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소설문학/현대소설

사하촌(寺下村) / 해설 / 김정한

송화은율 2022. 8. 28. 13:35
반응형

사하촌(寺下村) / 김정한

길잡이  
 
     

1936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으로 김정한의 데뷔작이다.

보광사라는 절의 논을 소작하며 살아가는 성동리 마을 농민들의 문제를 그린 단편소설. 특정한 주인공 없이, 일제 강점기의 모순된 농촌 현실 속에서 가뭄과 지주(地主)의 무자비한 횡포로 고통을 겪으면서 농민 스스로 연대 의식의 필요성을 깨달아 가는 과정을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이해와 감상  
 
     

󰡔사하촌󰡕은 수탈당하는 농촌의 피폐한 현실과 농민들의 저항의식을 사실주의적 수법으로 그린 소설이다. 억압받는 농민들의 끈질긴 삶을 통해 이 땅의 민중에 대한 애정을 보여 주고 있으며, 결말 부분에서 모순에 대결하는 민중의 모습을 제시하고 있다. 특별히 주인공이 없고 모순된 현실 속에서 고통을 겪는 동안 어려운 사람끼리 연대를 형성해 가는 농민 집단 전체가 주인공이다.

 

일제하에 쓰여진 농촌 배경 소설은 몇 부류로 나누어지는데, 첫째는 농촌에 사는 사람을 교육시키고 계몽시켜 농촌을 잘 살게 해야 한다는 시혜 의식(施惠意識)을 바탕으로 하는 작품들로 이광수의 󰡔󰡕이나 심훈의 󰡔상록수󰡕가 대표적이며, 둘째는 김유정의 󰡔동백꽃󰡕이나 󰡔󰡕처럼 순박한 농촌 사람의 삶을 해학적으로 그려 낸 작품이다. 셋째는 일제하에서 모순된 농촌 현실을 직시하고 극복하기 위해 누쟁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다룬 작품으로 󰡔사하촌󰡕을 대표적으로 들 수 있다.

 󰡔사하촌󰡕은 보광리와 성동리 마을을 배경으로, 친일 세력과 보광사 중들로 이루어진 지주(地主) 계층과 이들에게 시달리고 빼앗기며 가난하게 살아가는 소작인들의 이야기이다. 일제 말기의 사찰은 민족적 현실과 등을 진 경우가 많았는데, 법당 안에 황군 무운 장구(皇軍武運長久)라는 팻말이 서고 신도들이 준 땅이 많은 절일수록 대지주로 탈바꿈했다.

 

일제와 친일 승려들 밑의 사하촌(寺下村)에서 사는 사람들은 갖은 학대와 착취에 시달린다. 가뭄으로 융년이 든 해에도 절에서는 소작료를 강요한다. 불응하는 사람들은 땅이 떨어지고 잘못하면 억울한 죄명을 쓰고 경찰에 끌려간다. 이 작품 역시 이것일 실감나게 그리고 있다. 그리고 배고픔에 못 이겨 고() 서방이 야반 도주를 한 얼마 후, 들깨를 비롯한 젊은이들은 이삭이 맺지도 못한 볏짚단을 들고 절로 향한다. 마지막 탄원을 하기 위함이다. 소설의 이 마지막 부분은 농민들의 소작 쟁의(小作爭議) 행렬을 그리고 있으며, 곡식이 달리지 않은 빈 짚단들을 손에 들고 가는 사태는 지주의 본거지에 불을 질러 버릴 수 있음을 암시한다.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서 가뭄이라는 자연 재해와 소작 제도의 모순을 보여 준다. 일제 수탈의 앞잡이인 순사, 군청 주가, 농사 조합 평의원, 보광사 중들로 이루어진 지주 계층과 이들의 횡포에 당하기만 하다가 드디어는 생존의 명백한 방식으로 저항을 택하는 소작인들의 대립이 그것이다. 󰡔사하촌󰡕은 계몽주의적 민족 운동의 한계성과 사회주의 계열 문학 운동의 지나친 관념성목적성을 동시에 벗어날 수 있었던 농민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작품 정리

1. 배경과 갈등제시

(1) 공간적 배경

(2) 시간적 배경

가뭄으로 모든 것이 타들어가는 초여름.

이런 흉년 아래에서도 소작료를 모두 바쳐야 하는 일제하의 모순된 농촌 현실 - ( 갈등 )

* 특징 : 작품 서두에서부터 곧바로 사건 전개의 현실적 배경이 제시됨

 

2. 두드러진 사건

(1) 가까운 도시의 수돗물을 대기 위해 저수지 공사바람에 조금만 가물어도 농사에 타격이 옴.

