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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일암 인운 스님에게(佛日庵 因雲)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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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일암 인운 스님에게(佛日庵 因雲)

寺在白雲中(사재백운중)

白雲僧不掃(백운승불소)

客來門始開(객래문시개)

萬壑松花老(만학송화로)

절집이라 구름에 묻혀 살기로,

구름이라 스님은 쓸지를 않아.

바깥 손 와서야 문 열어 보니,

온 산의 송화꽃 하마 쇠었네.

요점 정리

지은이 : 이달

갈래 : 오언 절구

연대 : 명종∼선조

성격 : 낭만적

짜임 : 기, 승, 전, 결의 4단 구성

제재 : 구름

압운 : 掃, 老

주제 : 시간의 흐름을 초월한 채 자연과 함께 지내는 경지(境地) 또는 자연 속에서의 시간을 초월한 삶

출전: 손곡집(蓀谷集)

내용 연구

僧 : 중 승

掃 : 쓸 소

門始開 : 문과 시개가 도치되었다.

壑 :구렁, 골짜기 학

萬壑(만학) : 온 산, 온 골짜기

松花(송화) : 소나무의 꽃.

절집이라 ∼ 묻혀 살기로, : 구름 속에 파묻힌 속세와 멀리 떨어진 절에서 살고 있음을 의미한다.

구름이라 ∼ 쓸지를 않아. : 찾아오는 손님도 없기에 스님은 쓸지를 않는다.

온 산의 ∼ 하마 쇠었네. : 세월의 흐름도 잊은 채 지내다가 손님이 와서야 비로소 세월의 흐름을 알게 된다.

이해와 감상

이른바 삼당 시인의 한 사람으로 불리는 이달의 작품으로, 자연에 묻혀서 속세를 멀리하고 세월의 흐름도 잊은 채 살아가는 경지를 노래하고 있다. 이 시는 구름 속에 파묻혀, 속세와 멀리 떨어져 세월의 흐름도 잊은 채 살아가는 삶을 그리고 있다. 2행에서 찾아오는 사람이 없어 길도 쓸지 않는다고 했는데, 이때 낙엽이 아니라 구름을 쓴다고 표현한 것이 이채롭다. 여기서 속세를 벗어난 삶의 모습을 잘 볼 수 있다. 그리고 손님이 와서문을 열어 보고야 비로소 계절의 변화를 알게 된다는 4행의 표현은 시간의 흐름을 잊은 채 살아가는 탈속의 경지를 잘 보여준다. 그리고 이 시의 전체에서 풍겨지는 분위기는 적막감이고, 이 시에서 스님이 구름을 쓸지 않은 근본 이유는 찾아오는 손님이 없기 때문이며, 이 시의 전구와 결구가 암시하는 것은 시간의 흐름이고, 이 시의 주제로 상통하는 4자 성어를 들자면 물아일체라고 할 수 있다.

심화 자료

이 달(李達, 연대 미상)

조선 선조 때의 시인. 자는 익지, 호는 손곡. 문장과 시(특히 절구)에 능했다. 최경창, 백광훈과 함께 삼당 시인이라 불렸으며, 글씨에도 조예가 깊었다. 허균에게 많은 영향을 주어, 그가 이달의 전기 <손곡산인전>을 지었다. 문집에 (손곡집)이 있다.

삼당 시인(三唐詩人)

고려로부터 이어온 시풍을 배격하고 당시를 주로 하려는 경향을 띠었다.이들은 정서면을 중시하여 좀더 낭만적이고 풍류적인 시를 쓰려고 했으며, 성조 감각을 중시하였다. 조선 선조 때의 최경창(崔慶昌) ·백광훈(白光勳) ·이달(李達) 세 시인을 일컫는 말로 고려시대 이래 한국의 시인들이 대개 중국 송(宋)나라의 소동파(蘇東坡)·황산곡(黃山谷) 등을 배워왔는데, 이 세 사람은 당시(唐詩)를 배우는데 힘을 기울여 성공하였다. 그러나 그 수준은 만당(晩唐)에 머물렀으며, 성당(盛唐)에는 이르지 못하였다 한다. 이들 중에서도 이달이 특히 뛰어난 시인으로 이름을 떨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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