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巨匠)과 말가리타 / 브르가코프
by 송화은율거장(巨匠)과 말가리타 / 브르가코프
작품의 아우트 라인
어느 봄날 저녁 무렵, 마술사 보란트가 모스크바에 모습을 나타내자, 모스크바에는 기괴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한다. 보란트의 예언대로, 문학 관료(文學官僚)의 편집장이 전차에 치어 죽고, 그것을 목격한 시인이 발광하는 것을 필두로, 행방 불명이 되거나 정신 착란증을 일으키는 자가 속출하고, 극장의 천장으로부터는 지폐 뭉치가 쏟아져 내리고, 위조 지폐가 범람하고, 화재가 계속 발생하는 등, 기상 천외의 사건이 속출한다. 이것들은 모두, 보란트와 그의 한패인 소악마(小惡魔)들의 소행이었다.
정신 병원에 입원한 시인은 옆방의 수상한 인물과 알게 되는데, 그 사람은, 바로 유태 총독 피라드와 예수를 주제로 하여 소설을 썼기 때문에, 문학 관료들로부터 매서운 공격을 받고, 공포에 질린 나머지 소설의 원고를 불살라 버리고, 애인과도 이별하여, 정신 병원에 수용되어 있는 거장(巨匠)이다. 거장의 행방을 찾고 있던 애인 말가리타는 마녀로 변신하여, 악마의 무도회의 여주인공이 되는 것을 대상(代賞)으로, 거장과 재회한다. 소설도 되살아나고, 거장과 말가리타는 영원한 내 집으로 떠나간다.
거장이 쓴 소설의 무대인 2000년 전의 예루살렘과, 악마의 일행에 의하여 파괴되는 1930년의 모스크바가 대비(對比)되고, 분망한 구상력(構想力)과 환상(幻想), 그로테스크한 수법에 의하여, 인간 존재와 시대에 대한 깊은 통찰(洞察)과 풍자(諷刺)로 가득 찬 작품으로서, 작자가 죽기 직전까지 집필하였고, 사후 26년이 경과한 1966년에 햇빛을 본 장편 소설.
주인공 하이라이트
이 작품의 주인공은 「거장(巨匠)」이라고 불리어질 뿐, 성명은 밝혀져 있지 않는다.
「그리스도를 찬미하는 작가」라 하여, 지독한 공격을 받고, 원고를 스스로 소각하고, 애인과도 헤어져 정신 병원에 수용되고 있는 주인공의 비극적인 모습은, 거의 모든 작품이, 소련 당국에 의하여 비난되고, 실의와 고독 속에, 『거장과 말가리타』를 끈질기게 집필한 작자 브르가코프의 모습을 방불케 한다.
작자의 생애
미하일 아프나쉐비치 브르가코프. 1891년에 키에프의 신학교 교수의 집안에 태어나, 1916년 키에프 대학 의학부를 졸업한 후, 의사가 되었으나, 21년 말부터 모스크바로 나와 신문과 잡지의 편집에 종사하면서, 작품을 쓰기 시작하였다. 최초의 장편 『백위군(白衛軍)』(25년)은, 작자 자신이 체험한 키에프에서의 국내전에서 취재한 것으로, 혁명과 반혁명 사이에서, 오락가락 하는 인텔리의 운명을 그린 것인데, 반혁명에 동정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또, 그로테스크한 수법과 풍자로 찬 작품 『운명의 알』,『찌찌코프의 편력』을 포함하는 작품집 『악마 이야기』(25년)도 「소련의 현실에 노골적인 적의(敵意)를 표현한 것」이라 하여 비난 받았고, 『개의 심장』(25년)은 오늘날까지 소련에서는 활자화되지 못하고 있다. 『백위군』을 희곡화한 『투우르빈가(家)의 나날』은, 모스크바 예술좌(藝術座)에서 상연되어 호평도 얻었으나, 『조오이카의 주거(住居)』(26년), 『도망(逃亡)』(27년), 『붉은 자색의 섬』(28년) 등의 희곡은 모두 상연 금지가 되었고, 그 후에 쓴 작품도 거의 발표되지 못하는 등, 불우 속에서 살다가, 40년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거장과 말가리타』『극장』『모리에르』등의 유고(遺稿)가 60년대에 들어서 활자화되어, 20세기 러시아 문학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작가의 한사람으로, 세계적인 재평가를 받았다.
명문구 낙수
「원고는 절대로 타 버리는 것이 아닙니다.」(보란트의 말)
이 말과 더불어, 거장의 원고는 잿더미 속에서 되살아나지만, 이것은 작자의 생애를 통한 신념이기도 하였을 것이다. 그가 쓴 작품은 타버리는 일이 없이, 사후 30년 가까이 지난 뒤에 되살아났으니까.
심화 자료
체호프의 작품 『주정꾼과 악마의 대화』에도 악마가 나오는데, 그것은 사람의 형태에 뿔이 있고, 꼬리가 붙고, 발굽까지 있다. 러시아의 악마는, 『백조의 호수』와 같은 발레의 무대나 어린이의 그림책에서도, 거의 이와 같은 모습으로 등장하고 있다.
세계문학의 명작과 주인공 총해설에서 - 소봉파편- (일신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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