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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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사 소설 : 한 가족의 흥망 성쇠 내력을 다룬 소설을 말하며, 단순히 가족 구성원 간의 문제를 다룬 소설들과는 다르게 취급된다. 가족사 소설은 가족 내의 개인보다는 가족이라는 사회 집단의 움직임과 변화 양상을 중시하며, 여러 대에 걸친 가족의 역사를 추적하기 때문에 연대기 소설의 형태를 띠게 된다.

 

서양에서 골즈워디의 '포사이트 가의 기록' , 토마스 만의 '부덴브루크 일가' , 마르탱뒤 가르의 '티보가 사람들' 등이 가족사 소설에 해당하며, 우리 나라의 경우에는 1930 년대에 비로소 정착되었는데, 염상섭의 '삼대' , 채만식의 '태평 천하' , 김남천의 '대하' 등이 대표적 작품이다. 최근에는 박경리의 '토지' 가 이 계열의 가장 우수한 작품으로 손꼽히고 있다.

가족사 소설의 장점은 가족의 역사를 통하여 시대적 변천과 역사의 변모 양상을 밝혀낸다는 점이며, 특히 대가족 제도를 유지해 왔던 시대에 알맞은 소설 양식이라 할 수 있다. 때문에 가족의 개념이 점차 와해되고 있는 최근의 상황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형식이기도 하다.


간접 제시 (dramatic characterization) : 소설 작품의 내용이 전달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인데, 그 하나는 작가의 시각과 판단을 통하여 제시하는 직접적인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작가의 개입을 없애고 '객관적으로' , '극적으로' 제시하는 방식이다. 간접 제시는 후자의 방법으로, 다른 말로는 '보여주기(showing) 기법' , 또는 '장면적 수법(scenic method)' , '극적 방법(dramatic method)' 이라고도 한다. 이러한 방식을 채택하는 소설은 세부적인 행위들이 묘사되고 대화에 의한 진행이 두드러지게 된다.


갈등 (conflict) : 의지적인 두 성격의 대립 현상. 인물과 인물, 인물과 환경 사이의 갈등을 '외적 갈등(external conflict)' 이라 하고, 한 인물의 심리적 갈등을 '내적 갈등(internal conflict)' 이라고 한다.

* 갈등의 양상

① 인간과 인간 사이의 갈등 : '학', '무녀도', '동백꽃'

② 인간과 사회 사이의 갈등 : '상록수', '레디 메이드 인생'

③ 인간과 자연 사이의 갈등 : 박화성의 '한귀(旱鬼)'

④ 인간과 운명 사이의 갈등 : '바위', '갯마을'

⑤ 외적 자아와 내적 자아 사이의 갈등(한 인간 내면의 갈등) : '금당 벽화', '등신불'


감상 소설 : 서술상에 감정을 드러내 보이거나, 연민과 동정의 감정에 빠져 드는 태도를 지니고 있는 소설을 지칭한다. 감수성이 예민한 소설인데, 주로 작중 인물이 슬픔이나 아름다움이나 숭고함에 접하여 나타내는 강한 반응에 역점을 두며, 주로 지식인 계층의 주인공이나 여주인공들이 많이 채택된다. 이광수의 '유정' , 심훈의 '상록수' , 또는 1920 년대의 순수 유미주의적인 소설들에서 잘 나타나며, 현대로 올수록 이러한 감상성은 소설의 완성도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이유로 거의 잘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슬픔의 정서나 풍부한 감정이 작품의 내적 필연성에 의해 적절히 구사되었다면 부정적으로 평가될 수만은 없을 것이다.


감수성 : 이성에 대립하는 용어로 사용되며, 감각, 사고 및 감정에 있어서 경험에 반응하는 작가의 특징적 능력을 가리키는 데 주로 사용된다. 우리 소설사에 있어서는 김승옥, 윤후명, 조세희 등의 작가들이 감수성이 뛰어난 작가의 예로 지칭될 수 있는데, 감수성은 주로 문체나 묘사에 있어서 참신한 맛을 제공하며, 일상적인 감각의 틀을 깨고 사물의 이미지를 새롭게 건질 수 있게 한다.


