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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의 갯벌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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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의 갯벌

 

1) 갯벌이란?

그 동안 갯벌을 지칭하는 말로 '개펄, 갯뻘, 개뻘, 간석지, 간사지, 해택'등 다양한 동의어들이 사용되어 왔으나 최근 순 우리말인 '갯벌'이 더 일반화되어 가고 있다.

 

갯벌이란 조석의 차이로 인하여 드러나는 󰡐갯가의 넓고 평평하게 생긴 땅󰡑으로 연안습지의 일부분이다.

만조 때에는 물 속에 잠기고 간조 때에는 공기 중에 노출되는 갯벌은 육상과 해양이라는 거대한 두 개의 생태계가 접하는 곳으로 두 생태계의 완충작용 뿐만 아니라 연안생태계의 모태로서의 역할을 맡고 있다.

 

2) 갯벌의 형성

갯벌이 형성되려면 후미나 내만(內灣)으로 어느 정도 폐쇄되어 해안을 침식하는 파랑의 작용이 약하게 발생하거나 육지로부터 퇴적물질들이 유입될 수 있는 강이나 하천이 바다와 접하고 있어 뻘이나 모래 같은 작고 가벼운 입자들이 있어야 한다. 이 과정 속에서 유입하천은 토사를 운반하면서 육지로부터 풍부한 영양염류나 기타 해산동물(海産動物)의 먹이가 되는 유기쇄설물(有機碎屑物)을 갯벌에 공급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또한, 물이 빠졌을 때(간조) 드러나는 평평한 부분에 넓게 펼쳐지려면 밀물과 썰물 때 나타나는 해수면의 차이 즉, 조차가 크고 평탄한 지형과 이들이 쌓일 수 있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서해 바다의 갯벌을 구성하는 많은 뻘 입자는 어디서 왔을까? 이들은 대부분 육지의 흙이 비에 의해 침식되어 강이나 하천으로 운반되어지고 그 중 가벼운 입자들이 강하구로 유입되면서 바다까지 흘러들어 간다. 이런 경로를 통하여 유입된 퇴적물들이 쌓여서 8천년의 역사를 가진 서해 바다와 갯벌을 만들어 왔다.

 

3) 갯벌의 기능 및 가치

 

(1) 어류생산 및 서식지 기능

갯벌은 수산물에 대한 상당한 잠재적 생산성을 가지고 있다. 갯벌의 생산성은 육상의 생산성보다 9배나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갯벌의 어류생산성이 에이커당 10톤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해양생태계에 새로운 구성원이 될 어린 생물들이 양성되는 갯벌은 전체 생태계의 안전성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특히, 갯벌에는 회유하는 철새들의 중간기착지로써 에너지를 재충전하기 위한 급식이나 휴식 또는 번식장소로 이용되고 있는데 이들의 방문은 갯벌의 건강성을 반증하여 주고 있다.

 

(2) 오염정화 기능

갯벌은 육상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우리 나라는 연안을 따라 여러 도시와 산업지역이 형성되어 많은 오염물질을 배출하고 있다. 따라서 갯벌의 정화기능에 때한 가치는 상당히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갯벌생태계가 가지고 있는 자정능력으로, 염생식물(칠면초, 갈대 등)과 저서규조류, 미생물에 의한 흡수와 분해가 일차적으로 활발히 진행된다.

 

이들 생물뿐만 아니고 갯벌에 사는 전 생물이 정화작용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다. 따라서 안정된 생태계이고 생물다양성이 높을수록 정화능력은 커진다.

 

(3) 심미적 기능

갯벌의 생태적다양성은 생물실험실, 오락적 장소, 문화 유산 등의 교육적 혹은 심미적으로 이용가치에 풍부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갯벌에 대한 가치의 측정이 어려운 것이 심미적 기능으로 이는 비사용적 가치를 가지고 있으며, 서비스에 대한 시장이 존재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4) 홍수 및 태풍조절 기능

갯벌은 그 지역의 수계의 흐름에 영향을 준다. 갯벌은 홍수에 따른 급속한 물의 흐름을 완화하여 저장하는 역할을 하여 물의 흐름을 장기간에 걸쳐 조금씩 흘러보낸다. 갯벌은 단기간 홍수량을 조절하여 홍수에 따른 인명 및 재산피해를 감소시킨다.

