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소설문학/현대소설

등신불(等身佛) / 김동리 / 해설

송화은율 2022. 9. 7.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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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신불(等身佛) / 김동리

길잡이  
 
     

1961 <사상계>에 발표된 단편소설. 태평양 전쟁에 학병으로 끌려 나간 주인공 가 학병에서 탈출하여 불교에 귀의한 사건이 작품 구성의 골격을 이루고 있지만, 주제와 관련된 무게 중심은 작품 중간에 삽입된 등신불에 얽힌 만적(萬寂)의 불교 설화에 실려 있다.

이해와 감상  
 
     

자신의 의지나 품성과 관계 없이 거대한 힘으로 밀려 오는 숙명적인 고통과 번뇌는 인간이 감내하기 힘든, 그러나 해결해야 할 영원한 과제다. 그 번민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인간은 절대자를 갈망하게 되고, 초월적인 세계를 꿈꾸게 된다. 그런 점에서, 등신불은 불성(佛性)과 인성(人性)을 지닌 특이한 부처가 아닐 수 없다. 만적(萬寂)의 소신 공양(燒身供養)은 자기 구원과 타인 구제의 양면적인 의미를 갖는다. , 만적의 소신 공양(燒身供養)에는 자신의 존재 자체가 이복 형제에게 고통을 가져오게 된 근원적인 죄라는 인식, 그리고 그 죄의식이 가져온 번뇌로부터 자기를 구원하면서도 모든 인간들이 가진 숙명적인 고통에 대한 절대자의 자비를 구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만적의 불교 설화는 주인공 가 손가락을 깨물어 혈서를 쓴 행위[斷指供養]와 연관됨으로써 현실적인 의미를 갖게 된다. 주인공이 전쟁이라는 학살의 소용돌이를 벗어나기 위해 자기 살을 물어뜯는 행위는 소극적이나마 죄악의 현실에서 벗어나려는 자기 희생이라는 점에서 만적의 소신 공양(燒身供養)과 유사한 의미를 갖는다.

 

등신불의 서사구조를 이루는 주요 갈등

 인간과 사회 :   일제(日帝)

 세속과 종교 :   등신불,   원혜대사

 인간과 인간(양심과 본능) : 만적(속명 ’)  어머니

 인간과 운명 : 사신(만적의 이복동생)  운명

핵심 정리  
 
     

갈래 : 단편소설, 액자소설

배경 :  시간 - 1943년 여름.(태평양 전쟁 당시)

 공간 - 중국의 양쯔강 북쪽 정원사

 상황 - 전쟁으로 인한 삶과 죽음의 극한 상황

시점 : 1인칭 주인공 시점(외부 이야기).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내부 이야기 : 만적에 관한 이야기)

문체 : 만연체, 역어체(‘만적선사소신성불기 부분)

주제 : 인간 고뇌의 종교적 구원

상징 의미

-등신불 = 인성(人性) + 불성(佛性) -소신공양 = 자기 구원 + 타인 구제

등장 인물  
 
     

 : 태평양 전쟁 당시 학병으로 끌려 나가 남경에서 일본 대정 대학 선배인 진기수의 도움으로

탈출, 불교에 귀의한다.

진기수: 중국의 불교 학자로 일본 대정 대학에서 유학하고 돌아와 포교사로 활동함. ‘의 탈출을 도와 줌.

원혜대사 : 정원사의 주지승. ‘를 거두어 주고 불도에 인도함.

만적 : 법명은 만적, 속명은 기. 당나라 때 금릉에서 태어났고, 개가한 어머니가 이복형인 을 독살하려는

것을 말림. 그 일로 집을 나간 을 찾아 방황. 23세 때 정원사에서 소신 공양(燒身供養)으로

성불(成佛)하여 정원사 금불각에 모셔짐.

구 성  
 
     

발단 : 학병으로 남경(南京)에 와서 진기수의 도움으로 탈출, 밤에 산길 백 리를 걸어 정원사에 도착, 몸을 의탁하게 됨.

전개 : 정원사에서 생활하던 중, 금불각을 보고 화려한 외양에 반감을 가지게 됨.

위기 : 등신불을 보고 충격을 받음.

절정 : 등신불에 대한 의문과 원혜대사로부터 들은 만적선사의 소신 성불 과정.

결말 : 소신(燒身)과 단지(斷指)를 통해 본 불연(佛緣).

 

줄거리  
 
     

는 일제 말기 학병으로 끌려가 남경(南京)에 주둔해 있다가, 대학 선배인 진기수의 도움으로 탈출, 정원사란 절에 몸을 의탁한다. 그곳에서 금불각의 화려한 외양에 반감을 가지게 된다.

 

그러던 중 금불각에 안치된 등신불을 보게 되는데, 그 불상 같지도 않은, 인간적인 비원을 담고 있는 모습에서 충격과 전율을 느끼게 된다. 그 불상은 옛날 소신 공양(燒身供養)으로 성불(成佛) 만적이라는 스님의 타다 굳어진 몸에 금을 씌운 것이다. ‘는 원혜대사를 통하여 신비로운 성불의 역사를 듣게 된다.

 

만적은 당나라 때의 인물로, 자기를 위하여 이복 형제를 독살하려는 어머니로 말미암아 큰 갈등을 겪다가 집을 나간 형 을 찾아 자신도 집을 나와 불가에 몸을 맡긴다. 10년 후 어느 날, 자기가 찾던 이복형이 문둥이라는 천형(天刑)에 고통받고 있음을 보고는 충격을 받는다. 그리하여 인간사의 번뇌를 소신 공양(燒身供養)으로 극복할 것을 결심한다. 그가 1년 동안의 준비 끝에 소신 공양하던 날 여러 가지 이적(異蹟)이 일어나게 된다. 이때부터 새전(賽錢) The아지기 시작하여, 그 새전으로 만적의 타다 굳어진 몸에 금을 씌우고 금불각을 짓게 되었다.

 

이런 이야기를 들은 는 그 불상에 인간적인 고뇌의 슬픔이 서려 있음을 이해하게 된다. 그런데 이야기를 마친 원혜대사는 에게, 남경에서 진기수 씨에게 혈서(血書)를 바치느라 입으로 살을 물어뜯었던 오른손 식지(食指)를 들어 보라고 한다. 왜 그 손가락을 들어 보라고 했는지, 이 손가락과 만적의 소신 공양과 무슨 관계가 있다는 것인지 원혜대사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데 정오를 알리는 북소리와 목어(木魚) 소리만 들려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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