개화기 소설 : 일반적으로 서구 열강의 침투와 그에 따라 개항이 시작되는 1870년대부터 이광수의 '무정' 이 발표되는 1917년 사이에 산출된 소설들을 통칭하는 말로 '신소설' 까지도 포함하는 소설 유형이다. 이러한 소설들은 고대 소설과 근대 소설의 과도기적 형태로서, '개화기' 라는 특수한 시대적 상황에서의 소설 형식이라는 점에서 엄격한 의미의 장르 개념은 아니다.

 

개화기 소설의 유형에는 첫째, 토론 문답체 소설로 '소경과 앉은뱅이 문답' , '거부 오해' , '향로방문의생이라' 등의 작품이 있고, 둘째, 몽유록계 소설로 고대 소설의 몽유록 형식을 빌려 온 것으로서 신채호의 '몽견제갈량' , 안국선의 '금수회의록' 등이 있다. 셋째, 역사 전기 소설로 '을지문덕전' , '비스마르크 청화' , '의티리국 아마치전' 등의 작품들이 있으며, 넷째, 풍자 우화 소설로 '금수회의록' , '만국대회록' 등의 작품이 있고, 다섯째, 신소설로 이인직의 '혈의 누' 를 비롯한 '자유종' , '은세계' , '치악산' , '귀의 성' 등 다양한 작품이 있다. 여섯째, 번안 소설로 '장한몽' , '설중매' , '해왕성' 등의 작품이 있으며, 마지막으로 신단 공안(神斷公案) 소설로 일종의 작자 미상의 재판 소설이라 할 수 있는데, 주로 '황성 신문' 에 연재되었다.

 

개화기 소설은 대개 미신이나 구습에 대한 배격과 사회 개혁적인 시각, 강한 정치성을 바탕으로 하는 풍자 의식과 비판적 관점을 지니고 있으나, 구성상으로는 고대 소설적인 면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거리 (distance) : 소설을 구성하는 각 주체들 사이에 밀착된 정도를 가리키는 용어이다.

이 용어는 물리적인 것이 아니라 얼마나 잘 이해하고 공감하고 있느냐 하는, 혹은 그 반대로 얼마나 냉정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느냐 하는 다분히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작가 - 화자 - 독자를 중심으로 고찰되며, 여기에서 소설의 서사 구조의 주체인 '등장 인물' 이 거리 발생의 중요한 축이 된다.

작가 - 등장 인물 - 독자간의 거리가 1인칭 시점에서는 가장 짧아지고 관찰자 시점에서는 멀어지며, 전지적 시점에서는 작가가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달라진다. 또, 일반적으로 각 주체간의 거리가 좁으면 좁을수록 감상적인 소설이 될 우려가 있으며,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공감을 주는 요소를 잃어버린다고 할 수 있다.

 


*시점과 거리

1인칭 주인공 시점, 전지적 작가 시점(telling)

가깝다 멀다

서술자 ──────── 대상 ──────── 독자

멀다 가깝다

1인칭 관찰자 시점, 작가 관찰자 시점(showing)

1인칭 주인공 시점에서, 서술자와 대상의 거리가 가깝다. 독자가 등장 인물인 '나' 의 세계에 접근하기 어렵다.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서술자와 대상의 거리는 좁혀진다. 작가 관찰자 시점에서, 서술자와 대상의 거리가 먼 반면, 독자와 대상의 거리는 가깝게 된다. 극적 화자인 '나' 가 나오는 1인칭 시점에서, 서술자와 독자 사이의 거리는 가깝다.


