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라’와 ‘돼라’의 표기
by 송화은율■ ‘되라’와 ‘돼라’의 표기
국어에서 ‘ㅔ’와 ‘ㅐ’와 같이 발음상 구분이 되지 않거나 어려운 단어를 표기하는 데에 많은 혼란을 일으킵니다. 위의 질문도 이런 유형의 하나입니다. ‘되다’에 명령형 종결어미가 붙을 경우에는 ‘돼라’로 쓰는 것이 맞습니다. 국어의 명령형 어미는 ‘-어라’가 일반적이고 ‘어’가 동사에 따라 변이하여 ‘(가)거라’나 ‘(오)너라’가 쓰이기도 합니다. 일상적인 구어에서는 ‘-라’ 단독으로 어간에 결합할 수 없습니다. ‘되라’는 어간 ‘되-’에 어미 ‘-라’가 직접 결합한 형태이므로 잘못입니다. ‘되-’에 ‘-어라’를 결합시켜 ‘되어라’라고 하는 것이 옳습니다. ‘돼라’는 한글 맞춤법 제35항[붙임 2]“‘ㅚ’뒤에 ‘-어, -었-’이 아울러 ‘ㅙ, ’으로 될 적에는 준 대로 적는다”는 규정에 따라 ‘되어라’가 줄어진 대로 쓴 것입니다. 부사형 어미 ‘-어’나 ‘-어’가 선행하는 ‘-어서, -어야’ 같은 연결어미 혹은 과거 표시의 선어말어미 ‘-었-’이 결합한 ‘되어, 되어서, 되어야, 되었다’도 ‘돼, 돼서, 돼야, 됐다’와 같이 적는 것도 모두 이 규정에 근거한 것입니다.
‘보이다, ‘쏘이다’의 준말 ‘뵈다’와 ‘쐬다’ 역시 ‘되다’와 같은 활용을 보여 각기 ‘봬, 뵀다’, ‘쐐, 쐤다’와 같이 쓸 수 있습니다. 다만 ‘뵈다’, ‘쐬다’의 경우 ‘보여, 보였다’, ‘쏘여, 쏘였다’로도 쓰는데 이들은 ‘보이다’, ‘쏘이다’에 ‘-어, -었-’이 결합한 원말의 활용형으로 한글 맞춤법 제38항 “‘ㅏ, ㅓ, ㅗ, ㅜ’ 뒤에 ‘-이어’가 어울려 줄어질 적에는 준 대로 적는다”는 규정에 따라 표기한 것입니다. ‘되다’는 자체가 원말이지 ‘*도이다’라는 원말이 있지 않으므로 ‘되여’라는 활용형을 갖지 못하기 때문에 ‘되여, 되였다’라고 쓸 수 없습니다.
그런데 “할머니께서는 장차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말씀하셨다”에서와 같이 명령의 의미를 가지는 ‘-(으)라’가 어간에 직접 결합하는 일이 있기도 합니다. 이 ‘-(으)라’는 구어에서 청자를 앞에 두고 말할 때는 쓰지 못하고, 문어체나 간접인용문(남의 말을 간접적으로 인용하는 문장으로 인용했음을 나타내는 어미 ‘고’와 인용동사 ‘하다’, ‘말하다’ 등을 가지고 있다)에서만 사용되는 것입니다. 이 때 ‘되어라’로 대치될 수 없으므로 오히려 ‘돼라’라고 쓸 수 없습니다. 따라서 ‘되라’인지 ‘돼라’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때에는 그 말을 ‘되어라’로 대치할 수 있는가 살펴보면 됩니다. 만약 ‘되어라’로 대치될 수 있으면 ‘돼라’로 써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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