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문학창고

잡초 / 요점정리 / 이봉구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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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자소개

  이봉구(李鳳九: 1916-1983)

경기도 안성 출생. 일본 메이지 대학 수학. 1938년 김광균 오장환 서정주 등과 <시인 부락>, <풍림(風林)>, <자오선> 등의 동인으로 활동. 그는 주로 자전적인 작품 세계를 보이면서 문단 교류에 얽힌 일화들을 소재로 한 작품을 많이 썼다.

주요 작품으로는 <언덕>, <부라운과 시계>, <북청 가는 길>, <방가로(放歌路)>, <잡초> 등이 있다.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1959년 <썩은 향내>와 함께 <현대문학>에 발표된 단편으로 6 25 전란의 황폐한 서울을 시대적 공간적 배경으로 하고 있다.

<잡초>의 주요 등장 인물은 세 사람이다. 하나는 나레이터(안내인), 그리고 하나는 나레이터의 예전 연인이었다가 지금은 외국에 나가 있는 애라라는 여자, 또 하나는 프랑스의 젊은 과학자이자 전란을 취재하러 서울에 온 기자이다.

그러면 이 두 남녀는 무엇하러 서울에 왔는가? 그들은 6 25로 폐허가 된 서울을 관광(!)하러 온 것이다. 여자는 "과학자(프랑스 기자)를 따라 페허를 찾아왔는데 어쩌면 이토록 상했을까!"라고 지껄인다. 그러니까 폐허를 찾아 관광을 왔는데 서울 어딜 보아도 수복 후의 거리를 시민들이 구더기처럼 들끓고 있어서 도무지 흥취가 없으니 돌아가겠다는 것이다.

프랑스의 과학자는 이 여자의 태도와는 조금 다르다. 그는 나레이터에게 이런 말을 한다.

"잡초가 보고 싶으니 안내를 하십시오. '잡초는 희망의 묘석 틈에서도 자란다'고 게오르규가 말했습니다. 하물며 서울 폐허에 돋아난 잡초란, 이방인인 나로서도 그저 지나칠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먼저 잡초에 대한 공부에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여기서 그가 말하는 '잡초'의 의미는 아무리 짓밟혀도 재생하는 생명력의 비유쯤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나레이터는 이러한 관광객들에 대해서 도사적(道士的)인 태도를 보인다. 여자의 굴욕적인 언동에 대해서도 결코 노여워하지 않았고, 그녀가 살아 있는 한 나의 청춘도 살아 있을거라는 둥 점잖게 대꾸한다. 또 과학자가 잡초론을 들먹여도 이렇다 할 표정도 없이 충실한 안내자의 역할만 할 뿐이다. 여자나 과학자의 일방적인 언동에 대해 좋다 나쁘다는 선택이 없는 순종인 것이었다.

이들 일행이 들르는 곳의 장면도, 이봉구 문학의 어떤 장면이나 그러했듯이 다방이나 바(bar)나 대폿집이었다. 장면도 고정 관념처럼 변치 않은 셈이지만, 나레이터는 음악 다방에서 술에 젖어 번득이는 입으로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를 낭송한다. 이러한 에피소드는 이봉구의 작품 거의 어디서나 나타나는 부분들이다.

이번에는 프랑스 과학자가 도사적인, 이를테면 범신론적(汎神論的)인 태도로 여자에게 말한다.

"당신의 얼굴에도 지금 국화꽃이 한창 피어져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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