어진 요철 모양
이다. 따라서 공룡알 표면은 새알처럼 매끄럽지 않고 거칠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사실은 
숨구멍이 능선이 아니라 능선사이의 낮은 지역에 발달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공룡알이 
땅속에 묻혀 있을 때 숨구멍이 막히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이며 또한 숨구멍과 모래 사이
의 공간을 확보하여 더 손쉽게 산소를 호흡하기 위해서이다.


  공룡의 멸종 원인을 공룡알에서 찾는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이는 분명히 백악기 말로 
가면서 공룡알의 조직이 비정상적으로 나타나며 또한 알껍질에 이상할 정도로 미량원소들
이 많이 들어 있다는 사실에 기초한 것이다. 알이 부화됙 전의 상태는 공룡의 삶 중에서 
가장 쉽게 외부로부터 공격 받을 수 있는 시기이다. 코발트, 크롬, 구리, 망간, 니켈, 납, 
아연, 쎌레늄 같은 미량원소는 건조한 환경에서 자란 식물을 먹은 어미공룡의 체내에 축적
되어 알껍질을 형성하는 단백질의 변화를 일으킨다. 이러한 변화는 비정상적인 알껍질을 
만들고 껍질 두께 도한 얇아지게 하여 부화율이 감소하는 원인이 된다. 특히 알껍질에 함
유된 쎌레늄의 양은 중생대와 신생대의 경계로 갈수록 더 증가하며 이러한 둥지의 알은 
부화실패율이 매우 높았다. 쎌레늄은 특히 태아에 매우 유독하며 달걀에 아주 작은 양만 
포함되어도 달걀은 부화하지 못한다. 이러한 사실은 초식공룡이 쎌레늄을 함유한 화산재가 
덮인 식물을 섭취함으로서 매우 적은 소의 새끼만 부화되었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이렇듯 
종족번식이 줄어들어 조만간 먹이사슬이 완전히 무너진다.


  5.공룡분
  공룡의 분을 연구하는 것은 이미 멸종한 동물의 식성을 파악하는 데 매우 유용하지만, 
실제 우리가 만질 수 있는 것은 암석으로 단단히 굳은 분화석이다. 그러므로 분화석을 통
해 공룡을 이해하는 일은 다른 화석을 통한 방법보다 어렵다. 분화석은 시간이 지남에 따
라 모양이 변화고 성분도 변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생흔화석은 다른 화
석에서 구할 수 없는 동물의 활동을 알려준다.


  그렇다면 분화석을 통해 어떤 정보를 얻을 수 있을까? 먼저 일반적인 분의 성분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분은 소화작용에 의해 생성된 부산물이 버려진 것이다. 성분은 먹이의 종
류, 분을 만든 동물의 종류, 그리고 소화작용의 효과에 따라 크게 다르다. 분은 주로 노화
된 세포, 점액, 소화액, 미생물, 그리고 소화 안된 먹이로 구성된다. 대부분 소화하기 힘든 
물질이 포함되는데 육식동물의 분에 자주 뼛조각과 이빨들이 들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초식동물들도 소화하기 힘든 식물의 쎌룰로오스를 배출한다.


  이렇게 분에서 소화되지 않은 물질들이 발견되기 때문에 동물의 식성에 대한 귀중한 정
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11년에 걸친 조사로 미국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의 
회색곰이 초봄에는 여러 가지 포유류를 잡아먹는 경향이 있으며 늦봄에는 풀을 먹고 가을
에는 소나무 씨를 먹는다는 것을 분의 연구를 통해 알아냈다. 이러한 식성 외에도 분을 연
구함으로써 기생충과의 관계, 의학정보 등을 얻을 수 있는데 유감스럽게도 이러한 분석은 
분화석에는 가능치 않다.


  분은 주로 광물성분이 없는 물질로 구성되기 때문에 보존되는 일이 흔치 않다. 그러나 
드물게 광충작용에 의해 화석화된다. 이 작용은 미세한 광물입자가 분의 빈틈으로 들어와 
결정화되면서 일어난다. 이렇게 화석화된 분화석은 입체적인 형태를 유지할 수 있으며 겉
모양을 가진다.


  현실적으로 분화석을 남긴 동물을 확인하기란 매우 어렵다. 그러므로 분화석은 분류는 
일반적으로 분화석을 포함한 암석의 나이, 분의 크기 및 형태와 성분에 의존한다. 이러한 
정보들은 그 자체로 큰 의미를 갖지는 않지만 뼈화석이 갖지 못하는 과거 환경에서의 먹

이관계에 대한 분명한 정보를 알려주는 장점이 있다.


  6.공룡의 감각기관


  공룡은 우둔한 동물이었을까? 미국의 유명한 고생물학자 마시는 1879년 브론토싸우루
스를 연구하면서 조그만 뇌를 보고 우둔하고 느릿느릿 움직이는 파충류라고 언급했다. 이
는 지금까지도 공룡의 지능을 대변하는 말로 사용되어왔다. 그러나 공룡의 감각기관과 이
를 조정하는 뇌를 자세히 살펴보면 사실은 크게 다르다. 최근까지 많은 연구들은 공룡의 
뇌와 몸의 상대적 크기에 촛점을 두어왔다. 이러한 작업은 잘 보존된 머리뼈만 있으면 손
쉬운 일이다. 왜냐하면 모든 공룡의 뇌는 두개골에 의해 둘러싸여 있기 때문이다. 뇌는 썩
어 없어지지만 뇌를 둘러싼 두개골안에 모래를 집어넣어, 그 모래의 양을 측정해보면 실제 
뇌가 있던 공간을 알 수 있다. 실제 뇌의 크기는 두개골 용량의 반 정도이다.


  분명히 어떤 공룡은 매우 작은 뇌를 갖고 있었다. 예를 들면 스테고싸우루스의 무게는 
3.3톤이나 되지만 뇌의 무게는 고작 60그램이다. 비슷한 몸무게를 가진 코끼리의 1/30수
준이다. 이러한 작은 뇌 때문에 스테고싸우루스는 발견 당시부터 가장 우둔한 공룡으로 대
표되어왔으며 또 스테고싸우루스의 크게 부푼 선골에 두번째 뇌가 있었을 것이라는 잘못
된 가설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이 비대한 부분은 새와 마찬가지로 당분을 저장하는 장소로 
사용되었다. 스테고싸우루스의 뇌가 다른 공룡보다도 상대적으로 작기는 하지만 실제크기
는 17cm×3cm×3cm여서 충분히 크다.


  더 나아가 커다란 용각류의 몸무게와 뇌의 비율은 훨씬 더 극적인 10000:1이지만 이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공룡들의 삶은 그다지 높은 지능을 필요로 하지 않
기 때문이다. 브라키오싸우루스는 두뇌활동이 절실히 요구되는 사냥을 할 필요도 없고 먹
이를 약탈할 필요도 없었다. 스테고싸우루스는 아마도 떼지어 살았을 테지만 무방비의 오
리주둥이공룡들처럼 집단적 의사소통이나 빠른 반사행동이 생존을 위해 그리 중요하지는 
않았다. 일반적으로 단순한 삶은 더 적은 뇌활동과 협동을 요구한다. 공룡의 먹이사슬에도 
맨 밑에는 느릿느릿한 초식공룡, 중간에는 무리를 짓고 떼로 사냥하는 공룡들, 그리고 맨 
꼭대기에는 빠르고 민첩한 사냥꾼 공룡들이 자리잡고 있었을 것이다. 실제 각기 다른 공룡
들의 몸무게와 뇌의 크기를 비교 연구해본 결과 이러한 피라미드 구조가 확인되었다. 공룡
들의 지적 능력은 아래에서 위로 가면서 용각류, 곡룡류, 검룡류, 각룡류, 조각류, 큰 육식
공룡류, 그리고 작은 육식공룡류 순서이다.


  우리는 또한 공룡의 두개골 구조를 통해 어떤 감각기관이 상대적으로 더 발달했는지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앞을 향한 큰 눈구멍은 시력이 잘 발달된 동물이라는 것을 암시하며 
콧구멍이 큰 것은 이 동물에게 후각이 매우 중요했음을 알려준다. 대부분의 공룡들은 머리
의 양옆에 눈이 있기 때문에 왼쪽과 오른쪽 지역이 겹쳐 보이지 않는 단시력을 가지고 있
다. 이러한 구조로 인해 넓은 주변지역을 볼 수 있지만 거리를 판단하는 능력은 떨어진다. 
이에 반해 거리를 잘 판단할 수 있게 앞을 향한 눈은 시력정보를 받아들여 해석하는 상당
한 능력의 뇌를 필요로 한다. 실제로 티라노싸우루스 같은 커다란 육식공룡은 좌우가 어느
정도 겹치는 시력을 갖지만 완전히 발달된 쌍시력을 가진 공룡은 작은 육식공룡들이었다. 
이들의 뇌는 특히 앞발의 움직임을 조정하고 물체의 움직임에 관한 시각정보를 조화있게 
조절하는 부분이 잘 발달되어 있다. 이러한 능력은 트로오돈처럼 매복하고 있다가 도마뱀
이나 포유류를 사냥하는 민첩한 공룡에게는 필수적이다. 트로오돈은 눈이 매우 크며 또한 
몸 크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장 큰 뇌를 가져 현생조류와 포유류에 비교될 만하다.
  그러나 공룡들이 어떻게 세상을 보았는지는 알 수 없다. 어떤 파충류는 모든 생물 중 가
장 날카로운 시력을 가진 조류처럼 색깔을 구분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매는 인간보다 시력
세포를 8배나 더 가지고 있어 우리한테는 희미하게 보이는 사물의 형태를 정확하게 인식
할 수 있다. 조류의 눈동자는 또한 상대적으로 굉장히 커서 어떤 경우 뇌보다 더 큰 영역
을 차지하기도 한다(타조의 눈은 테니스공만하다). 이 모든 증거들은 가장 낮은 시력단계
의 프로토케라톱스에서부터 넓은 범위를 둘러볼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오리주둥이공룡, 그
리고 가장 예리한 사냥꾼인 트로오돈에 이르기까지 모든 공룡들에게 시각은 매우 중요한 
감각임을 알려준다.


