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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저녁에 / 김소월

by 송화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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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저녁에 / 김소월

 

물은 희고 길구나하늘보다도.

구름은 붉구나해보다도.

서럽다, 높아 가는 긴 들 끝에

나는 떠돌며 울며 생각한다그대를.

 

그늘 깊어 오르는 발 앞으로

끝없이 나아가는 길은 앞으로.

키 높은 나무 아래로물마을은

성깃한 가지가지 새로 떠오른다.

 

그 누가 온다고 한 언약도 없건마는 !

기다려 볼 사람도 없건마는 !

나는 오히려 못물가릍 싸고 떠돈다.

그 못물로는 놀이 잦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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