 

또한 갯벌은 태풍이 연안 가까이 다가옴에 따라 태풍의 영향을 감소하는 완충역할을 한다. 따라서 갯벌은 태풍으로부터 육지지역에 대한 피해를 감소시키는 역할을 한다.

 

4) 강화도의 갯벌

 

(1) 위치

강화도는 경기만 북부에 있고, 동경 126 2132북위 37 3550에 위치한 우리나라에서 5번째 큰 섬이다.

또한 북쪽으로는 예성강의 하구가 있고, 동북쪽에는 임진강과 한강의 하구가 있어 그 주변의 해역은 담수의 영향을 받고 있다. 장화리에서 여차리, 동막, 선두리, 초지리에 이르는 강화도 남단갯벌은 그 크기가 300로 지역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며, 수많은 해양생물 및 조류들의 서식지이다

 

(2) 특징

강화도 남단 해안습지는 우리나라 서해안 중에서도 평균 조석간만의 차가 7.3m로 가장 크게 나타나는 곳으로, 이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갯벌생태계는 해양과 육지가 만나는 점이지대이나 육지 생물보다 해양생물이 우세하게 나타난다. 갯벌환경은 조석의 주기적인 변동에 의해 해수에 의해 침수되거나 노출되는 현상이 주기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수온과 염분변화가 하구역이나 연근해 환경에 비해서 크게 나타나지만 유기물이 풍부하고 해수의 유동으로 산소의 공급이 원활하기 때문에 풍부한 생물상을 보인다.

 

특히, 갯벌에는 각종 갑각류와 조개류, 갯지렁이류가 다량으로 서식할 수 있는공간조건을 제공하기 때문에 생산성이 높은 양식으로 이용할 수 있는 천혜의 자원보고이다.

 

5) 강화 갯벌 매립 현황

강화군은 한강과 예성강의 하구에 있는 도서지역으로, 우리나라 4대 섬의 하나인 강화도를 비롯하여 교동도, 석모도 등 큰 섬과 주문도, 볼음도 등 10여개의 작은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간척이 시작되기 전까지 강화지역에는 강화도, 고가도, 황산도, 송가도, 석모도, 매음도, 교동도 등 수 많은 섬들이 있었고, 넓은 갯벌이 섬 주위를 둘러싸고 있었다.

그러나 고려 때부터 진행된 간척에 의해 현재 약 130의 간척용지가 생겼으며 이는 지역 총면적의 1/3에 해당된다.

 

6) 갯벌감소에 따른 문제점

갯벌은 희귀 철새를 포함한 다양한 생물들의 서식지가 되고, 수산물의 생산지이며, 육지로부터 흘러 들어오는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능력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아름다운 경치와 심미적 가치를 제공하여 왔다. 그러나 갯벌의 간척매립은 이러한 갯벌의 기능들을 사라지게 하고 있다. 갯벌을 매립함으로 인하여 갯벌생물의 서식처가 사라지게 되고, 각종 해양생물들의 생존에 악영향을 주게 되어 수산물의 감소를 가져오고 있다. 또한 정화기능의 상실로 인하여 주변 바다의 부영양화와 유기물오염이 심화되며, 갯벌 인근 주민들의 전통적인 반농반어(半農半漁) 생계방식의 변화와 지역사회 파괴, 미래세대가 누려야 할 자원의 훼손 등 많은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1) 연안생태계 파괴

시화 방조제의 건설로 인하여 인위적으로 조성된 시화호 주변 해양 생태계의 경우 저서동물은 1995 6월부터 1996 5월까지 8개 정점에서 총 25종 평균 637 개체/, 생물량은 2.3 g/로 나타났다.

이는 출현종수면에서 1994 3월부터 1995 3월 동안에 같은 지역에서 조사되었던 결과 (89)에 비해 현저한 감소를 보이는 것이며, 생물량도 24.3g/에서 10% 수준으로 격감된 것이다.