  공룡은 포유류처럼 바깥으로 돌출한 귀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현생 파충류와 조류같
이 찢어진 틈처럼 생긴 구멍 속의 청각기관을 통해 소리를 듣는다. 특히 조류에게 청각은 
사회생활의 중요한 부분이고 그들이 내는 소리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수컷 새는 
같은 종의 새가 이해할 수 있는 어떤 특별한 의미의 수백가지 소리를 낼 수 있다. 이와 유
사하게 의사전달 수단이 절실히 필요한 군집공룡들은 매우 정교한 청각이 발달했을 것이
다. 실제 오리주둥이공룡은 긴 관처럼 발달한 독특한 골즐과 공기주머니를 이용해 여러 종
류의 소리를 낼 수 있다. 이러한 발성도구는 새처럼 다양한 소리를 낼 수는 없지만 분명히 
경고음을 내거나 집단으로 이동할 때 그리고 번식기에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이다. 데이노
니쿠스처럼 협동해서 사냥하는 공룡은 매복하여 먹이를 잡을 때 상호간 의사소통이 필요
했을 것읻. 그러나 암사자들이 협동하여 사냥하는 행동을 관찰해보면 소리보다는 몸 움직
임에 의한 시각적 의사전달이 더 중요함을 알 수 있다. 현생 동물처럼 공룡도 영토를 방어
하거나 배우자를 유혹할 때, 위험을 알릴 때 다양한 소리를 냈을 것이다. 만일 우리가 공
룡시대로 돌아간다면 킁킁거리는 소리, 으르렁거리는 소리, 꽥꽥거리는 소리 등 매우 다양
한 소리들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미각과 후각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뇌와 같은 부분에서 지시를 받는다. 이들 감각은 
물론 사냥에 이용되면 초식동물에게는 서로를 식별하고 먹이를 구별하는 데 사용된다. 알
로싸우루스 같은 큰 육식공룡이 커다란 고깃덩이를 목구멍으로 넘길 때 고기맛을 100% 
느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들의 혀는 아마도 단순하고 질겨 가능한 한 빨리 고깃덩이를 
삼키게 만들어졌을 것이다. 특히 먹이를 씹을 수 있는 초식공룡은 먹이를 똑바른 위치에 
놓고 정확하게 씹고 갈기 위해 움직일 수 있는 혀가 필요하다. 이구아노돈의 복원된 뇌를 
보면 뇌의 앞부분에 매우 잘 발달된 후엽이 있는데 이는 후각과 미각을 다루기 위한 부분
이다. 이구아노돈은 크고 넓은 주둥이가 있었기 때문에 냄새와 음식의 맛을 느끼는 예리한 
감각을 갖고 있었다.


  촉각은 공룡들의 피부를 통해 판단해보면 그리 잘 발달된 감각은 아니었다. 두껍게 싸인 
골편들은 촉각을  위해 만들어진 것은 아니므로 공룡들은 바위나 나무숲을 지날 때 스치
거나 닿은 느낌을 예민하게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악어는 코와 목에 민감한 피부를 가지
고 있어 짝짓기할 때 서로 목을 비빈다. 이와같이 티라노싸우루스 한 쌍이 목을 비비거나 
한 쌍의 디플로도쿠스가 높이 세운 목을 서로 꼬는 광경을 상상해볼 수 도 있다.

  공룡의 감각기관을 살펴보는 일이 이들이 영리했는지 우둔했는지에 대한 명쾌한 답을 
줄 수는 없다. 실제 이들의 감각을 인간의 지적 능력에 비교하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 공
룡들은 수억년 동안 자신들의 삶을 성공적으로 이끄는데 필요한 두뇌활동 능력을 갖고 있
었다. 인간들도 이러한 능력을 성취했기 때문에 번성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7.공룡의 성별
  화석에서 암수를 구별하는 것은 두 가지 점에서 중요하다. 첫째, 다른 종으로 구분되어 
있는 화석 종이 성에 의해 나타나는 성이형성이 확실할 때 그들을 같은 종으로 재분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각 개체의 성을 구분함으로써 해부학적으로 공룡의 어떤 부분이 
어떤 기능을 했는가를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공룡의 생태와 그들의 사회적 상호관계를 더
욱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공룡의 암수를 단지 뼈의 특징으로 구별할 수 있을까? 현재 15개체가 발견된 
티라노싸우루스 렉스는 골격학적으로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나뉘는데, 이는 각각 암컷과 수
컷을 나타낸다. 오늘날의 악어와 새를 조사해보면 암컷과 수컷의 뼈구조가 다르며 이는 생
식기 근육의 차이에 기인한다. 이를 잘 보존된 공룡화석에 적용해보면 각 공룡의 성을 알
아낼 수 있다. 티라노싸우루스의 경우 더 크고 억센 뼈구조를 가진 것은 암컷이다.


  이러한 현상은 대체로 수컷이 암컷보다. 큰 포유류와 정반대이다. 그러나 암컷이 수컷보
다 큰 것은 동물세계에서 예외적 현상이 아니라 매우 일반화된 법칙이다. 대부분의 무척추
동물들은 이러한 경향인데, 예컨대 암거미는 교미가 끝나면 훨씬 작은 수컷을 잡아먹는다. 
척추동물의 경우 수컷은 확실히 암컷보다 더 우세한 성이며 몸집이 크다. 그러나 대부분의 
물고기나 양서류는 암컷이 수컷보다 크며, 파충류 중 대분의 거북과 뱀도 암컷이 더 큰 양
상이다. 맹금류 역시 항상 암컷이 수컷보다도 크다. 따라서 수컷이 암컷보다 큰 경우는 오
직 포유류에만 해당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여기에도 예외가 있는 수
염고래는 항상 암컷이 수컷보다 크다. 그러므로 성에 따라 상대적으로 크냐 작냐는 문제는 
단순히 종별로 다르게 나타나는 것으로 수컷이 암컷보다 큰 것이 정상이라는 생각은 잘못
된 것이다.