(수도 출장소에서는 농민의 폭동이 염려될 뿐더러 저수지 청소를 위해 물꼬를 조금 터놓으나 적은 물이기에 모두 논에 다 댈수가 없어 날마다 싸움)

(2) 보광리의 팔자 좋은 젊은이와 논을 매는 농민의 대조적 묘사(자동차를 타고 계집애를 데리고 나타남)

(3) 비가 오지 않아 보광사에서 기우제를 지냄 (말이 기우제이지 실상은 시주를 걷는 행사)

(4) 농사는 망가져 가는 가운데 추석이 오나 더욱 괴로워하는 성동리 주민들.

(5) 모두 살기 위해 산으로 올라감(남자는 지게 지고 나무하며, 여자는 바구니에 버섯을 땀)

(6) 어느 날 보광사의 산지기에 쫓겨 도망치던 어느 소년이 낭떠러지에 떨어져 죽음. 이에 가동 할머니는 미치게 됨 (주재소에서 나온 순사 역시 피해자 편을 들지 않음)

(7) 가뭄으로 농사를 망쳤는데도 보광사에서는 소작료를 책정하기 위해 간평을 나옴

(면서기 진수네 집에서 술과 고기로 포식한 다음 소작농의 형편은 아랑곳 않고 책정함)

(8) 더 이상 잃어버릴 것이 없는 농민들은 소작료 면제와 차압 취소라는 요구를 내걸고 궐기.

 

핵심 정리  
 
     

갈래 : 단편소설, 사실적 수법의 농민소설

배경 : 자연 - 가뭄 현실 - 지주와 친일파의 횡포

시점 : 3인칭 작가 관찰자 시점

의의 : 농민 다수를 주동 인물로 설정하여 농민 문제 해결책 암시.

주제 : 부조리한 농촌 현실과 농민들의 저항 의지

 

 농촌소설(農村小說)의 유형

 

1. 농촌계몽형 : 이광수 <>, 심훈 <상록수>

2. 농민소설-귀농형 : 이무영 <1과 제1>, 박영준 <모범경작생>

3. 농촌배경 소설 : 김유정 소설(해학적 접근)

4. 농촌생활의 구조적 모순 제시

- 사실주의적 고발형 : 김정한 <사하촌>, 황석영 <삼포가는 길>

- 근거리 조명(사실적 체험 바탕) : 이문구 <관촌수필>

cf. <하근찬>의 경상도 농촌 '농민' --- <하근찬>

등장 인물  
 
     

절 땅을 소작하며 고통받는 성동리 농민들 : 치삼 노인, 들깨, 봉구, 고 서방 등

성동리 농민을 학대착취하는 계층 : 보광사 중, 순사, 군청 주사, 농사 조합 평의원

 이 소설의 등장 인물은, 농촌 현실의 모순이 몇몇 영웅적 인물에 의해서가 아니라 고통받는 농민 전체에 의해서 해결될 수 있다는 작가 의식 때문에, 특별한 주인공의 삶보다는 보광리와 성동리 사람들 전체의 모습 을 보여 주는 데 치중하고 있다.

구 성  
 
     

발단 : 혹심한 가뭄으로 인한 궁핍한 농촌의 삶 묘사

전개 : 가뭄과 지주들의 횡포로 인한 농민과 농민, 지주와 소작인 간의 갈등

위기절정 : 간평원을 통한 지주의 횡포와 농민들의 불만 고조

결말(대단원) : 농민들의 소작 쟁의(爭議)

줄거리  
 
     

타작 마당, 말라붙은 뜰 한가운데에 지렁이 한 마리가 바둥거린다. 극심한 가뭄이다. 들깨는 논에 물을 대려고 나갔다가 허탕만 친다. 그 알량한 봇물까지도 보광사 중들이 죄다 그들 논으로 끌어다 썼기 때문이다.

