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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장설화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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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장설화

고려 말 조선 초의 명기 홍장(紅粧)에 관한 설화. 안렴사 박신(朴信)과 조운흘(趙云獄)과의 일화를 남기고 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고려 우왕 때 강원도안렴사 박신은 백성을 잘 다스려 칭송이 드높았다. 그는 강릉기생 홍장을 깊이 사랑하였다. 그 때 강릉부사 조운흘이 홍장과 박신의 사이를 알고 한번 놀려주려고 궁리를 하였다.

 

어느 날 박신이 순찰을 마치고 홍장을 찾아갔다. 이 때 홍장은 조부사와 짜고 숨어버렸다. 조부사가 홍장이 갑자기 죽었다고 박신에게 알리자 박신은 몹시 서러워하였다. 어느 날 조부사는 박신을 초청하여 경포대 뱃놀이를 베풀었다. 석양에 경포호수에 이르니 경호(鏡湖)는 십 리나 뻗쳐 물결과 주변이 어울린 아름다움이란 비길 데가 없었다.

두 사람의 취흥이 무르익을 때 문득 멀리 호수를 보니 그림배 한 척이 보인다. 그 속에 아름다운 여인이 노래를 가늘게 부르고 있었다. 박신은 놀라 저 배가 무슨 배냐고 조부사에게 물었다. 조부사는 짐짓 놀라는 체하면서 저것은 필시 선녀의 놀음일 것이라 하였다.

경포에는 가끔 선녀가 뱃놀이를 하는데 우리도 가까이 가서 같이 놀아보자고 하였다. 조부사와 박안렴사는 호수에 배를 띄워놓고 그림배만을 보고 있었다. 그 속의 여인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배가 가까이 오자 그림배의 여인은 꼭 홍장의 모습과 같았다.

조부사는 저 배의 여인은 필경 홍장의 죽은 넋이 선녀로 화해 오늘 경호에 나타난 것 같다면서 배를 저어 가까이 갔다. 그 미인은 분명 홍장인지라 박신은 깜짝 놀라며 그제서야 조부사에게 속았음을 깨달았다. 세 사람은 경포호수에서 한바탕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고 한다.

또다른 설화로 ‘곤수(梱帥 : 兵使나 水使를 예스럽게 부르는 말)와 홍장’에 얽힌 이야기가 전하고 있다.

정서천(鄭西川) 곤수가 강릉관찰사로 와 있을 때 옛날 부기(府妓)였던 홍장을 사모하여 조운흘의 옛일을 생각하며 경호에 늘 배를 띄우고 지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곤수는 뜻하지 않게 선녀 홍장을 만나 경호에서 하루를 지냈다. 이것은 곤수가 하도 홍장을 사모하여 죽은 홍장이 잠깐 선녀로 변하여 인세(人世)에서 곤수와 함께 즐겼던 것이다.

방해정(放海亭) 앞에 ‘이가원(李家園)’이라고 새겨진 바위를 홍장암(紅粧巖)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조운흘이 부기 홍장을 아끼고 추모하는 마음에서 붙인 이름이다. 〈홍장설화〉는 그 뒤 세전(世傳)하여 조선 후기의 성리학자인 신후담(愼後聃)의 소설 〈홍장전 紅粧傳〉에 영향을 주었다.

≪참고문헌≫ 鄕土의 傳說(江原道, 1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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