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元生員(원생원)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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元生員(원생원)

 

日出猿生原 일출원생원

猫過鼠盡死 묘과서진사

黃昏蚊 至 황혼문첨지

夜出蚤席射 야출조석사

 

해 뜨자 원숭이가 언덕에 나타나고,

고양이 지나가자 쥐가 다 죽네.

황혼이 되자 모기가 처마에 이르고

밤 되자 벼룩이 자리에서 쏘아대네.

요점 정리

 

지은이 : 김병연

갈래 : 오언 절구

연대 : 조선 후기

성격 : 풍자적, 비판적, 냉소적, 해학적, 중의적

어조 : 비꼬는 냉소의 목소리

제재 : 북도 지방 어느 마을의 유지들

구성 : 기승전결의 4단 구성으로 '해뜨자 - 황혼 - 밤' 시간적 구성의 흐름(실제적 시간의 흐름이 아니라 소재에 따라 시간이 정해짐)

주제 : 마땅치 않은 인물들에 대한 풍자와 희화화, 상대방에 대한 은근한 조롱

내용 연구

 

해 뜨자 원숭이(원생원을 빗댐)가 언덕에 나타나고

고양이 지나가자 쥐(서진사를 빗댐)가 다 죽네.

황혼이 되자 모기(문첨지를 빗댐)가 처마에 이르고

밤 되자 벼룩(조석사를 빗댐)이 자리에서 쏘아대네.

 

원 생원(元生員), 서 진사(徐進士), 문 첨지(文僉知), 조 석사(趙碩士)의 음을 빌려 쓴 것임.

원생원 - 猿生原(원숭이)

서진사 - 鼠盡死(쥐)

문첨지 - 蚊 至(모기)

조석사 - 蚤席射(벼룩)

이해와 감상

 

김병연이 구천각 즉 함경남도 함흥시의 구경을 마치고 누각을 내려오면서 보니 멀리 잔디밭에서 지방 유지로 보이는 노인 네 명이 기생들과 함께 술을 마시며 시를 읊고 있었다. 마침 그곳을 지나가던 김병연은 술 생각이 간절하여 한 잔 술을 요구하였으나 김병연의 행색을 본 노인들은 오히려 푸대접을 하였다. 그러자 김병연이 그들의 이름자를 시속에 넣어 그들을 비난하는 시를 짓고서 그 자리를 급하게 떠났다. 그가 그 자리를 떠난 다음 시를 본 네 명의 노인네들은 잠시 후 격분할 수밖에 없었다. 그 이유는 원생, 서진사, 문첨지, 조석사가 바로 자신들을 지칭하는 말이었기 때문이었다. 다시 말해서 작가가 북도 지방의 어느 집에 갔다가 그곳에 모여 있던 마을 유지들을 놀리며 지은 시이다. 각 구절 끝의 세 글자는 우리말의 동음이의어를 활용하였으며, 이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동물에 빗대어 조롱하였다. 말이나 글자를 소재로 하는 놀이. 말 잇기 놀이, 어려운 말 외우기, 새말 만들기 따위와 같은 언어유희(言語遊戱)로 상대방들의 무례함을 조롱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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