  그렇다면 왜 암컷이 수컷보다도 더 클까? 암수 각각은 유전자를 반씩 내어 새로운 자손
을 생산한다. 수컷은 수백만개의 아주 작은 정자를 생산하지만 암컷은 난자라는 거대한 영
양덩어리 하나를 생산한다. 암컷은 평생 수컷의 정자에 비해 극히 적은 수의 난자만을 생
산할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려면 수컷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알을 위해 저
장해야 하며 따라서 불가피하게 수컷보다 몸이 커질 수 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암컷이 수
컷보다 큰 것은 자연적 현상이다. 그렇다면 포유류처럼 때로 수컷이 암컷보다 큰 경우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어떤 수컷이 다른 놈에 비해 크다면 번식기의 수컷간 경쟁에서 
유리한 조건을 차지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은 집단생활을 하는 포유류에서 잘 나타나는데 
경쟁에서 이긴 큰 몸집의 수컷은 많은 암컷과 교미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게 된다. 이러한 
현상이 왜 맹금류에게선 나타나지 않는 것일까? 이들은 일부일처제이다. 따라서 수많은 암
컷과 교미하기 위해 수컷들이 서로 싸울 필요가 없다. 그러므로 암컷 맹금류는 수컷보다도 
큰 것이다. 암컷 육식공룡은 수컷보다 컷을까? 공룡과 새의 관계를 생각해보면 공룡들도 
암컷이 수컷보다 더 컸을 가능성이 있다. 만약 이들이 일부일처제였다면 아마 암컷이 수컷
보다 컸을 것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뼈구조의 차이를 통해 암수를 구별할 수 있다. 고생물학자들은 공룡생
태를 연구할 때 모델로서 악어를 많이 이용하는데, 악어와 공룡, 그리고 익룡은 공통되는 
특징을 많이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이들은 계통발생학적으로 지배파충류라는 한 그룹으로 
묶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악어에서 암컷과 수컷의 골격학적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면 이와
같은 구조가 공룡에게도 있다고 가정할 수 있다. 외부로 돌출한 포유류 수컷의 성기와는 
다르게 수컷 악어와 뱀, 거북, 새는 성기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배설강이라는 구멍을 통해 
몸속으로 성기를 집어넣어 보호한다. 이때 성기를 몸속으로 넣기 위해 ‘성기수축근육’이
라는 특별한 근육이 필요하다. 악어에게 이 근육은 꼬리척추 아래 돌출된 첫번째 혈관궁에 
연결되어 있다. 수컷의 이 혈관궁은 두번째 것과 거의 같은 크기이다. 반대로 암컷의 경우 
이 뼈돌기는 첫번째에 없을 뿐 아니라 두번째의 것도 반 토막 크기이다. 이는 암컷이 알을 
낳을 때 더 많은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생긴 구조로 해석된다. 따라서 악어는 이러한 골
격학적 특징만으로 암수 구별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이와 유사한 구조가 공룡에게도 나타나는가? 놀랍게도 똑같은 구조차이가 티
라노싸우루스와 싸우로르니토이데스에서도 나타난다. 이들 육식공룡의 뼈는 ‘강건한’것
과 ‘유연한’두 가지 형태로 산출되어왔다. 두 공룡 모두 ‘유연한’ 개체들의 꼬리뼈는 
수컷 악어의 형태와 같은 혈관궁을 가졌고 ‘강건한’개체들은 암컷 악어의 형태와 같았
다. 따라서 작은 개체는 수컷이고 큰 개체는 암컷이라고 결론지을 수 있다. 그렇다면 더 
나아가 이들 육시공룡은 새처럼 일부일처제로 살아갔을까? 그럴 가능성이 농후하다. 최근 
미국 싸우르다코타주의 티라노싸우루스 발굴과정에서 암컷과 수컷, 두 마리의 새끼 뼈가 
한꺼번에 산출되었다. 이러한 구분을 초식공룡에도 적용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는 아직 해
결되지 않았다. 그러나 때지어 생활한 오리주둥이공룡들은 포유류처럼 수컷이 암컷이 더 
컸을 가능성이 있다.


  8.온혈인가 냉혈인가
  공룡은 온혈동물이었을까 냉혈동물이었을까? 공룡학자들은 이 주제에 대해 열성적인 관
심을 보여왔다. 이들의 견해는 둘로 양분되어서 서로 공존할 수 없는 듯하다. 왜 이러한 
토론이 지난 20년간 격렬히 논의되어왔는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온혈과 냉혈의 성
질을 알아야 한다. 동물들은 체온이 일정할 때 가장 효과적으로 활동할 수 있다. 신체에서 
일어나는 화학작용은 체온이 일정할 때 가장 활발하기 때문이다.


  만약 체온이 오르락내리락한다면 신체의 리듬은 깨지고 신진대사가 제대로 진행될 수 
없다. 그래서 도마뱀이나 뱀 같은 냉혈동물들은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낮에 양
지와 음지를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행동을 취한다. 이것을 외부열방법이라 한다. 조류와 
포유류 같은 온혈동물은 먹이로 섭취된 에너지를 열로 바꾸는데 이를 내부열 방법이라 한
다. 내부열 방법을 취하는 동물들은 체온을 내리기 위해 땀을 흘리거나 헐떡이거나 물을 
마신다. 코끼리의 경우는 큰 귀를 펄럭거려 몸속에 흐르는 피의 온도를 낮춘다.


  양쪽 방법에 모두 장단점이 존재한다. 온혈동물인 개는 음식에너지를 빠르게 소비하므로 
같은 크기의 냉혈동물인 도마뱀보다 10배 가까운 양을 먹어야 한다. 반면 도마뱀은 몸을 
데우기 위해 태양 아래서 서너 시간을 소비해야만 하며 또한 주위의 온도가 떨어지거나 
밤이 되면 효과적으로 움직일 수 없다.


  이러한 동물의 신진대사를 공룡에 적용할 때 더욱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사실은 온혈
동물이 냉혈동물보다 훨씬 더 큰 뇌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특히 뇌의 효과적인 작용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온혈이냐 냉혈이냐는 
주제는 공룡을 느릿느릿하고 굼뜬 동물로 보느냐 아니면 조류나 포유류처럼 민첩하고 지
능이 발달한 동물로 보느냐에 달려 있다. 공룡들이 똑바른 다리를 가져 빠르게 달릴 수 있
다는 것은 전형적인 파충류의 기는 자세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빠르게 달리고 점프하여 발톱으로 먹이를 사냥하는 데이노니쿠스가 온혈동물이 아니라면 
그러한 높은 수준의 신진대사를 할 수 없다. 무리지어 사냥하는 높은 지능의 데이노니쿠스 
같은 공룡은 생리적으로 현생의 조류와 포유류에 매우 근접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공룡의 
몸 체적에 대한 상대적인 뇌 크기를 비교해보면 작고 민첩한 육식공룡들은 새나 포유류의 
수준과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커다란 몸집의 용각류도 온혈이었을까? 하루에 1톤의 먹이가 필요한 온혈동물 
코끼리는 대부분의 시간을 먹는데 소비한다. 만일 용각류가 온혈동물이라면 코끼리보다 2
0배 더 큰 용각류는 먹이도 그만큼 더 필요하다. 그러나 용각류가 빈약한 이빨로 매일 20
톤씩 먹이를 먹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반면에 냉혈동물은 온혈동물보다 훨씬 더 적게 먹
기 때문에 이러한 딜레머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들이 냉혈동물이었더라도 온난한 기후가 
지속된 중생대에 디플로쿠스처럼 거대한 몸집을 가진 용각류는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체온을 높이기보다는 내리는 데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실제 효소에 의해 위에서 
발생되는 열을 생각하면 어떻게 열을 보존하느냐보다는 어떻게 열을 내보내느냐가 더 중
요했을 수 있다. 어떤 학자는 용각류의 긴 목과 긴 꼬리는 체온을 내리기 위해 체적을 줄
이면서 표면적을 늘리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한다. 또한 바람을 더 받기 위한 스테고싸우
루스의 엇갈린 등판 배치와 등판뼈에 가득 퍼져 있는 모세혈관도 같은 목적을 위해 진화
되었다고 보고 있다.


  공룡뼈의 대부분은 나이테 모양을 가지므로 공룡들이 살아 있는 동안 높은 뼈생성을 꾸
준히 유지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나이테의 수를 통해 공룡의 나이를 추
정할 수 있다. 아프리카 전기 쥐라기의 육식공룡인 씬타르쑤스가 성체로 자라는 데는 7년
이 소요되며 원시용각류 마쏘스폰딜루스는 15년이 지나야 완전한 성체로 자란다. 이들의 
성장속도는 어릴 때는 빠르고 자랄수록 점점 느려진다. 이렇듯 공룡이 성체로 성장하는 데
는 포유류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뼈의 가장자리에 좁게 나타나
는 선들은 그 뼈가 성장을 멈추었다는 것을 나타낸다. 싼타르쑤스 같은 공룡은 포유류와 
조류처럼 어느정도 자라면 성장이 멈추지만 마쏘스폰달루스와 드리오싸우루스(Dryosauru
s)는 이러한 선들이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미루어보아 현생 파충류처럼 계속 성장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공룡들의 수명은 얼마나 될까? 나이테모양의 뼈를 통해 계산해보면 커다란 용
각류는 약 100살까지 살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일반적으로 냉혈동물이 온혈동물보다 오래 
살기 때문에 만약 용각류가 순수한 냉혈동물이라면 병들거나 육식공룡에 잡아먹히지 않을 
경우 아마도 200살까지도 생존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 모든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공룡의 뼈는 어릴 때 주로 섬유질-층상뼈로 구성되어 
특히 다리뼈는 조류와 포유류처럼 매우 빠르게 성장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뼈는 강
도를 더하기 위해 포유류처럼 때로 이차적인 하버씨안뼈로 치환된다. 또한 나이테모양의 
뼈는 공룡들이 그후에는 천천히 자라 마치 전형적 파충류의 뼈조직을 갖게 됨을 의미한다.
  이와같은 사실들로 보건대 공룡은 전형적인 온혈동물인 포유류와 냉혈동물인 파충류의 
성질을 모두 갖고 있다. 이것은 공룡이 현생 동물과는 전혀 다른 그들만의 신진대사를 가
지고 있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결론적으로 뼈의 연구는 공룡이 온혈이냐 냉혈이냐는 어리
석은 논쟁의 해답을 제공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다양한 뼈조직이 공룡들에게서 나타나기 
때문이다. 공룡들은 단 한가지의 메커니즘을 고집한 것이 아니라 각기 자신에 맞게 신진대
사를 발전시켰던 것이다.
  