건달 소설 (=악한 소설) : 건달, 좀더 정확하게는 '재미있는 무뢰한' 을 뜻하는 스페인어 '피카로(picaro)'에서 유래한 소설 양식의 개념으로 이 양식은 주로 건달의 이야기를 다루며, 기사들의 환상적인 로맨스나 상류층의 이상주의적 문학에 맞서는 하류층 문학, 또는 기존의 관습에 대한 반동의 형태를 지니는 문학으로서의 특징을 가진다. 주로 하층 계급의 속하는 인물이 주인공이 되어, 비정하고 부도덕한 현실 사회에 맞서 재치 있는 임기 응변과 심각하지 않은 탈선을 범하는 일종의 사회적 모험담의 성격이 짙다. 세르반테스의 '돈 키호테' 는 이 부류의 가장 대표적 작품이며, 마크 트웨인의 '톰 소여의 모험' 에도 이러한 성격이 나타나 있다. '피카레스크(picaresque) 소설' 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결말 : 전통적인 플롯의 개념으로 한 편의 서사물(소설)을 설명할 때 그 마지막 단계에 해당하는 것으로 끝, 종결, 대단원 등의 용어가 사용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결말은 팽팽한 플롯 구조를 지니고 있는 단편 소설에서 분명하게 드러나며 작품이 지닌 중심 의 미를 효과적으로 부각시키는 기능을 수행한다. 장편 소설에서는 이런 기능들이 다소 느슨해지거나 그 앞의 단계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작품의 성공적 결말은 그 작품이 지닌 의미를 효과적으로 드러나게 함으로써 독자에게 선명한 '인상' 을 남겨 주어 작품의 가치를 알게 해 준다.


경향 문학 (傾向文學) : 의식적으로 정치적, 도덕적, 종교적, 계급적인 것을 취급하여 대중을 그와 같은 방향으로 계몽하고 유도하자는 목적 아래 쓰이는 작품. 교훈시나 프로 문학이 이에 속한다.


계몽 소설 : 계몽주의 사상을 바탕으로 하거나 그것의 전파를 위해 쓰여진 소설을 가리킨다. 본래 계몽주의는 문예 사조적 개념보다 포괄적인 개념으로 루소, 볼테르, 디드로 등에 의해 17세기 서구에서 발전하여 18세기에 그 절정에 이른 문화적 운동을 지칭하는 용어로서, '미성년의 상태에서 성년으로 만들기 위하여 교육하거나 비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나 이 용어는 우리 문학사 속에서 발견되는 특수한 이야기의 유형을 한정적으로 지칭하는 개념으로 보편화되었다.

우리 나라의 계몽 소설은 이광수에 의해 개척되었는데, 식민지라는 현재적인 상황에서 출발한 역사 의식적 계몽 의식이 아닌, 봉건적 전근대성에 대한 반발로서의 계몽 의식이 엿보이고 있다. 미신 타파, 자유 결혼, 과학적 학문의 존중 등의 계몽 사상이 많이 드러나고 있다. 초기 계몽주의 소설은 이후 '브 나로드 운동'으로 발전, 계승되어 농촌 소설의 형태로 이어지고 있다.


고백 소설 : 화자가 자기 자신의 경험을 회상한다거나, 자전적인 체험의 직접적인 토로라는 서술적 유형을 가지고 있는 소설을 의미한다. 대부분의 1인칭 주인공 시점은 고백 소설에 상응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소설들은 화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독자에게 들려주는 형태를 취하고 있는데, 이광수의 '나 / 소년편' 은 서문을 통해 화자 겸 주인공인 '도경' 이 작가 자신임을 밝히고 있고, 정비석의 '고원' 에서는 어떤 실재 인물의 노트를 조금 손질하여 소개한다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골계 : 보통 '우스꽝스러움' 이라고 번역되는 골계는 웃음을 자아내는 문학의 모든 요소에 폭넓게 적용되는 말이며, 이보다 하위범주로 기지, 풍자, 반어, 해학 등을 포함하고 있다. 골계는 크게 객관적 골계와 주관적 골계로 나누어진다. 객관적 골계는 웃음거리가 되는 대상 그 자체의 성질이나 형상에 의지하는 골계로 대상을 우습게 하려는 작가의 계산된 배려가 그다지 크게 작용하지 않는 웃음을 의미한다. 말하자면 더욱 자연스러운 골계이다. 찰리 채플린의 모습이 그 대표적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반해 주관적 골계는 작가의 치밀한 계산에 의한 웃음의 장치이다. 객관적 골계에 비해 복잡한 미적 범주이므로 작가의 고도의 통제 능력이 없다면 작품의 파탄을 가져오게 할 위험이 크지만, 한편 복잡 다단한 모순 덩어리로서의 인간 존재의 모습을 효과적으로 그려 낼 수 있는 문학적 장치이기도 하다. 김유정의 '봄 봄' , '동백꽃' 등의 작품이 그 예이다.

