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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피 여행(逃避旅行) / 요점정리 / 정을병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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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자소개

  정을병(鄭乙炳: 1934- )

경남 남해 출생. 한국 신학 대학 중퇴. 1959년 {철조망}, {의지}를 <자유공론>에 발표하고 1962년 {반(反)모랄}이 <현대문학>에 추천되어 등단함. 그는 체험을 대단히 중시하여 대부분의 작품에서 문학의 허구적 측면보다는 실존이나 현실적 측면을 소설화하는, 고발 문학의 기수로 평가받는 작가이다.

주요 작품으로는 {개새끼들}, {유의촌}, {아테나이의 비명}, {말세론}, {받아들인다는 문제}, {환상을 만드는 여인} 등이 있다.

 

요점정리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배경 : 1970년대의 서울.
인물 : 김시열 - 희랍 철학을 가르치는 교수. 현실에 대한 회의로 사직함.
       변용완 - 천주교 신부. 종교에 회의를 느끼고 탕녀와 관계하여
                파계한 후 거리의 악사가 됨.
       최세윤 - 촉망받는 젊은 시인이었지만 시적 열의를 상실하고 현실과
                결탁함.
       윤호길 - 종합병원 외과 의사. 정치 권력을 등에 업은 원장과 갈등을
                일으킴.
주제 : 윤리 의식이 붕괴된 현대 사회의 병리적 현실에 대한 비판.

 

이해와 감상

  1971년에 발표된 {도피 여행}은 정을병의 대표작 중의 하나이다.

정을병 소설의 주제는 초기 작품에서는 관념적 사변적 성향이 짙었으나, 점차 현실적인 사회면 기사를 소재로 한 고발 문학의 성향을 보이게 된다. 그의 문체는 직설적이다. 이는 모랄의 붕괴와 타락된 사회 풍조를 표출시키려는 작가의 의도를 담기 위함이다. 또한 그의 작품이 드러내는 주제 의식은 붕괴되는 모랄의 수호를 위한 작가의 치열한 항변과 굳센 대결 정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사회악에 대한 고발 문학 정신은 정을병의 후기 작품 전체를 관류하는 중요한 주제가 된다. 사회악을 보는 그의 시선은, ⑴정치인들의 반국가적인 이기주의에 대한 회의를 나타낸 {선민의 거리}를 비롯한 일련의 소설, ⑵현대 지식인, 학생 등 사회적 지도 계층이 범하고 있는 반(反)역사성을 비판한 {받아들인다는 문제}와 같은 소설, ⑶사회 일반의 부정 부패를 르포 식으로 다룬 {유인촌}과 같은 작품, ⑷산업 사회에서 새 세대들이 저지르고 있는 윤리 의식의 붕괴 현상을 그린 {피임 사회}와 같은 류의 작품 등에서 잘 나타난다.

 

줄거리

  대학의 희랍 철학 교수인 김시열은 수업을 하기 위해 강의실에 들어갔으나 강의실은 텅 비어 있었다. 그는 남아 있던 한 학생으로부터 학생들의 집단 수업 거부로 인해 그렇게 되었음을 알게 된다. 결국 그는 이에 대해 회의하다가 학교를 그만둔다.

한편, 가톨릭 신부인 변용완은 신에 대해 회의를 품고 있던 중, 그에게 고해하러 온 탕녀와의 육체 관계로 파계하여 거리의 악사로 전락한다. 그는 현대 사회에 있어서 종교의 기능에 대한 회의로 파계한 뒤 맹목적인 신을 거부하고 철저하게 무신론자로 행동한다. 이러한 자신의 변신을 통해 그는 자기 스스로 새로운 존재 가치를 모색해 낸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히게 된다.

또, 종합병원 외과 과장인 윤길호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상업주의에 철저하게 젖어 있는 새 원장과의 대립으로 고통을 받는다. 정치 권력을 등에 업고 새로 부임한 원장은 70%에 달하는 극빈 무료 환자를 받지 말게 하는 대신 값비싼 의료 기계를 들여다 놓고는 환자의 주머니를 털라고 강요한다. 윤길호는 그런 원장에게 불만을 느낀다. 어느 날, 윤길호는 공사장에서 다리를 다쳤으나 보증금이 없어서 일주일이나 방치한 다리를 잘라내야 하는 젊은 환자를 받게 되었다. 불행히도 그 환자는 시인인 친구 최세윤의 동생이었다. 시를 쓴답시고 집안을 돌보지 않는 세윤 때문에 공사장에 나가다가 다리를 다친 것이다.

최세윤은 고등학교 시절의 친구인 국회의원 문(文)에게서 점심 초대를 받는다. 문(文)의 권력과 부(富)에 기가 죽은 세윤에게 문(文)은 자신의 사무실에서 선전용 수필집이나 자서전을 대필해 줄 것을 부탁한다. 고등학교 때 수재(秀才)였고 대학 시절에도 문단의 촉망을 받았던 유망한 시인 최세윤은 문단의 구역질 나는 생리에 의욕을 상실하고, 직장마저 생리에 맞지 않아 가난을 면할 길이 없던 참에 동생마저 불구가 되어 마음이 약해져 있던 세윤에게 문 의원이 준 돈의 위력은 대단했다. 그래서 최세윤은 시(詩)를 버리기로 마음 먹는다.

한편, 김시열은 제자인 박기덕과 희랍 시대 민주주의에 대해 토론을 벌인다. 그러다가 그들은 박기덕의 아저씨 박 사장에게 돈을 뜯어내기 위해 둘이서 대학을 세울 것이라는 거짓말을 한다. 두 사람은 '케네디 대학 설립 위원회'라는 유령 단체를 만들고 평화 봉사단원들과 회의를 주재한다. 김시열의 유창한 영어 실력과 학력에 평화 봉사단원들은 그들을 믿게 되고, 미국 신문에도 나게 된다. 그러자 주간지 기자들이 몰려들고 이에 놀란 박 사장은 스스로 대학을 만들기로 한다.

윤길호는 병원에서 같이 근무하던 여의사와 결혼하여 미국으로 떠난다. 공항에서 길호 부부를 전송하고 나오던 세윤은 신문에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한다. 김시열이 변용완 신부를 차로 치고 달아났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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