  5장 멸종하지 않은 공룡,새
  
  1.새의 기원
  척추동믈 진화사에서 가장 극적인 것 중의 하나는 새의 기원이다. 새는 깃털에 의하여 
하늘을 나는 능력을 가졌다는 점에서 다른 척추동물과는 쉽게 구별된다. 그렇다면 새와 공
룡은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다윈이 '종의 기원'을 발표한 지 2년 후인 1861년 독일 
바바리아 지방의 후기 쥐라기 지층 졸렌호펜(Solenhofen) 석회암에서 처음으로 깃털 하
나가 발견되었다. 그후 얼마 되지 않아 거의 완전한 두 개체의 시조새(Archaeopteryx) 
화석이 발견되었는데, 첫번째 것은 영국자연사박물관에 두번째 적은 독일 베를린 박물관에 
소장되었다. 이 두 표본으로부터 깃털 자국을 포함하여 시조새의 모든 뼈를 확인할 수 있
다. 깃털은 새에게서만 나타나는 특징이므로 따라서 시조새는 가장 오래된 새이다.
  1868년 시조새를 살펴본 영국의 생물학자 헉슬리(Thomas Huxley)는 시조새가 파충
류와 조류의 중간단계이며 다윈의 진화론을 뒷받침하는 확고한 증거라고 주장하였다. 사실 
깃털을 제외하면 시조새는 전형적인 육식공룡의 특징을 그대로 갖고 있다. 그는 나아가 같
은 지층에서 콤프쏘그나투스(Compsognathus)라는 조그만 공룡이 발견되자 시조새가 단
순히 공룡과 공종한 것이 아니라 그들은 서로 가까운 친족관계였다고 주장하였다. 실제로 
시조새 표본 중의 하나는 콤프쏘그나투스로 분류되었다가 나중에 희미한 깃털 자국이 발
견되어 다시 시조새로 확인된 적도 있다. 이빨을 가진 부리, 긴 꼬리, 날카로운 발톱 등 모
든 해부학적 특징은 시조새가 전형적인 새보다는 공룡에 더 가깝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1926년 하일만(Gerhard Heilmann)이라는 학자에 의해 심각한 
도전을 받게 된다. 그는 '새의 기원'이라는 책에서 새가 공룡과 매우 유사하다는 것은 인정
하지만 공룡은 차골로 진화할 수 있는 쇄골(빗장뼈)이 이미 퇴화했기 때문에 새로 진화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차골은 한쌍의 쇄골이 V형으로 유합된 것으로 시조새를 포함해 새
에게서만 나타나는 특징이다. 즉, 새의 차골이 쇄골이 없는 공룡에게서 진화했다는 이론은 
잔화상 한번 없어진 형질은 같은 종에서 다시 나타나지 않는다는 '돌로(Dollo)의 법칙'에 
외배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는 새가 삼첩기에 악어와 공룡, 그리고 익룡의 공통조상인 
원시파출류에서 진화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견해는 1970년대까지 지속되어왔다. 그런데 1964년에 예일대학 교수 오스트롬
(John Ostrom)은 그가 발겨한 데이노니쿠스와 시조새가 앞발과 뒷발 구조 및 기능이 같
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전에 간과해왔던 중요한 사실 중 하나는 새가 진화된 두 발 육식공
룡처럼 발가락으로 걷는다는 것이다. 반대로 박쥐와 익룡은 네 다리로 걷는 조상으로부터 
날 수 있게 진화하여 발바닥으로 걷는다. 또한 시조새의 앞발은 오늘날의 새보다도 훨씬 
원시적이며 작고 민첩한 육식공룡의 전형적인 앞발이다. 또한 하일만의 '새의 기원'이 출판
된 이후 전세계에서 새로운 공룡들이 발견되었다. 코일로피씨스, 잉게니아(Ingenia)와 오
비랍토르 같은 작은 육식공룡에게서 쇄골이 확인되었으며, 특히 1991년 몽골 고비사막에
서 발견된 벨로키랍토르는 새처럼 쇄골이 유합된 차골을 갖고 있었다. 따라서 과거에 제기
된 공룡과 새 관계의 걸림돌인 쇄골 문제가 해결되었다.


  2.공룡에서 진화한 새
  데이노니쿠스가 속한 마니랍토라 그룹은 시조새와 전형적인 새에게서 나타나는 진화된 
특징을 가장 많이 갖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새의 특징이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출현하였음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공룡에게서 나타나서 '조류적'인 
특징은 무엇일까?


  새의 진화의 첫단계는 뒷발로만 걷는 이족보행의 완성이다. 이러한 특징은 처음 공룡이 
진화하였을 때 이미 성취되었다. 육식공룡은 이동하는 데 전혀 앞발을 사용하지 않음으로
써 앞발이 자유로워졌다. 이족보행은 오직 새와 공룡만이 가능하다. 수각류 공룡은 머리뼈
에 많은 구멍을 갖고 뼛속을 비게 함으로써 골격을 가볍게 하였다. 목은 길어지고, 등을 
수평으로 유지하여 뛸 때 뒷다리를 중심으로 머리와 꼬리가 균형을 이룬다. 또한 긴 다리
의 넓적다리뼈는 정강이뼈보다 짧아졌으며 종아리뼈는 퇴화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걸음의 
속도가 빨라졌다. 뒷발가락도 가운대의 세 발가락만 사용하고 첫째와 다섯째 발가락은 퇴
화하였다. 이렇게 퇴화한 첫째발가락은 뒤로 이동하여 조류에 이르면 앞의 발가락과 마주
보게 되어 나뭇가지를 잡을 수 있게 된다. 수각류가 테타누라와 마니랍토라 그룹으로 더 
진화하면서 앞발가락의 수는 다섯 개에서 세 개로 줄고 짧은 앞발은 윗발 길이만큼 길어
진다. 특히 마니랍토라 그룹은 두 개의 손목뼈가 합쳐져 반달형 뼈로 변해 손목을 상하뿐 
아니라 좌우로도 움직일 수 있게 된다. 이는 손을 새처럼 접을 수 있다는 의미이며 따라서 
날갯짓이 가능하게 되었다. 쇄골도 중앙에서 합쳐져 조류의 것처럼 폭도 넓어지고 부메랑 
모양의 차골로 바뀐다. 치골도 앞을 향한 전형적인 용반류의 골반 형태에서 점점 뒤로 향
하게 된다.


  원시수각류에서 뒷다리는 꼬리대퇴골근육(caudofemoralis)으로 꼬리와 연결되어 걸을 
때 꼬리는 뒷다리를 뒤로 당기는 역할을 한다. 걸음걸이에 맞추어 악어의 꼬리가 좌우로 
움직이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꼬리에 이러한 근육이 발달하여 앞쪽으로 쏠린 몸무게
의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새와 가까운 관계에 있는 날렵한 작은 육식공룡의 
꼬리는 꼬리뼈가 줄어들면서 크기가 작어졌다. 뒷다리를 뒤로 당기는 데 꼬리근육을 사용
하는 대신 새처럼 대퇴골에 슬건을 발달시켰다. 데이노니쿠스의 꼬리는 빳빳하게 굳어 있
기 때문에 큰 먹이에 달라붙어 살점을 뜯을 때 몸의 움직임을 받쳐주는 역동적인 역할을 
했다.

  이 점은 뒷다리와 꼬리가 서로 연결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며 이는 데이노니쿠스
의 대퇴골에 이 근육과 연결되는 네번째 돌기가 없다는 점으로 입증된다. 꼬리가 뒷다리를 
당기는 역할에서 자유로워졌다는 것은 날기 위해 필이 거쳐야 할 선행조건이다. 현생 조류
에게 꼬리는 날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부분이 아니다. 그러나 가장 원시적인 시조새에
서 꼬리의 깃털은 뒷다리로부터 훨씬 자유로워 더 효과적으로 부력을 일으키는 데 사용되
었다.


  그렇다면 깃털은 언제 진화한 것일까? 깃털은 비늘과 똑같은 조직으로부터 발달한다. 새
의 다리를 관찰해보면 전형적인 비늘에서 깃털로 변화한 것을 볼 수 있다. 이 두 조직은 
결코 같은 장소에서 동시에 발달하지 않는다. 최근 중국 랴오닝 지역의 약 1억2500만년 
된 전기 백악기 호수 퇴적층에서 깃털을 가진 다양한 공룡과 새 화석이 발견되어 깃털의 
진화에 대한 새로운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곳의 암석은 얇게 판으로 쪼개져 깃털이나 내장 
같은 부드러운 부분까지 매우 정교하게 보존될 수 있었다.