 


공간, 공간성 : 소설 속에서 어떤 사건이 일어나거나 정황이 진술될 때, 구체적이고 물리적인 배경이 필요하게 된다. 이때의 장소적 요건을 만족시키는 것이 소설에서의 공간이다. 그런데 공간의 개념은 항상 물리적인 장소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화자나 등장 인물의 의식 속에서도 공간의 개념은 존재하게 된다. 이때는 공간이라는 개념보다는 공간성이라는 개념이 더 유용하다. 이상의 '날개' 에서 '33번지' 는 구체적으로 존재하는 공간(space)이라기보다는 가상적이면서 무언가 암시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공간성(spatiality)이 되는 것이다.


공상 과학 소설 (science fiction) : 과학적 사실을 바탕으로 하여 실현 불가능한 허구적 세계를 이야기 형식에 담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 소설의 유형을 지칭하며, 최근에는 약칭인 SF라는 말이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 서구 문학에서 SF의 기원은 조나단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 에서 찾을 수 있다. 그 뒤를 이어, '프랑켄슈타인' , '타임 머신' , '우주 전쟁' 등의 공상 과학 소설이 등장하였다. 이러한 작품들은 비록 허황된 세계를 기반으로 하여 허구의 극단을 제시한다는 견해도 있지만, 인간의 낙관적인 꿈을 실현하려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 긍정적 요소도 지니고 있다.


교육 소설 : 젊은(혹은 어린) 남녀들을 바람직한 시민으로, 그리고 도덕적, 지적으로 성숙한 성인으로 교육시킬 목적으로 18세기 말 유럽에서 발달된 장편 소설의 한 양식이다. 루소의 '에밀' 은 가장 대표적인 예이며, 어떤 의미에서는 이것은 성장 소설의 모범적인 모습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이 계통의 소설들은 불우한 소년 소녀가 고난과 역경을 이기고 바람직한 성인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 , '톰 소녀의 모험' , '왕자와 거지' , 요한나 슈피리의 '하이디' 등이 대표적인 유형이며, 우리 나라에서는 조흔파의 '얄개전' , 김내성의 '쌍무지개 뜨는 언덕' , 최인호의 '우리들의 시대' , 오탁번의 '달맞이꽃 피는 언덕' 등이 대표적 작품으로 꼽힐 수 있다.


구상 : 하나의 작품이 탄생하기 전에는 작가의 상상력에 의한 착상이 있어야 한다. 작가의 착상은 작품에 있어서는 시초에 불과한데, 그것이 집필로 적용되기까지는 실로 오랜 세월과 고민을 거쳐야만 한다. 고향에 관한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해서 곧바로 고향에 대한 이야기를 쓸 수는 없는 것이다. 고향에 관한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것이 착상의 시초라면, 그 시초는 모호하거나 아무런 구체적 형태도 가지지 않는다. 선명한 인상을 떠 올리고 불필요한 인상을 지워 나가며, 서사적 흐름을 조절하고 사건과 상황에 의미를 부여하는 일련의 정신적 고뇌가 필요하다. 그런 뒤에야 집필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구상이란 착상과 집필의 사이에 가로놓이는 정신의 모든 움직임을 말한다. 따라서, 그것은 작가의 의도 속에다 작품의 전모를 그려 넣는 과정이고, 생각을 얽어 짜는 과정이다.