 

(2) 철새도래지 파괴

우리나라 서해안은 한강과 임진강, 금강 등 많은 강이 유입되는 주요한 하구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또한, 이곳에는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어 많은 조류들에게 중요한 습지를 제공하고 있다. 서해안 일대는 넓은 퇴적층이 형성되어 오래 전부터 농경지로 이용되거나 염전이 발달하였다. 이러한 농경지와 염전은 다양한 조류에게 먹이와 휴식처를 제공해 왔다.

 

위의 여러 요인들이 복합되어 서해안은 세계적인 철새도래지가 되었다.

그러나 현재 서해안 습지의 대부분은 간척으로 인해 임해공단, 신도시로 조성되거나 항만시설과 농지 등으로 전환되고 있어 많은 수조류들이 위협받고 있다. 지금까지 지구상에 알려진 야생조류는 약 9,700여종에 달하며 그 중 10%가 넘는 1,000종 이상이 멸종 위기에 처해있다.

 

수조류(Waterbirds)는 습지에 의존하여 사는 새들을 말하며, 세계적으로 32 833종이 여기에 해당한다. 우리나라에 알려진 조류 418종 중 약 절반 이상이 하천 및 하구를 포함하는 습지에 의존해서 살고 있다.

 

최근에 서해안 대부분의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간척사업은 많은 습지를 파괴하여 왔으며 수조류의 종 비율에도 상당한 변화를 가져왔다. 서해안에서 관찰된 조류 중 개체수가 10,000이상인 것은 11종으로 전체의 9%인 반면에, 개체수가 10개체 미만인 종이 37종으로 전체의 32%에 해당하는 높은 비율이었다. 이는 서해안 습지에 의존하는 상당수의 종들이 감소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갯벌의 생물에 의존하는 섭금류(도요, 물떼새(Shorebirds))들이 급격히 감소한 반면, 콤바인으로 농작물을 추수할 때, 떨어진 낱알을 먹기 위해 몰려든 오리류와 같은 수금류(waterfowl)들은 큰 수로 늘어나고 있다. 결국 이곳에서 오래 전부터 살아왔던 주인은 쫓겨나고, 나그네가 새로운 주인으로 들어선 것이다. , 한 서식지에서 살 수 있는 조류가 이제 더 이상 살 수 없음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갯벌의 파괴는 종 다양성의 보호에 심각한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

 

(3) 연안오염 증가

연안 환경오염의 증가는 간척매립에 의한 결과 때문에 일어날 수 있다.

첫째, 갯벌고유의 오염물 자정작용이 감소하기 때문이며, 둘째, 간척준설로 인한 매립토사에 의해 주변환경이 훼손될 수 있다. 셋째, 하천을 통하여 담수호로 유입되는 오염물질이 외해로 배출되지 못하고 담수호에 침전됨으로써 수질오염이 발생한다. 갯벌 자정작용의 감소는 오염물 부하의 증가와 함께 가장 심각한 결과를 일으킬 수 있다.

 

(4) 어획량의 감소

갯벌은 어패류의 산란장 역할을 하는데 간척매립에 의한 서식지의 파괴는 수산물의 생산량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또한 매립후의 영향으로 인한 오폐수, 유기잔류농약, 생활오수 등 각종 수질오염물질의 배출량 증가는 해양생태계의 파괴와 어획량을 감소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5) 지역공동체 파괴

지금의 대규모 개발은 대규모 자본의 힘을 필요로 한다. 관광단지 등 대규모 개발은 대부분 사유지를 매입하기 보다는 인허가를 통해 값싸게 취득할 수 있는 공유지나 공유수면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지역주민들은 주변부로 밀려나서 앞마당처럼 사용했던 바닷가로 가려면 이용료를 내야 하고 갖가지 규제로 인한 재산권 행사의 제한 등 개발 이익으로부터 철저히 소외당한다.

 

또한, 어민의 삶의 터전이었던 갯벌과 바다는 방조제를 쌓고, 농지가 조성되고 나면 국가나 기업이 소유권을 갖게 된다. 천수만과 동아매립지의 경우 공유지가 간척 후 완전히 사유지로 바뀌어 일부 기업에게 엄청나게 큰 토지차익을 준 경우가 있었다. 이에 비해 어민들은 삶의 터를 잃고 평생동안 살아온 고향을 등지고 도시빈민으로 전락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개발에 따른 보상비 문제, 지역별 이해의 상충 등으로 전통적인 어촌 공동체가 붕괴되고 있으며, 풍어제, 별신굿 등과 같이 예로부터 이어온 어촌문화가 파괴되고 있다.