  1996년 발견된 씨노싸우롭테릭스(Sinosauropteryx)의 가장 큰 특징은 머리에서 꼬리
끝까지 등의 중앙부에 발달된 털 같은 구조이다. 목 부분에는 마지막 식사로 여겨지는 도
마뱀이 함께 화석화되었으며 몸속에 두 개의 알을 갖고 있어 이 공룡이 암컷임을 알 수 
있다. 전체 크기는 1m 정도이지만 꼬리가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형태는 조그만 육식
공룡 콤프쏘그나투스와 매우 유사하다. 그렇다면 털처럼 생긴 검은 물질은 도대체 무엇일
까? 그것은 깃털의 전신으로 체온을 유지하거나 짝짓기할 때 화려한 색깔을 표현하기 위
해 진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함께 발견되 프로트아르카이옵테릭스(Protarchaeopteryx), 카우딥테릭스(Caudipteryx), 
아르카이오랍토르(Archaeoraptor), 씨노르니토싸우루스(Sinornithosaurus)도 분명한 깃털
을 가지고 있지만, 비대칭형의 깃털을 가진 현생 조류처럼 완벽하게 날 수 없었다. 이들 
칠면조 크기의 깃털을 가진 수각류 이외에 크기 2m가 넘는 베이피아오싸우루스
(Beipiaosaurus)에서도 깃털 구조가 나타났다. 따라서 원시깃털은 분명 날기 위한 것이 아
니라 보온을 위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러한 새로운 발견은 수각류 공룡의 비행능력이 원시
깃털에서 진화해 여러 단계를 거쳐 성취된 것임을 알려준다. 이에 따라 모든 수각류 공룡
의 비행능력이 원시깃털에서 진화해 여러 단계를 거쳐 성취된 것임을 알려준다. 이에 따라 
모든 수각류 공룡들이 이러한 보온 구조를 가졌을 것이라는 주장이 조심스럽게 대두되고 
있다.


  그렇다면 공룡의 제와 티라노싸우루스도 이러한 원시깃털을 갖고 있었을까? 외부 온도
에 크게 영향을 받는 연약한 새끼는 원시깃털로 덮여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새끼가 점점 
거대한 크기로 자라면서 털이 빠져버렸으리라고 추정된다. 그러므로 솜털에 싸인 갓 태어
난 티라노싸우루스의 모습이 앞으로는 그리 낯설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3.하늘을 나는 공룡
  그렇다면 공룡은 어떻게 날 수 있게 되었을까? 새는 이족보행의 공룡으로부터 진화되어 
나온 것이기 때문에 땅위에서 빠르게 뛰다가 날아오르는 능력이 생겼을 것이다. 어떤 학자
는 시조새가 날다람쥐처럼 나무에 기어올라 중력의 도움으로 활강하는 능력을 발전시켜 
날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시조새의 발가락은 현생 새처럼 나뭇가지를 잡을 수 있도
록 발달되지 않았다. 날고 전진하기 위해서 새는 날개를 앞으로 아래로 안으로 차례로 움
직이며 추진력을 만든다.


  비록 시조새의 날개뼈는 현생 조류와 크게 다르지만 양력작용을 일으키는 날개의 패턴
으로 판단해보면 시조새도 현생 조류와 매우 유사한 방식으로 날았음을 알 수 있다. 시조
새의 앞발에 난 깃털의 구조와 분포는 현생 조류와 거의 동일하며 몸의 골격 역시 거의 
변하지 않았다. 단지 앞발이 길어지고 꼬리가 줄었으며 쇄골이 합쳐져 차골로 되면서 날개
근육을 지탱할 수 있는 지점이 생겨난 것뿐이다. 확실히 시조새는 활강이 아닌 날갯짓에 
의해 하늘을 날 수 있었던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증거들은 공룡과 새의 구분을 더욱 모호하게 만들면서 새가 조그만 
육식공룡에서 진화되었다는 이론을 더욱 강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즉, 조류는 공룡의 자손
일 뿐만 아니라 공룡, 더 나아가 파충류 그 자체인 것이다. 이는 인류가 영장류이며 동시
에 포유류라는 의미와 같다. 다만 인류가 직립하기 때문에 다른 포유류와 구별되는 것처럼 
조류도 비대칭 깃털을 갖기 때문에 다른 파충류와 구분되는 것이다.


  따라서 공룡에서 나타나는 새의 특징은 일반적으로 조류와는 다른 용도로 이미 사용되
었으며, 새로 진화한 후 나무 위의 생활을 포함한 조류의 특징으로 단순히 기능이 바뀌었
을 뿐이다. 그러므로 공룡은 멸종하지 않았다고 표현할 수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공룡은 
오늘날에도 포유류보다도 더 많은 종을 가지고 중생대에 육지를 지배했듯이 하늘을 지배
하고 있는 것이다.
  
  6장 공룡시대의 동반자들
  
  1.익룡
  익룡은 공룡과 매우 가까운 관계에 있지만 앞발이 날개로 변했기 때문에 공룡이 아니다. 
또한 앞에서 보았듯이,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익룡이 현생 새의 조상은 아니다. 익룡은 공
룡과 함께 후기 삼첩기에 나타나 빠르게 진화하면서 중생대 생태계의 중요한 일부를 차지
했다. 그러나 이들 역시 중생대가 끝나는 6500만년 전에 공룡, 해양파충류와 함께 멸종하
고 만다.


  익룡은 완전히 진화된 형태로 후기 삼첩기에 처음 출현했다. 북이탈리아에서 산출된 에
우디모르포돈(Eudimorphodon)은 일반적인 익룡의 모든 특징들을 이미 소유하고 있다. 익
룡의 특징은 속이 빈 뼈, 긴 목, 짧은 몸, 긴 뒷다리와 작은 골반, 그리고 날개로 변한 앞
발 등이다. 날개 덕분에 익룡은 천적이 없는 하늘에서 자유로이 번성했으며 또한 전세계로 
쉽게 확산되었다.


  익룡의 날개는 깃털이 있는 새와는 달리 박쥐와 비슷한 피부막으로 구성되어 있다. 박쥐
는 네 개의 앞발가락으로 피부막을 지탱하는 반면 익룡은 길어진 넷째 앞발가락만으로 날
개를 지탱한다. 독일의 졸렌호펜 석회암층에서 발견된 람푸링쿠스(Rhamphorhynchus)와 
프테로닥틸루스(Pterodactylus)를 보면 날개가 매우 얇고 촘촘한 피부섬유로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지금까지 하늘을 지배한 척추동물은 파충류인 익룡과 공룡의 후예인 새, 그리고 포유류
인 박쥐뿐이다. 여기서 익룡이 가장 먼저 하늘을 차지한 동물이다. 그런데 잠자리, 박쥐, 
새, 익룡은 모두 날개를 가지고 있지만 이들의 날개는 외형적으로 유사할 뿐 실제 각기 다
르게 진화한 것이다. 날 수 있는 능력이 이렇듯 다양한 방식으로 독립적으로 진화했다는 
사실은 하늘을 나는 동물들에게 커다란 이득이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것은 무엇보다
도 천적을 피할 수 있다는 점과 먹이를 찾기 위해 많은 지역을 돌아다닐 수 있다는 점이
다. 그러므로 익룡도 그러한 목적으로 날개를 진화시켰을 것이라 추정된다.


  하늘을 날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익룡이 온혈동물일 수 있
다는 주장도 제기되었다. 온혈동물은 추운 환경에서 체온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몸을 감싸
는 방열구조가 필요하다. 새에게는 깃털이, 박쥐에게는 털이 바로 절연물질이다. 놀랍게도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의 후기 쥐라기 지층에서 발견된 쏘르데스(Sordes)익룡의 몸은 털
로 덮여 있었다.


  그렇다면 익룡들은 날개를 퍼덕이며 새처럼 날았을까? 아니면 활공만 할 수 있는 불완
전한 비행을 하였을까? 어떠한 익룡도 새처럼 날기 위한 근육의 발달을 지탱하는 차골이 
없다. 그러나 박쥐도 그러한 가슴뼈는 발달하지 않았지만 완벽하게 날 수 있다. 매우 길고 
좁은 날개를 갖고 있는 프테라노돈(Pteranodon)은 가장 큰 새인 신천옹과 모형 글라이더
의 날개와 유사하다. 신천옹은 바다 위에서 장시간 떠 있기 위해 상승기류를 이용한다. 반
면에 짧고 넓은 날개를 가진 케짤코아툴루수(Quetzalcoatulus)는 송골매나 점보비행기와 
유사하다. 이러한 날개는 오랜 시간 활공하기에 부적합하므로 높이 떠 있기 위해서 자주 
날개짓을 하였을 것이다.


  익룡은 크게 두가지 그룹, 즉 람포링쿠스류(rhamphorhynchoids)와 프테로닥틸루스류
(pterodactyloids)로 나뉜다. 람포링쿠스류는 크기가 작은 원시적인 익룡으로서 삼첩기와 
쥐라기에 살았다. 대부분 꼬리가 길고 상대적으로 목이 짧으며 긴 다섯째 발가락을 가진
다. 반면에 프테로닥틸루스류는 주로 백악기에 살았으며 짧은 꼬리와 긴 목이 특징이다.
  람포링쿠스류 중 작고 짧은 머리를 가진 아누로그나쿠스(Amurognathus)는 졸렌호펜 석
회암층에서 산출되었는데 짧고 깊은 주둥이에는 못처럼 생긴 이빨들이 발달해 있어 딱딱
한 곤충의 껍질을 씹어 먹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람포링쿠스(Rhamphorhynchus) 또한 졸
렌호펜 석회암층에서 발견된 익룡으로 긴 꼬리의 끝에는 특징적으로 마름모꼴의 꽁지깃 
같은 구조가 발달해 있다. 긴 주둥이 안에는 바늘처럼 날카로운 이빨들이 발달해 물고기를 
주식을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람포링쿠스는 펠리컨 같은 입주머니 구조를 갖고 있어 물뤼
를 나르면서 아래턱으로 물고기를 잡았던 것 같다. 일단 잡은 물고기는 아전한 장소에서 
삼킬 때까지 입주머니에 저장했을 것이다.