구조 : 하나의 작품을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내부 요소들이 맺고 있는 상호 관계 및 그것들의 유기적인 결합을 지칭하는 말이다. 블럭으로 기차를 만든다면, 기차는 하나의 전체이며 하나의 구조이고, 각각의 블럭들은 기차라는 구조의 구성 요소이다. 소설에서 본다면, 완성된 한 작품만이 전체가 아니라 소설의 한 단락, 한 문단도 전체로 간주될 수 있다. 이것들은 이들 나름대로의 부분을 가지고 있는 전체이자 더 큰 전체의 어느 한 부분으로 참여하는 것이다. 이것들은 각각 독립되어 있으면서도, 서로 관계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문학이 언어에 의한 구조물이라는 인식하에서 현대에 오면서 구조에 대한 관심은 매우 높아져 가고 있다.


구체화 : 독서 과정을 텍스트의 '구체화' 과정이라고 하는데, 소설 읽기 역시 '구체화' 의 작업이다. 그런데 소설 속에는 간혹 결정되거나 알려지지 않은 면들이 나타날 때가 있다. 이러한 면들을 '미결정성' 또는 '미확정성' 이라고 하는데, 독서의 과정에서 이러한 미확정성 및 틈을 채우거나 도식화된 면을 제거하는 일을 구체화라고 한다. 가령, "버스가 산 모퉁이를 돌아갈 때 나는 '무진(Mujin) 10km' 라는 이정비를 보았다."라는 문장이 있다면, 이 속에는 버스의 생김새나 속도, 이정비의 모습 혹은 무진이라는 지명에 대한 의문 등이 함께 존재하는 것이다. 이러한 면들은 작가가 일일이 지적해 주는 것이 아니라 독자가 책을 읽어 가는 과정에서 상상을 통하여 스스로 채워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독서에 있어서의 구체화가 되는 것이다.


권선 징악 (勸善懲惡) : 조선조의 소설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특성 중의 하나로, 올바르고 선량한 인물이 온갖 시련과 난관에 봉착하지만 결국 행복에 도달한다는 플롯 구조를 이르는 말이다. 이는 물론, 악을 멸하고 선의 궁극적인 승리를 보임으로써 읽거나 듣는 이에게 도덕적으로 열정을 고무시킨다는 작의(作意)를 지닌 것이다.


근친 상간 모티프 : 프로이트에 의해 일반화된 용어인데 프로이트는 인간을 "아비의 목을 비틀고 어미와 동침하고자 하는 존재"로 보고 있다. 즉, 부친 살해 충동과 근친 상간 충동은 인간의 근원적인 심리 충동의 한가지 양상이라는 것이다. 이 모티프가 가지는 방향성은 때때로 텍스트 속에서 엄밀하게 분리되지 않은 채로 드러나는데, 특정 텍스트 속에서 볼 수 있는 어머니와 아들, 오빠와 누이동생 사이의 성 관계는 순수하게 성적인 욕구나 충동의 측면에서 금기를 넘어서고자 하는 심리를 반영하는 데 국한되지 않는다. 대체로 등장 인물들이 서로의 신원을 확인하지 못한 상태에서 사건이 발생하고, 후에 자신들의 관계를 확인함으로써 회한스러운 비극적 운명에 빠지고 마는 일종의 원죄 의식을 드러내고자 하는 의도가 이러한 성적인 심리의 표현과 함께 섞여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모티프가 반영된 작품으로는 장용학의 '원형의 전설' , 김성종의 '어느 창녀의 죽음' 등이 있다.