 

성동리 농민들 대부분이 보광사의 땅을 부치고 사는 소작농이다. 치삼 노인은 중의 꾐에 빠져 보광사에 논을 기부하고는 이제 그 논을 소작하는 신세다. 절은 불공을 드린다고 많은 돈을 거두어 들이고 무거운 소작료를 부과하는 횡포를 부린다. 수도 저수지 출장소에서는 농민 폭동이 염려되어 잠깐 물길을 튼다. 그러나 생색만 낸 물로 말미암아 여기저기 물싸움이 벌어지고 인심만 흉하게 된다. 그중에도 들깨는 논에 물을 댈 수 있었는데, 그것도 고 서방이 물꼬를 터 놓았기 때문이었다. 고 서방은 연행된다. 성동리 주민들은 기우제를 지내고 보광사 역시 기우 불공을 드리지만 아무런 영험이 없다. 가을이 되었으나 추수할 것이 없을 정도의 흉작이었다. 다행한 것은 고 서방이 석방된 일뿐이다. 어느 날 상한이와 차돌이는 알밤을 줍다가 산지기에게 들킨다. 도망을 치다 차돌이는 굴러 떨어져 죽고, 그 할머니는 미치고 만다.

 

보광사에서는 흉작임에도 예전과 똑같이 소작료를 요구하고, 성동리 농민들을 대표한 고 서방, 들깨, 또쭐이 등이 찾아가 선처를 호소하나 거절당한다. 논에는 입도 차압이라는 팻말이 붙고 고 서방은 야반 도주하고 만다. 더 이상 빼앗길 것이 없는 극한 상황에 처하자 성동리 농민들은 차압 취소와 소작료 면제를 탄원하기 위해서 볏짚단을 들고 보광사로 향한다. 철없는 아이들도 행렬의 꽁무니에서 절 태우러 간다고 부산히 떠든다.

연구 문제  
 
     

1. 이 작품에서 궁극적으로 나타내려는 인간 유형은 ? 

 현실 순응적인 소극적 인간  전통에 얽매인 보수적 인간

 세태에 민감한 현실주의 인간  현실의 모순과 대결하는 인간

 현실에 무감각한 이기적 인간

 

2. 당시의 <착취당하는 농촌 현실>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말을 배경 묘사 [발단] 부분에서 고르시오.

 가뭄

 

 생각해 봅시다

1. 이 작품에는 특정한 주인공을 내세우지 않고 마을 주민들 다수를 내세우고 있다. 그로 인하여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주인공을 다수로 내세움으로써 공동체적 삶을 표현하고 있다.

2. 이 작품을 통해 비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지 작가의 현실 인식에 대하여 생각해 보자.

 농민의 입장에서 소작농들의 현실 문제를 사실적으로 드러내어 현실의 모순을 비판하고 있다. , 지주

3. 서두 부분의 지렁이 묘사가 의미하는 것에 대하여 생각해 보자.

 농민들의 비참한 삶의 모습을 통해 일제하의 궁핍한 농촌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4. ‘마당 가운데 있는 지렁이에 관한 묘사(새까만 개미떼가 물어댈 때마다 지렁이는 한층 더 모질게 발버둥질 을 한다.)’의 상징적 의미를 결말 부분과 관련시켜 생각해 보자.

 수탈 당하는 농민들의 현실 상황을 상징하고, 결말부에 가서는 보광사의 횡포에 항거할 것임을 암시한

5. 결말부분의 볏짚을 들고 보광사로 향하는 농민들의 행위가 의미하는 것은?

6. 고 서방이 야간 도주를 한 이유룰 생각해 보자.

 

 이것만은 꼭 알아야

1. ‘문학은 사회 경제적 하부 구조를 반영하되 단순히 그것을 반영하는 수동적 매개체에 머물지않고 그 특유의 구성을 지닌 독자적 실체를 변모한다.’는 이론에 비추어, 이 작품에 나타난 갈등 양상에 대하여 생각해 보자.

 식민지 수탈 구조가 지주인 절과 농민들의 갈등 구조로 작품 속에 반영되어 있다. 식민지 수탈 구조가 지.

2. 이 작품에 나타난 저항과 최서해의 탈출기’, ‘홍염 등에서 볼 수 있는 저항을 비교해 보자.

 이 작품에서 볼 수 있는 저항은 농민의 집단적 저항이다. ‘탈출기의 저항도 집단성이 있으나 구체적이지 못하고, ‘홍염의 저항은 개인의 분노로 인한 개인적 저항이다. 이 작품에서 볼 수 있는 저항은 농민의 집단적 3. 이 작품의 서두 부분에 나오는 개미떼와 지렁이가 상징하는 것은 무엇인가?

 개미떼 - 농민들의 삶을 궁지에 몰아 넣는 면장이나 보광사 승려 계층

지렁이 - 그들의 무관심과 횡포에 의해 더욱 찌들어 가는 농민들을 상징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