  익룡의 두번째 그룹인 프테로닥틸루스류는 가장 작고 가장 큰 익룡을 포함한 그룹이다. 
프테로닥틸루스 엘레강스(Pterdactylus elegans)는 제비만한 크기의 익룡으로 졸렌호펜 
석회암층에서 발견되었다. 작은 크기에 높은 신진대사를 필요료 했을 것이기 때문에 영양
분이 풍부한 곤충들을 주로 먹었을 것이다. 가장 큰 케짤코아툴루스는 날개를 폈을 때 길
이가 12m에 이르렀다. 이 그룹의 가장 특이한 익룡은 아르헨티나의 후기 백악기 지층에서 
산출된 프테로디우스트로(Pterodaustro)이다. 이 익룡은 아래턱에 현생 수염고래와 비슷한 
긴 섬유질의 '수염'구조가 발달해 있다. 이러한 구조는 이들이 플랑크톤을 먹었을 것이라는 
유추를 가능케 한다.


  프테라노돈 롱기켑스(Pteranodon longiceps)는 가장 큰 머리를 가진 익룡으로 미국 캔
자스의 후기 백악기 지층에서 산출되었다. 180m 길이의 머리 골즐 때문에 전체 머리 길
이는 몸 길이보다 더 크다. 이 골즐의 목적에 대해 여러 주장이 제기되었는데, 프테라노돈
의 머리 골즐은 공기역학적으로 볼 때 하늘을 날면서 방향을 조정하는 방향타 구실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의 전기 백악기 지층에서 발견된 중가립테루스(Dsungaripterus)도 
골즐을 가지는데 이 골즐은 머리 뒤쪽뿐 아니라 주동이 앞쪽까지 뻗어 있다. 브라질의 싼
타나(Santana) 지층에서 발견된 안항구에라(Anhanguera)와 트로페오그나투스
(Tropeognathus)는 주둥이 앞부분에 골즐이 발달해 있다. 이것은 수면 위를 날면서 긴 
주둥이를 물속에 넣어 재빠르게 물고기를 낚아챌 때 물의 저항을 줄이기 위한 구조로 해
석된다.


  실제 여러 종류의 프테라노돈 골즐을 연구한 결과 이들 골즐은 자라면서 점점 더 커지
고 높이 솟는다는 것이 밝혀졌다.


  2. 해양파충류
  오늘날 대부분의 파충류는 도마뱀과 뱀처럼 육지에서 살거나 혹은 악어처럼 물가에서 
생활한다. 그러나 중생대의 몇몇 파충류는 육지에서 살 수 없을 정도로 완전히 바다에 적
응하였다. 어째서 이들은 다시 바다로 돌아갔을까?


  우선 에너지효율 측면에서 설명할 수 있다. 육지에서 사는 파충류는 중력을 극복하면서 
걷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반면에 물 속에서 사는 파충류는 물의 부력 때문에 
육상파충류의 1/4의 에너지만 쓰면서 살아갈 수 있다. 이들이 필요한 에너지는 추진력뿐이
다. 또 하나의 원인은 먹이다. 바닷속에는 물고기, 오징어, 벨렘나이트(Belemnites) 등 풍
부한 먹이가 있었다. 해양파충류 화석의 배 부분에서 이들의 잔해가 흔히 발견된다. 이것
은 중생대 바다가 풍부한 단백질 창고였다는 것을 말해준다. 바다생물들은 얕은 바다에서 
가장 번성했기 때문에 해양파충류가 중생대의 얕은 바다에서 진화하였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물 속의 부력은 또한 바다생물이 더욱 크게 자랄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한다. 오늘날 가장 
큰 동물은 해양생물인 고래이다. 비록 어떠한 해양파충류도 그 정도로 크게 자라지는 못했
지만 중생대 말로 가면서 점점 더 커지는 경향이 있었다. 먹이가 되는 물고기는 대부분 빠
르게 헤엄치기 때문에 바다생활에 성공적으로 적응한 파충류들은 더욱더 물고기 같은 형
태로 진화했다. 이는 포유류인 돌고래가 물고기 같은 유선형의 몸을 가지게 된 것과 같은 
이유이다.


  바다에 살던 악어를 제외하고 해양파충류는 공룡의 골반 형태를 가지고 있지 않다. 게다
가 해양파충류의 발은 흔히 물갈퀴로 변화하였다. 또한 이들의 머리뼈는 눈 뒤의 위쪽에 
한 쌍의 구멍이 발달해서 두 쌍의 구멍이 발달한 공룡과는 다르다. 따라서 이들은 공룡이 
아니다.


  어룡
  어룡(Ichthyosaurs)은 물고기 같은 몸으로 진화한 파충류의 가장 좋은 예다. 일본의 전
기삼첩기 지층에서 발견된 가장 원시적인 어룡 우타쯔싸우루스(Utatsusaurus)는 약 1.5m 
길이에 도마뱀 같은 머리뼈와 길고 날렵한 몸, 그리고 길고 가는 꼬리를 갖고 있다.
  이보다 훨씬 더 진화한 어룡은 독일과 영국의 전기 쥐라기에서 산출된 이크티오싸우루
스(Icbtbyosaurus)이다. 머리와 몸은 매우 변형되어 돌고래 같은 형태를 지녔다. 머리는 
짧지만 길고 이빨이 발달한 주둥이를 가졌으며 목도 몸과 꼬리처럼 짧아졌다. 척추는 원시
적인 어룡에서 나타나는 복잡한 구조에서 단순한 원반형태로 진화하였다. 앞 물갈퀴는 더
욱 변형되어 한층 짧아지고 앞발가락 수가 많아져 앞 발가락뼈의 수가 크게 증가하였다. 
심지어 앞 발가락뼈도 작은 원판형으로 바뀌었다. 심지어 앞발가락뼈도 작은 원판형으로 
바뀌었다. 그 후 이들은 후기 백악기에 멸종할 때까지 몸의 형태가 거의 바뀌지 않았다.
  어룡은 시각이 매우 잘 발달했다. 눈구멍은 매우 크고 살아 있었을 때 눈동자는 얇은 뼈
(Scleralring)로 둘러싸여 강화된다. 이 뼈로 수압에 따라 눈동자의 모양을 변화시켜 정확
하게 먹이에 초점을 맞추면서 뒤쫓을 수 있다. 주둥이는 매우 길게 발달해 꼭 돌고래 같은 
모양을 하고 있으며, 돌고래처럼 이빨도 길고 뾰족하여 물고기를 주식으로 하였다.
  독일 홀츠마덴(Holzmaden)의 흑색 셰일층에서 탄화된 피부 자국이 어룡 뼈를 둘러싸고 
있는 것이 발견되었다. 이 표본을 보면 상어처럼 등지느러미가 발달해 있고 꼬리는 고래 
꼬리와 같은 모양인데, 고래와 다른 것은 꼬리지느러미가 수직으로 서있다는 점이다. 어룡
은 이 수직 꼬리지느러미를 좌우로 움직여 능숙하게 헤엄을 쳤다. 양쪽 앞 물갈퀴는 헤엄
칠 때 몸의 균형을 잡고 방향을 조정하는데 사용되었다.


  노토싸우루스류
  같은 시기에 바다에 나타난 또 다른 해양파충류는 노토싸우루스류(Nothosaurs)이다. 스
위스의 중부 삼첩기 지층에서 산출된 파키플레우로싸우루스(Pacbypleurosaurus)는 전형적
인 노토싸우루스류로서 길이는 약 90cm이며 작은 머리에 긴 목과 긴 몸이 특징이다. 꼬리
는 길며 어룡처럼 지느러미로 발달하지는 않았다. 현생 악어처럼 긴 목과 긴 꼬리를 좌우
로 움직여 헤엄쳤다. 다리는 물갈퀴로 변형되어 있지는 않지만 물 속에서 방향을 잡는데 
이용되었을 것이다.


  노토싸우루스류는 종마다 다양하여 20cm 크기의 네우스티코싸우루스(Neusticosaurus)
에서 3.6m에 이르는 노토싸우루스(Notbosaurus)와 케레씨오싸우루스(Ceresiosaurus)도 
있다. 가장 작은 표본은 이딸리아에서 발견된 새끼 네우스티코싸우루스 페이에르아이
(Neusticosaurus peyeri)로 크기는 단지 5cm에 불과하다. 이들 새끼 표본들은 해성층에
서 발견되지만 이들이 해안에서 부화된 후 바다에서 살았는지 어룡처럼 바다에서 새끼를 
낳았는지는 알 수 없다. 다리는 어룡처럼 물갈퀴로 변형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만약 알
을 낳기 위해 육지로 올라왔다면 충분히 걸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 이들이 그런 
행동양식을 보였는지는 알 수 없다.


