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소설문학/현대소설

숲 속의 방 / 해설 / 강석경

송화은율 2022. 9. 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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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의 방 / 강석경

지은이  
 
     

강석경(姜石景: 1951- )

대구 출생. 이화여대 조소과 졸업. 1974 <문학사상> 신인상에 󰡔()󰡕, 󰡔오픈 게임󰡕이 당선되어 등단. 󰡔숲 속의 방󰡕으로 오늘의 작가상 수상. 그녀는 현실 속에서 강한 자아 의식을 가진 인물들의 삶의 고통과 진실을 그려내는 작가이다. 주요 작품으로는 󰡔순례자의 노래󰡕, 󰡔밤과 요람󰡕, 󰡔일하는 예술가들󰡕, 󰡔가까운 골짜기󰡕, 󰡔아브라함 아브라함󰡕 등이 있다.

핵심 정리  
 
     

시점 : 1인칭 관찰자 시점. 배경 : 서울

인물 : 소양 - 심판하고 단죄하려는 성격이 강한 여대생.

미양 - 결혼을 앞둔 소양의 큰언니. 소양을 이해하려 함.

주제 : 시대적 상황 속에서 겪는 현대인의 좌절과 꿈.

이해와 감상  
 
     

󰡔숲 속의 방󰡕 1985년에 발표된 중편소설로서, 10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이다.

이분법적 논리에 갇혀서 보이지 않는 현실을 제3의 시각으로 노출시켜 그 동안 무시되었던 제3의 삶이 가진 진실을 보여 주는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분법적 인식 논리 아래에서 회색주의자는 가장 비겁한 삶이 되어 설 땅이 없지만, 진실은 양극단에 있지 않고 그들이 인정하지 않으려는 회색 지대에 있는 것이다.

 

소양의 철저한 방황과 절망은 그 어느 극단(極端)도 진실로 인정할 수 없는 다양성, 즉 회색주의 때문이었다. 따라서, 소양의 죽음은 회색 지대를 용납하지 않는 현실에 대한 저항이었고 제3의 삶 속에 진실이 있음을 고발하는 것이다. 그러나, 시각을 바꾸어 보면 소양도 하나의 극단(極端)이다. 소양의 반항과 혜양의 순응을 극단으로 볼 때, 미양은 새로운 회색주의자다. 따라서, 이 작품은 현실의 회색주의는 보편적 다수의 억눌린 소양이 아니며 미양이라는, 회색 지대의 진실임을 역설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줄거리  
 
     

가족에게 알리지도 않고 소양이 휴학을 한 사실에 대해 가족들이 성화를 부리는 데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결혼을 앞두고 다니던 은행을 그만둔 큰언니 미양은 소양의 방황을 추적한다. 그 과정에서 소양의 친구들인 명주, 경옥, 희중 등을 만나고 소양의 일기장을 훔쳐 보기도 한다. 한편, 소양은 계속 외박하거나 늦은 귀가로써 식구들에게 반항을 한다.

 

어느 날 소양의 귀가를 기다리던 미양은 혜양과 같이 종로로 나간다. 그곳에서 소양이 잘 간다는 카페에 들어가 실내 인터폰을 통해 세 명의 남학생과 합석하게 되고 그들을 통해 종로의 밤거리를 배출구로 여기는, 일부 젊은이들의 모습을 엿보게 된다. 집에 와 보니 외박했던 소양이 아버지와 한 차례 소동을 벌인 뒤 아무런 표정을 보이지 않는다. 미양은 계속 명주를 만나 소양의 학교 생활에 관하여 얘기하고 수첩에서 소양의 남자 친구인 희중의 전화 번호를 찾아 만나지만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한다.

 

그리고 며칠 동안 소양은 어느때 보다 평안하게 보내다가 미양의 함진아비가 오던 날 저녁 다시 외출해 버린다. 소양의 일기장을 읽은 미양은 극도의 불안에 싸여 종로로 나간다. 지난번 카페에서 만났던 남학생들과 부딪쳐 그들의 큰 껀수 올리는 데 자금 5,000원을 대준다. 그러나 그 돈이 중년 남자에게 데려갈 여학생을 낚는 데 쓰여지는 것임을 알고 채 놀라기도 전에 그들이 낚아 차에 태우려는 여대생이 소양임을 알고 말리려다 소동을 벌인다. 소양은 울면서 인파 속으로 도망쳐 버리고 허탈과 놀라움에 지친 미양은 무심하게 디스코테크에 들어간다. 거기에서 상하지 않은 순수한 모습의 소년을 만나, 함께 새벽까지 거리를 돌아다니다 새벽에 돌아온다.

 

결혼식을 올린 미양은 남편 최 대리와 함께 꿈같은 신혼 여행을 마치고 친정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그날 밤 미양은 악몽으로 잠을 깨어 화장실에 가려고 방을 나서는데, 어디서 비릿한 내음이 온 거실에 끼쳐 온다. 떨리는 손으로 소양의 방문을 열었을 때, 붉게 물든 방바닥에 검은 옷을 입은 소양이 쓰러져 있었다. 붉은 지도 위의 혁명가처럼 피가 배인 노트에는 절망적인 낙서가 쓰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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