기대 지평 (expectation horizon) : 작품이 창작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독자에 의해 수용되는 과정을 필요로 한다. 즉, 작품은 작가 →텍스트 →독자 →작품의 네 단계로 구성되며, 텍스트를 받아들이는 독자들의 반응에 따라 작품은 다양한 모습을 가지게 된다. 기대 지평이라는 말은 이러한 문학 행위의 세 번째 단계, 즉 독자의 단계에서 설정된 개념이다. 이를테면, 독자들의 선험 경험 의식 습관 취향 기호 상식 교육 심미 규범 등은 모두 기대 지평을 구성하는 요소들이다. 텍스트에 대한 독자들의 기대 지평이 충족될 때, '친숙한 지평' 이 발생한다. 그러나 시대의 발전과 문학 환경의 변화에 따라 문학 작품은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하며, 그때마다 독자들은 텍스트의 '새로운 지평' 에 부딪히게 된다. 독자들의 '친숙한 지평' 과 텍스트의 '새로운 지평' 사이의 이러한 충돌로 인하여 이른바 '지평의 전환' 이 생겨난다. 이러한 지평의 전환은 곧 독자들에게 수용되어 새로운 '기대 지평'으로 작용한다. 장정일의 '아담이 눈뜰 때' 같은 소설은 지평의 전환을 초래하는 대표적인 작품으로 볼 수 있다. 이는 기존에 지녀 왔던 작품에 대한 독자들의 기대 지평을 과감하게 깨뜨리고 있는 작품이다. 그러나 이러한 지평의 전환은 독자들이 수용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기대 지평이 될 수 없다.


기록 소설 (documentary) : 신문 기사나 재판 기록, 또는 공문서 등과 같이 기록되어진 자료들을 바탕으로 해서 씌어진 소설의 한 형태이다. 기록 소설은 흔히 어떤 사건에 대한 정보나 사실을 전달하기 위해 씌어지는데, 현실의 경험으로부터 직접 취한 소재를 가능한 한 정확하게 기록하는 것을 그 특징으로 한다. 기록 소설은 허구적인 소설이 가지기 어려운 '사실성' 은 더 가질 수 있고, 그 결과 독자들에게 더욱 강한 인상을 남기게 된다. 그러나 현실에서 실제로 발생한 사건에 의거하는 기록 소설은 그 시대의 관심사나 정열에 대한 전체적인 조망을 놓치기 쉽다는 결점을 지니고 있다.


기지와 유머 : 기지와 유머는 우스운 것, 또는 희극의 개념과 관련된다. 기지는 본래 사람의 오감(五感)을 뜻하는 말로서 지능이나 창의력 같은 정신 능력을 의미했으나, 현대에 와서는 우스운 말의 일종으로 간주되기 시작하여 흔히 짧고 교묘하고 희극적인 놀라움을 일으키는 일종의 언어적 표현으로 그 의미가 변질되었다. 유머는 중세 및 르네상스 시대의 생리학 용어로서 개개인의 기질가 관계되는 네 가지의 체액을 뜻하였으나, 오늘날에 와서는 우습고 재미있는 것으로서 정답고도 동정적인 형태의 희극성을 가리키는 말로 되었다. 이러한 희극적인 두 요소는 서로 다른 면을 지니고 있다. 말하자면, 기지는 일치한다고 믿어지는 사실에서 불일치를, 불일치한다고 믿어지는 사실들에서는 일치점을 발견하는 예리한 판단력이면서 그 결과를 간결, 명확하고도 암시적인 문구나 정리된 말로 능숙히 표현하는 능력이다. 이에 반하여 유머는 이웃에 대하여 선의를 가지고 그 약점, 실수, 부족함을 즐거운 마음으로 함께 시인하는 공감적인 태도이다. 그러므로 유머는 기지가 갖는 신선하고 예리한 비판성이 없고, 불일치를 발견하되 비공격적이며, 자신도 그런 불일치가 자행되는 사회의 일원임을 암시하는 겸허와 아량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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