  노토싸우루스류는 전기 삼첩기에 처음 나타나지만 중기 삼첩기 지층에서 가장 풍부하게 
산출된다. 이들의 이빨은 길고 뾰족하며 주로 물고기를 잡아먹었다. 노토싸우루스류는 긴 
목을 가진 수장룡과 비슷하여 과거 고생물학자들은 이들이 수장룡의 조상일 것으로 생각
하였다. 그러나 입천장 뼈의 구조와 어깨뼈를 다시 연구한 결과 이들 대부분이 이미 특별
하게 진화되어 있어 수장룡의 조상이 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수장룡
  수장룡(Plesiosaurs)은 아마도 가장 잘 알려진 해양파충류일 것이다. 이들은 두 그룹으
로 나눌 수 있는데, 긴 목을 가진 플레씨오싸우루스류(Plesiosauroids)와 짧은 목을 가진 
플리오싸우루스류(Pliosauroids)이다. 다리는 모두 물갈퀴로 변형되어 있으며 어깨뼈와 골
반뼈들이 넓은 뼈로 확장되어 헤엄치는 데 필요한 강력한 근육을 발달시켰다.


  미국 캔자스의 후기 백악기 지층에서 발견된 엘라스모싸우루스(Elasmosaurus)는 세계에
서 가장 긴 목을 가진 동물로서 76개의 목뼈를 갖고 있으며, 영국의 전기 쥐라기 지층에
서 발견된 플레씨오싸우루스(Plesiosaurus)는 30개의 목뼈를 갖고 있다. 이러한 플레씨오
싸우루스류의 긴 목은 21개의 목뼈를 가진 플리오싸우루스류와 쉽게 구별된다.


  굉장히 큰 플리오싸우루스류인 크로노싸우루스(Kronosaurus)는 전체 길이가 9m로 중생
대 바다의 가장 무서운 포식자였다. 이들의 이빨은 짧고 아주 억세어 주로 더 작은 수장룡
이나 다른 해양파충류를 잡아먹었다. 과거에는 크로노싸우루스 같은 큰 수장룡은 물갈퀴를 
노처럼 이용하면서 긴 목으로 물고기를 사냥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최근 어깨뼈와 골반
의 관절을 조사한 결과 수장룡의 물 속 움직임은 바다사자의 동작과 비슷해 물갈퀴를 아
래로 휘저음으로써 강력한 추진력을 얻었음이 밝혀졌다.


  수장룡은 해양생활에 잘 적응했지만 중생대가 끝나는 6500만년 전에 공룡과 함께 멸종
하고 만다. 이들의 마지막 화석은 남극과 캐나다의 최후기 백악기 지층에서 산출된다.


  모싸싸우루스류
  바라노이드 도마뱀(코모도 왕 도마뱀이 이들의 살아있는 후손이다)에서 진화한 모싸싸
우루스류(Mosasaurs)는 후기 백악기 초반인 8800만년 전에 처음 출현했다. 이들은 전형
적인 도마뱀의 머리뼈를 갖고 있는데 눈 뒤에는 두 쌍의 구멍이 존재한다. 어룡처럼 눈동
자를 감싸는 뼈가 발달해 있고 몸의 전반적인 형태는 도마뱀을 닮았으나 다리는 현격한 
변화를 겪었다. 양쪽 앞발과 뒷발은 몸에 비해 짧아지고 물갈퀴로 변했다. 모싸싸우루스류
는 꼬리를 좌우로 휘저어 추진력을 얻었으며 물갈퀴는 방향을 조정하는 데 사용하였다.
  다양한 몸 형태와 꼬리 모양을 보면 이들 모두가 헤엄이 능숙하였다고 생각하기는 어렵
다. 기다란 몸을 가진 모싸싸우루스(Mosasaurus)는 먹이를 잡기 위해 해초 속을 미끄러지
듯 천천히 헤엄쳤을 것이다. 그러나 짧은 몸에 큰 물갈퀴를 가진 플라테카르푸스
(Platecarpus)는 상당히 빠른 속도로 헤엄을 칠 수 있었고 기동성도 뛰어났을 것으로 추
정된다.


  모싸싸우루스류의 이빨 모양과 화석화된 위의 내용물을 살펴보면 이들 모두가 똑같은 
먹이를 먹은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다양한 먹이를 섭취했음을 알 수 있다. 짧고 억센 이
빨을 가진 9m 크기의 틸로싸우루스(Tylosaurus)는 현생 범고래처럼 다른 모싸싸우루스류
를 잡아먹었다. 이들의 뱃속에서 플라테카르푸스의 뼈가 발견되었다. 아마도 크기가 작은 
플레테카르푸스는 여러 가지 물고기를 주식으로 했을 것이다.


  바다악어
  오늘날 악어는 적도지방의 민물가에 살지만 공룡시대에는 바다에 적응한 악어도 있었다. 
이들 바다악어(Marine Crocodiles)는 전기 쥐라기인 1억 8800만년 전에 육상악어로부터 
진화하였으며 남극대륙을 제외한 거의 전 세계에서 발견된다.
  가장 잘 알려진 것은 독일에서 발견된 스테네오싸우루스(Steneosaurus)이다. 스테네오
싸우루스는 등과 배에 아직 육상동물의 특징인 비늘이 덮여 있다. 앞다리는 뒷다리보다 짧
지만 때로 육지에서 기어다닐 수도 있었을 것이다. 머리뼈는 길고 이빨이 난 긴 주둥이는 
현재 인도에서 사는 민물악어 가비알(Gavial)과 비슷하다. 긴 주둥이를 가진 가비알은 물
고기만을 먹고 살기 때문에 스테네오싸우루스도 비슷한 식성을 가졌으리라 짐작된다.
  유럽의 후기 쥐라기 지층에서 알려진 게오싸우루스(Geosaurus)는 바다생활에 완벽히 적
응했음을 보여주는데, 이들의 몸은 비늘이 퇴화되고 부드러운 피부로 덮여 있으며 몸도 유
선형으로 바뀌었다. 앞발은 물갈퀴로 변화되었으며 꼬리 끝은 어룡처럼 아래로 휘어져 꼬
리 위에는 물고기 같은 지느러미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바다악어는 전기 백악기
에 전멸했으며 더 진화된 후손을 남기지 않았다.
  
  7장 공룡의 멸종
  
  왜 동물들은 멸종하는 것일까? 모든 동식물은 환경에 잘 적응하고 있으며 어떤 특별한 
환경에서는 매우 독특한 방법으로 적응,진화한다. 코알라는 특수한 소화계와 매우 긴 내장
을 가진 덕분에 유칼립투스 나뭇잎만을 먹고 살아가는 유일한 포유류이다. 이러한 식성 때
문에 코알라는 오직 유칼립투스가 자라는 지역에서 딴 동물과 먹이경쟁 없이 살아간다. 반
면에 풍뎅이는 거의 모든 지역에서 생존할 수 있도록 적응하였다. 풍뎅이는 오늘날 가장 
번성한 동물 중의 하나로 지금까지 50만종이 기재되었으며 지구 모든 곳에 분포되어 있
다. 풍뎅이와 코알라는 아주 다른 방식으로 진화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들의 공통적인 성공 
원인은 바로 다른 동물보다도 생태계에 더 잘 적응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늘 환경
이 변화한다는 데 있다. 멸종은 어떤 종이 이러한 변화에 대처하지 못할 때 일어나게 된
다.


  1억 6000만년간 공룡은 어떤 환경에도 잘 적응한 적응의 챔피언이었다. 대륙이 움직이
고 기후는 변화하여 새로운 식물이 나타났지만 공룡들은 매우 성공적으로 생존했다. 모든 
대륙에서 다양하게 번성하여 전 육지를 완전히 지배한 것이다. 그런데 아주 갑자기 공룡들
이 사라졌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현재 많은 학자들은 지구에 큰 영향을 끼친 갑작
스런 재양으로 공룡이 멸종했다고 믿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매우 극적이며 또한 빠르게 
일어나 공룡들은 이 새로운 조건에 적응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


  우리가 공룡의 멸종을 이야기할 때 염두에 두어야 할 사실은 공룡만이 6500만년 전 극
적인 사건의 희생자는 아니라는 것이다. 다른 동물 또한 극적으로 감소하거나 없어졌다. 
바다에서는 모든 해양파충류가 사라졌으며 단지 생존한 것은 바다거북뿐이었다. 암모나이
트와 벨렘나이트도 완전히 멸종했다. 하늘에서는 새는 살아 남았으나 익룡이 사라졌다 땅 
위에는 공룡을 제외한 악어, 도마뱀, 뱀, 거북이 포유류와 함께 살아 남았을 뿐이다. 멸종
은 식물에도 영향을 끼쳤는데 특히 현화식물의 변화가 가장 심했고 소철류와 고사리류, 이
끼류들은 영향을 덜 받았다.


