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나라'의 바른 표현
'저희 나라'의 바른 표현
[물음]
저희 학교/우리 학교, 저희 나라/우리 나라
저희 학교/우리 학교, 저희 나라/우리 나라
[풀이]
먼저 '저희 나라(국가)'나 '저희 민족'으로 쓰면 안 됩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저희'는 말하는 사람이 자신을 낮추어 말할 때(겸양) 씁니다.
그리고 '저희'가 수식하는 말도 따라서 낮추어집니다.
그러므로 '저희 나라'라고 하면 말하는 사람과 아울러 그 사람이 속한 나라도 낮추어집니다.
하지만 자기 나라를 낮춘다는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이는 지나친 겸손일 뿐입니다.
따라서 당당히 '우리 나라(국가)'나 '우리 민족'으로 써야 합니다.
더구나 우리 나라 사람과 말하면서 '저희 나라'라고 말하는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요즘 와서 '저희'를 쓰면 무조건 상대방이 높아지는 것으로 오해하여 우리 나라 사람 앞에서 '저희 나라'를 쓰는 사람이 있으나, 이는 큰 잘못입니다.
하지만 어른 앞에서 '우리 생각은'이라 쓰면 잘못입니다.
당연히 '저희 생각은'으로 써야 합니다.
'저희'에 대해서는 크게 두 가지 다른 해석이 있습니다.
나를 낮춰서 상대방을 높이며, 낮춰지는 주체가 말하는 사람인 만큼 윗사람이나 다른 사람 앞에서 널리 쓸 수 있다는 의견입니다.
따라서 같은 집단에 속하지 않은 사람 앞에서 겸양의 표시로 '저희'를 제한 없이 쓸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이에 따르면 외국인 앞에서 겸양으로 '저희 나라'를 쓸 수 있습니다.
물론 당당하지 못하다는 비난을 들을 수는 있지만요.
또 외부인 앞에서는 '저희 학교'라 써도 문제가 없습니다.
이 때 낮춰지는 대상은 말하는 사람 자신이지 학교는 아닙니다.
다른 의견으로는 집단과 잡단 간의 관계로 봐야한다는 견해입니다.
이때는 자신이 다니는 학교를 낮추어 '저희 학교'라 쓰면 안 됩니다.
이 의견에 따르면 사장 앞에서 '저희 부서는'이라 써도 되지만, 동등한 다른 부서의 장 앞에서 '저희 부서는'이라 쓰면 안 됩니다.
또 선생님 앞에서 학생이 자기 아버지를 지칭할 때 '우리 아버지'로 써야지, '저희 아버님'으로 쓸 이유는 없습니다.
물론 아버지의 선생님 앞이라면 '저희 아버지'로 쓸 수 있겠죠.
(여시서 쓴 '우리'가 이상하다고 느끼는 분은 마지막 내용을 참고하십시오)
그런데 두 의견 모두 같은 집단에 속한 사람 앞에서 '저희 ..'로 쓰는 것은 잘못이라고 봅니다.
따라서 담임 선생님 앞에서 자기 학교를 지칭하면서 '저희 학교'로 쓰는 잘못을 범하면 안 됩니다.
그리고 어떤 상황이든 '우리 대한민국을' 당당하게 '우리 나라'로 써야지 '저희 나라'로 쓰지는 않아야 합니다.
*** 여기서 쓴 '우리'는 '나의'의 겸양표현입니다.
'우리 가족'과 '우리의 가족'에 있는 '우리'의 뜻은 다릅니다.
'우리의'는 언제나 '자기 편의 여러 사람(Our)'을 뜻하지만,'우리'는 아닙니다.
'우리'는 '나의'의 뜻으로도 '우리의'의 뜻으로 쓰일 수 있습니다.
'우리 가족'과 '우리의 가족'의 뜻의 차이를 생각해 보십시오.
어떤 외국인이 '우리(저희)'를 영어의 'Our'로 오해하여 가족이 아닌 사람 앞에서 '우리 가족'처럼 쓰면 잘못이며,
한국인이 가진 무책임함의 표현이라고 쓴 글이 있었습니다.
그 분이 쓴 글의 요지는 우리 나라 정치인(사람)이 자신들이 잘못을 해놓고 '우리는 정치(행동)를 바로 해야 합니다'라면서 자신들의 잘못을 '우리'라는 말 속에 덮어버린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마누라'처럼 이상한 표현은 없다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그 글의 뜻은 이해하지만 '우리'가 가진 깊은 뜻은 모르고 쓴 것은 안타까웠습니다.
그런데 우리말을 바로 쓰자는 책 속에도 같은 의견을 쓴 분이 있어서 놀라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