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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님의 명판결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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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님의 명판결

훌륭한 원님의 지혜로 백성들의 억울한 사정을 해결해주거나 욕심 많은 사람을 징치한 내용의 설화. 가해자와 피해자가 대립, 갈등하게 될 때 해결자로서 원님이 등장하여 사건을 해결하는 경우와, 착하고 욕심 없는 사람에게는 상을 내리고 상을 탐내어 착한 사람의 행위를 모방한 욕심쟁이에게는 벌을 주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전자와 같이 백성들의 억울한 사정을 해결해주는 설화는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① 처음부터 원님이 공정하게 사건을 해결하는 설화로 일반적인 명판결담이라 할 수 있다. 대개 함정·탐문·기지의 방법으로 범인을 잡아 사건을 해결한다. 이에 속하는 작품군으로는 다음과 같다.

첫째, 모든 사람을 혐의자로 보고 비논리적 재판으로 범인을 잡는 〈망두석재판〉과 이상한 중의 모습에 착안하여 관원이 범인을 잡는 〈목화동냥〉, 그와 유사한 〈소 찾아주기〉·〈소 판 돈 잃은 원인 찾기〉·〈닭 잡아주고 쓴 살인누명 벗겨주기〉 등이 있다.

둘째,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의 갈등을 명쾌히 해결한 〈잃은 닭 찾아주기〉·〈매값 변상〉·〈고기는 개, 가죽은 포수〉·〈새소리 잘 듣는 사람〉·〈유산 찾아주기〉 등이 있다.

셋째, 함정수사에 의해 증거를 잡는 〈곡소리 안 들은 상옷〉·〈범인의 칼 찾기〉·〈의리를 배반한 사람 벌주기〉·〈속여서 벌주기〉 등이 있다. 넷째, 사람들의 약점을 이용하여 범인을 잡는 〈약점으로 범인잡기〉·〈이웃집 들렀다가 범인잡기〉 등이 있다.

② 불공정한 판결을 다시 처리하여 사건을 해결하는 설화가 있는데, 선정(善政)이 강조되어 백성을 보호하면서도 가해자에게도 억울함이 없도록 처리하는 원님의 지혜가 드러난다. 〈옹기값 물어주기〉·〈갓값 물어주기〉·〈강간인가, 화간인가〉 등이 있다.

③ 윤리를 강조한 설화가 있는데, 원님은 효(孝)·열(烈)·신의(信義) 등을 이용하여 사건을 해결한다. 이런 이야기로는 〈대신 감옥 가는 효자와 열녀〉·〈금주령을 어긴 범인찾기〉, 〈효자판결〉·〈혼인시킨 어사〉 등이 있다.

④ 훌륭한 원님에 대한 백성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특정인물의 명판결담이 있는데, 박문수(朴文秀)와 같은 암행어사의 이야기가 여기에 속한다.

이들 설화의 서사구조는 예비상황부·사건진행부·해결단평부의 구조를 따른다. 대부분 해결 과제에 중점을 두고 불완전한 행(幸)·불행(不幸)에서 재판과정(해결과정)을 통해 해결자에게 점차 완전한 행으로 이동하게 되며, 피해자는 원래 상태를 회복하게 된다.

사건해결의 주체가 되는 원님은 관(官)으로 상징되며 민중보다 절대우위에 서 있게 된다. 그리고 원님이 내리는 판결은 자신의 지위나 권력을 위한 것이 아니라 민중의 고난을 이해하고 해결해주려는 노력에서 비롯된다. 충·효·열을 강조한 설화의 경우는 민중의 교화와 미풍양속의 진작 등에 관심이 놓이게 된다.

다음으로 욕심 많은 사람을 징치한 설화로는 〈무를 바친 농부〉와 같은 이야기가 있다. 이러한 경우는 모방담의 구조를 띠며, 사심없이 선행한 사람에게는 상을 주고 그것을 본떠서 나쁜 의도를 지니고 선행한 사람에게는 벌을 내리는데, 상벌을 내리는 주체가 원님으로 설정되게 된다.

훌륭한 원님이 등장하는 대부분의 설화는 관의 우위에 입각한 관과 민의 화합을 다루고 있다. 선정을 열망하는 민중의 기대와 부합하여 관이 주도하는 판결이라는 요소를 근간으로 전승되어온 것이라 볼 수 있다.

≪참고문헌≫ 韓國口碑文學大系(韓國精神文化硏究院, 1980∼1988), 훌륭한 원님 설화의 구조와 의미(정인관, 청담어문학 1, 한국교원대학교국어교육과,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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