  따라서 하늘과 바다와 육지 모든 생태계에 광범위한 영향을 끼친 멸종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 6500만년 전에 일어난 멸종의 원인을 찾는 것은 목격자도 없이 살인범을 찾는 것과 
같지만 그 '범죄'의 현장은 지층 속에 남아 있다. 공룡의 멸종은 백악기와 제3기 지층이 
경계를 이루는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 지점을 K-T경계(K는 그리스어로 백묵이라는 
뜻의 'Kreta'에서 온 것이고 T는 신생대 제3기 'Tertiary'에서 온 것이다)라 부른다. 전 
세계에 분포하는 K-T경계를 자세히 관찰함으로써 공룡을 포함한 대전멸에 대한 새로운 
가설이 제창되었다.


  1. 운석충돌설
  1978년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버클리 분교의 알바레스(Alvarez)팀은 이딸리아 구비노 
지역에 있는 K-T경계를 조사했다. 이 경계에는 약 2cm두께의 붉은 색 점토층이 있었는
데 이 층을 조사한 결과 평균보다 30배나 많은 이리듐(Iridium) 원소가 함유된 사실이 밝
혀졌다. 이리듐은 지표에서 매우 드물게 산출되는 중금속으로 보통 우주로부터 혹성에 떨
어지는 우주먼지 속에 함유되어 있거나 화산이 분출하면서 드물게 지구핵 물질이 지표로 
나올 때 나타난다.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높은 이리듐 양을 계산해 그들은 직경 10km 가
량의 운석이 6500만년 전 지구에 떨어져 K-T경계층에 이리듐을 남겼다고 추정하였다.
  그러한 사건은 분명히 공룡에게는 치명적이었을 것이다. 운석은 시속 10만km로 지구를 
강타했고 이로 인한 첫번째 폭발로 반경 400~500km 안에 있는 모든 것들이 파괴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충격은 또한 지진을 일으켜 연속적인 화산분출이 시작되었다. 운석 자체는 
충격과 함께 증발되어 거대한 먼지구름과 가스, 화재로 인한 숯검댕, 그리고 수증기를 성
층권으로 올려 보냈다. 또한 산산 조각난 운석 파편들이 다시 대기권에 떨어질 때 지구는 
갑자기 약 40분간 2000도의 전자오븐에 들어간 효과가 나타난다. 하늘을 뒤덮은 먼지는 
점자 지구를 덮어 약 3개월간이나 계속되는 암흑의 세계, 즉 핵겨울이 도래한다. 강력한 
열과 화학작용에 의해 먼지구름의 수증기가 대기의 질소와 결합해 질산이 만들어지고 강
한 산성비가 내린다.


  이러한 조건에서 공룡들은 생존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육상동물은 시체를 먹는 조그만 동물들과 다양한 종류의 먹이를 취하는 포유류나 
새들이었다. 바다에서는 플랑크톤이 죽어 먹이사슬이 깨지면서 커다란 해양파충류가 사라
졌다. 바다생물의 서식지인 대륙붕 지역에 산소포화량이 적은 깊은 바닷물이 올라오고 산
성비가 내리면서, 플랑크톤에서 암모나이트에 이르기까지 석회질 껍데기를 가진 바다생물
들이 전멸해버리고 말았다.


  1979년 이러한 대멸종 씨나리오가 발표된 후 K-T경계층에 대한 자세한 조사가 이루
어져 새로운 증거들이 나타났다. 가장 중요하게는 이딸리아 구비노에서 발견된 많은 양의 
이리듐을 포함하는 지층이 전세계 다른 50여개 지역에서도 발견되어 분명히 지구생태계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엄청난 사건이 있었다는 것이 확실하게 되었다.


  또 K-T경계 전후 지층에서 산출되는 식물화석은 짧은 기간 극적인 변화를 보인다. 경
계 바로 위 즉, 중생대가 끝나고 신생대로 접어드는 지층에서 고사리류의 포자가 수적으로 
크게 증가한다. 이것은 황폐화된 땅에 바람을 타고 고사리의 포자가 빠르게 퍼졌음을 의미
한다. 이러한 일은 오늘날 화산이 분출하여 주위의 식물들이 황폐해진 후 생명력이 질긴 
고사리류가 번성하는 것과 매우 유사하다. 이처럼 K-T경계는 우리에게 여러 가지를 생각
할 수 있는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름 10km의 운석이 떨어진 장소는 어디인가? 계산상으로 직경 180km 정도
의 분화구가 발견되어야만 한다. 그러나 운석충돌 이론이 발표되었을 당시 그러한 크기의 
분화구는 인공위성을 통해서도 육지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1990년 분화구의 잔해
가 멕시코 유카탄반도 북서쪽 해안에서 발견되었다. 폭발 때 생겼을 잔해들이 그 장소에서 
800km 떨어진 지역에서도 발견되어 폭발 당시의 엄청난 힘을 말해준다.


  2. 화산이론
  비정상적으로 많은 양의 이리듐을 함유하는 K-T경계층은 최대 60만년의 시간 간격을 
갖고 있다. 이 기간에 이리듐이 비정상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두고 이리듐의 기원이 지구 
외부가 아니라 지구의 핵에 있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있다. 이러한 과학자들은 연속적인 
화산분출이 공룡을 전멸하게 한 기후변화를 야기했다고 믿는다. 굉장한 화산작용이 환경에 
끼친 영향은 운석의 충돌효과와 매우 유사하다는 것이다.


  6600만년 전에 시작되어 100만년 동안 계속된 인도 데칸 지역의 거대한 화산분출은 2
400m 두께의 데칸고원을 형성한 용암을 만들었다. 그러므로 이러한 화산분출은 이리듐이 
풍부한 용암을 지표로 끌어올렸으며 동시에 이산화탄소를 대기로 뿜어내 궁극적으로 해양
을 산성화해 해양생태계를 붕괴시키고 기후를 변화케 하였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건은 공
룡들이 생존하고 적응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는 변화였을 수 있다. 후기 백악기의 공룡
화석 기록을 가장 풍부하게 가지고 있는 북미 서부지역을 보면 공룡의 다양성이 백악기 
말로 가면서 감소하는 반면에 포유류는 수적,양적으로 많아지고 크기도 커짐을 알 수 있
다. 즉, 공룡은 마지막 500만년 동안 이미 서서히 쇠퇴해가고 있었던 것이다.


  화산활동은 또한 아주 다른 방법으로 공룡에게 고통을 주었는데 그것은 둥지의 알을 파
괴시키는 일이었다. 알이 부화되기 전은 명백히 공룡의 삶중에서 가장 쉽게 외부 공격을 
받는 시기이다. 그러므로 공룡의 멸종에 관하여 연구할 때 공룡알을 관찰하는 것은 당연하
다. 공룡알이 화산활동의 영향을 받았다는 생각은 데칸고원 화산활동에 의해 지구 깊숙한 
곳으로부터 아주 드문 원소인 셀레늄(Selenium)이 산출된다는 사실에 기초를 두고 있다. 
이 원소는 K-T경계층에서 산출되는데 멀리는 덴마크에서도 보고되었으며 프랑스의 백악
기말 지층에서 산출된 용각류 공룡 둥지의 알껍질에서도 비정상적으로 많이 나타난다. 알
껍질에 함유된 벨레늄의 양은 K-T경계로 갈수록 더 증가하며 이러한 둥지의 알은 부화실
패율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공룡의 멸종에서 더 흥미있는 설명은 알의 온도와 관계있다. 악어와 몇몇 도마뱀, 거북
은 부화중 알의 온도에 의해 성이 결정된다. 예를 들면 아메리카악어의 알은 30도보다 낮
은 온도에서 부화하면 암컷만 태어나고 32도일 때는 암컷과 수컷이 다 태어나며 34도에서
는 수컷만 태어난다. 만약 어떤 공룡이 이와 같은 메커니즘을 가졌다면 그리고 기후에 몇
도씩 오르락내리락했다면 공룡도 성비의 불균형을 초래해 결국 멸종의 단께로 갔을 수도 
있다는 이론이다.


  정말 어떠한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아무도 확실히 알지는 못한다. 하지만 지구의 기후
는 백악기 말로 갈수록 명백히 변하고 있었다. 또한 두 개의 큰 재앙, 운석충돌과 대규모
의 화산활동이 일어난다. 이러한 세 가지 사건들이 복합된 효과가 지구환경에 다양한 규모
로 영향을 끼치고 결국 공룡의 멸종도 가져왔을 것이다. 아직 어떠한 이론도 공룡의 멸종
에 관한 궁금증을 완벽하게 해결해주지는 못한다. 왜 모든 공룡을 전멸시킨 그 어떤 사건
은 악어에게는 영향을 끼치지 못했을까? 왜 하늘을 나는 파충류인 익룡은 사라졌지만 새
는 살아남았을까? 왜 거대한 해양파충류는 전멸했지만 바다거북과 산호는 무사했을까?
  6500만년 전 대전멸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노력하는 동안 기억할 것은, 만일 이러한 일
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지금 이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있는 우리 인간은 결코 존재하지 
않았으리란 것이다. 신생대가 시작되면서 공룡이 사라지고 난 텅 빈 생태계에 포유류가 빠
르게 진화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되었다. 포유류는 곧 땅의 주인이 되었고 바다와 하늘로
도 세력을 넓혔다. 결국 400만년 전, 최초로 인류의 조상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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