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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故鄕) / 정지용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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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故鄕) / 정지용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아니러뇨.

 

산꿩이 알을 품고

뻐꾸기 제철에 울건만,

 

마음은 제 고향 지니지 않고

머언 항구(港口)로 떠도는 구름.

 

오늘도 뫼끝에 홀로 오르니

흰 점꽃이 인정스레 웃고,

 

어린 시절에 불던 풀피리 소리 아니나고

메마른 입술에 쓰디쓰다.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하늘만이 높푸르구나.

(동방평론 3호, 1932.7)


요점 정리

 

지은이 : 정지용

성격 : 애상적, 낭만적, 회상적

구성 : 수미상관(1, 6연)

1연 – 옛 모습을 잃어버린 고향

2연 – 변함없는 자연의 모습

3연 – 고향을 간직하지 못하는 마음

4연 –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자연

5연 – 변해 버린 인간사와 상실의 아픔

6연 – 고향을 잃은 비애감

제재 : 고향

주제 : 고향 상실의 비애 / 고향을 잃은 서글픈 마음과 방랑 의식

표현 : 시적 화자의 고향 상실감이 변함없는 자연과의 대비를 통해 표현되고 있으며(2,3연과 4,5연을 대응 관계로 설정함) 고향 상실의 비애감이 부정적 서술 형태(‘아니러뇨’, ‘지니지 않고’, ‘아니 나고‘)로 표현되고 있다. 또한 시각적, 청각적 이미지를 통해 고향의 모습을 형상화함. 반복을 통해 의미를 강조함.

 

 

내용 연구

 

고향에 고향에[반복을 통해 고향의 의미 강조] 돌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아니러뇨.[마음 속에 그리던 고향이 아니라는 말 / 고향 상실감 / 마음 속에 간직한 고향]

 

산꿩이 알을 품고

뻐꾸기 제철에 울건만,[산꿩(알), 뻐꾸기(울음소리), 뫼(꽃), 하늘→ 변함없는 자연으로 변해버린 인간사를 자각하게 해 주는 소재 / 변함없는 고향의 정경1]

 

마음[=구름(은유적 표현)]은 제 고향 지니지 않고[느끼지 못하고(고향의 낯선 느낌)]

머언 항구(港口)로 떠도는 구름[은유법, 방랑, 유랑의 이미지, 화자의 방황하는 처지를 상징하는 시어 / 고향이 낮설게 느껴짐]

 

오늘도 뫼 끝에 홀로 오르니

흰 점 꽃[변하지 않은 자연 / 변함없는 고향의 정경2]이 인정스레 웃고[의인법],

 

어린 시절에 불던 풀피리 소리[지난날의 추억을 상징하는 소재,] 아니나고[어린 시절의 ‘풀피리’는 그대로이나 그때의 소리는 이제 나지 않고 / 고향상실감을 직접적으로 느낌 / 사람들과 어울리던 인정, 추억, 상실, 소명의 이미지 / 독백적 어조를 통한 체험 전달]

메마른 입술에 쓰디쓰다[고향 상실의 아픔 / 고향에 대한 감정의 변화 / 미각적 이미지 / 씁쓸한 마음을 비유적으로 표현함]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반복과 변형으로 주제 강조. 수미상관. 구조적 안정감]

그리던 하늘만이 높푸르구나[고향 상실감].

 

산꿩, 뻐꾸기, 흰 점 꽃, 풀피리, 하늘 – 변함없이 고향에 있어, 화자가 소망하던 고향을 떠올리게 하는 소재

 

 

이해와 감상

 

 이 시는 고향 상실의 아픔을 나타내고 있는데, 화자가 사무치게 그리워하는 것은 인정과 세상살이의 따뜻한 모습이다. 그러나 화자가 고향을 떠난 뒤 이러한 것들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고, 이로 인해 화자는 고향에 돌아왔으면서도 다시 방랑 의식을 느끼게 된다. 이 시는 여러 가지 감각적인 이미지들을 다채롭게 구사하여 화자의 내면 의식을 표현하고 있다.

 ‘고향’이라는 시를 산문으로 풀어 본다면 고향에 돌아왔으나 이미 고향은 내가 마음에 간직하며 그리워했던 공간이 아니었다. 산꿩과 뻐꾸기가 살고 있는 모습은 예전과 같이 그대로이지만, 고향에 돌아온 나의 마음은 항구로 떠도는 구름처럼 방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일제 강점기의 지식인으로서 어찌할 수 없는 나 자신은 왜 이리 갈피를 잡을 수 없도록 방황만 하고 있는가? 오늘도 산꼭대기에 올라서 보니 꽃들이 예전처럼 나를 보고 웃고 있지만, 풀피리를 불어보니 어린 시절의 정겨움은 느낄 수 없고 씁쓸한 기분만 더해질 뿐이다.(일제 강점의 현실 속에서 나라를 상실한 비애 때문이다.) 고향의 자연처럼 하늘도 예전과 같이 높푸르지만 고향은 이제 거리감만 느끼게 한다. (나라를 잃은 상황에서 나는 실향(失鄕) 의식을 느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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