 

(6) 미래세대 자원훼손

갯벌과 같은 자연환경은 현재 세대만의 재산이 아니다. ,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았다고 하여 이를 전부 소비할 수 없으며, 탕진할 자격이 없다. 지구상의 모든 자원은 현세대와 미래세대가 공유하는 것이며, 갯벌을 매립하여 토지로 전용하는 것은 영구히 보전하여 대대로 물려주어야 할 자원을 훼손하는 것이다.

 

7) 갯벌의 관리

갯벌은 일반인들의 관심 밖에서 오랫동안 정책적 간척매립의 주요 대상이었다. 그러나 90년대 이후 갯벌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일반인들의 관심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1999 2 8일 제정 공포된 습지보전법, 연안관리법에 따라 체계적인 갯벌관리가 이루어지게 되며 갯벌기초조사 결과를 토대로 갯벌에 대한 보전이용 방안이 수립되어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습지보전법에 의하면 갯벌을 습지보호지역, 습지주변관리지역, 습지개선지역으로 구분하여 보호지역은 훼손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게 되고, 사람들의 활동이나 개발이 필요한 지역에 대해서는 환경친화적인 개발을 요구하게 되며, 개발에 의해 훼손이 심각한 지역에 대해서는 갯벌의 복원 또는 대체 갯벌생태계 등이 마련되어야 한다.

 

 생태관광(ecotourism)이란?

생태관광(ecotourism) `자연에 기반한 관광(nature-based tourism)'이며, 자연환경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관광으로 대량관광(mass tourism)이 자연에 끼친 부정적 영향에 대한 인식과 반작용에 대한 모색의 결과이다. 생태관광에 대한 용어는 1983 Ceballos-Lascurain이 처음 사용하였으며, `자연풍경과 야생동식물 뿐만 아니라 (과거와 현재를 포함하여) 그 지역에 현존하는 문화유적(cultural manifestation)에 대해 학습하거나, 동경하기 위하여 그리고 즐기기 위하여 비교적 훼손되지 않고, 혹은 오염되지 않은 지역으로 여행하는 것'으로 정의하였다.

 

 갯벌 생태관광의 등장

갯벌생태계의 가치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증가하면서 갯벌을 찾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갯벌에 대한 인식이 낮았던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매립,간척 등에 의하여 사라지고 있는 갯벌을 알리고 지키기 위하여 갯벌 기행, 철새 기행 등이 이루어졌으나, 최근에는 갯벌의 독특한 자연자원을 관광휴양자원으로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관광과 레크레이션 등이 섞인 갯벌 관광이 빠르게 확산이 되고 있다.

 

주로 봄, 가을의 도요,물떼새 탐조 기행, 겨울 철새 관찰, 갯벌 저서생물 관찰, 어린이 갯벌캠프 등 환경단체나 탐조 모임, 여행사를 통한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갯벌 기행 및 관광의 붐은 많은 사람들을 갯벌로 불러들이는 동시에 갯벌 생태계를 훼손하고 지역주민들에게 피해를 주게 된다. 이에 대한 반성으로 갯벌 기행이나 관광, 탐조활동을 넘어서서 갯벌을 보전하고 지역주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새로운 관광, 갯벌생태관광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8) 갯벌의 미래

갯벌은 가능한 자연상태로 보전되어야 하며, 우리 후손들이 그 가치를 함께 누릴 수 있도록 지속되어야 한다. 이렇게 갯벌을 보전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역주민의 참여와 협조가 이루어져야 하며, 갯벌의 보전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 조사와 모니터링, 환경교육, 정보교류, 제도의 활용과 정책수립 등을 통하여 보호지역에 대한 엄격한 관리가 이루어지도록 해야한다. 또한 공공의 이용지역을 지정하여 국민들에게 갯벌이 가깝고 친근한 곳이 될 수 있도록 하여 갯벌이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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